한국의 커피라고 하면 으레 고종 황제를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한국 커피 문화의 초창기에는 여성 또한 있었습니다. 손탁호텔의 마리 앙토아네트 손탁(Marie Antoinette Sontag)이 그 주인공이죠. 그는 독일 출신으로, 1902년 서울에 손탁호텔을 설립하며 한국 최초의 유럽식 카페 문화를 소개했습니다. 당시 그의 커피는 상류층에게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며 커피에 대한 인식을 넓히는 데 기여했죠.
을미사변 이후 독살을 두려워한 고종이 조선 음식 대신 그가 차린 서양 음식만 먹었다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마리는 영어, 독어, 불어, 러시아어 4개 국어에 능통했고, 한국으로 온 후 바로 한국어를 익혀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했다고 합니다. 뛰어난 한국어 솜씨로 국왕과 왕비의 전폭적 신뢰를 얻은 그는 러시아공사관과 왕실 사이의 비밀 연락을 담당할 정도였죠. 마리 손탁은 러시아가 조선 왕실에 침투시킨 비밀 정보원, 즉 스파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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