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안녕하세요.
지난 뉴스레터를 발송하고 한 주가 지났습니다. 한 주가 마치 한 달 같은 시간이었네요. 2024년에 역사 속에서나 볼 거라 생각한 단어와 공포가 다시 소환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겪은 적이 없는 이에게도 생생한 공포감으로 다가오는 시간도 있다는 걸, 지난 화요일 온 몸으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12월 3일에서 4일로 넘어가는 새벽을 뜬 눈으로 지샜고, 어떤 분들은 그 날 이후 세상이 멈춘 것 같다 말하기도 하는 요즘입니다.
오직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과거의 망령을 꺼내들어 온 나라를 공포와 분노에 빠지게 한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대규모 집회가 지난 12월 7일 토요일 여의도에서 열렸습니다. MBC 에서는 주최측 추산 100만의 참여자가 모였다고 보도하기도 했고요. X(구. 트위터)에서는 시시각각 시위장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시위 현장에 여성이 정말 많다', '2030 남자는 거의 보이지 않는데 다 어디갔는지 주변 5070 어른들이 묻더라', '아저씨들이 남자들은 다 어디갔냐 해서, 여자들이 정치 참여 많이한다는 것 기억해주세요!라고 말했다' 같은 이야기였죠.
시위에 참여한 에디터 N 역시 비슷한 감상이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 참여자는 여성분들이 훨씬 많다고 느꼈거든요. 혼자서, 둘이서 또는 여럿이 참여한 여성들은 서로를 챙기고, 불편한 용기/비웨이브/딥페이크엄벌촉구 시위들에서처럼 옆자리의 여성에게 핫팩을 나눠주거나 간식을 나눠주는 등 서로의 용기가 되어주는 모습이었습니다.
여기저기서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대학생 시국 대회 쪽에 모여있는 대학생들, 공공 운수 노동자 모임에서의 사람들, 노동 조합의 조합원들 등. 다양한 사람들이 여기저기 모여 현 시국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들이 이 자리에 나온 이유에 대해서, 분노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는 이런 얘기들도 심심치 않게 들렸죠.
김건희라는 여자에 홀려서 멍청한 한 남자가 나라를 망치고 있다.
여자 하나 웃게 하려고 나라를 이꼴로 만든다며, 성희롱적인 발언을 하기도 하였고요.
그런 사람과 나를 여자라는 이유로 같은 범주 안에 놓지 말았으면 좋겠다 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범죄자가 중대한 죄목들 보다도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조롱받고 지탄받는다면, 그것은 결국 우리 개개인 여성의 문제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무능한 남성 권력을 가리기 위한 수단으로 여성이 사용 된 이야기들을 해보려 합니다.
웃지 않아 나라를 망하게 한 여자
경국지색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나라를 기울어지게 하는 미인이라는 뜻의 고사성어죠. 여성의 미모에 반해 정치를 돌보지 않아 결국 나라를 망하게 하거나 위태롭게 하는 일화들과 함께 알려져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이야기는 포사의 이야기입니다. 포사는 중국 주나라 유왕의 애첩 주나라의 멸망과 관련된 상징적 인물로 자주 언급되며, 역사적 및 문화적 관점에서 여러 해석이 존재합니다. 포사의 출신에 대해선 여러 설이 있습니다. 일부 기록에서는 그가 포나라의 왕족이었다고 하지만, 다른 자료에서는 전쟁으로 인해 고아가 된 후 주 왕실로 보내졌다고 하기도 하죠. 도마뱀과 마주친 소녀가 낳은 아이로 언급되기도 합니다. 그는 빼어난 미모의 소유자로, 유왕이 그를 매우 사랑하여 본처였던 신후와 태자를 폐하고 포사를 새로운 왕후로, 그의 아들을 새로운 태자로 삼았습니다.
전통적으로 포사는 웃지 않는 얼음 같은 미녀로 묘사됩니다. 유왕은 그를 웃게 하기 위해 거짓으로 봉화(전쟁 경고 신호)를 올려 제후들을 소집했으며, 이로 인해 제후들이 전쟁의 위협을 믿지 않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죠. 이 사건은 종종 주나라 멸망의 직접적 원인으로 언급되지만, 실제로는 유왕의 무능한 통치와 정치적 갈등이 더 큰 요인이었다고 보는 학자들이 많습니다. 포사가 직접 왕조의 멸망을 초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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