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살이 넘었지만 여전한 '힙'의 대명사, 비비안 웨스트우드

(Vivienne Westwood, 1941-현재)

2022.04.12 | 조회 2.88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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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여성들

인류 역사를 통틀어 익명이었던 여성들 - 우리의 불만을 기록합니다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잊혀진 여성들 열 여섯 번째 뉴스레터는 패션의 혁명가, 비비안 웨스트우드 입니다. 그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였지만, 서른살에 패션 사업을 시작하며 반항과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여든이 넘은 지금도 영원한 반항아라고 불리우는 비비안의 이야기, 지금 시작해볼게요.


 

ⓒ 비비안웨스트우드
ⓒ 비비안웨스트우드

‘잠자는 숲속의 공주’ 속 말레피센트에 이어 디즈니가 또 한 번 악의 상징이자 주연을 빛내는 수단으로만 존재해 온 빌런 재해석에 나섰습니다. 바로 ‘101 달마시안’ 속 크루엘라가 그 주인공입니다. 1960, 70년대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크루엘라는 펑키와 반항의 이미지를 온몸에 두른 채 사회 부조리에 저항합니다. 2021년 재탄생한 영화 속 크루엘라는 우리가 잘 아는 어떤 인물을 연상시키는데요. 바로 오늘의 인물 펑크 패션의 대가 비비안 웨스트우드입니다.

 

크루엘라 영화 속 한 장면 ⓒ 크루엘라 (2021)
크루엘라 영화 속 한 장면 ⓒ 크루엘라 (2021)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영국 패션의 황제로 불리며, 그가 창시한 펑크 문화는 영국을 대표하는 혁신적인 서브컬쳐 문화로 정착되었습니다. 1960, 70년대 유럽 등지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으로 초토화된 세상을 재건하면서 경제적 부흥을 이룬 시기입니다. 사회주의라는 자본주의에 대립하는 또 다른 체제가 현실 세계에서 힘을 발휘했고, 1980, 90년대 신자유주의 체제가 무너지고 모순, 불평등, 양극화는 증폭되어 반 권위주의, 반기업주의, 무정부주의 등으로 대표되는 정신을 낳게 되었습니다.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이러한 시대정신을 이어받아 펑크 패션의 선구자, 살아있는 국보가 됩니다.

 

비비안 웨스트우드 ⓒ https://www.collater.al/en/vivienne-westwood-punk-culture-style/
비비안 웨스트우드 ⓒ https://www.collater.al/en/vivienne-westwood-punk-culture-style/

1941년 영국의 공업지대 더비셔(Derbyshire)에서 직조사로 일하던 모친과 신발을 만들어 팔던 부친 밑에서 태어난 비비안은 예술 서적, 대중매체 등을 접해 보진 못했지만, 교복 스커트를 나만의 스타일로 개조해 입는 등 센스가 남다른 아이였습니다. 16살에 가족들과 런던으로 이사한 후, 해로아트스쿨에 입학했지만 ‘나처럼 가난한 집 애가 예술을 해서 어떻게 먹고살 수 있을까’하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한 학기만에 그만두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안정된 직업인 교사가 되기 위해 사범학교에 진학,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고, 21살에 결혼, 평범한 주부의 삶을 살게 됩니다.

하지만 1965년, 비비안은 중산층의 예술학도였던 말콤 맥라렌을 만나면서 패션계에 발을 들입니다. 그리고 비비안이 서른 살이 되던 1971년, 런던 킹스로드에 ‘렛 잇 락(Let It Rock)’이라는 패션 샵을 오픈합니다.

 

렛 잇 락(Let It Rock) ⓒ https://flashbak.com/screaming-lord-sutch-let-rock-58849/let-it-rock-london-1/
렛 잇 락(Let It Rock) ⓒ https://flashbak.com/screaming-lord-sutch-let-rock-58849/let-it-rock-london-1/

이듬해에 가게명을 ‘살기엔 너무 빠르고 죽기엔 너무 어리다(Too fast to Live, Too young to Die)’로, 1974년에는 ‘SEX’로 변경, 펑크스타일부터 기이한 페티시즘 스타일을 선보이며 큰 인기를 끌게 됩니다. 비비안 웨스트우드 의상은 기존 체제와 세대에 반감을 가진 젊은 세대의 좌절과 절망, 분노를 관통하여 펑크 스타일의 유행을 선도했고 락앤롤에 심취해있던 젊은이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비비안은 영국에서 매년 뽑는 최우수 디자이너에 2번 연속 선출되었을 뿐만 아니라 1992년에는 영국 여왕의 훈장을 받았습니다. 또한 미국 언론에 의해 선정된 세계 패션계의 최우수 크리에이터 6명 중 유일한 여성으로 패션에 관한 한 영국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트레이드 마크 오렌지색 헤어 ⓒ https://www.tph.co/blog/tag/fashion/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트레이드 마크 오렌지색 헤어 ⓒ https://www.tph.co/blog/tag/fashion/

비비안은 환경운동가로서 이야기를 전달하고 사람들의 참여를 도모하는 캠페인 장소로 패션쇼를 활용하며 논란이 될 수도 있는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도 거리낌 없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특히 그는 지나친 자본주의, 기후변화의 심각성 과소비, 환경오염을 심화시키는 원인들 그리고 이 모든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무관심을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비비안은 2012년 기후혁명(Climate Revolution)을 선언하고 이후 환경문제와 관련하여 적극적인 행보를 보입니다. 2013년에는 그린피스의 대사로 임명되기도 했었죠.

 

패션 디자이너이자 환경 운동가인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가 장갑차를 타고 옥스퍼드셔 주 채들링턴에 있는 영국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의 자택으로 향하고 있다 ⓒ Getty Images
패션 디자이너이자 환경 운동가인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가 장갑차를 타고 옥스퍼드셔 주 채들링턴에 있는 영국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의 자택으로 향하고 있다 ⓒ Getty Images

2015년에는 셰일가스 개발 허가에 항의하기 위해 탱크를 몰고 영국 총리 자택으로 돌진하여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의 파격적인 행보는 젊은이들도 환경보호에 경각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016년 spring/summer 쇼에서 비비안은 그의 시그니처 스타일이었던 오렌지색 머리를 모두 밀어버리고 환경운동의 중심에 우뚝 섰습니다.

 

삭발한 비비안 웨스트우드. 2014년 기후 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강조하기 위해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풍성한 백발을 밀어 버렸다. ⓒ 비비안 웨스트우드 홈페이지
삭발한 비비안 웨스트우드. 2014년 기후 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강조하기 위해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풍성한 백발을 밀어 버렸다. ⓒ 비비안 웨스트우드 홈페이지

2022년, 82세인 그는 여전히 도전하고 반항하며 새로움을 개척해나가고 있습니다. 결코 적지 않은 나이가 됐지만, 그는 “은퇴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비비안에게 디자이너라는 직업은 도구에 가깝습니다. 그는 “내가 만약 (디자인을) 멈추면, 나는 더 이상 내 목소리를 가지지 않을 것이고 나는 그것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작품을 통해 웨스트우드는 오늘도 ‘순응의 시대’에 살고 있는 대중에게 복종할 것인지, 혹은 맞서 싸울 것인지에 대한 선택을 제안합니다. 하지만 더 강력한 것은 그가 직접 외치는 구호와 메시지입니다. 사람들이 그의 패션의 화려함 너머에 가지고 있는 의미를 파악하려고 한다면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You've got to invest in the world, you've got to read, you've got to go to art galleries, you've got to find out the names of plants. You've got to start to love the world and know about the whole genius of the human race. We're amazing people."

세상에 투자해야 하고, 책을 읽어야 하고, 미술관에 가야 하고, 식물의 이름을 알아야 합니다.  당신은 세상을 사랑하기 시작해야 하고 인류의 모든 천재성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놀라운 사람들입니다.

Vivienne Westwood 비비안 웨스트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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