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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여성의 날 잘 보내셨나요? 여성의 날을 맞아 많은 여성들이 광장에 모이기도 했죠. 매년 이 날만이라도 여성의 권리와 성평등에 대해 모두가 함께 이야기하고 머리를 맞대면 좋겠지만,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조직은 많지 않습니다. 매체에서도, 정치권에서도, 현실에서도 말이죠. 그리고 우리의 현실은 여전히 많은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작년 1월 기준 OECD 성별 임금격차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는 여전히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2023 유리천장지수'에서도 한국은 12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고요. 한국의 전체 임금 근로자의 46% 가량을 여성이 차지할 만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저임금 직종에 종사하고 있으며, 고위직으로 갈수록 여성의 비율은 현저히 낮아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논쟁이 되고 있는 DEI 정책에 대한 논쟁과 그것이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려 합니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지금 우리가 생각해보아야 할 이유가 가득한 내용이죠. 그럼, 오늘의 뉴스레터 시작해볼게요.
DEI가 뭔데?
DEI 정책은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포용성(Inclusion)의 약자로, 1960년대 미국의 민권운동과 함께 시작된 적극적 평등실현 조치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DEI 정책은 2000년대 들어 기업 문화로 자리잡기 시작했으며, 2010년대에는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확산되었죠. DEI가 단순한 법적 의무를 넘어 조직의 성과와 혁신을 위한 전략적 도구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DEI 정책은 채용 과정에서의 무의식적 편향을 줄이기 위한 블라인드 채용, 성별 균형을 맞추기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 그리고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는 유연한 근무 제도 등을 포함합니다. 이러한 정책들은 여성이 경력을 중단하지 않고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맥킨지의 "Women in the Workplace 2024" 보고서에 따르면, DEI 정책이 강화된 기업에서는 여성 임원 비율이 29%로 2017년 17% 대비 12%p 증가했습니다. DEI 정책을 통해 많은 기업들이 여성 임원 비율을 높이기 위한 목표를 설정하고,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죠. 여성들의 STEM 분야 진출에 특히 큰 영향을 미쳤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이 정책의 주요 목표는 소수자와 여성의 고용 기회를 확대하고, 공정한 승진 기회를 제공하며, 포용적인 직장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었습니다.
역차별, DEI 폐지의 이유
미국의 트럼프 정부는 올해 1월 DEI 폐지를 실행하였습니다. 지난 1월 22일, 주요 정부 부처에서 다양성 관련 웹페이지를 삭제했고, 다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직원들은 유급휴가를 받고 일터를 떠나야했죠. DEI 정책 폐지를 주장하는 측은 주로 역차별과 능력주의 훼손을 핵심 논리로 내세웁니다. 이들은 성별이나 인종 등 정체성에 기반한 채용과 승진이 "더 자격 있는" 지원자(주로 백인 남성)에 대한 차별이라고 주장합니다.
두 번째 주요 논리는 DEI 프로그램이 기업 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입니다. 일부 보수 매체에서는 DEI 프로그램에 투자되는 비용(연간 수십억 달러)에 비해 그 효과가 불분명하다고 비판합니다. 이들은 DEI보다 "순수한 능력주의"가 기업 성과와 주주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믿죠.
또한 DEI를 정치적 이념화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일부 보수 매체에서는 DEI가 사상의 다양성을 제한하고 깨어있는 이념을 강요한다고 비판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DEI는 기업이 본연의 비즈니스 활동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하는 요소로 간주됩니다.
트럼프의 당선 이후 DEI 정책 변화는 특히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슬로건과 연결됩니다. 트럼프 및 그의 지지자들은 중국과의 AI 경쟁 등에서 미국이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능력 있는 사람이 정체성에 관계없이 성공할 수 있는 진정한 능력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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