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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U] <초진지 표정> 이 땅에 살면 보러 가도록

ep.32 오늘의 콘텐츠: 전시 <정영선 : 이 땅에 숨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2024.07.19 | 조회 1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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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워~! 연달아 전시 콘텐츠를 가져온 퍼니야! 요즘 볼 만한 전시가 많아서 이렇게 또 소개하러 왔어! 식물을 키우고 가꾸는 취미를 가진 사람을 일명 ‘식집사’🌿라고 부르잖아. 식물은 인테리어 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활용하기도 해. 더 나아가 조경을 따로 담당하는 직업이 있을 정도야.

그만큼 식물에 대한 관심이 점차 늘고 있는데, 오늘 전시는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놓치지 않고 꼭 보러 가면 좋을 것 같아. 식물에 관심이 없더라도! 오락가락 정신없는 날씨에 지쳤다면 이번에 소개하는 전시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취해보는 건 어떨까?

 


오늘 소개할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진행 중인 <정영선 : 이 땅에 숨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야. ‘정영선’ (1941~) 조경가는 한국 최초의 여성 조경가로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불릴 정도로 우리나라 곳곳의 큼직한 조경을 담당하셨어.

이번 전시는 반세기에 걸친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정영선 조경가의 개인전으로 1980년대부터 구축해 온 프로젝트들을 소개해. 또 이번 전시를 기념하여 서울관을 위해 제작한 조경 작품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야.

 

난 정영선 조경가의 작품을 만난 게 이번 전시가 처음이 아니야. 지난 2021년 피크닉(piknic)에서 열렸던 ‘정원 만들기 GARDENING’ 전시에서 처음 알게 됐어. 그전까지 조경 분야에 대해 무지했고 건축에 더 관심이 많았는데, 해당 전시를 통해 많은 생각의 변화가 있었어. ‘조경’이란 우리 삶에서 빠트릴 수 없고, 조경과 함께한 도시의 모습이 비로소 완성된 형태라는 걸 알게 되었지. 그래서 이번 국현미에서 열린 개인전이 무척이나 반가웠어.

 

전시관에 가는 길에 이번 개인전의 첫 작품을 만나게 돼. 바로 전시마당 정원인데, 국현미를 여러번 방문했던 관람객으로서 해당 공간은 사실 큰 기억에 남지 않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는 곳이었어. 가끔 설치작품이 있는 건 봤던 것 같은데 크게 임팩트가 없던 공간이랄까. 그런데 앞서 말했듯이 이번에 정영선 조경가의 손길이 닿아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되었어! 우리나라의 야생화와 자주 보는 돌들을 배치하여 이 정원 안에 ‘우리의 자연 한 토막’을 잘 정리해서 넣고자 하셨대.

아쉽게도 내가 방문한 날은 비가 와서 출입이 제한됐어. 요즘 장마철이라 개방되는 날이 많지는 않겠지만, 향후 3년간 유지관리될 예정이라고 하니 날이 맑을 때 직접 들어가서 보면 좋겠어. 점차 변화하는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정원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무척 기대되는걸!

 

ⓒLafent
ⓒLafent

또 미술관의 뒷마당이기도 한 종친부마당에도 정영선 조경가의 손길이 닿아 있어. 아쉽게도 난 직접 보지 못했지만, 방문하게 되면 놓치지 말고 확인하길 바라😉

 

ⓒ한국연예스포츠신문
ⓒ한국연예스포츠신문

전시를 본격적으로 관람하기에 앞서, 7 전시관 입구에서 큐알코드를 통해 이번 전시의 오디오가이드를 이용할 수 있었어. 특별히 이번 오디오가이드는 배우 '한예리'가 참여했다고 해. 평소에도 굉장히 목소리가 좋은 배우님이라고 생각했기에 이번 전시의 깊이를 한층 더 해준 것처럼 느껴졌어. 큐알코드를 찾지 못했더라도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오디오가이드를 들을 수 있으니 참고해!

 

전시의 가장 첫 번째 파트인 들어가며 Intro’에서는 정영선 조경가가 누구인지 소개해. 1970년대 초 서울대학교 환경계획연구소의 1호 대학원생이었던 시절 사진부터, 그때 적었던 메모 등 자료들이 모여 있어.

한쪽 벽면에선 인터뷰 영상이 나왔어. 보통 전시장에서 영상을 지나치는 사람이 많지만, 이 인터뷰 영상은 다들 집중해서 보시더라고. 나도 영상을 집중해서 봤는데, 점차 조경가님이 나이를 드시며 이제 꽃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시는 부분에 괜히 울컥하더라. 전시를 관람하기 전 그냥 지나치지 말고 꼭 보는 걸 추천해.

 

전시관에 입장하면서 색다른 디스플레이에 놀랐어. 여러 번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를 봤지만, 이러한 배치는 처음이었거든. 거의 50년에 걸친 많은 양의 작품을 효과적으로 배치하기 위한 것 같은데, 덕분에 전혀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어. 벽면의 디스플레이에 나오는 파노라믹 영상은 정영선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 <땅에 쓰는 시>의 작업 영상으로, 세부적인 것 하나까지 신경 쓴 모습이 보였어. 

 

바닥까지 활용하여 전시할 생각을 어떻게 한 걸까... 관람하면서 조금 고개가 아팠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몰입감이 좋았어. 아래 전시실 구성을 보면 총 7가지의 주제로 나누어서 작품이 배치되어 있어. 각 주제에 따라 정영선 조경가의 대표 작품을 소개하며 도심 속에서 자연적 환경이 설계되는 과정과 노력을 엿볼 수 있었어.

 

여의도샛강생태공원 전경, 2023. 사진 정지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여의도샛강생태공원 전경, 2023. 사진 정지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여의도샛강생태공원’인데, 원래는 주차장 혹은 축구장으로 사용될 예정이었던 땅을 조경가님께서 생태공원으로 만들었다고 해. 습지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조류·어류·식물학자들이 협업해서 생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었지.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어려워지자 자신이 받을 설계비까지 대신 주며 만드신 공간이 바로 이곳이야. 단순히 조경이라는 게 보기 아름답거나 관리가 용이하거나 하면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자연을 되살리기 위한 생태 조성 역시 넓은 의미의 조경에 포함됨을 알게 되었어. 

 

‘탑골공원’ 재정비 기념 스케치 / ‘경춘선 숲길’ 식재 계획
‘탑골공원’ 재정비 기념 스케치 / ‘경춘선 숲길’ 식재 계획

우리나라의 산천은 ‘신이 만든 정원’이에요. 그리고 사람이 만든 정원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면서 잠시 빌려 쓰는 땅에 대한 ‘헌사’라고 생각해요. 조경은 땅에 쓰는 한 편의 시가 될 수 있고,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수 있죠.

정영선

그 밖에도 ‘탑골공원’, ‘경춘선 숲길’, ‘예술의전당’, ‘광화문광장’, ‘제주 오설록’, ‘서울 아산병원’ 등 한국의 방방곡곡 정영선 조경가의 손길이 안 닿은 곳이 없을 정도야. 이렇게 전시에서 방대한 양의 자료를 일반인 대상으로 공개해 주신 게 감사할 따름이었어. 진짜 돈 주고도 못 볼 만큼 가치 있는 자료니까. 

 

ⓒ씨네21
ⓒ씨네21

이 전시는 단순히 작품만 나열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조경가 정영선의 삶과 노력에 대해서도 함께 느낄 수 있었어. 따라서 한 명의 관객으로서 공감할 수 있었고, 그녀에게 있어서 조경이란 어떤 존재였는지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어. 그 점이 참 좋았던 것 같아. 정말 조경이 삶 자체였던 정영선 조경가의 진심이 느껴지더라고. 그리고 별 생각 없이 봐왔던 주변의 공원들이 치밀한 계획 속에 어떤 식으로 조경이 진행되는지 과정을 알 수 있었어. 이 땅에 살아가며 꼭 한 번쯤 봐야 하는 전시라고 생각해! 

 

그럼 다음 번에 더욱 알찬 전시, 음악 소식 들고 찾아올게~! 습하고 더운 여름도 콘텐츠의 힘💪으로 잘 넘겨보자고..! 안녕

 

퍼니의 별점 ⭐⭐⭐⭐ (4) “여의도샛강생태공원 가봐야지" 전시 정보 기간 : 24. 04. 05. (금) ~ 24. 09. 22. (일) 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7전시실 (월, 화, 목, 금, 일) 10:00 ~ 18:00 (수, 토) 10:00 ~ 21:00 (야간개장 시 무료관람 18:00~21:00) (휴관일: 추석) 요금 : 성인 2000원 / 만 24세 이하, 대학생(학부생), 만 65세 이상 : 무료 (신부증 필수) (기타 할인 혜택은 사이트 링크 내 관람정보 확인 요망) 사이트 : https://www.mmca.go.kr/visitingInfo/seoulInfo.do 오디오가이드 有 (하단 링크 참고)

 

 


 

아무코멘트

씨니🐋 : 이렇게 또 내가 굉장히 좋아할 만한 주제가 등장하다니… 요즘 들어 기후변화를 몸소 체감하게 되면서 생태 환경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됐거든! 주차장이나 축구장으로 쓰일 뻔한 땅에 여의도샛강생태공원을 만들었다는 점이 나도 인상 깊었어. 이런 게 바로 자연과 더불어 살기 위한 노력인가 싶어. 퍼니 글을 보면서 영화 '리틀 포레스트'가 생각났어. 리틀 포레스트도 고향으로 돌아와 사계절을 자연과 함께 보내는 주인공의 이야기야. 개인적으로 엄청 좋아하는 영화니까 구독자도 꼭 봤으면 좋겠어~
융니😎 : 퍼니의 글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식물에 관한 전시? 너무 좋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읽다 보니 굉장히 의미가 깊은 전시인 것 같아 정말 꼭 가보고 싶어졌어. 나도 조경이라는 것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이 글을 통해 자연을 되살리기 위한 생태 조성이 조경에 포함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아직 이렇게 무지한 부분이 많다~ 다른 친구들의 글을 읽으며 나도 조금씩 더 배워나가는 걸 느낄 때마다 기분이 좋아! 구독자도 그렇게 느끼고 있길 :) 그리고 이건 내용과는 무관하지만, 조경하니까 녹색이 떠오르더라고~ 그러면서 네이버웹툰의 월요 웹툰인 '녹빛 자정의 연인'이 떠올랐어! 미스테리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19세기 프랑스가 배경인 작품이야. 심심할 때 한 번 보는 걸 추천할게😉

 

서른두 번째 뉴스레터는 여기서 마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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