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구독자~ 씨니야! 지난 한 주 잘 보냈어?
요즘 해가 많이 길어져서 그런지 저녁 7시가 되어도 밝더라. 오후 4시만 되어도 해가 지던 게 엊그제 같은데 진짜 시간 빠르다.
난 여름 좋아 낮 좋아 인간이라 계절의 변화가 반갑기만 해ㅎㅎ 그래서 오늘은 초여름에 어울리는 따스한 콘텐츠를 들고 와봤어. 그러면 바로 시작할게~
근시나 비만, 우울증처럼 바쁘디바쁜 현대 사회에서 유독 많이 나타나는 질병들이 있잖아. 실제로 이런 질병들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도 많고. 그런데 평범한 인간과는 다른 능력을 갖춘 초능력자들도 현대인의 질병들을 피해 갈 수 없었다면?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현대인의 질병 때문에 능력을 잃게 된 초능력 가족과, 얼떨결에 그 가족에 얽힌 한 여자의 이야기야.
‘복씨네’는 대대로 초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가족이야. 어머니 ‘복만흠’은 예지몽을 꾸고, 누나 ‘복동희’는 하늘을 날아. 그리고 주인공 ‘복귀주’는 행복했던 과거로 짧은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지.
하지만 복씨네 가족은 몇 년 동안 능력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어. 만흠은 불면증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하고, 동희는 비만으로 몸이 무거워져서 날 수 없거든. 귀주도 우울증 때문에 더 이상 행복을 떠올릴 수 없게 됐어. 귀주의 딸 ‘복이나’도 중학생이 되었지만, 지금까지 능력이 발휘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아.
🤔(구독자) : 아니 잠깐만요...? 남주한테 중학생 딸이 있다고요...?
🤓(씨니) : 맞아. 귀주는 14년 전 일찍이 결혼했었거든.
만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가정을 꾸렸었지. 하지만 7년 전 아내와 사별하면서 그 후로 귀주는 줄곧 우울증을 앓고 있어. 귀주의 방은 햇빛이 조금도 틈타지 못하게 커튼으로 완전무장한 덕분에 낮에도 밤처럼 캄캄해. 극 초반부 귀주의 모습은 죽지 못해 겨우 숨만 붙어있다는 표현이 저절로 떠오르는, 삶에 아무런 미련도 없는 사람 그 자체야.
자, 여기서 복씨네 가족과 얽히게 되는 의문의 여성 ‘도다해’에 대해 이야기해 줄게. 귀주가 갑작스레 바다로 뛰어든 날, 다해는 귀주를 건져내곤 홀연히 사라져. 만흠은 아들의 목숨을 구해준 은인을 찾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지.
하지만 만흠이 찾던 귀인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었어! 불면증을 조금이라도 극복해 보려고 다니던 마사지샵에서 만흠은 그곳의 직원인 다해를 발견해. 다해에게 마사지를 받은 만흠은 놀랍게도 오랜만에 깊은 잠을 잘 수 있었어. 가족이 없다는 외로움에 두 번의 결혼을 치렀지만 모두 실패한 아픔이 있다는 다해의 말에, 만흠은 귀주의 새로운 짝으로 다해를 생각하게 되지.
그런데 좀 이상하지 않아? 다해는 복씨네 가족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조건에 지나칠 정도로 부합해. 사실... 다해는 복씨네 재산을 노리고 접근한 ‘결혼 사기꾼’이야😎. 다해는 가슴 아픈 과거사를 필살기로 쓰면서 복씨네 가족, 그중에서도 특히 귀주의 마음을 녹이기 위해 노력해.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다해도 이 가족에 뭔가 이상한 비밀이 있다는 걸 느껴. 과연 다해와 복씨네 가족과 어떻게 될까? 귀주는 다해에게 마음을 열 수 있을까?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이라는 드라마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땐 의미가 모호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쉬웠어. 그런데 작품을 보면서 점차 이해되더라고. 이 드라마에서 초능력자는 여타 다른 초능력 물에서 비춰주는 전형적인 ‘히어로’가 아니야. 복씨네 가족은 단지 남들과는 다른 능력을 갖추고 있을 뿐 평범한 사람들이야. 오히려 자신이 가진 능력 때문에 절망하고 좌절하기도 해. 히어로가 아니라는 제목은 초능력자에 대한 고정관념을 비트는 드라마의 내용을 잘 나타내고 있었어.
이 드라마에서 가장 이야기하고 싶었던 부분은 음악이야. 무한도전을 사랑했던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최근엔 유튜브 채널 <요정식탁>의 호스트로 활동하는 ‘정재형’이 음악감독이거든! 정재형 하면 예능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곤 했는데, 이번 기회에 정재형의 능력을 제대로 알게 되어 기뻤어. 1년 넘게 공들여 작업했다는데 드라마를 보면 그 이유를 바로 알 수 있어.
특히 드라마의 메인 OST <바라 봄>은 드라마의 무드를 완벽히 이해하고 만든 작업물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이소라의 몽환적인 목소리랑 너무 잘 어울리는 곡이니까 꼭 한 번 들어보라는 의미에서 OST 살포시 놓고 갈게. 정재형… 앞으로도 음악감독 계속해 주길…
여기부터는 스포가 있으니 스포를 원치않는 사람은 스킵하기!
아직 6월이지만 확신을 가지고, 나는 이 드라마가 올해 내 인생 드라마라고 이야기할 수 있어. 작감배 삼박자가 모두 맞는 작품을 정말 찾기 힘든데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그 어려운 걸 해냅니다… 다해의 과거가 귀주의 미래가 되는 설정을 굉장히 흥미롭게 잘 풀어낸다는 점이 좋았어. 귀주 능력이 까다롭다 보니 잘못하면 시청자를 납득시키기 어려울 수 있는데, 시청자가 헤매지 않도록 친절하게 전개하고 있어.
귀주는 다해를 만나면서 다해 자체를 삶의 의지이자 희망으로 받아들이게 돼. 다해가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있었던 건 귀주의 능력에서 다해는 항상 예외였기 때문이야. 귀주는 자신이 행복했던 순간에 불행했던 누군가가 항상 눈에 밟혔어. 그래서 그런 사람들의 운명을 바꾸려고 수없이 노력했지.
하지만 귀주의 능력은 치명적인 한계가 있어. 바로 행복했던 과거로 돌아갈 순 있지만, 아무것도 바꿀 순 없다는 거야. 귀주는 과거의 어떤 것에도 닿을 수 없었어. 돌아간 그 시간에서 귀주는 철저한 외부인이었지. 그런 귀주에게 다해는 예외적으로 과거에서 유일하게 닿을 수 있는 사람이었고, 귀주를 무력감에서 벗어나게 해줬어.
물론 다해에게도 귀주는 특별한 사람이야. 다해가 사기 치며 팔아댔던 불행은 진짜였거든. 미래의 다양한 시간대에서 찾아온 귀주는 다해가 울고 있을 때마다 따스하게 위로해 줘. 트라우마에 힘들어하던 다해를 찾아내고, 혼자 괴로워할 틈을 주질 않아. 정말 미친 드라마 아냐? 귀주, 다해, 그리고 씨니… 이 셋의 만남 너무 기쁘다…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12부작으로 아주 짧아. 그래서 이번 주가 마지막이야! 그러니 꼭꼭 놓치지 말고 구독자도 보길 바라. (제발 나랑 같이 주접 떨어줘)
그럼 다음에도 재밌는 콘텐츠로 찾아올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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