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씨니야! 내가 지난 9월 21일에 어딜 다녀왔는지 알아? 바로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첫 내한 콘서트>에 다녀왔어! 그래서 이번 특집호는 올리비아 로드리고 콘서트 후기를 풀어 보려고 해. 지방러들이 참고할 수 있는 교통편 정보부터 실내체육관 시야, 콘서트 관람까지 재밌게 풀어볼 테니까 잘 읽어줘.
우선 ‘올리비아 로드리고’를 잘 모르는 사람을 위해 올리비아 로드리고를 간단히 소개하면서 시작할게.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핫한 가수 중 한 명이야. 2021년 1월에 데뷔 싱글인 <driver license>를 발매하자마자 초대박이 났고, 이후 줄줄이 공개한 <deja vu>, <good 4 u> 모두 좋은 성적을 거뒀어. 데뷔 앨범인 <SOUR>로 그래미 어워드에서 3관왕을 차지했지.
환승한 전 남자 친구와의 연애담을 가사에 시원 솔직하게 담아낸 점이 특히 인기 있었는데, 이 이야기의 또 다른 당사자는 최근 <espresso>, <Please Please Please>로 핫한 가수 ‘사브리나 카펜터’라는 거... 흥미진진하지?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내한 소식을 알게 된 건 지난 5월, SNS를 통해서였어. 혹시 구독자 그 얘기 들어봤어? 해외 탑 가수들이 라이징 때 한국을 내한하고 그 뒤로 아주 오랫동안 내한하지 않는다는 얘기… (테일러 스위프트는 빠른 시일 내에 내한하라!)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올리비아인지라, 이번 기회를 놓치면 올리비아를 다시 한국에서 보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내한 콘서트는 무조건 가기로 결심했지.
근데 어이없게도 내가 티켓팅 당일 일정을 잊어버려서 티켓팅을 놓쳐 버렸어… 하지만 표가 없으면 표를 구할 때까지 존버하면 되잖아? 저녁에 2시간 정도 계속 새로고침을 했던 것 같아. 나는 앱 상단의 ‘잔여좌석보기’ 버튼을 통해 취켓팅을 했어. 실시간으로 풀리는 표를 가장 빨리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거든.
불굴의 의지로 마침내 3층 좌석을 잡는 데 성공했어. 실내체육관이 큰 편이 아니라 3층이어도 그렇게 시야가 아쉽진 않겠다고 생각했어. 그냥 참고용으로 <한국의 주요 공연장 규모 순서>를 알려주자면,
순이야! 가장 위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이 제일 크고, 아래로 내려갈수록 규모가 작아져.
티켓 예매 후엔 교통편을 알아보는 게 중요하지! 나는 지방러라 무조건 기차 예매가 필요했어. 서울에 있는 기차역 중 ‘수서역’이 잠실 실내체육관과 가장 가까워. SRT는 표 매진이 빠르니 최소 3주 전에는 예매하기!
수서역에서 실내체육관까지 지하철로 16분~22분 정도 걸리더라고. 지하철에서 내리고 나면 7번 출구로 나와야 해. 7번 출구로 올라와서 쭉 직진하다가 주차장을 기점으로 오른쪽 대각선 방향으로 걸어가면 실내체육관에 도착해.
콘서트 며칠 전 대행사 인스타그램으로 올리비아 로드리고 MD 정보가 떴어. MD 목록을 보면서 뭘 살지 미리 고민했어. 예쁜 게 많아서 정말 고민되더라. 나는 '팔찌'와 팔찌에 끼울 'I♥KR 참'을 사고, 티셔츠는 가서 실물로 본 후 결정하기로 했어!
일부러 부스 오픈 시간에 맞춰 일찍 도착했는데도 줄이 엄~청 길더라. 그래도 생각보다 빨리 빠졌어. 티셔츠 실물도 예쁘고, 다른 사람들이 티셔츠를 입고 있는 걸 보면서 너무너무 고민했는데 결국 티셔츠는 포기했어. 근데 MD 부스를 나오자마자 후회했다는 거… 그렇지만 처음 목표였던 팔찌와 팔찌 참을 구매했으니 만족하려고 해.
팔찌 참은 올리비아가 투어 도는 나라마다 한정으로 나오는 것 같아. 도대체 참을 어떻게 팔찌에 끼우는지 몰라서 꽤 고생했는데, 유튜브 영상을 통해 방법을 알게 됐어. 혹시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팔찌 참 끼우는 방법을 설명하는 영상 첨부할게~
입장 후엔 시야부터 확인했어. 잠실 실내체육관은 처음이었거든. 무대를 기준으로 느낀 시야를 설명하자면, 시력이 좋은 사람은 3층에서도 아티스트 얼굴을 볼 수 있을 것 같았어. 눈이 안 좋은 편이라 얼굴을 선명하게 보진 못했지만, 공연 내내 생각보다 엄청 가깝다고 생각했어.
다만 실체 3층이 좀 높은 편이라 무대를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본다는 느낌이 들어서 아쉬웠어. 무대 아래 공간이 열리는 모습이 다 보이더라고. 또 하필 내 자리가 전광판 시야제한석이었어. 무대를 볼 땐 괜찮았지만, 전광판을 볼 때는 계속 올리비아 얼굴 중앙에 줄이 걸려서 보였어. 올리비아 콘서트가 전광판 연출이 좋은 편이라 특히 아쉬운 지점이었어.
지금부터는 본격적으로 올리비아 로드리고 콘서트 관람 후기를 풀어볼게. 처음 콘서트 시작하기 몇 분 전엔 전광판에 ‘GUTS’ 양초 이미지를 띄워줘. 사진 속 모습처럼 이 양초는 정말 초처럼 서서히 녹아내리니, 처음의 온전한 모습은 반드시 찍어둬야 해! 이 GUTS 글씨가 무너져 내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콘서트가 시작돼.
올리비아 로드리고 콘서트를 가기 전에 나는 미리 세트리스트 목록을 찾아 들으며 열심히 공부(?)해 갔어. 떼창으로 유명한 노래들이 정말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drivers license>와 <deja vu>, <teenage dream>, <get him back!> 을 열심히 외웠어. <drivers license>와 <teenage dream>은 특히 좋아하는 노래라 하이라이트 부분을 놓칠 수 없었기에 많이 연습했어.
콘서트 첫 곡인 ‘bad idea right?’ 가사 중에 ‘stop’이 나와. 이 부분에서 올리비아가 입을 떼지 않기 전까지 관객과 세션 모두가 침묵을 유지하는 mute 챌린지가 있었어. 한국에선 별로 알려진 거 같지 않아서 챌린지가 성공할 수 있을까 했는데 역시나…😂 실패했지만 분위기는 정말 좋았어.
떼창도 내가 갔던 콘서트 중에선 역대급이었어. 올리비아의 첫 내한이라고 찐팬들이 다 모인 느낌이었어. 팬들도 정말 많이 준비해왔더라. 올리비아의 시그니처 패션인 체크 치마를 따라 입고, 상징 컬러인 보라색으로 꾸미고, 올리비아의 이니셜이 있는 팔찌를 나눠주기도 하더라고. 이 모습들을 보면서 콘서트가 단순히 음악만 즐기는 게 아닌, 아티스트를 좋아하는 사람들 간의 문화도 공유하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인상 깊었던 건 콘서트의 밴드 세션과 댄서 모두 여자였다는 점이야. 특히 밴드 세션을 모두 여성으로 구성한 경우는 잘 보지 못해서 신선했어.
올리비아는 밴드 세션을 무대 중앙으로 끌고 와 함께 무대를 꾸미기도 했어. 밴드 콘서트가 아닌 이상, 연주자가 가수와 춤을 추며 적극적으로 무대에 참여하는 경우도 드문 편이라 재밌었어. 공연을 준비한 모두와 스포트라이트를 나누려는 의도처럼 보이더라고.
올리비아가 이렇게 노래를 잘 부를 거라고 생각 못했는데 너무x3 잘해서 놀랐어. 나중에 음원으로 다시 노래를 들으니까 라이브에 비해 심심하게 들리더라고. 첫 무대부터 긴장한 기색 하나도 없이 온 무대를 방방 뛰어다니며 호응을 유도하는 모습에 감탄했어. 올리비아가 좌석에 앉은 사람들도 모두 일으켜 세워서 ‘좌석이지만 스탠딩입니다.’ 상태가 됐지만 오히려 그게 더욱 신나고 재밌었어.
올리비아가 월드투어 무대장치를 모두 가져와서 무대를 꾸몄다는 점도 감동 포인트였어. 이게 왜? 싶을 수 있겠지만, 내한 콘서트에서는 비용과 무대 규모 등의 문제로 어쩔 수 없이 무대장치를 줄이는 경우가 많거든. 근데 무대장치며 댄서며, 밴드까지 모조리 싹 다 챙겨와서 한국에서 그대로 재현했다는 게 좋았어. 카메라 연출도 기가 막혔는데, 바닥에 설치한 카메라를 활용했던 전광판 연출이 특히 기억에 남아.
장난스레 ‘한국에 다시 올까요?’ 하던 올리비아 말처럼, 올리비아가 꼭 다시 한국에 내한하길 바라는 마음이야. 성의 넘치고 에너지 가득한 콘서트 덕분에 오랜만에 기분도 전환할 수 있었어. 나… 올리비아라는 여자를 사랑하게 된 것 같아…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더 해외 가수의 내한은 갈 수 있을 때 무조건 가야 한다고 말하면서 이번 공연 후기는 여기서 끝내도록 할게. 다음에 더 재밌는 글로 찾아올 테니 기대해 줘.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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