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과 '감사'의 교집합, 기록전문직의 영향력을 확대하다.

jaejae님이 기고해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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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과거와 현재

  필자는 과거 10여년간 다양한 기관에서 근무하며 경력을 쌓아왔고 인사, 재무, 노무, 감찰, 감사 등의 행정 업무를 담당해왔다. 근무하면서 느낀 행정직은 부서마다 분장된 업무가 상이하기 때문에 한번 전보를 가게 되면 그 부서에 적응하기 위한 시간과 노력이 소모된다. 한 마디로 행정직은 포괄적인 업무를 빠른 시간내에 적응하며 신속히 처리해야 하고 다양한 근무경험을 쌓을 수 있는 것은 장점이지만 반대로 말하면(사람마다 차이가 다소 있겠지만) 깊음의 차이로 인해 전문성이 다소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필자는 행정직에서 “전문성이 있는 업무분야가 무엇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대체하기 힘든 업무 중 하나인 감사업무를 배우게 되었고 이로 인해 “감시자의 눈”으로 업무 바라보는 시각이 자리잡히게 되었다. 

  2018년 어느 날, 기록물이라는 생소한 용어를 처음듣게 되었고 이태까지 필자가 하고 있던 업무들이 모두 기록물과 연관이 되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한 대 얻어 맞은거 같았다. 그나마 행정에 대해 조금 안다고 생각한 필자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이후 모든 업무의 종착점, 즉 결과물은 기록물이라는 정의가 머릿속에서 며칠간 떠나지 않아 결국 공공기록물법을 찾아 공부하게 되었고 기록물관리 전문요원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 후에는 “이 일을 하면 전문적으로 고정적인 업무를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기록전문직으로 한 걸음 나아갔으며, 현재는 모 기관의 기록연구사로 재직 중에 있다.

2. 기록과 감사의 교집합

  과거 경력으로 인해 이직한 기관에서도 감사를 겸하게 되었고 소속 또한 총무부서에 얼마 있지않아 감사실로 전보발령이 나게 되었다. 전보를 가서는 종합감사, 사안조사(특별감사), 일상감사, 공익신고센터를 운영하며 고유업무인 기록물관리 업무와 정보공개업무를 담당하였다. 그러던 도중 기록물관리 업무와 감사 업무간 “내부통제” 라는 교집합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공공기록물법 제13조제2항제5호는 관할 공공기관의 기록물관리에 대한 지도ㆍ감독 및 지원에 대해 명시하고 있다. 한마디로 기관의 모든 기록정보 자료에 대한 기록물관리에 측면에서는 내부통제(Internal control) 가 가능하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지도 차원에서 비춰볼 때, 처리과 대상 기록물관리 지도점검을 통해 표면적으로 잘 보이지 않던 기록전문직의 역량이 드러날 수 있고 기록관리 인식을 제고시킬 수 있는 좋은 제도이기도 하다. 前 기관에서는 이 제도를 활용하여 점검을 우수하게 받은 부서를 포상하고자 우수부서장, 기록물관리책임자에게 표창과 부상을 수여하고 수여식과 관련한 시청각기록물을 인트라넷에 공지하였다. 그로인해 기록물관리에 대한 인식을 크게 제고시킨 사례가 있다. 

  이러한 업무(제도)를 기관 사무분장 규정에 구체적으로 반영하면 좀 더 세부적인 부분에서 관련된 업무를 추진할 수 있겠으며 근무하는 곳이 총무부서라면, 기록물관리 지도점검 성과를 바탕으로한 정량적 평가 부분을 부서평가(성과급)에도 연계하여 반영하는 부분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말한 내부통제(Internal control) 의 기능의 관점을 여러 기능 측면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필자와 현재 밀접한 기능 두 가지만 예시를 들어보겠다. 첫 번째, 기획조정 측면에서는 예산편성에 관한 부분과 집행에 관한 부분에 대한 통제의 기능으로 해석할 수 있고 두 번째, 감사 측면에서는 종합감사, 일상감사에 기능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기록물관리 또한 내부통제의 기능으로는 기록물관리 지도점검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아래의 그림은 기록관리 업무에서의 내부통제(기록물관리 지도점검)과 감사업무에서의 내부통제(종합감사)의 일부를 발췌한 내용이다.

이처럼 공공기록물법에 쓰여져있는 관할 공공기관의 기록물관리에 대한 지도ㆍ감독 및 지원이라는 내용을 단독기능이 아닌 타 부서와 연계해서 접목시키는 부분으로 잘 활용한다면 효과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관 자체 종합감사와 연계하여서도 기록물관리 부분의 내부통제 役割의 한 부분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3. 도약을 위한 기회 마련

  기관 인식이 현저히 저조한 1인 기록관 실무자의 경우 대부분 기록관리 업무 비중이 높지 않을 것이다. 기록관이 처리과(팀, 과)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은 대부분의 기관은 총무부서 또는 정보부서 등에서 업무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부서의 업무를 분장하여 뜻하지 않은 업무를 받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장받은 업무에 대해 성실히 수행하면서 본인이 수행하고 있는 업무의 비중을 계산하며 기회(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점차 고유업무의 비중을 확대해 나가야한다. 

  “마차를 끄는 말의 고삐를 잡고 싶은가?” 아니면 “어딜 가는지도 모르는 마차 안에서 편안하게만 마냥 기다리고만 있을 것인가?” 마차를 끄는 말의 고삐를 잡는(주도적인 업무, 부서에서 과비중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 기회를 발판삼아 한 분야의 전문가이자 기관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향후에 부서를 신설하여 독립하는 방향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필자는 과거 모두 꺼려하던 노무업무를 흔쾌히 담당하며, 기관 업무개선을 위해 노사협의회 설치하고자 근로자참여법을 공부하게 되었다. 그로 인해 노동조합법에 따라 설치된 노동조합이 과반수가 아닌 경우 근로자위원 선출을 위한 소정의 절차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관에서 노사협의회를 설치하기 위해 설치 공고와 설치준비위원회를 구성, 근로자측 준비위원과 사용자측 준비위원을 선발하고 근로자위원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운영하였으며, 근로자위원 선거 공고 및 입후보자 접수 진행하였고 선관위에서 제공하고 있는 K-voting system을 사용, 근로자위원 투표를 통한 당선 선포, 사용자위원 임명을 끝으로 노사협의회 설치 완료를 하였고 이에 따른 노사협의회 개최와 노사협의회 운영 규정을 제정하여 관할 노동관서로 신고까지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또한, 안전관리 업무를 아무도 하지 않고 있어 향후 문제가 발생되면 큰 고초가 발생될꺼라는 염려에 안전관리센터 신설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업무를 분장 받았으며, 당해연도 안전관리 추진실적 점검계획을 수립, 점검에 필요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3일에 걸쳐 기관 안전관리 실태를 직접 점검하고 다녔다. 이후 점검결과를 토대로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을 준수하기 위해 안전관리센터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어필하고 관련 조직 구성(안전보건관리책임자, 보건관리자, 안전관리자를 선임)하여 조직을 정비하였다.

  앞서말한 노무업무와 안전관리 업무는 각각 자격을 요하는 전문분야이고 담당인력이 없는 경우에는 행정직 입장에서 상당히 부담되는 업무이기도하다. 하지만 소속된 부서의 부담을 덜어주고 이를 주도적(말의 고삐를 잡다)으로 이끌고 감으로써 도약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었다.

4. 기록전문직의 영향력 확대 

  필자는 여러 업무를 하며 기관에서 신뢰를 받게 되었고 이를 선례로 집요하게 어필하여 기록관 관리를 위한 직제를 신설하여 부서를 독립하게 되었고 함께할 직원도 추가로 채용하게 되었다. 처음 기관에 임용되어 시작하였을 때, “기록물관리에 관한 인식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하였다면 이제는 “기록물관리 업무연속성 정착을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가?” 라는 생각을 하며 보내고 있다. 그리고 내부통제 기능을 활용한 감사 방안에 대한 연구를 통해 기록과 감사의 교집합을 한층 그려나가고 있다.

  이제는 기록관이 “단순 폐기를 위한 기능이다.” 라는 인식을 타파하고 기관에 없어서는 안되는 기능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또한 사람들과 소통할 때 기록전문직에 대해 궁금해하며 묻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어떻게 하면 기록물관리 전문요원 자격을 취득할 수 있습니까?”, “기록관리 업무가 많이 어렵습니까?”, “업무를 하며 보람을 느끼십니까?” 등 다양한 질문이 들어온다. 그러면 필자는 대답한다. “당신도 할 수 있습니다.”, “노력하면 해낼 수 있습니다.”, “이 업무를 하며 보람을 느낍니다.” 

  필자는 기록전문직으로서 살아가는게 재미있고 보람차다. 삶의 여유와 의미는 만드는 사람의 몫이라고들 한다. 필자는 과거 무의미하고 반복되는 삶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현재에 위치에서 노력하며 삶이 여유, 의미가 있는 삶으로 앞으로도 만들어 갈 것이다. 기록전문직으로 살아가는 우리가 비록 소수지만, 일당백의 전문요원이라는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행복하고 즐겁게,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기록전문직의 선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