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일(금)-2일(토) 이틀 간 제16회 전국기록인대회가 개최되었습니다. 기록과사회 필진들이 1일 차와 2일차 세션에 다수 참여한 만큼, 간략한 후기를 모아 공유합니다. (필진들이 자유롭게 쓴 글인 만큼, 가능한 필진 작성 버전 그대로를 공유합니다)
[1일차]
1. 강한 에고(ego)의 발제자(A), 토론자(B)라도 사전에 협의하면 수준을 맞출 수 있음(발언요지 요구 및 토론 상대 지정 등)
2. 첫 날 큰 담론을 다뤘다면, 그에 대한 세부 주제와 내용이 2일차 프로그램으로 연결, 구체화되어야 함.
3. 1세대 기록인은 그렇다치고 1.5~2세대 기록인도 참여 저조. 그들을 향한 기획 필요. 경력 10~15년의 기록인이 참여하면 발표와 토론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
4. 단톡방은 활발했으나 현장에서 손드는 사람은 그만큼 감소. Q&A 현장중계를 하면 참여 독려할 수 있을듯
(SST)
1일차 프로그램 중간에 기록인 교류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
(망치)
20년차 연구사, 1년차 연구사, 산업계 고인물, 산업계 뉴비, 학생, 전업연구자(교수제외)가 난장토론을 했다면, ‘진단’과 ‘성찰’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음.
‘법제도 개정 만능주의’, ‘해외사례 앵무새’라는 무책임함을 벗어나 현실을 직시하기까지는 왜 이리 시간이 많이 걸리는가?
(현타)
[아카이브다] 잡담회: 아카이브다와 영감의 기록천재들
2024 기록인대회에서 ‘아카이브다’가 연 ‘영감의 기록천재들’은 가장 발랄한 세션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전문성과 교육 체계, 법제 개선, 기록관리 툴에 대한 이해, AI 적용과 활용, 지방기록물관리기관의 역 할 등 기록계 앞에 놓인 묵직한 이슈와 고민이 가득했던 대회에서 해맑게 ‘상상사진관’처럼 마음과 순간을 기록하거나 소리와 향기를 수집하는 작가, 서촌 전체를 기록놀이터 삼아 온갖 동식물을 섭렵해 나가는 건 축가 이야기에 흠뻑 빠져보는 시간이었으니까요. 자기 성장은 물론 놀이나 욕망으로서의 기록, 취향으로 서의 기록, 관계로서의 기록 등 기록 활동이 얼마나 다양하게 확장될 수 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희 세션에 참여하신 분들은 영감 몇 개씩은 챙겨가셨을 것 같습니다.
거듭거듭 확인하지만 세상에는 기록덕후, 기록고수들이 참 많습니다. 아카이브다는 ‘대한민국 유일의 기 록전문방송^^’으로서 기록고수들을 서로 발굴 혹은 발견해 나누는 일을 계속 즐겨나갈 작정입니다. 언뜻 냉정한 현실을 잊게 하는 달달한 사탕 같을지 모르지만 이들이 아카이브 확산의 진원이라 생각합니다. 기록의 맛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날 때 기록계의 기반도 더 단단해지는 선순환이 이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이런 자리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래도)
한마디로 참 좋았다. 내가 서울기록원에서 하고 싶었던 것들 중 하나... 서울기록덕후를 모아 그들을 네트워킹하고, 한 해에 한 번 모여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서울기록페어). 이들을 '서울, 기록의 친구들'이라고 하자, 뭐 이런 구상이었는데 이걸 아카이브다가 하고 있었다. 서울기록페어는 나름 의미가 있지만 원래 생각대로 가는 것 같지는 않고...
그리고 서울기록원이 기록인대회 주최 단체에서 빠진 것은 한마디를 꼭 하고 싶다.
아카이브다 세션을 들으면서 지방기록관리 현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 사실 은퇴상태인데.... 어쨋든 참 부러웠(다).
나는 기록관리에서 공공성이란 "기록을 다루는 실천"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이론은 회색이고, 오직 영원한 것은 저 푸른 생명의 나무이다."
(망치)
[아키비스트라운지] 1n년차 기록전문가: 하고 싶은 일 해서 행복하냐 묻는다면?
아키비스트라운지 세션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청중이 많으면 많은 대로, 적으면 적은대로 재미있게 해보자고 시작한 세션에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놀랐어요. 시작 전 걱정했던 것 중 하나는, 류신애와 황진현 개인의 일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줄까? 기록인대회의 소중한 한 세션에 와서 우리 개인 이야기를 궁금해할까? 라고 생각했지만, 다들 자리를 지켜주셔서 또한 놀랐답니다. 130여장의 페이지를 준비했지만, 라운지에서 하고싶었던 이야기는 어찌보면 하나입니다. 기록관리 실무자이건 연구자이건 우리에겐 더 나은 업무환경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환경에 맞는 우리의 발전이 필요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도, 할 수 없는 것도 있겠지만 현 시점에서 공유할 만한 이야기를 해보자는 것이 라운지 발표를 준비하게 된 배경이었습니다. 위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가장 첫 걸음은 현실을 직시하는거라 생각해요. 너무 희망찰 필요도, 지나친 좌절감에 빠질 필요도 없이요. 라운지 발표자도 무기력하다, 좌절스럽다 이야기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이 일에 애정이 있기에, 앞으로 조금 더 유능하고 멋진 동료들과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다음 라운지 발표에서는 둘 다 좀 더 나아진, 발전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무언가 성과를 가진 라운지를 이야기하고 싶어요. 그 자리에서 많은 기록인 분들도 더 나아진 본인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모처럼만에 마음이 꽉 찬 기록인대회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아키비스트라운지 발표자료는 약간의 편집을 거친 후, 곧 업로드 예정입니다.)
(Bloom, 열정적인 껍데기)
저는 아키비스트라운지 세션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세션을 들으며 두 분께 감사의 말씀과 그간 고생 했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어요. 특히나 두 분은 기록관리를 시작할 때부터 저와 함께하신 분들이라 아무것도 모르던 새내기적 시절부터 두 분의 성장하는 모습, 좌절하고 고민하는 모습, 그럼에도 이 일을 계속 해나가려는 모습까지... 아직 끝나지 않은 영화 한 편을 본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들으면서 좀 울컥 했습니다.) 두 분의 앞날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고요, 시즌 2를 기다리는 맘으로 기록학계에서 두 분의 역할도 계속 기대하게 됩니다. 저는 이 바닥에서 상대적으로 매우 좋은 환경에 있어 어디 가서 힘들 단 말은 할 수가 없는 상황인데요, 지금의 제 상황은 이제 다시 접어두고, 두 분 선생님 발표를 들으며 다시금 한 발 걸어가봐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로요.
그리고 아카이브다 세션과 빨간집, 안근철 선생님 발표, 증평기록관과 서울기록원 사례, 공공역사 세션까지... 듣고 싶은 주제가 너무나 많았는데 몸을 쪼갤 수 없음이 한탄스러웠습니다.
(rEdbEaN)
[개별발표2]
개별발표2 세션에서는 이호신(한성대학교)의 사회로 세 가지 주제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염수정(빨간집) 의 ‘소규모 공동체 기록관리 워크숍 사례’, 남경호(국가보훈부)의 ‘국가보훈부의 소규모 기록보존시설 운영 사례 공유’, 양은수·안근철(장소기억 프로젝트)의 ‘공간-사람 상관관계 기록하기: 1인 노동공간을 대상 으로’.
개별발표 세션이라 각 발표들이 잘 엮이지 않고 산만하게 보여지면 어떡할지 참여자로 좀 고민이 있었는데요. 각 발표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하나로 묶이는 무언가를 찾아냈어요. 각자 처해진 좋지 않은 조건, 환경에도 불구하고 긍정적 마인드로 결과물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이었어요.
염수정의 발표에서는 소규모 공동체와 워크숍 운영팀 각각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공동체를 이해하고 필요한 기록관리의 지점을 찾아내고 그들의 언어와 시간에 맞게 다가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구요. 남경호의 발표에서는 공공기관 내의 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소규모 기록보존시설을 만들기 위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그의 깨알같은 유머도요. 양은수·안근철의 발표에서는 1인 노동공간의 노동자들에게 주어진 물리적·공간적 조건 내에서 적응, 개입하며 일해나가는 모습을 발표자들의 관점으로 기록한 것을 볼 수 있었어요. 좋은 에너지를 서로 공유할 수 있어서 힘도 나고 즐거웠습니다.
(이대로)
[기획세션] 공공기록물법 개정(안)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
일 저지른 사람, 수습하는 사람들이 따로 있나. 이게 무슨 상황인지..
기록원 제도 담당 팀장은 청중석에 앉아 있는 게 아니라 앞에 나와서 말하고 들어야 한다.
(망치)
[한국기록학회 추계학술대회] 디지털 전환에 따른 기록관리 업무의 변화와 대응
학회가 마련한 세션은 여느 발표와는 다른 조금 특별한 의미를 갖는 발표였습니다. 현장의 기록관리전문가들이 연구에 대한 갈증을 찾아 학회의 문을 두드려서 마련한 발표였습니다. 기록관리 분야의 연구는 무엇보다 실무가 중요합니다. 기록관리의 목적과 지향에 부합하는 제도를 만들어나가고 표준과 도구를 만들고,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모든 일은 현장에 단단한 기반을 두고 진행되어야 합니다. 현장의 요구사항을 떠난 연구는 공허할 것이고, 우리가 현장에서 전문가로 살아남기 위해 연구는 지속되어야만 합니다. 모두가 현장의 경험을 공유하고 연구를 지속해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마땅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학회에서 공개적으로 연구분과위원을 모집하고 지난 봄부터 가을까지 연구모임을 격주로 이어오는 과정이 굉장히 의미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과물이 학술연구로서 완결성을 갖추지는 못했다는 한계를 갖고 있지만, 함께 모여서 새로운 지향점을 고민하고 서로의 문제의식에 지지를 보내고 있음을 확인하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지속적인 교육의 장을 마련하는 과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세션 구성이 마중물의 역할이 되었기를 기대합니다. 바쁜 업무 중에도 시간과 정성을 쏟아주신 한국기록학회의 디지털분과위원회 참여해 주신 선생님들과 기록인대회 조직위원회 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집행위원에 참여한 반짝반짝 빛나는 예비 기록인들께도 감사드립니다.
(Sanddune)
[한국문헌정보기술] 기록관리의 다양한 사례-기본부터 확장까지!
실무에 유능한 전문가 집단의 모임임을 다시 한 번 확인. 어떤 용역사업도 맡길 수 있을 것 같은 신뢰를 주었음.
발표자 4인의 성과와 더불어서 이름, 역할, 포지션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결국 개인과 회사의 네임 밸류를 모두 올리는 ‘윈윈’이지 않을까?
(현타)
[총평]
우여곡절끝에 기록인대회에 다녀왔습니다. 둘째날 기록학회와 협회의 세션을 들었습니다. 두 세션 모두 시사점을 주는 좋은 발표와 토론이었습니다. 상세한 발표내용 등에 대한 것보다 그 자리에서 함께 있었어야 하지만 부재한 존재들이 인상에 남습니다. 바로 국가 아카이브들입니다. 국가기록원 등이 왜 자신의 일에 참여하지 않았나를 비판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세한 사정을 알 수 없지만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기록인대회라는 거의 유일한 전문지식을 나누는 공간에 수백명의 전문직이 종사하는 기록관리전문기관의 전문가들이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전문성을 이끌어야 할 의무가 있는 국가 아카이브는 어디서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지 궁금해집니다. 첫날 토론에서 "모든 직업의 건전성은 활발한 지적 토론의 정도에 의해 가장 명확하게 측정될 수 있다"는 말을 인용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기록인)
기록인대회 할 때마다 전문가협회 식구들이 뼈를 갈아넣고 있습니다. 협회 일원 모두에게 감사의 인사 한 번씩 드리면 좋겠습니다.
(rEdb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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