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예술레터

몸의 말

과도한 그라운딩에 대하여

2024.06.30 | 조회 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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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예술

가부장제에서 막 빠져나온 여성이 자신만의 여성성을 찾아가는 이야기, 지금까지와 다른 구성의 새로운 가정을 꾸리는 시도

낮달맞이꽃
낮달맞이꽃

몸의 말

넌 해야만 한다 생각했을지 몰라.

넌 할 수 있다고 믿었을지도 모르지.

그런데 

그러지 않아도 된다면?

 

나는 너에게

단호한 ‘그만’을 말하고 있어.

해야할 일들에 애써 옭아매는 것

그만.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습관적으로 하는 것

그만.

할 수 있는 것을 지나치게 하는 것

그만.

 

나는 너에게

광활한 ‘그래’를 속삭이고 있어.

통제할 수 없음을 받아들이는 것 

그래.

불완전감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것

그래.

애쓰지 않음을 의식적으로 선택하는 것

그래.

 

넌 해야만 한다 생각했을지 몰라.

할 수 있다 믿으려 했을지도 모르지.

아니

그래선 안된다면?

 

To. 모두 다 돌봄예술가!

6월의 끝,  장마가 시작되는 오늘, 몸은 어떤 말을 들려주고 있나요? 저는 발목 통증이 오래가서 처음으로 발목을 돌보기 시작했습니다. 오랜동안 가쁘고 분주히 역할을 위해 움직이던 발이 소리를 냅니다. 과도하게 그라운딩 되었다고.

많은 심리치료법에서 현재에 차분하게 머물 수 있도록 하는 일반적 용어로 그라운딩(grounding)이라는 말로 표현합니다. 그라운딩은 신체적으로 지지받는다는 감각느낌인데요, <트라우마와 애착을 위한 치료 개입-감각운동심리치료>에서는 그라운딩 되지 못한 상태와 과도하게 그라운딩이 된 상태를 적절하게 그라운딩 된 상태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원들을 소개합니다. 

이 중, 저의 현위치를 인식하게 해 준 것은 과도한 그라운딩이라는 개념이었습니다. 트라우마, 불안정 애착, 고통스러운 사건들은 적절하게 그라운딩 된 느낌을 잃어버리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힌 과도한 그라운딩은 현재의 삶에 꼼짝없이 갇힌 듯한 느낌, 의지력과 끈기로만 삶을 사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근면과 신뢰성에 가치를 두고 공상이나 놀이에 전혀 관심이 없는 상태를 일컫습니다. 적절한 그라운딩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과도한 그라운딩을 느낄 때마다 발의 긴장을 푸는 훈련과 부담감을 완화하는 움직임이 필요합니다. 걷기, 달리기, 뛰기, 춤추기, 다리와 발 마사지 등과 같이 몸의 긴장을 이완하고 발아래 지면에 자신의 몸을 맡기는 움직임은 몸을 가뿐하게 하고 마음이 가벼워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움츠러든 어깨와 팔을 뒤로 제치는 움직임을 하며 낡은 생존 습관, 즉 어린 시절의 양육자를 기쁘게 해야 한다는 과도한 책임감에 맞설 수 있도록 "아니요" 라고 말하는 것 역시 경계를 재설정하는 신체 감각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움직임 이라고 합니다. 

오늘 몸이 들려주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몸이 들려주는 단호한 그만이 찾아왔을 때, "아니오."라는 말로 몸과 일치하는 소리를 내어보세요.

저는 지난 상담에서 '가혹한 기준, 자기 희생, 무가치함/수치심'이라는 키워드를 만났습니다.

어쩌다 이토록 불안한 완벽주의자가 되었는지, 얼마나 오랜 시간을 방어하기 위해 살아왔는지, 헛수고를 만들어 내는 낡은 생존습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남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내가 아닌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7월 장마와 함께 빗소리 속에서 완벽주의의 소음, 그리고 진실한 목소리를 구별하여 들어보려고 합니다. 

몸의 말에 귀기울이는 장마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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