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한 해의 끝에서 시간을 묻다
2025년도 이제 일주일 남짓 남았습니다. 새해가 되면 올해는 다르게 살아보겠다고 다짐하지만, 하루하루 정신없이 지나가다 보면 어느새 봄이 가고, 여름의 뜨거운 햇살을 견디다 보면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불어오고, 그렇게 또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여러분의 2025년은 어떠셨나요? 오늘은 빠르게 흘러간 이 시간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기원전 로마 시대에 삶과 시간에 대해 깊이 성찰했던 철학자 세네카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오늘의 책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세네카

왜 시간이 부족한 것처럼 느껴질까?
"시간이 어떻게 지나간지도 모르겠는데 뭔가 한 거는 없는 것 같아."
우리는 얼마나 자주 이 말을 하며 살아가나요?
세네카는 많은 사람들이 인생이 너무 짧다고 불평하지만, 사실 문제는 시간의 길이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죠. 인생은 원래 짧은 게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짧게 만들고 있다고 그는 지적합니다. 사치와 방탕에 시간을 흘려보내고, 정작 의미 있는 일에는 시간을 쓰지 않다 보면 어느새 인생이 끝나버렸음을 깨닫게 된다는 겁니다.
그는 당시 사람들의 모습을 날카롭게 관찰합니다. 끝없는 욕심에 사로잡힌 사람, 술과 무기력 속에 시간을 낭비하는 사람, 야망을 위해 타인의 평가에 매달려 지쳐가는 사람, 오직 돈을 좇아 세상을 헤매는 사람. 그들은 모두 타인을 위해, 외부의 무언가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지만 정작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은 없습니다.
심지어 여가를 보낼 때조차 분주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세네카는 이발소에서 수염 하나, 머리카락 하나에 집착하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을 예로 듭니다. 이발사가 조금만 실수해도 격분하고, 머리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얼굴을 붉힙니다. 현대에도 비슷한 모습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타인의 사소한 실수를 과도하게 지적하고 나무라거나, 누군가 즐거워하는 것들에 트집을 잡고 시비를 걸고 싶어 하는 사람들 말이죠. 정작 중요한 것에는 시간을 쓰지 않으면서 말입니다. 세네카는 이런 행동들을 '할 일 없이 분주한 삶'이라고 말합니다.
부를 대하는 방법

그렇다면 돈을 가지는 건 무조건 나쁜 것일까요?
세네카는 부를 거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부유함 속에서도 많은 미덕을 기를 수 있다고 말합니다. 가난할 때는 가난에 굴하지 않는 미덕을 기를 수 있지만, 부유할 때는 절제, 관대함, 검소함, 질서, 아량 등 다양한 미덕을 기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것이죠.
세네카는 부를 가지는 것에서 큰 차이를 만드는 것은 현명함과 어리석음의 차이라고 말합니다. 현명한 사람에게 부는 노예이지만, 어리석은 사람에게 부는 주인입니다. 현명한 사람은 부에 지배당하지 않고 부를 활용하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부에 모든 것을 내어주고 집착합니다. 현명한 사람은 부유할 때일수록 언제든 가난해질 수 있음을 기억하며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자꾸만 다음으로 미루는 모순

"50살이 되면 은퇴하고 진짜 하고 싶은 걸 할 거야."
혹시 이런 생각을 하고 계신가요? 세네카는 사람들의 이중적인 태도를 꼬집습니다. 우리는 영원히 살 것처럼 행동하면서도, 죽음을 두려워합니다. 시간이 무한한 듯 허비하면서도, 모든 것을 소유하려 합니다. 그러다 정작 나이가 들어서야 삶을 시작하려 하는데, 그때까지 살 수 있다는 보장이 어디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현재는 괴롭지만 미래에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믿으며 하루하루를 재촉합니다. 우리는 연봉과 보너스는 소중히 여기며 그것을 위해 노동과 수고를 아끼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거저 얻은 것처럼 낭비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병들거나 죽음에 임박하면 전 재산을 내놓으면서까지 시간을 구하려 합니다. 이 얼마나 모순적인 태도인가요?
목표를 자꾸 미루다 보면 현재는 미래를 위해 희생되고, 결국 모든 날을 빼앗기게 됩니다. 앞으로 올 모든 것은 불확실합니다. 세네카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현재를 사십시오.”
나가며: 다시 씨앗을 심을 시간

흥미로운 점은 기원전 로마에서도 사람들은 일하지 않고도 부만 얻길 바랐고, 직업과 돈벌이를 고민했으며, 결혼과 출산을 망설였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인생의 허무함을 느꼈죠. 2천 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의 고민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바람에 나무가 뿌리째 뽑히거나, 거센 회오리바람이 갑자기 들이닥쳐 가지가 부러질 때, 현명한 농부는 남은 가지들을 소중히 돌보고 뽑힌 자리에는 즉시 씨앗을 뿌리거나 묘목을 심습니다. 그러면 그것은 순식간에 자라나, 잃어버린 것보다 더 무성한 숲을 이루게 됩니다. 잃는 것도 한순간이지만, 다시 자라는 것 또한 한순간이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세네카
너무 빠르게 지나간 것만 같은 2025년, 무언가 이룬 게 없다고 느껴지더라도 괜찮습니다. 씨앗을 다시 심으면 됩니다. 남은 연말, 자신에게 집중하며 고요하게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맞이하는 시간을 가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것이 바로 세네카가 말하는 '현재를 사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 작성자: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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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질문
- 올해 가장 후회되는 시간 낭비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 올해 가장 의미 있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 2026년, 여러분은 어떤 '씨앗'을 심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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