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만 불안해? 이유 있는 걱정들

: 내 삶, 실패, 문화 그리고…

2026.10.30 | 조회 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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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하지 않은 기록, 평범도 범이다입니다🐯

 

여름의 기운이 순식간에 빠져 버리고 두꺼운 이불을 꺼낼 날이 다시 왔네요. 그래도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몸이 움츠러드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봐요.🥲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라는데, 이러다 즐길 틈도 없이 겨울이 올까 두렵기도 해요.

 

아참! 저는 요즘 유명한 판타지 소설에 빠져 잠을 미루고는 했는데요. ‘다시는 일 따위 하지 않겠다’는 굳은 다짐으로 지구에 넘어온 외계인이 어쩌다가 성실한 노동자가 되는 이야기를 보며, 돈이란 것과 일이란 것은 대체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나였다면 어땠을까 상상해 보기도 했구요.

 

큰 노력 없이 대부호가 되어 매일 노는 삶도 물론 좋겠죠. 한동안은 아주 행복하기도 할 거예요. 하지만 결국 나만 할 수 있는 일, 내가 나서면 더 빨리 끝날 일을 하지 않는 것은 견디기 어렵겠다는 결론에 다다랐어요.

 

저 소설의 주인공은 능력 좋은 외계인이고, 현실에서 한 개인이 세계의 주인공이 될 수는 없지만 우리 삶의 주인공은 우리가 되어야 하잖아요. 인력 감축과 구직난의 세대에 (이외에도 수많은 시련이 있는 현대에…) 고민 없는 사람은 없을 텐데, 나름의 정답을 찾지 않으면 가장 힘든 것 또한 본인이니까요.

 

오늘은 청년층이 주되게 가질 걱정(일, 실패, 정신건강) 위주로 이야기하며, 이제는 10월 하면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이태원 참사에 대해 며칠 전 있던 특조위 중간보고 또한 살피려고 해요. 그 외에도 다양한 주제(문자 암호와 밈, 대체 식품, 관크, 노벨문학상)에 대해 다루었으니 둘러봐 주세요!

 

레터의 마지막 장엔 읽다 보면 마음이 든든~해지는 이야기, 호랑이표 꿀떡까지 준비했으니 챙겨 가세요! ✨

 


 

오늘의 범레터가 건네는 이야기

 

👾 칼럼|ㄴr때는 말ㅇi야… 그 시절 우리들의 암호

🏢 칼럼|퇴사는 못 해도, 회사가 전부는 아니다

🔄️ 칼럼|도전하라는 말과 뒤처지기 싫은 마음 사이

🍿 칼럼|‘관크’ 논란, 민폐가 된 관람의 자유

💊 칼럼|10월 10일, 세계 정신건강의 날

🎙️ 칼럼|이태원 참사 특조위 중간보고회 그 이후

📖 오늘의 꿀떡|고전을 깨고 장르의 경계를 허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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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ㄴr때는 말ㅇi야… 그 시절 우리들의 암호

: 우리말은 어떻게 시대의 유행을 담아 왔을까?

 

486, 1010235, ㅅrㄹ6ㅎH …

이 암호 같은 표현들을 알고 계신가요? 우리나라에서 한때 오늘날의 ‘밈’처럼, 젊은 세대 사이에서 통용되던 ‘유행어’인데요. 그들은 숫자와 문자를 활용해 자신들만의 표현을 만들어 사용하곤 했습니다.

 

지난 10월 9일 한글날을 기념하여 1990년대부터 2026년까지 유행어의 양상을 살펴 볼 텐데요. 

당신이 기억하는 추억의 유행어는 무엇인가요?

 

ⓒun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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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숫자로 마음을 전하던 시대]

1010235: 열렬히 사모해

2848: 이판사판이다/이젠 끝내자

0027: 땡땡이 치자

505: SOS

0090: 가고 있는 중이다(빵빵 go)

100: 돌아 와(back)

 

휴대 전화가 보편화되기 전인 1990년대에는 ‘삐삐’라 불리는 무선호출기가 널리 사용됐습니다. 숫자만으로 메시지를 전달해야 했던 사람들은 숫자의 발음과 모양을 활용해 다양한 암호를 만들어 냈죠. 사랑 고백부터 이별 통보, 일상적인 약속까지 숫자 몇 개에 여러 의미를 담았던 것입니다.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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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말~2000년대 초-채팅의 시대]

즐(KIN): ‘즐겁게’라는 의미로, 즐겜(즐겁게 게임하라는 뜻)·즐챗(즐겁게 채팅하라는 뜻) 등 접두사로 쓰이면 긍정적인 의미로 활용. 그러나 ‘즐’이라는 단어 하나만 사용했을 때는 상대를 무시하는 표현이 되기도 한다.

OTL: 좌절한 사람의 모습을 나타낸 문자 이모티콘

지름신: 충동구매 욕구를 의인화한 표현

 

1990년대 후반부터 PC통신과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채팅방과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독특한 언어문화가 형성됐습니다. 문자의 모양으로 감정을 표현하는가 하면, 커뮤니티에서 사용되던 말이 퍼지며 유행어로 자리 잡기도 했습니다. 인터넷이 새로운 표현을 만들고 공유하는 공간이 된 것입니다.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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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글자를 꾸미던 시대]

ㅅrㄹ6ㅎH:사랑해

㉥ㅏ㉥ㅗ: 바보

Noㄹㅐㅂ6 ㄱrㅈㅑ: 노래방 가자

 

2000년대에는 한글과 영어, 숫자, 특수문자를 섞어 쓰는 이른바 ‘외계어’가 유행했습니다. 언어를 마구 섞거나 자음과 모음을 불규칙하게 띄어 쓰는 등 표현 방식도 다양했습니다. 해석이 어려운 표현이 늘어나면서 외계어 번역기까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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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2010년대-짧고 빠르게 말하던 시대]

ㅎㄷㄷ: 후덜덜, 놀라거나 두려운 감정을 표현

스겜: 스피드 게임, 게임을 빨리 끝내자는 뜻

솔플: 솔로 플레이, 게임을 혼자 진행하는 것

 

온라인 게임과 채팅을 중심으로 단어의 초성만 남기거나 여러 단어를 짧게 줄여 쓰는 표현이 확산됐습니다. 특히 빠르게 의사를 전달해야 하는 온라인 환경에서 줄임말이 널리 사용됐습니다. 이후 스마트폰과 SNS가 보편화되면서 이러한 축약 방식은 일상적인 대화로도 확대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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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글자의 모양으로 놀던 시대]

댕댕이: 멍멍이

커엽다: 귀엽다

띵곡: 명곡

 

2010년대에는 글자의 생김새를 이용한 새로운 언어유희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됐습니다. ‘멍’과 ‘댕’, ‘귀’와 ‘커’처럼 모양이 비슷한 글자를 바꾸어 쓰는 방식입니다. 익숙한 단어를 낯설고 재미있게 변형한 표현들은 SNS 등을 통해 퍼지며 일상에서도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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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대~현재-뜻보다 느낌, 밈의 시대]

영크크: 그룹 코르티스의 곡에서 파생돼 트렌디한 감각을 표현하는 밈. 반대의 의미로 ‘늙크크’라는 표현도 존재

엘을 가져가: ‘Loss’의 첫 글자 L에서 유래, ‘패배를 인정해라’라는 의미

야르: 기분 좋은 상황에서 감탄하듯 사용하는 유행어

 

2020년대에는 SNS와 숏폼 영상을 중심으로 밈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표현의 유래나 정확한 의미를 따지기보다 독특한 말투와 리듬을 따라 하며 즐기는 문화가 두드러집니다.

특히 밈은 그 유래를 설명하는 순간 재미가 반감되기도 합니다. 거꾸로, 이미 같은 밈을 접한 사람들끼리는 설명 없이도 웃음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죠.

 

[말은 시대를 담는다]

이러한 표현에는 당시의 소통 방식과 대중문화, 사람들의 관심사가 담겨 있습니다. 한때 누구나 사용하던 말이 지금은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고, 새로운 표현이 등장해 또 다른 유행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유행어는 그 시대의 문화를 공유한 사람들 사이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동시에, 시대와 세대의 차이를 보여 줄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즐겨 쓰는 말은 10년 뒤 어떻게 기억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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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퇴사는 못 해도, 회사가 전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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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싫어서 당장 그만두고 싶은 건 아니에요. 다만 회사 때문에 제 삶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아요.”

 

어느 평범한 직장인의 말입니다. 그는 매일 아침 출근하고 달에 한 번 월급을 받아 생활하지만, 회사가 삶의 전부가 되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회사를 떠나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크고, 그렇다고 부당한 대우나 불합리한 관행까지 감수하며 일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일은 계속해야 하지만, 일 때문에 나 자신을 잃고 싶지는 않은 것입니다.

 

최근 직장 생활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시트콤은 이러한 고민을 이야기의 중심에 놓습니다. 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의 공은태는 로또 1등에 당첨되고도 회사를 떠나는 대신 부당한 대우에 맞서기 시작합니다. 쿠팡플레이 〈직장인들〉은 정시 퇴근과 휴식을 사수하려는 직원들의 모습을 코믹하게 그립니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히 회사에서 성공하는 일이 아닌, 회사에 다니면서도 자신의 삶을 지킬 수 있느냐는 물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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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최애의 사원〉은 안정적인 대기업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는 인물을 보여 줍니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은 오랜 세월 회사에 헌신한 인물을 통해 직장에서의 성공이 곧 인생의 성공인지 되묻습니다. 작품마다 설정은 다르지만, 회사가 개인의 삶에서 차지하는 자리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과거 직장 드라마에서 회사는 단순한 일터 이상의 의미를 지녔습니다. 조직은 또 하나의 가정으로 그려졌고, 동료와의 갈등을 극복하고 회사에서 인정받는 과정은 성장 서사의 중요한 축이었습니다.

〈미생〉과 〈직장의 신〉 등은 고용 불안과 비정규직 문제, 조직 내 권력관계를 드러내며 직장 생활의 현실을 보여 줬습니다. 회사에 들어가고 살아남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 과정에서 어떤 부조리가 발생하는지를 이야기했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회사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지뿐 아니라, 회사에 다니면서 어떻게 자신을 지킬 것인지가 중요한 질문으로 떠오릅니다.

승진과 성취를 원하면서도 회사에 자신의 삶 전체를 내어주고 싶지는 않은 것입니다. 직장에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과 직장 밖의 삶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물론 직장인 콘텐츠가 인기를 얻는 이유를 청년들의 직장관 변화 하나로만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직장 생활의 스트레스를 웃음으로 풀고 싶은 욕구, 현실에서는 하기 어려운 말을 대신 해 주는 인물에게 느끼는 대리만족도 느낍니다. 다만 작품 속 인물들이 보여 주는 태도에서 오늘날 일과 삶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청년들의 현실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 직장을 떠나는 일은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선택지가 아닙니다.

경제적 독립을 위해서는 꾸준한 소득이 필요하고, 직장은 여전히 중요한 생계 수단이자 사회적 관계의 공간입니다. 그렇다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모든 부당함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청년들이 원하는 것을 반드시 퇴사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도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퇴근 후에는 좋아하는 일을 하며, 직장에서의 평가와 무관하게 자신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삶을 바라는 것일 수 있습니다. 직장과 나 사이에 적당한 거리를 확보하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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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맥락에서 출근과 직업을 다룬 콘텐츠는 단순한 직장 생활의 재현을 넘어섭니다. 시청자는 등장인물의 고충에서 자신의 현실을 발견하고, 인물이 부당한 상사에게 맞서는 장면에서 대리만족을 느낍니다.

회사보다 자신의 취향을 우선하는 모습에서는 일상에서 미뤄 둔 욕망을 확인합니다. 작품 속 이야기가 특별해서만이 아니라, 그 이야기가 자신의 현실과 맞닿아 있기 때문에 공감하는 것입니다.

 

물론 직장을 바라보는 청년들의 생각이 모두 같지는 않습니다. 누군가는 조직 안에서 성장하고 성취하는 삶을 원하고, 누군가는 일과 사생활의 경계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경제적 여건이나 고용 형태에 따라서도 선택지는 달라집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청년들이 회사에 무관심해졌다거나 일을 싫어하게 됐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일에 대한 기대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회사에서 인정받고 싶지만 회사가 자신의 정체성을 전부 규정하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일하지만 돈을 버는 일만으로 삶을 채우고 싶지는 않습니다. 직장을 떠나는 것과 직장에 자신을 온전히 내어주는 것 사이에서 다른 선택지를 찾으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일을 싫어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일이 삶의 전부가 되는 것을 싫어하는 것일까요.

 

청년들이 바라는 것은 일하지 않는 삶만이 아닙니다. 일하면서도 자신을 잃지 않는 삶, 회사 밖에서도 자신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삶입니다.

 

매일 아침 출근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는 더 이상 회사에서 무조건 버티라는 응원만이 아닐 것입니다. 어떻게 버틸 것인지뿐 아니라, 무엇을 지키며 일할 것인지 함께 묻는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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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도전하라는 말과 뒤처지기 싫은 마음 사이

: 청년 세대가 도전을 망설이게 된 이유 — KAIST 실패연구소 조사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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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일을 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다가도, 곧 이력서에 담겨야 하는 공백이 먼저 떠오릅니다. 다른 길을 찾아 볼까 싶다가도 친구들보다 뒤처질까 봐 불안해집니다. 어느새 우리에게 도전은 설렘보다 걱정이 먼저 찾아오는 일이 되었습니다.

 

“젊을 때 도전해 봐야지.” 이미 젊은 날을 보내 본 누군가는 쉽게 말합니다. 젊다는 건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시간이 있다는 뜻이니, 청년이야말로 도전하기 가장 좋은 나이라는 뜻입이다. 그런데 정작 청년들은 스스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KAIST 실패연구소가 전국 남녀 1,500명에게 물은 결과는 이 통념과 어긋납니다. 스스로를 ‘도전적이지 않다’고 평가한 비율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29.3%로 가장 낮았습니다. Z세대는 40.6%, Y세대는 50.3%에 달합니다.

 

이는 실제 도전 행동이 아니라 자기평가의 결과라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의미심장하죠. 젊은 세대일수록 자신을 도전과 거리가 먼 사람으로 여기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젊다는 이유만으로 도전이 더 쉬워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요. 단서는 성공을 바라보는 시각에 있습니다. 성장과 발전을 직접 경험한 베이비부머는 성공의 조건으로 개인의 의지와 태도를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봤습니다. 반면 젊은 세대는 타고난 재능, 가족 배경, 운과 기회처럼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운 조건에 더 무게를 뒀습니다.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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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하면 길이 열리던 시대를 살아온 이에게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도전해 봐”라는 말은 진심 어린 조언입니다. 하지만 저성장과 양극화의 시대를 살아온 청년 세대에게는 같은 말이 다르게 들립니다. 노력만으로 바꿀 수 없는 조건이 있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그 조언은 현실과 동떨어진 말로 다가옵니다.

 

“그 나이면 취업해야지”, “이제 자리 잡아야지”, “아직도 새로운 걸 하려고 하니?” 한 번쯤 들어 봤을 이 말들 뒤에는 보이지 않는 시간표가 있습니다. 조사에서 응답자의 83.4%는 나이에 따라 해야 할 일을 해야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베이비부머는 열에 아홉, 20대인 Z세대 역시 열에 일곱이 이 생각에 동의했습니다.

 

진학, 취업, 결혼까지. 정해진 때에 정해진 일을 해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우리는 내 속도보다 사회의 시간표를 먼저 확인하는 데 익숙해졌습니다. 도전은 그 시간표에서 잠시 벗어나는 일이고, 벗어남은 곧 뒤처짐으로 읽힌다는 것입니다.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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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이 두려운 이유는 실패 그 자체보다 실패 이후에 있습니다. 응답자의 58.2%는 한국 사회에서 한 번 실패하면 낙오자로 인식된다는 데 동의했습니다. 64.9%는 우리 사회가 실패를 성장과 학습의 기회로 보기보다 부끄럽게 여기고 비난한다고 봤습니다.

 

결국 도전을 망설이게 하는 것은 결과만이 아닙니다. 그 결과를 바라볼 타인의 시선, 실패한 사람에게 쉽게 붙는 꼬리표가 함께 얹혀 있습니다. 이런 사회에서 “실패해도 괜찮아”라는 말은 좀처럼 믿기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실패란 무엇일까요. 궁금했던 수업을 들어 보는 일. 서툰 작업물을 처음 세상에 내보이는 일. 해 보니 맞지 않는 길에서 방향을 트는 일. 이런 시도들은 대단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길이 나에게 맞는지 알게 됐다면. 그 시도를 ‘실패’라는 한 단어로만 정리할 수 있을까요? 결과만 놓고 보면 많은 시도가 실패로 남을 것입니다. 그러나 경험으로 보면 시도는 언제나 무언가를 남깁니다. 맞지 않는 길을 확인한 것도 하나의 답이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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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는 인간의 진정한 삶이 타인의 의견 속이 아니라 자기 자신 안에 있다고 했습니다. 남들이 얼마나 앞서 갔는지보다 내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싶은지에 먼저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물론 마음가짐만으로 풀리는 문제는 아닙니다. 실패한 사람을 낙오자로 보는 시선, 나이마다 정해진 시간표를 강요하는 분위기가 그대로라면 청년들의 망설임도 계속될 것입니다. 청년에게 도전을 권하기 전에, 실패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 먼저입니다.

 

그럼에도 오늘의 나에게 건넬 수 있는 말은 있습니다. 조금 느려도 괜찮다. 때로는 방향을 바꿔도 괜찮다. 내 속도로, 내가 할 수 있는 한 걸음을 내딛는 것. 그렇게 나의 하루를 성실히 살아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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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오늘보다 내일 더, 기대되는 대체 식품

: 식량 위기를 해결할 대체 식품

 

매년 10월 16일은 ‘세계 식량의 날(World Food Day)’입니다. 1979년 10월 16일, 국제 연합 식량 농업 기구(FAO)가 창설된 것을 기념해 제정되었죠. 세계 식량의 날을 맞아 식량 위기를 해결할 대표적인 대체 식품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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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식품이란 식물성 원료, 미생물, 식용 곤충, 세포 배양 등을 활용해 육류, 해산물, 유제품 등 기존 식품의 형태와 맛, 조직감 등을 구현한 식품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대체 식품은 낙농업, 축산업 등에 뒤따르는 환경 오염과 윤리적 문제는 물론, 전 세계를 위협하는 식량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곤충은 대표적인 대체 식품입니다. 소, 돼지 등의 가축보다 사육이 수월하고 단백질 함량도 높습니다. 한국에서 식품 소재로 사용될 수 있는 식용 곤충은 백강잠, 식용누에, 메뚜기, 갈색거저리유충(고소애), 흰점박이 꽃무지 유충(꽃뱅이), 장수풍뎅이 유충(장수애), 쌍별귀뚜라미(쌍별이), 아메리카 왕거저리 유충, 수벌번데기(꿀데기) 등이 있죠.

 

대체해조육 역시 미래의 대체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대체해조육은 해조류, 미세조류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을 활용하여 육고기와 흡사하게 제조한 식품입니다. 곤충보다 혐오감이 덜해 대중적인 인기가 기대되는 대체 식품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배양육은 소나 돼지 등 동물의 세포를 배양해 진짜 고기와 같은 맛과 식감을 재현한 인공육입니다. 소량의 세포를 특수한 기기로 증식 및 성형해 제작하는 방식입니다. 가축 사육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콩 등으로 만든 대체육과 같은 장점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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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호불호, 혹은 기호의 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대체 식품이 당장 모든 식량 위기를 없앨 수는 없습니다. 다만 우리에게 닥친 위기를 다방면으로 줄일 방안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대체 식품의 장점은 늘리고 단점은 줄이는 방식으로 점차 상용화된다면, 위기를 조금씩 타파할 수도 있겠다는 기대 또한 증명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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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관크’ 논란, 민폐가 된 관람의 자유

: 영화·공연장 ‘관크’ 논란과 공공장소 예절

 

‘관크’는 ‘관객’과 ‘크리티컬’의 합성어로, 영화나 공연을 볼 때 다른 관객의 관람을 방해하는 행동을 뜻합니다.

 

실제로 최근 영화 상영 중 휴대전화 사용과 사적인 대화가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한편 지나치게 경직돼 숨소리도 내지 못하는 관람 분위기도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시선도 존재하는데요.

 

이같은 논란은 우리에게 공공장소에서 적절한 관람 매너나 배려가 무엇인지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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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인천의 한 영화관에서는 관객의 소란으로 영화 ‘오디세이’ 상영이 중단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해당 관객은 큰 소리로 대화하고 휴대전화 화면을 밝게 켜 항의를 받았습니다.

실랑이가 이어지면서 경찰까지 출동했고 일부 관객은 극장을 떠났습니다.

 

지난 9월에는 뮤지컬 ‘소년의 초상’을 보는 유명 연예인의 관람 태도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제보되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유명 연예인 A씨와 B씨가 공연 중 휴대전화를 수차례 켜고 다리를 의자 위에 올렸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무대에 집중하는 다른 관객을 배려하지 않은 행동이라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그렇다면 근본적으로 어떤 관람 자세를 갖춰야 할까 의문이 생깁니다.

 

관람 중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 반복되는 한편, 지나치게 엄격한 관람 분위기도 문제로 지적되기 때문입니다. 기침이나 작은 자세 변경조차 눈치를 주는 ‘시체관극’ 문화 역시 관객의 피로도를 높이고 공연 입문자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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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어떤 관람 문화가 필요할까요? 우선 관람 전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설정하고, 상영·공연 중에는 사적인 대화와 불필요한 촬영을 삼가야 합니다. 좌석에 발을 올리거나 앞사람의 시야를 가리는 행동 또한 피해야 합니다.

 

주최 측 역시 명확한 관람 수칙과 책임 있는 현장 관리로 모두가 편안하게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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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의 자유를 무조건 억압하거나 방종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작품의 특성과 타인의 감상을 함께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관객 참여극, 영화 리액션관 등 특수한 성격을 띤 경우 판단 기준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다른 관객의 몰입을 일방적으로 깨뜨리는 행동은 대체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자유로운 관람 문화는 서로의 권리를 존중하는 최소한의 약속 위에서 완성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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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10월 10일, 세계 정신건강의 날

: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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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10월 10일. 세계정신건강연맹(WFMH)이 첫 ‘세계 정신건강의 날’을 공표했습니다.

제안한 사람은 당시 사무부총장 리처드 헌터로, 그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그 목적]

첫째로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 둘째로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는 것.

셋째로는 이를 통해 정신건강 친화적인 사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입니다.

 

[문턱을 높이는 편견]

한국이 2017년부터 이날을 법정기념일로 정하며 밝힌 목적도 위와 같습니다. 정신 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고, 편견을 줄이는 것.

정신질환을 향한 사회의 편견이 도움을 구하는 데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2026년으로, 첫 세계 정신건강의 날로부터 34년이 지났습니다.

 

[대한민국 정신 건강의 현주소]

2024년 기준*, 지난 1년간 정신건강 문제를 겪었다고 답한 사람은 73.6%였습니다. 반면 정신건강 위기상담전화를 안다고 답한 사람은 23.3%에 그쳤습니다. 당장 힘들지만 어디로 가야 하는지는 알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 바로 해 볼 수 있는 일들을 걸리는 시간 순서로 정리하여 소개하고자 합니다.

*국립정신건강센터, 「2024년 국민 정신건강 지식 및 태도 조사」,  격년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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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이면]

- 정신건강 위기상담 1577-0199

-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두 곳 모두 24시간 운영되는 상담 전화입니다. 통화가 부담스럽다면 109 번호로 문자 소통이 가능하며, 카카오톡에서 ‘마들랜’을 검색해 채팅으로 상담할 수도 있습니다. 

 

[3분이면]

카카오톡에서 ‘국립정신건강센터’ 채널을 추가하면 우울증 자가검진이 가능합니다. 아홉 개 문항에 답하면 결과가 나오고, 가까운 상담 기관도 함께 알려 줍니다. 다만 자가검진 결과가 곧 전문적인 진단은 아니니 참고용으로만 활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10분이면]

전문 심리상담 8회를 지원하는 ‘정신건강 심리상담 바우처’를 신청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아래 서류 중 하나만 있으면 자격이 충족됩니다.

- 대학 상담센터나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받은 의뢰서

- 정신과 진단서 또는 소견서

- 최근 1년 안에 받은 건강검진에서 우울검사 10점 이상이 나온 결과통보서

 

[이번주 내에]

도움이 필요하나 충족되는 서류가 없다면 대학생은 학교 학생상담센터에, 그 외에는 사는 지역의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의뢰서를 문의하면 됩니다. 서류가 준비되면 복지로(bokjiro.go.kr)에서 ‘정신건강 심리상담 바우처’를 찾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물론 주소지 동 주민센터에 직접 가도 문제가 없습니다.

 

[직장인이라면]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다면 근로복지넷 EAP로 1년에 7번까지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근로복지넷에 가입한 뒤 상담사를 직접 골라 신청하는 방식으로, 전화나 화상 상담도 가능합니다.

 

ⓒpexels
ⓒpexels

[서울에 사는 청년이라면]

서울시는 만 19~39세 청년에게 심리상담을 최대 6회 지원합니다. 단, 모집 기간이 나흘로 짧아서, 청년몽땅정보통에서 공고를 미리 챙겨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나부터, 그리고 옆 사람에게도]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듯, 마음이 힘들 때 도움을 받는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계절성 우울증이 오기 쉽고 매서운 바람이 부는 가을. 당장 할 수 있는 것들로 내 마음을 살피고 주변에도 이 방법을 전해 주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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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이태원 참사 특조위 중간보고회 그 이후

: 특별조사위원회가 진상규명을 위해 나가야 할 방향

 

이태원참사 4주기를 2일 앞둔 지난 27일, 10·29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그동안의 조사 성과에 대한 중간보고를 발표했습니다. 중간보고에서는 조사 과정에서 새롭게 드러난 재난 대응체계 부실 작동을 설명했습니다.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

△참사 당시 대통령실과 행정안전부가 서로 재난 대응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재난 대응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정황

△대통령실이 재난 대응 업무를 국가안보실에서 국정 상황실로 옮겼지만, 관련 지침은 방치해 재난 대응이 부실했던 정황

△경찰이 마약 단속에만 치중하고 경비기동대를 배치하지 않아 현장 안전 관리가 부실하게 이뤄진 정황

△경찰이 압사 위험을 알리는 신고에 출동하지 않았으나 출동한 것으로 허위 기록한 정황

△박희영 당시 구청장의 지시에 따라 대통령 비판 전단을 제거하기 위해 용산구의 재난관리 담당자가 자리를 비운 정황

△소방의 이송 지시로 인해 희생자 수습 과정에서 발생한 안치 불가 문제 등의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특별조사위원회는 향후 조사 계획도 설명했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재난 컨트롤타워의 대응 실패가 누구의 판단이 지시에서 비롯됐는지 규명하기 위해, 전 대통령인 윤석열 씨와 이상민 전 행정부 장관을 12월에 직접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행안부의 장관 보고가 지연되고 대통령 지시 전파가 늦어진 것, 중앙재난대책안전본부가 참사 8시간 뒤에나 가동된 것을 중심으로 조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참사 당일 어느 기관 한 곳도 제대로 움직인 기관이 없음은 밝혀냈지만, 아직 특별조사위원회는 유가족들이 원하는 진상규명의 실체에 다가가지 못했습니다.

이날 중간보고 중 유가족들은 조사 결과에 서울시의 책임 규명이 빠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시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운영하고 희생자 분산 이동을 결정한 기관이지만 서울시의 판단과 지휘 책임은 중간보고에서 다뤄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SBS뉴스
ⓒSBS뉴스

또한, 유가족들은 중간보고의 핵심 쟁점인 희생자별 구급 조치와 구조 과정에 대한 조사가 미흡했다며 항의했습니다. 중간보고에서 참사 당시 피해자들의 상황에 관한 설명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특별조사위원회는 이태원 참사의 진상규명과 참사의 재발 방지를 위해 제정된 ‘10·29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에 따라 24년 9월에 출범하여 2년간 활동하기로 예정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의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는 성과는 미진했습니다. 활동 종료가 가까워진 시점에서야 기관 조사를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유가족들은 위원회가 특별한 성과 없이 활동을 종료할 경우 그동안 진행된 조사가 묻힐 것을 우려해 활동 연장을 강하게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특별법이 개정됨에 따라 특별조사위원회는 27년 9월까지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의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은 참사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원하는 진실 규명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유가족들은 재난 대응 책임자들을 상대로 한 청문회 개최를 위원회에 이전부터 요청했지만, 올해 3월이 돼서야 청문회를 개최할 수 있었습니다.

 

ⓒ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

게다가 유가족들이 직접 진실을 파악하기 위해 위원회에 특별법상 보장된 권리인 조사 자료의 열람을 요청하여도 위원회에서는 개인정보를 이유로 자료를 유가족에게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위원회는 유가족들과의 소통도 부족했습니다. 책임자인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재판도 조사 자료 미비를 이유로 유가족들이 직접 법원에 재판 보류를 신청해야 했습니다.

 

진상규명을 위해 활동이 연장된 특별조사위원회는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특별조사위원회는 4년 동안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은 현실 앞에서 절망하는 유가족들과 피해자들이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입니다.

그렇기에 특별조사위원회가 그동안 조사에 미진한 모습을 보이고 유가족들의 바람을 들어주지 못했어도, 유가족들은 특별조사위원회의 진실 규명을 위한 조사 활동을 여전히 기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중앙일보
ⓒ중앙일보

먼저, 특별조사위원회는 유가족들과 적접적으로 소통하며 참사 피해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진실과 진상규명에 다가가야 합니다. 참사의 진실이 밝혀지기를 누구보다 원하는 건 지난 4년 동안 매일매일 분노와 슬픔을 오가며 살아온 유가족들입니다.

그들의 의견은 조사 과정에서 반드시 반영되어야 합니다. 핵심 쟁점인 희생자별 구급 조치와 구조 과정을 자세히 파악해 유가족들의 억울함을 해소해야 합니다.

 

또한, 유가족들이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개해야 합니다. 유가족들은 참사 이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밤낮으로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위원회는 그런 유가족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졌으나, 출범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라는 유가족들의 염원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유가족들이 위원회의 활동에 기댈 밖에 없는 상황에서 위원회가 아무런 정보도 공개하지 않는 건 유가족들에게 가혹한 처사입니다.

 

마지막으로, 참사 책임자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처벌에 부족함이 없도록 자세히 조사하여야 합니다. 유가족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바는 참사의 진실이 정확히 밝혀져 똑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는 것입니다.

책임자 처벌은 재난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국가·정부기관의 공백을 밝히고, 이후에 책임 기관에서 동일한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에 반드시 필요한 진상 규명 과정입니다.

 

그렇기에 참사 피해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동일 재난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특별조사위원회가 참사 책임자에 대한 부족함 없는 조사를 통해 책임자가 사법 기관에서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

특별조사위원회의 홈페이지에서는 위원회의 출범을 ‘가족을 잃은 유가족의 슬픔,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 생존 피해자들의 현실, 그리고 반복되는 참사 앞에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다짐한 국민의 염원이 모여서 위원회가 출범했다.’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위원회는 조사 과정에서 유가족의 슬픔을 이해하지 못했고,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국민의 염원을 이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앞으로의 위원회는 유가족들의 목소리의 귀 기울이며 참사의 발생 원인을 밝혀내고, 우리 사회를 안전한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책무를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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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꿀떡|고전을 깨고 장르의 경계를 허물다 

: 2026 노벨문학상 수상자 앤 카슨 알아보기

 

캐나다의 시인이자 고전학자인 앤 카슨이 2026년 노벨 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미국의 문학평론가 샘 앤더슨은 그를 두고 ‘외계에서 왔거나 고대에서 온 사람 같다’고 묘사하기도 했는데요.

 

앤 카슨은 시, 산문, 비평, 소설의 경계를 거침없이 넘나들며 자신만의 장르를 개척했습니다. 또한 그리스 신화와 세계 고전을 적극적으로 재해석하여 문학적 상상력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을 받기도 합니다. 그는 글쓰기를 통해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 고유의 가치와 시적 상상력이 왜 필요한지 증명해 냅니다.

 

경계를 허물며 자기만의 영역을 만들어 나가는 그의 작품 세계를 알아봅시다. ☺️



ⓒ봄날의책
ⓒ봄날의책

📗『녹스』 앤 카슨 | 2010

“오빠가 죽었을 때 나는 책의 형식으로 그를 위한 묘비명을 만들었다. 이것은 그것에 가능한 한 가깝게 한 복제본이다.”

192쪽의 종이를 길게 연결해 접는 방식으로 제작한 아코디언북

 

ⓒ난다
ⓒ난다

📗『에로스, 달콤씁쓸한』 앤 카슨 | 1986

“모든 역설이 어떤 면에서는 역설에 대한 역설이듯, 모든 에로스는 어느 정도까지는 욕망을 위한 욕망이다.”

에로스를 시의 본질이자 원동력으로 고찰해 낸 앤 카슨의 첫 책이자 대표 에세이

 

ⓒ한겨레출판
ⓒ한겨레출판

📗『빨강의 자서전』 앤 카슨 | 1998

“게리온은 빨강이었고 그의 이상한 소떼도 빨강이었다. 어느 날 헤라클레스가 와서 게리온을 죽이고 소떼를 차지했다.”

그리스 신화 속 괴물 게리온을 섬세한 소년으로 재해석한 앤 카슨의 대표 운문 소설

 

ⓒ한겨레출판
ⓒ한겨레출판

📗『남편의 아름다움』 앤 카슨 | 2001

“나는 아름다움 때문에 그를 사랑했다고 말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다. 그가 가까이 온다면 다시 그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존 키츠의 시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앤 카슨에게 ‘여성 최초 T. S. 엘리엇 상 수상’을 안겨 준 대표작

 

ⓒ모호
ⓒ모호

📗『유리, 아이러니 그리고 신』 앤 카슨 | 1995

“밤의 나무에 매달린 잎사귀들처럼, 그대 안에 영원히 흐른다. 이곳에 살기 위해선 누구나 많은 걸 잊어야만 한다.”

운문과 산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버려진 사랑을 노래한 앤 카슨의 초기작

 

첨부 이미지

 

잠깐, 꿀떡까지 잘 챙기셨나요? 😎

 

많은 주제를 담다 보니 이리저리 흘러온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한 줄로 정리하자면 ‘나만 이런 건가’ 싶은 마음을 들여다보고자 한 시간이었어요.

남들보다 뒤처지면 압박을 받고, 내 인생이 중심에서 밀려난 것만 같고, 내가 지키는 사회 규칙을 남이 지키지 않으면 불쑥 짜증이 나는 것까지. 전부 이유도, 해결 방안도 있지만 한 순간에 나아질 순 없을 거예요. 모두의 마음이 같지는 않으니까요. 🥲

 

그러나 어딘가 고장나 버린 것 같다는 기분이 들 때 ‘나 요즘 괜찮나’, ‘나도 이래서 그랬나’ 정도를 물을 수 있다면 시작으로는 충분하지 않을까 해요.

 

그럼, 다음 범레터에서 다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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