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에세이

감성에세이/변화의 결심

그 무엇보다 쉽지만, 그 무엇보다 어려운 것

2024.01.01 | 조회 3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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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까마귀

우울증을 가다듬는 중인 글쟁이의 감성 에세이. (위로 한 스푼, 공감 한 스푼) / 가끔 쓰는 여행 힐링 에세이.

나는 바뀌어 보기로 결심했다.

 

항상 그런 생각을 했었다.

 

'다들 내게 기대라는 이름의 무거운 부담을 줘.'

'내가 바뀌어야 한대. 나밖에 할 수 없는 일이래.'

'말마따나 저들은 내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으면서, 왜들 그리 힘들다고 말하지?'

 

알고 있었다.

내가 바뀌어야 한다는 걸. 감히 남이 해줄 수 없는 일이라는 걸.

하지만 그럼에도 하지 못했다.

 

나는 겁쟁이였다.

남탓을 했다. 이기적인 걸 알면서도, 그것만이 진실이 아닌 걸 알면서도. 끝까지 남을 싫어하고 증오하려 애썼다.

숨어 들었다. 깊은 동굴 속으로, 짙은 바다 밑으로. 그렇게라도 도망치고 싶었다.

나를 내보일 용기가 없었기에. 실은 모두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남들이 귀에 딱지가 안도록 하는 말들, 나를 위해서라는 그 말들은. 누구보다도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는 것들이었으니까.

 

그렇지만 나는 역시나 혼자 웅크려 있기만 했다.

지독히도 무서웠다.

혹여라도 거절을 당하지는 않을까, 거부를 받지는 않을까.

 

'네가 그러는 거, 솔직히 좀 귀찮아.'

 

그런 말을 듣게 될까 봐. 아니, 상대가 나로 인해 그런 마음이 들게 될까 봐.

알지도 못하는 타인의 시선과 편견을 내 멋대로 정의 내렸다. 더욱 불안에 떨면서, 그러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아무도 믿지 못했다. 누구에게도 진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아픈 상처를 타인에게 던졌다. 보여주려 하지 않았다.

솟구치는 감정과 눈물을 방패 삼아 타인을 밀어냈다. 위로 받으려 하지 않았다.

 

그러다 알게 되었다. 그것은 가볍고도 단순한 계기였다.

 

하나의 이해를 알게 되었다.

둘의 공감이 나를 따랐다.

셋에는 위로가 찾아왔고, 넷에는 아직은 낯선 신뢰가 밀려왔다.

다섯의 대화는 조금 무서웠고, 여섯의 손길은 나를 끌어올려 주었다.

일곱에서는 상대가 나를 충분히 존중하고 있음을 확신했다.

여덟에서는 전보다 편한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아홉에서야 겨우 남에게 의지하게 되고, 마침내 열이 되었을 때.

나는 변하기로 했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 나를 위하는 사람이 있다.

내가 울면 같이 울고, 내가 아파하면 같이 아파하고, 내가 기쁠 때 비로소 자신도 기뻐하는 누군가가 있다.

처음에는 상대를 위해서였다. 그것은 차츰 '나'를 위해서가 되었다.

 

누구나 아는 흔한 조언일 수 있으리라. 어쩌면 듣기 싫은, 읽기 싫은 잔소리일 수도 있으리라.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흔하디 흔한 말을 듣고 읽을 때, 내 속의 상처가 더 우수하기라도 하다는 양 코웃음 쳤었다.

그렇기에 더욱 이야기하고 싶다. 당신을 향해 조언하고 싶다.

 

의무, 부담, 기대. 지나치게 무거운 것들을 짊어질 필요는 없다.

변화를 원하는 마음, 결심. 그것이 당신을 바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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