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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에세이 / 살아가는 것

버티는 삶

2023.08.23 | 조회 4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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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살아가고 있다. 끝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결국은 죽음을 피할 수 없으리라는 걸 알면서도 그저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스스로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삶이 흘러가는대로 몸을 맡기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조금 다른 삶을 표현한다.

버티는 삶을 살아가고 있어.

 

버티는 것. 그게 무슨 말일까. 삶이라는 절벽에 붙들려서는 두 팔을 덜덜 떨며 매달려 있다는 소리일까.

내게도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할 시기가 있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어쩌면 여전히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그 말이 거짓인 것은 아니다.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기 위해 억지로 내보이는 가식적인 아픔이 아니다.

우리는 버티고 있다. 무기력한 삶 속에서, '왜'라는 물음에 답할 수 없는 삶 속에서,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구분하기 힘든 삶 속에서. 그저 버티며 죽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언제라도 죽은 수 있을 만큼 위태로운 것 같다가도, 가끔은 이렇게 버티고만 있는 게 좋고, 또 가끔은 너무 힘들다. 울퉁불퉁한 바위를 세게 움켜쥔 손바닥에서 피가 흐를 즈음에는 모두 놓아버리고 싶다가도, 허망한 절벽 아래를 내려다볼 때면 조금만 더 버텨보다는 생각은 머금는다.

우리는 버티고 있다. 그저 저렇게 버티고 있다. 살아가는 것이,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이, 우리에겐 힘을 들여 참고 견뎌내야 할 버팀이다.

그렇다면 버팀목은 무엇일까.

 

"도와줘."

차라리 그렇게 뱉을 수 있으면 좀 나을지도 모른다.

"도와주세요."

간절히 빌 수 있으면 좀 나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무엇도 말할 수 없어서, 무엇도 바라거나 부탁할 수 없어서. 우리에게 돌아올 차디찬 시선이 무섭다. 우리를 향하는 억지 위로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한 태도가 불쾌하다. 그래서 더욱 꽁꽁 숨긴다.

버팀목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곁에 있는 가족인지, 진실을 품고 있는 친구인지, 나 혼자만의 자그마한 취미인지, 그것도 아니면 창문에 기대 죽음을 생각하는 깊은 밤인지. 정체 모를 버팀목을 굳게 쥐고는 간신히 버티고 있다.

그게 그냥 삶이다. 그게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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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백까마귀

우울증을 가다듬는 중인 글쟁이의 감성 에세이. (위로 한 스푼, 공감 한 스푼) / 가끔 쓰는 여행 힐링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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