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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ond L | 하루하루 되는 대로 꾸역꾸역

로컬 문화예술 큐레이션 뉴스레터 (별책부록)

2025.1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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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ond L

당신이 보지 못한, 로컬 그 너머를 바라보는 뉴스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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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에는 눈이 오네요. 흰 것이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새하얀 세상을 바라보면 머릿속이 깨끗해지니까요. 저는 요즘 온갖 생각이 뒤섞인 상태로 살아서 정신없었습니다. 지갑을 어디서 잃어버렸는지도 모르겠고, 가방을 어디에 보관했었는지도 기억이 안 납니다. 그저 해야 할 일을 잘 해내야 할 뿐.

 

최근에는 김제 논바닥에서 볏짚 냄새를 맡으며 축제를 즐겼고, 의성에 가서 산불 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주민들을 만나 인터뷰하기도 했어요. 매일매일, 마치 다른 역에 도착하듯 풍경이 새롭게 바뀝니다. 내가 누구인지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그저 주어진 하루를 되는 대로 꾸역꾸역 살아내는 것만이 최선인 삶. 예전에는 긍정하지 않는 삶의 방식이었는데, 요즘은 현실에 발붙이며 주어진 일을 착실히 해내는 것 그 자체로 대단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느낍니다. 여러분은 어떤 삶을 살아내고 계신가요?  

 


별책부록

 

 뉴스레터는 매거진으로 변신하기 위한 준비 중 

비욘드 로컬은 내년 2월 펀딩을 목표로 매거진 작업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뉴스레터를 통해 발행한 작가들의 원고를 종이로 인쇄할 계획이에요. 유능하고 재밌는 디자이너를 섭외해 준비하고 있어요. 디자이너분들께 요청한 것은 딱 한 가지예요. "재밌게,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비욘드 로컬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다양성이기 때문에, 매거진을 구현하는 디자이너의 개성도 최대한 살리려고 합니다. 뭐가 됐던 이거 하나는 확실해요. 무진장 재미있게 작업하고 있다는 사실!

 

 비욘드 로컬 크루들이 추천하는 로컬스러운 작품 8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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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강을 걸으면 영화 퍼펙트 데이즈가 떠오릅니다. 퍼펙트 데이즈의 배경이 되는 도쿄에서 주인공은 차를 타고 자전거를 타고 강을 가로지르는데요. 일상을 묵묵하게 살아가는 것이, 충만함이나 생생한 삶과 반대되는 가치가 아니라는 영화 속 이야기가 밀양에서의 삶과 어울리는 것 같아요. 밀양으로부터, 초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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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을 거닐다 보면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떠올라요. 바다를 뒤로 한 제철공장이 내뿜는 열기와 불빛은 매일을 살아가는 열정 같지요. ‘나중에 말고 당장 야금야금 부지런히 행복해야 돼.’라는 드라마 대사처럼, 포항은 소박함과 따스함 속에서 매일의 행복을 음미하게 하는 곳입니다.” 포항으로부터, 진희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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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정박해 있는 포구에 가면 애순이와 관식이가 떠올라요. 물질을 배운 적 없는 애순이에게는 선장 남편 관식이가 있었고, 배 팔고 집 팔아 자식들 대학과 유학을 보내는 애순이네 삶이요.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이야기입니다. 제주로부터, 경이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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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희 시인의 시집 여름이 나에게 시킨 일을 읽다 보면 이 지난한 계절도 좋아질 것만 같습니다. 거칠고 무심해 보이는 고요한 시골 마을도 잘 바라보면 어딘가 시처럼 빛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옥천으로부터, 백상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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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토박이 친구가 조용히 야경 보기 좋다고 추천을 해줘서 조선대에 갔었는데요. 산 중턱에 있어서 각 대학 건물과 나무들이 어우러져 있는 게 눈이 참 즐겁습니다. 뾰족뾰족한 건물은 동구 어디서도 보일 만큼 웅장하고 조선대 존재를 뿜어내는 본관이에요. 이젠 모두가 나만아는명소로 소문을 내고 있어서 예전처럼 조용히 야경을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조선대는 2023년 영화 서울의봄 촬영지이기도 합니다. 교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아, 이거 긴장감 도는 영상 씬 찍기 딱인데,‘ 생각이 드는 스팟들이 있거든요. 대칭이나 정렬이 착착 떨어지는 곳이 특히 그래요. 나중에 찾다 보니 영화 촬영지였다는 걸 알게 됐어요. 어느 정도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있으니 한두시간쯤 방문하시면 재밌을 것 같아요. 광주로부터, 미리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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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등천을 따라 걷다 보면, 케이블에 뒤엉킨 통신 장비가 눈에 들어와요. 그 순간 문득 미셸 공드리 감독의 영화 도쿄!(2008)의 한 장면이 떠올랐죠.한때는 굳이 고향이 아니어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내 존재를 정의할 수 있었어요. 사랑을 찾아 다시 돌아온 이곳 대전에서, 사랑과 꿈—그 두 가지가 과연 어떻게 함께할 수 있을지, 나는 여전히 묻고 있습니다. 대전으로부터, 소연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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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박정민이 완주에 왔던가?” 최근에 봤던 뉴스들을 더듬어 보았습니다. 하지만 박정민의 출판사에서 출간한 책 첫 여름, 완주 속 완주는 가상의 도시였더랬죠. 박정민을 어떻게 완주로 초대할지 망상의 나래를 펼치던 저와 친구들은 실망할 수 밖에 없었죠. 그러던 와중 ’첫 여름, 완주‘의 ost인 윤마치의 ’초록‘을 듣게 되었습니다. 첫 소절을 듣는 순간 깨달았습니다. 이 노래는 완주에 처음 왔을 때 완주가 나에게 불러준 노래라고. 이 노래를 들으면 고산면의 만경강 돌다리에 누워 하늘을 보던 기억이 나요. 만약 고산면을 방문하신다면 찰랑이는 물소리를 음악삼아 돌다리에 꼭 누워보세요. 완주로부터, 감자씀.


 

 


오늘의 로컬 TMI

제가 제일 좋아하는 샌드는 전주천 갈대 샌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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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사이에 흐르는 물

주변을 걸어다니는 사람들의 풍경

아기자기한 건물들

도시 풍경의 레이어가 샌드위치 같지 않나요?

여러분은 어떤 풍경을 바라보고 있나요?

 

로컬 지향인들의 커뮤니티, 로컬 데이즈
로컬 그 너머를 바라보는 뉴스레터, Beyond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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