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그 영양제, 효과 있어서 파는 거 아닙니다

"전직 제약회사 RA가 털어놓는 첫 이야기."

2026.08.08 | 조회 2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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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말하면 이래요.

"팔아야 하니까, 효과 있는 '척'하는 것."

⁠

첨부 이미지

제가 이렇게까지 단언하는 이유는 하나예요.

제가 바로,

그 '척'을 만들던 사람이거든요.

⁠

저는 한국의 유명 제약회사

건강기능식품 부서에서

RA(인허가) 업무를 했습니다.

⁠

외국에서 원료를 수입하고,

그게 팔아도 되는 물건인지 식약처와 협의하고,

그 원료를 팔기 위한 마케팅 자료를 직접 만들고,

B2B 영업까지.

⁠

"초저분자 콜라겐, 흡수율 8배!"

"4중 코팅으로 위산 뚫고 장까지 살아서!"

"청정 노르웨이산 오메가3"

⁠

이런 광고 문구, 한 번쯤 보셨죠?

아니, 아마 사서 드셔보셨을 거예요.

이런 문장을 만들어내는 쪽에,

제가 있었습니다.

여러분 손에 그 원료가 들어가기 전,

가장 앞단에 있던 사람입니다.

⁠

첨부 이미지

 

그런데 그렇게 광고를 만들던 제가,

정작 이 영양제들을 거의 안 먹습니다.

⁠

만들던 사람이, 안 먹는다.⁠

좀 이상하죠?

⁠

왜 그런지,

지금부터 하나씩 말씀드릴게요.

⁠

⁠

■ 근데 저도, 원래는 여러분과 똑같았어요

⁠

영양제.

건강기능식품.

건기식.

⁠

이거 다 같은 말일까요?

⁠

부끄럽지만 저도

이 업계에 들어오기 전엔

그냥 다 같은 말인 줄 알았습니다.

⁠

몸에 좋은 거.

약국이나 쿠팡에서 파는 거.

엄마가 사다 놓고 잔소리하는 거.

⁠

그런데 이게, 법적으로 완전히 다른 물건이더라고요.

그 사실도,

업계에 직접 들어가서야 알았습니다.

⁠

첨부 이미지

 

그리고 알면 알수록,

불편한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

⁠

 

■ 그래서 제가, 이 글을 씁니다

⁠

마케팅 자료를 만들 때,

제가 제일 먼저 한 일이 뭔지 아세요?

⁠

"과학적으로 정확한 근거를 찾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잘 팔릴 만한 논문을 찾는 것"이었어요.⁠

효과가 확실해서 파는 게 아니라,

팔아야 하니까

그럴듯해 보이는 연구를 어떻게든 끌어모으는 거죠.

⁠

표본이 몇십 명밖에 안 되는 연구.

효과가 겨우 살짝 있는 연구.

심지어 그 원료 회사가 돈을 댄 연구.

⁠

그중에서 "이건 좀 있어 보이는데?" 싶은 걸 골라,

법에 안 걸리는 선까지 최대한 부풀립니다.

그렇게 다듬어진 문장 한 줄이

여러분 지갑을 엽니다.

⁠

내세울 데이터가 부족하면요?

아예 시험을 새로 맡기기도 해요.

⁠

근데 그 시험이라는 게,

"이 원료가 진짜 효과 있나?"를 냉정하게 확인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효과 있게 나오도록" 판이 짜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하는 결론을 먼저 정해놓고,

거기에 맞춰 맞춰가는 거죠.

 

그 안에서 몇 년.

저는 계속 불편했습니다.⁠

"이거… 근거가 이것밖에 없는데,

이렇게까지 팔아도 되는 건가?"

⁠

그리고 어느 순간 확실해졌어요.⁠

너무 많은 사람이, 너무 쉽게 속고 있다.⁠

이 문제의식이 저를 못 견디게 만들었고,

그게 제가 이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입니다.

⁠

⁠

 

■ '공전'이라는 게 있습니다

⁠

여러분, 이거 아세요?

⁠

건강기능식품에는

「건강기능식품 공전」이라는

국가 공식 기준서가 있습니다.

식약처가 만든 두꺼운 책이에요.

⁠

"이 원료는 이런 기능이 있다고 표시해도 된다."

"이 원료는 하루에 이만큼까지만 써라."

"이건 이렇게만 광고해라."

⁠

이게 다 적혀 있습니다.

⁠

저는 이 공전을 옆에 끼고

식약처 담당자와 미팅을 했습니다.

원료 하나 통과시키려고

이 기준을 몇 번이고 들여다봤어요.

⁠

그래서 압니다.

시중 광고가 이 공전에서

얼마나 멀리 도망가 있는지를요.

⁠

⁠

■ 세상엔 두 종류의 건강기능식품이 있습니다

⁠

딱 두 단어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고시형, 그리고 개별인정형.

어렵지 않아요.

 

고시형은,

이미 검증이 끝나서

공전에 이름이 올라간 원료입니다.

비타민, 홍삼, 오메가3, 유산균 같은 것들.

누구나 만들 수 있어요.

말하자면 "공공재" 같은 거죠.

⁠

개별인정형은,

어떤 회사가 "우리 원료, 이런 효과 있어요" 하고

자료를 잔뜩 내서

식약처한테 따로 도장을 받은 겁니다.

⁠

그 회사만 최소 6년간 독점으로 쓸 수 있어요.

그래서 비싸고, 광고에서 유난히 강조됩니다.

⁠

한눈에 정리하면 이래요.

영양제 - 고시형 vs 개별인정
영양제 - 고시형 vs 개별인정

 

⁠

여기서 마케팅이 시작됩니다.

⁠

"식약처 개별인정 원료!"

이 한 줄이 붙는 순간

가격이 몇 배로 뜁니다.

⁠

그런데요.

그 "도장"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

아는 소비자는 거의 없어요.

저도 몰랐으니까요.

⁠

⁠

 

■ 식약처 인정, 믿어도 될까요?

⁠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

식약처 기준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

앞으로 이 뉴스레터 곳곳에서

"식약처가 인정했다는데 근거가 이 정도밖에 안 돼?"

싶은 경우를 계속 보시게 될 거예요.

⁠

그래도 제가 공전을 기준으로 삼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그게 그나마 넘어야 하는 '커트라인'이거든요.

⁠

무슨 말이냐면.⁠

식약처 통과 못 한 성분은 볼 것도 없습니다.
그건 그냥 일반식품이거나,
광고 속에만 존재하는 효과예요.

 

식약처 인정은

"커트라인은 통과했다"는 뜻이지,

"수석 합격"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

모든 이야기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

"커트라인은 넘었다.

근데 그 위로, 어디까지가 진짜냐?"

⁠

⁠

 

■ 그래서, 이 뉴스레터는 뭐가 다르냐

⁠

세상에 영양제 정보는 넘칩니다.

⁠

유명 약사 유튜버.

쇼닥터.

블로그 체험단.

⁠

저, 그 유명한 약사 유튜버분들…

이름 대면 다 알 만하실 분들,

업무상 정말 많이 만나봤습니다.

⁠

미팅 테이블에 마주 앉아서요.

⁠

공부량 많고, 뛰어난 분들인 거 압니다.

근데 제가 직접 겪어본 결론은요.

⁠

"결국, 파는 사람"이라는 거예요.

전문가 타이틀 달고 있으면

믿고 싶잖아요.

근데 그 사람이 '파는 사람'이면?

한 번쯤은 의심하셔야 합니다.

⁠

여기는

특정 브랜드한테 돈 받고 쓰는 광고가 아닙니다.

⁠

그리고 앞에서 말했듯,

저는 이 영양제들을 거의 안 먹어요.

⁠

주변에서 "뭐 먹으면 좋아?" 하고 물어도,

특별히 건강에 문제가 없는 한

딱히 권하지 않고요.
(문제가 있다면 영양제가 아닌 진료받고 의약품을 처방받게 합니다.)

⁠

파는 사람이 아니라,

안 먹는 사람이 쓰는 글.

그게 여기예요.

⁠

제가 하는 건 딱 이겁니다.

⁠

  • 공전에 뭐라고 적혀 있는지 펼쳐서 보여드리고
  • 그 원료의 진짜 논문을 뜯어보고 (대조군은 있는지, 표본은 몇 명인지, 누가 돈을 댔는지)
  • 실제 판매 페이지가 어떻게 교묘하게 말을 비트는지 대조합니다

⁠

그런데,

여기서 끝나면 안 되더라고요.

⁠

까기만 하면

여러분한테 남는 게 없어요.

⁠

"그래서 아무것도 먹지 말라는 거야?"

이렇게 되면

제가 글 쓰는 의미가 없죠.

⁠

까는 건 사실 제일 쉬워요.

정작 어려운 건,

"그래서 뭘 먹어야 하는데?"에 답하는 겁니다.

⁠

그래서 매 편 끝에

"그래서 이건 진짜" 코너를 넣을 거예요.

⁠

과대광고를 다 걷어내고도

근거가 살아남는 성분.

싸고, 재미없고, 광고엔 안 나오지만

진짜 효과 있는 것들.

⁠

속지 않게 만드는 것.

그리고 진짜를 쥐여드리는 것.

⁠

이 두 개가 목적입니다.

⁠

 

⁠

■ 마지막으로, 자격 얘기

⁠

민망하지만,

"너 뭔데?" 하실 것 같아서요.

⁠

  • 면역학 석사, SCI급 국제 학술지 논문 게재
  • 국내 유명 제약회사 건기식 원료 평가 및 RA(인허가) 업무
  • 유산균 원료 QA, 화장품 인허가 경험
  • 원료 수입, 식약처 미팅, 시험 협의, 마케팅 자료 작성까지 직접

⁠

그리고 지금은

글로벌 바이오 기업에서

DNA, 펩타이드, CRISPR, 단백질 같은

최신 생명과학 기술을 다루고 있습니다.

⁠

매일 '진짜 과학'이 뭔지 체감합니다.

⁠

그래서 더 화가 나요.

건기식 업계에서 봤던 것들이.

⁠

주변 사람들 다 건강에 관심이 폭발하는데,

그만큼 마케팅에 휘둘리는 걸 보면

도저히 못 참겠더라고요.

⁠

그래서 씁니다.

⁠

자, 그럼.

지금 여러분 서랍에 있는 그 영양제부터

같이 하나씩 뜯어봅시다.

⁠

⁠

────────────────

⁠

앞으로 이 뉴스레터에선,

성분 하나하나를 이렇게 뜯어볼 거예요.

⁠

눈, 간, 관절, 다이어트, 피부, 면역…

여러분 서랍에 있는 그 영양제, 거의 다 다룹니다.

⁠

광고가 아니라, 공전과 논문으로요.

⁠

놓치고 싶지 않으시면, 구독해두세요.

다음 편은 곧 찾아올게요.

⁠

— BioInsider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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