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버지는 한약을 만지는 분이셨죠.
아버지의 머리카락, 옷자락, 손 같은
모든 아버지의 것에서는 각종 약재향이 났어요.
당귀, 황기, 감초 같은.
그 냄새를 향긋하다 느꼈던 걸 보면
그 아버지의 그 딸이었나 봐요.
아버지 퇴근길에 손을 잡고
맑은 종처럼 댕댕 소리를 내며
뛰듯이 쫓아가는 길을 참 좋아했죠.
집에 거의 와서 손을 놓으면
제 손에서도 아버지의 냄새가 났어요.
아버지는 2010년 8월 3일 새벽에
세상을 떠나셨는데......
아, 벌써 16년째네요.
여전히 마지막까지 잡고
차마 놓고 싶지 않았던 그분의 손.
그 마지막 온기가 생생한데
세월은 참 내달리기 바쁘네요.
마지막 잡았던 손에서는
진한 약재향이 거의 나지 않았어요.
앓으시는 동안 약재를 만지실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일까요.
아주 은은하게 남아있었어요.
마지막엔 병원의 소독약 냄새가
내 아버지의 냄새를 다 지워버릴 듯이
강해서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르죠.
아버지를 놓치던 날에도
제가 마지막까지 붙들고 있었던 건
아버지의 손이었죠.
당신께서 살아오신 세월의 흔적이
나이테처럼 굻게 새겨진 손.
이제는 잡을 수 없는 그 손의 향과 온기가
때때로 너무 그립습니다.
다만, 이제 그리움이 밀려오는 열 번중에
아홉 번은 울지 않을 수 있게 됐지만요.
소중하고 귀한 기억은 가슴속에
꼭꼭 채워 넣어두면
살아가는 동안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선명하게 세우기도 합니다.
내게는 아버지의 손인 그것이
당신에게는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오늘도 내일도 그것의 따스함을 잊지 마시고
누군가에게 절실했을 오늘을
한껏 아름답게 살아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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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쵸코파이
아직도 많이 그리우시죠? 부모님이란 존재는 그런거 같더라고용... 저도 가끔 아버지 꿈에 나오시면 어찌나 반갑던지... 오늘도 수고 하셨어용...늘 아름답게 살아가시는 보나쓰님 보면서 전 힘을 얻고 있어용... 감사해용..🙏😊💖
보나쓰의 틈
제가 미약하나마 마음의 힘이 된다면 기쁘죠. 시간과 관계없이 그리움은 접히지가 않고 커져만 가네요 :) 좋은 하루 보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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