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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나쓰의 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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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며칠 전 서촌을 걷다가 통인시장 뒤편 작은 카페에 들어갔습니다. 창가 자리가 비어 있어 앉았는데, 테이블 위에는 젖은 냅킨과 둥근 물기처럼 조금 전까지 누군가가 앉아 있었던 흔적이

2026.10.01·보나쓰의 손편지·조회 21

보편적인 삶과 죽음

아직은 계절이 한 방향을 잡지 못해서 사람들의 옷차림이 다 다릅니다. 한여름부터 초가을까지의 옷들을 각자의 체온에 맞게, 느낌에 맞게 입고 있습니다. 그래도 계절은 스스로를 천천히

2026.09.28·보나쓰의 손편지·조회 34

체리토마토파이

며칠 전 광화문 교보문고에 갔습니다. 평일 오후였는데도 문학 코너에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서가 앞에 쪼그려 앉아 책등을 읽고 있었고, 한쪽 구석에서는 장바구니를 발

2026.09.22·보나쓰의 손편지·조회 59

지하철에서 만난 불안한 할머니

며칠 전 구파발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후 세 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고, 승강장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맞은편 의자에는 대파가 불쑥 꽂힌 장바구니를 발밑에 내

2026.09.19·보나쓰의 손편지·조회 77·댓글 2

결점

제자리에 있다는 것, 클레르 마랭. "사람의 결점을 숨기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 우리는 그로부터 결점을 극복하는 데 도음이 되는 자원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신의 결점을 기꺼이 인정한다면, 우리는

2026.09.16·책 속의 틈·조회 60

나 들여다보기

지난주 을지로에 있는 사진관에 들렀습니다. 서랍을 정리하다가 나온 오래된 필름 몇 통을 맡기기 위해서였습니다. 사진이 나올까 반신반의하며 투명한 비닐봉지에 넣어 가져가는데 갈색 필

2026.09.13·보나쓰의 손편지·조회 52

할아버지와 복숭아

며칠 전 오후, 약수역 근처 과일가게에 들렀습니다. 가게 앞에는 복숭아가 상자째 진을 치고 있었습니다. 여름이 거의 끝나간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별 감흥이 없었는데, 복숭아가 줄어

2026.09.10·보나쓰의 손편지·조회 71

집

<제 자리에 있다는 것>, 클레르 마랭. 모든 사람은 자기만의 집을 추구한다. 집에 있을 때 우리는 깊이 생각할 것 없이 눈을 감고도 움직일 수 있다. 우리 몸이 길을 알기 때문이다. 어두운 밤이 와도 불을 켜지 않고 지

2026.09.07·책 속의 틈·조회 59

실수

며칠 전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중이었다. 앞사람이 주문한 잔을 잘못 가져갔다. 직원이 급히 불러 세웠고, 그는 멋쩍게 웃으며 컵을 다시 내려놓았다. “앗, 죄송합니다.

2026.09.03·보나쓰의 손편지·조회 72

마음이 먼저 가는 날에

며칠 전 집을 나서다가 현관 앞에서 다시 돌아섰습니다. 휴대폰도 있었고 지갑도 챙겼고 딱히 빠뜨린 것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뭔가 놓치고 나온 기분이 들었습니다. 식탁 위를 보고,

2026.09.01·보나쓰의 손편지·조회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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