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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책 사이, 잠시 머무는 곳
뉴스레터
흔적
며칠 전 서촌을 걷다가 통인시장 뒤편 작은 카페에 들어갔습니다. 창가 자리가 비어 있어 앉았는데, 테이블 위에는 젖은 냅킨과 둥근 물기처럼 조금 전까지 누군가가 앉아 있었던 흔적이
보편적인 삶과 죽음
아직은 계절이 한 방향을 잡지 못해서 사람들의 옷차림이 다 다릅니다. 한여름부터 초가을까지의 옷들을 각자의 체온에 맞게, 느낌에 맞게 입고 있습니다. 그래도 계절은 스스로를 천천히
체리토마토파이
며칠 전 광화문 교보문고에 갔습니다. 평일 오후였는데도 문학 코너에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서가 앞에 쪼그려 앉아 책등을 읽고 있었고, 한쪽 구석에서는 장바구니를 발
지하철에서 만난 불안한 할머니
며칠 전 구파발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후 세 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고, 승강장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맞은편 의자에는 대파가 불쑥 꽂힌 장바구니를 발밑에 내
나 들여다보기
지난주 을지로에 있는 사진관에 들렀습니다. 서랍을 정리하다가 나온 오래된 필름 몇 통을 맡기기 위해서였습니다. 사진이 나올까 반신반의하며 투명한 비닐봉지에 넣어 가져가는데 갈색 필
할아버지와 복숭아
며칠 전 오후, 약수역 근처 과일가게에 들렀습니다. 가게 앞에는 복숭아가 상자째 진을 치고 있었습니다. 여름이 거의 끝나간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별 감흥이 없었는데, 복숭아가 줄어
실수
며칠 전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중이었다. 앞사람이 주문한 잔을 잘못 가져갔다. 직원이 급히 불러 세웠고, 그는 멋쩍게 웃으며 컵을 다시 내려놓았다. “앗, 죄송합니다.
마음이 먼저 가는 날에
며칠 전 집을 나서다가 현관 앞에서 다시 돌아섰습니다. 휴대폰도 있었고 지갑도 챙겼고 딱히 빠뜨린 것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뭔가 놓치고 나온 기분이 들었습니다. 식탁 위를 보고,
자꾸 같은 곳에서 틀리는 이유
며칠 전 휴대폰 비밀번호를 누르다가 숫자를 잘못 눌렀습니다. 변명 하자면, 병원 생활 중에는 머리가 맑지가 않았습니다. 별생각 없이 다시 눌렀는데 또 같은 숫자에서 틀렸습니다. 세
지금 버리지 않아도 되는 것도 있다
며칠 전 오래 입지 않은 옷들을 정리했습니다.한때는 꽤 좋아했던 옷인데 몇 년째 옷장에서 꺼내지 않은 것들이 있더라고요. 버리려고 꺼내놓고도 몇 벌은 다시 걸어두었습니다. 사람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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