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처음 남산을 뛰려고 했는데
비가 오네요.
새 운동복과 러닝화를 꺼내 두었다가
다시 집어넣었습니다.
내일은 헬스장을 가는 날이니
아마도 뛰지 못할 거예요.
그런데 아쉽지가 않네요.
창문을 열어두니
세찬 바람이 나무를 흔들어 대면서
일으키는 시원함이 한껏
밀려들어 왔거든요.
에어컨을 잠시 끄고
커피를 내려서 그 바람을 보았어요.
생각대로 되지 않은 일이
더 기쁜 일을 만들어 준거죠.
계획대로 가는 인생도 멋있겠지만
조금씩 비껴가는 인생도
이래서 맛있어지는 거겠죠.
다시 해가 쨍하고 나오는 날에
뛰면 되니까 아쉬울 것도 없고요.
오늘 계획했던 일이 무엇이든
이루어졌길 바라요.
그렇지 않더라도
더 좋은 날에 이루어질지 모르니
실망하지 마시고요.
인생 모르잖아요?
내일은 온전히 당신의 날일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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