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날의 제주 여행 삼일 전이네요.
전에는 여행도 많이 다녔는데
언젠가부터 여행이 귀찮아지더군요.
사는 일이 지독한 여행 같아서 그랬을까요.
이 번엔 마무리 짓고 싶은 글도 있고
바다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라
좀 오래 바다를 보고 싶어서
제주를 선택해서 머물러 보기로 했어요.
아무래도 집에서 떠오르지 않고
머물러 있는 이야기의 실마리를
더 잘 찾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가보려고 합니다.
때로는 그런 거 같아요.
늘 있는 자리가 편하고 엉덩이 붙이고 앉아
한 여름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면
그만한 낙원이 없다고 느껴지지만
또 그것이 한없이 지루해지는 거죠.
원래 편안할 때는 편안함을 모르고
소중한 존재를 잃고서야
얼마나 소중했는가를 깨닫는 거잖아요.
잠시 떠나 있어야 할 때가 된 거 같습니다.
아무래도 그런 거 같아요.
요즘 자꾸 책이 손에 더 들리니
책도 제법 싸들고 갈 생각인데
제주 구좌리에 헌책방을 들를 예정이라
또 책을 두고 갈까도 생각합니다.
떠나고 싶을 때 훌쩍 떠날 수 있는 자유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은 아니니
저는 참 행복하다고 또 한 번 생각합니다.
오늘 어느 자리에 있으신가요?
지금 그 자리에서 혹 지루하고 적막하진 않나요?
잠시라도 좋겠죠.
주말에 혼자만의 여행을 해보는 걸 추천해요.
많이 걸을 수 있는 곳이라면 더 좋을지도요.
걷기는 명상보다 머리를 더 맑게 해 주거든요.
운동의 가장 좋은 순기능이죠.
버텨야 살아가는 세상이지만
가끔은 버티지 말고 한 번씩 나 자신에게는 져보는 거예요.
지는 게 이기는 순간이 있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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