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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자유일꾼] 오늘은 소설

2025.05.16 | 조회 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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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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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에 있는 책방에 취재를 한다고 오랜만에 강남역을 지나갔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대학교를 졸업하고 출판사 입사 후 2년차 때까지 살았던 동네다. 당시에 강남이나 역삼에 산다고 사람들에게 말하면 열에 아홉은 이렇게 말했다. "집이 잘사나 보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강남에도 반지하가 있고 월셋방이 넘쳐난다는 사실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 쭉쭉 뻗은 대로와 높다랗고 삐까뻔쩍한 건물을 청소를 하는 사람들도, 프랜차이즈 음식점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도 강남에 살고 있다는 사실은 사람들 대부분의 머릿속에서 깨끗이 지워져 있었다.

중학교 3학년 때 엄마와 같이 살게 되었다. 우리의 방은 엄마 집이 아니라 큰이모 집 2층에 있었다. 집안에 나무 계단이 있는 이층집의 방 한 칸. 거기에서 나는 학교에 다녔고 엄마는 일을 다녔다. 이렇다 할 학력이 없는 엄마는 이혼한 뒤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 하고 살았다. 내가 중학교 때는 호텔의 룸메이드로 일하고 있었다. 거칠거칠한 엄마의 손이 짠 걸레는 몇 개나 될까. 아마 지금부터 센다고 해도 다 세지 못할지도 모른다. 얼마 전 엄마는 손빨레를 많이 한 덕분에 악력이 세다며 웃으며 내 어깨를 주물렀다. 과연 엄마의 손아귀 힘은 호랑이도 잡을 것처럼 셌다. 다만 내 심장도 같이 그 손에 쥐인 듯 살짝 뻐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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