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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인생이라고... (책 만들다 코미디 공연 하는 인생에 대하여)

여름 나기의 기술, 코미디의 기술, 아무것도 안 하는 기술...

2026.07.13 | 조회 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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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7월 12일 일요일 매우 무더운 11시 51분, 신도림역에서 동인천행 전철을 기다리며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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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여름이었지 하고 정신이 번쩍 뜨게 만드는 날씨네요. 집을 나섰다가 다시 돌아가서 양산을 챙겨 나오길 백 번 천 번 잘했다고 스스로 칭찬해주고 있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데, 다행히 플랫폼에 바람이 솔솔 불어와서 땀을 조금씩 말려주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부터 분명 아침 잠이 없어졌는데 여름 들어서부터 슬슬 아침에 눈 뜨기기 힘들어지더니 오늘은 11시가 되도록 잠에서 깨질 못했어요. 깜짝 놀라서 이불을 박차고 일어났는데 어지럼증이 도져서 다시 주저앉고 말았네요.

기립성 저혈압이라고 갑자기 일어나면 어질어질한 그 증상이 요즘 자주 나타납니다. 새벽 알바를 시작해서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3시간이지만 내내 서있다 보니 다리로 피가 많이 쏠리는 느낌이 들거든요. 물구나무를 서든지 해야겠습니디. 아니면 성미산에 있는 거꾸로 매달릴 수 있는 운동기구(일명 거꾸리)를 하러 가든지...

날씨를 이기는 방법은 없는 것 같네요. 최대한 피하거나 체념하거나 좋아하려고 노력하거나. 어제 지하철 전광판에서 봤는데요, 한 소설가가 복숭아를 한입 베어 물면 여름을 조금 덜 미워하게 된다고 썼던데 그런 식으로 한여름의 좋은 점을 조금씩 발견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저는 요즘 대극천 복숭아랑 시큼한 캠벨 포도로 연명하고 있습니다. (근데 과일이 너무 비싸긴 합니다...) 원래 수박도 좋아하는데 올해는 그리 당기지 않네요.

이번 주 수요일에는 알바를 마치고 부여에 있는 다현씨 집에 가려고 해요 (다현씨는 저희 엄마). 한 3일 정도 다현씨가 하자는 것만 하다가 올 예정입니다. 여름의 시골을 무척 좋아해서 기대가 되네요. 그냥 푸릇푸릇 드넓은 논밭을 보면서 멍만 때려도 좋거든요. 물론 시원한 거실 바닥에 앉아 옥수수를 뜯으면서요. (예전 시골집엔 마루가 있었어 더 좋긴 했죠...)

여름을 나기 위한 여러분의 치트키는 무엇인가요? 저한테만 살짝 알려주시죠.

 

☕ 일단 출근은 했습니다

서점 미팅... 네 또 그것이 오고 말았습니다. 신간을 냈을 때 가장 큰 마음의 부담인 작업이지요. 초반에는 긴장됐고 중반에는 기합이 들어갔고 후반에는 아무 기대가 없었던... 그리고 이제는 '그냥 하자' 모드가 되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중요하다고, 꼭 가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광고를 안 할 거면 별 소용이 없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저도 이런 생각들을 모두 거쳐 이제는 그래도 서점 MD라는, 독자를 만나는 입구에 있는 사람에게 그저 내가 만든 책을 한 번이라도 손에 쥐게 하는 일에는 의미가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그게 하루에도 수백 권을 보는 그들에게 금방 잊혀질지라도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게 내 마음도 편하고 책에게도 최소한의 예의(?)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보도자료에도 큰 기대가 없어진 지 오래지만 이번에는 서울국제도서전 때 알게 된 뉴시스 기자님께 연락을 드려 보았어요. 도서전 둘째 날이었나, 기자님이 오셔서 인터뷰 좀 해도 되냐고 하셔서 냉큼 아무말이나 내뱉었거든요. 그랬더니 바로 기사가 나가서 이 기사를 보고 부스에 오신 분도 있었습니다.

해당 기사:  

 

기자님이 문화부인지 어떤 기사를 주로 다루시는지는 모르지만 도서전 내의 큰 부스보다는 책마을을 취재해주신 게 마음에 들기도 해서, 혹시나 한번 보도자료와 책을 보내도 될지 물어나 볼까 하고 메일을 보냈어요. 답장으로 흔쾌히 보내 달라고 하셔서 한 7%의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보내보려고 합니다. 

이번 주에는 <이것도 출판이라고>를 서점에 등록했습니다. 편집자인 하영님이 보도자료를 엄청 풍성하게 써주셨어요. 남이 써주는 보도자료... 너무 좋네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를 신청하면 직접 책 이야기를 올릴 수 있는데요. 한번 책 이야기를 올려볼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어떤 느낌으로 쓰면 좋을까요? 홍보 느낌보다는 진짜 재밌는 글 한바닥을 써보고 싶어서요.

마음 같아서는 작은 책방에도 이곳저곳 많이 입고하고 싶은데 어째 작은 책방 초창기인 10여 년 전보다 요즘이 더 입고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작은 책방은 한 곳, 한 곳 그곳의 분위기를 읽고 눈을 맞추며 직거래를 해야 좋다고 생각하는데, 책방이 너무 많기도 하고 예쁘고 서정적인 문학 위주나 심도 있고 진보적인 인문서, 사회과학서 위주의 책방이 많다 보니까 실용에세이인 <이것도 출판이라고>를 받아줄 책방을 찾기가 쉽지 않네요. <이것도 출판이라고>가 잘 맞을 만한 책방을 발견하신다면 제보해 주세요!

 

🥭 망고 작업실

요즘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어떻게 웃기지?" 고민을 합니다. 8월 8일에 열릴 <이것도 코미디라고> 공연 때문입니다. 네, 빛나는친구들의 공월님, 라이프꼼마라이프꼼마의 A님이 제안하여 덜컥 준비하게 된 프린지 페스티벌 스탠드업 코미디 이야기입니다. 첫 모임하던 날 왕파리가 웽웽 대는 통에 팀 이름은 책파리라고 지어졌고요. 근처에 있던 제 책 덕분에 공연명은 <이것도 코미디라고>가 되었습니다. 

스탠드업 코미디 보기만 했지 직접 하려고 하니 앞이 캄캄~하더라구요. 그래서 오늘은 인천 여성 영화제에 가서 스탠드업 코미디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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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밀리에서 읽고 있던 <적정 코미디 기술>을 쓴 금개님도 공연을 하셨어요. 총 7분의 코미디언이 공연을 하셨는데 너무 재밌더라구요. 재밌는 동시에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진짜... 어떻게 웃기지?

다른 일도 그렇겠지만 코미디는 정말... 실패로 달려나가는 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연에서 코미디하는 분들은 매번 사회적 자살을 한다는 말도 농담으로 하시더라구요. 느려터진 글의 세상 속에서만 안주하다가 세상 빠른 말의 세상으로 가려 하니 체할 것 같지만 그래도 해봐야죠. 이제 몸 사릴 나이는 아닌 것 같아요. 

 

✨ 책덕의 요술 주머니

도서전에서 한 관람객께서 미란다를 유튜브에서 봤다는 말씀을 하셔서 찾아봤더니, 정말 있더라구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미란다 검색해도 한국어 컨텐츠가 많지 않았는데 이게 무슨 일인지... 무려 라이브로 미란다를 틀어주는 채널이 생겼습니다. 함께 보시죠.

<미란다처럼> 재고가 300부 가량 남았는데, 요즘 기세를 보니 무난히 팔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3쇄를 찍을까 말까 하는 그 어려운 고민은 미리 하지 않기로 해요...

 


여름 날씨가 힘들긴 하지만 이 더위도 곧 지나가고 다용도실과 작별한다고 생각하니 애틋하기도 합니다. 나중에 더위가 가시면 그리워할 법한 추억 하나 정도 만드는 여름 보내기로 해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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