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에 잘 다녀왔습니다. '잘'이라고 해야 할까요... 사실 뭘 하다 왔는지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할머니와 엄마는 새벽 4시부터 기상하시고 저는 잠을 설치다가 삼시세끼 밥을 먹고 낮잠 잤다가 엄마의 부름에 따라나갔다가 저녁 8시부터 취침 분위기에 휩쓸려 바닥에 누워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엄마의 '너 잘 왔다'는 식의 심부름에 솔직히 쉬는 건 포기했습니다. 창문 밖에 드릴을 박아서 발을 고정시킨다며 사다리를 꺼내는 다현씨... 내년이면 일흔 우리 엄마의 대단한 운동 신경. 제가 하겠다고 해도 직접 드릴질을 하는 게 편하다고 말씀하시네요.

그리 크지 않은 시골 텃밭은 뭐가 그리 많이 심겨 있는지 정말 다채롭고 신기합니다.
옥수수, 콩, 양파, 대파, 쪽파, 생강, 당근, 호박, 고추, 가지, 오이, 부추, 깻잎, 석류... 갈 때마다 정말 신기합니다. 이 작은 텃밭은 제가 서울에서도 도망칠 곳을 생각할 때 언제나 떠오르는 곳입니다.



☕ 일단 출근은 했습니다
지난 주에는 편집자 하영님과 교보문고 본사(파주)로 오프라인 구매팀 MD 미팅을 다녀왔습니다. 전국의 오프라인 교보문고 매장에 신간을 배포할 초도물량을 협상하는 미팅입니다. 보도자료와 증정용 책 1부를 준비해서 미팅에 들어갔습니다. 오랜만에 가니 조금 긴장되긴 하더라구요. 초도물량으로 100부쯤 가져갔으면 했는데 70부를 부르시더라구요. 100부를 불러볼까 고민하다가 말았습니다. 미팅 시간은 총 8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다가오는 주에는 교보문고 온라인 MD 미팅과 알라딘 MD 미팅을 갈 예정입니다. 이번 주 내내 비 소식이 있어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 또 너무 쨍하면 해가 뜨거워서 다니기 힘드니 오히려 좋아~ 라는 자세로 가봐야지요.
🥭 망고 작업실
외주 디자인 작업을 하나 맡았는데요. Go Wish라는 카드 세트를 한국어판으로 디자인하는 일입니다. 한국어로 번역해서 마음 바람 카드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죽음을 앞두고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각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대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조도구라고 합니다.
초안을 잡기 전에 카드 뒷면과 패키지에 들어갈 그림을 그려보았습니다. 보면서 편안하고 기분이 몽글몽글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색상과 톤을 잡아보았어요. 카드와 카드 패키지를 만들어 보는 건 처음이라 새로운 마음으로 디자인 작업을 하는데 재밌게 해보려고 합니다.
방금 '잘 해하고 싶다'라고 생각했는데, 살짝 내려놓고 과정을 즐기자고 마음을 고쳐 먹었습니다.

이번 주 목요일 저녁에 온라인 북토크를 엽니다. 유튜브 라이브로 [이것도 출판이라고] 이야기를 할 예정이에요. 혹시 관심이 있으시다면 아직 늦지 않았으니 신청해 보시죠?
신청하기: https://forms.gle/YXSRhpodKpz7EwgH8

✨ 책덕의 요술 주머니
저희 엄마가 사는 곳은 부여군 양화면 송정2리랍니다. 바로 윗마을인 송정리는 그림책 마을이에요. 약 10여 년 전부터 그림책 마을로 선정되어 차근히 마을 사업을 진행해온 곳인데, 그 안에 마을 주민들이 그린 그림책을 전시한 카페가 하나 있어요. 마을도서관도 겸하고 있다고 해요. 평균 연령 83세 마을 어르신들이 몇 년 동안 대화를 나누고 그림을 배우면서 만들어낸 책들이 있는데, 직접 할머니 할아버지가 나와서 읽어주시기도 한다고 하네요.
혹시 부여 나들이를 생각 중이시고 지역 활성화 사업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번쯤 가보셔도 좋겠습니다. 우연히 방문해서 관장님의 프레젠테이션을 보게 되었는데, 마지막에 고령화 마을일지라도 이야기가 있는 한 마을은 이어진다는 말이 기억에 남네요.
다용도실을 정리하다 보니 집에 가져가긴 어렵고 팔자니 자잘한 물건들이 꽤 많더라구요. 그래서 8월 1일에는 벼룩시장을 열까 합니다. 컵이나 커피 용품도 있고 문구류도 있고 책도 있고 소품도 있는데요. 혹시 관심이 있으시다면 놀러오셔서 득템을 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직 공지를 올리진 않았는데 뉴스레터에 미리 이야기해 보아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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