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지난 한 주는 어떠셨나요? 저는 서유럽을 떠나, 북유럽으로 왔어요. 미국에서 같이 지냈던 분들이 스웨덴에 계셔서 그 댁을 방문했어요. 미국 생활동안 얻은 예상치 못했던 장점이랄까요, 이곳 저곳에서 만날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물론, 그만큼 많은 사람들을 떠나보내야했어서 아쉬웠던 순간도 많았다는 뜻이지만요.
편한 언니 형부댁에 와서 마음이 편해져서 그런건지, 여행을 한지 이제 한달 반이 넘어가서 그런지 갑자기 감기가 왔어요. 그래서 잠깐 한국에 들어갈까 고민을 했지만, 아직은 여행을 좀 더 이어가 보려구요. 부디 감기가 심해지지 않기를.
혼자 여행을 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2015년인가, 처음 혼자 제주도 여행을 해본 뒤로는 종종 혼자 여행을 다녀요. 이번 여행도 마찬가지구요! 제가 좋아하는 풍경을 마음껏 충분히 누릴 수 있고, 일정과 경로를 마음대로 짤 수 있다는 점에서 혼자하는 여행을 좋아해요. 바닷가에, 공원에 하염없이 앉아있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혼자하는 여행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생각을 많이하게 된다는 점이에요. 때로는 이 부분이 단점이 되기도 하지만 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하기도해요.
이번에는 제가 다음 스텝을 시작하기 전의 시기인지라,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지?’라는 질문을 많이 하면서 여행을 하고 있어요. 예쁜 풍경을 보며 행복하다가도, 한적한 길을 혼자 걷고 있다보면- 미래에 대한 고민이 계속 들어요. 지금도 뉴스레터를 쓰면서 고민하고 있어요.
여러분은 어떤 삶을 살고 싶으신가요?
꿈, 명사에서 동사로
물론, 우리가 원하는 삶을 그대로 살기 쉽지는 않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그 꿈을 가지고 있으면 조금 더 이루어질 확률이 높을거라 생각해요.
이번에 파리에서 한 달을 살아보면서, 문득 학창시절 기억이 났어요. 저는 늘 ‘파리’가 궁금했어요. 많은 매체에서 정말 낭만이 넘치고 매력적으로 그리는 도시니까요. (실제로도 매력적이구요.) 그리고 그 궁금함이 해외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꿈을 꾸게했어요. 사실 해외에서 살아보겠다는 꿈은 미국으로 박사과정을 가게 되는 데도 큰 영향이 있었지만, 정말 이렇게 파리에서 한 달 간의 시간을 보내게 된 것도 그 꿈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고등학교 때 품었던 또 다른 꿈은 플리마켓에 셀러로 참가해보는 거였어요. 중학교 때인가, 고등학교 때 삼촌이 데려가주셨던 플리마켓의 생생함이 정말 매력적으로 보였거든요. 그런 꿈을 가지고 있다가, 대학교 4학년 때는 결국 악세사리들을 만들어서 작은 플리마켓들에 참여해보았어요. (물론, 마진을 남기는 법을 몰라 수익은 거의 없었어요. 하하. 그 때, 제가 파는 것에는 재주가 없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렇게 ‘해보고 싶다!’고 마음에 강하게 들어오는 것들은 자꾸 곱씹고 되새겨서 그런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 경험들이 있어 저는 계속 제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고민하는 것 같아요.
그 꿈을 꾸면 그래도 그런 삶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싶어서.
여러분의 장래희망은 무엇이었나요?
‘꿈’이라는 말을 할 때, 흔히 장래희망을 떠올리곤 했던 거 같아요. 그리고 그 장래희망들은 보통 명사로 대답하게 되는 것 같아요. ‘선생님,’ ‘교수,’ ‘경찰,’ ‘작가’ 등등…
그런데 그렇게 명사로 대답하게 되는 단어들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외에도 (어쩌면 내가 할 수 있는 거 보다 더 많이) 외부의 변수가 작용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교수’라는 직업을 갖고 싶다고 해도 공석이 생겨야하고, 그 공석이 딱 내 분야여야하고, 그 때에 내가 준비가 되어있어야하는 것과 같은 여러가지 변수들이 작용해요.
그래서 요새는 꿈을 동사로 찾아보려고 노력중이에요.
제가 위에 두 꿈을 이룰 수 있었던 것도 “해외에서 살아보기” 혹은 “플리마켓에 참가해서 팔아보기”처럼 내가 해보고 싶은 행동들에 초점이 되어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요샌 제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동사로 생각해보고 있어요.
스웨덴에 와서 언니와 형부랑 오랜만에 캐치업을 하면서 이런저런 고민이야기를 했어요. 그러다 제가 “꼭 교수가 되려고 박사학위를 한 건 아닌데, 해야하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요”라는 고민을 털어 놓았을 때, 언니와 형부—두 분 다 박사학위 소지자—가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구요.
물론, 정말 교수가 되고 싶어서 박사학위를 하는 사람들도 있더라. 근데, 교수가 되고 싶어서’만’ 박사학위를 하면 그게 유일한 이유라면 너무 리스크가 큰, 힘든 일인 것 같아. 그 상황과 타이밍이 다 맞아야하는데, 그게 쉽지 않으니까. 정말 연구가 좋고 그 공부를 하는 게 좋아야하는 일이지.
그 말에 동의해요. 교수가 되고자 하는 것이 대학원 생활의 유일한 목표라면 (물론 여러분이 그 목표를 이루길 진심으로 응원해요!), 그 목표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의 마음은 조금 더 무거워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서 말한 것 처럼 그건 우리가 온전히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 많으니까요.
그렇게 단 하나만을 목표로 놓고 보면, 그만큼 더 달릴 수 있는 동력이 될 수도 있지만 그만큼 스스로에게 가하는 압박도 세고, 스트레스도 심할 거라고 생각해요. 여러분의 꿈을 늘 응원하지만, 그 꿈이 여러분을 너무 갉아먹지는 않았으면 해요.
혹시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건 어떨까요? 여러분이 교수를 하고 싶다면, 하고 싶은 이유가 그 직업의 어느 부분 때문인지 생각해보세요. 예를 들어 '새로운 지식을 탐구하는 일'인건지,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 '내가 잘하는 분야의 지식을 나누는 일' 혹은 '세상의 문제를 연구로 해결하는 일' 때문인 건지요.
그 부분을 동사로 표현해보면, 여러분이 정말 원하는 삶의 모습이 보일 지도 몰라요. 그리고 그러한 일들을 하기 위해 교수가 하고 싶다고 프레이밍을 바꾸는 거죠. 또 하나 기억할 점은, 그런 삶의 모습은 꼭 '교수'라는 한 길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는 게 아닐 수도 있다는 거예요. 우리가 꿈을 '교수'나 '연구원' 같은 명사로만 생각하면, 그 꿈을 이루는 길이 하나뿐인 것처럼 느껴져요. 하지만 그 꿈을 '연구하기', '가르치기', '발견하기' 같은 동사로 바꿔 생각하면, 우리 앞에 더 다양한 길이 보일 수 있다고 믿어요.
지금 대학원 생활이 혹은 현실의 삶이 힘들게 느껴지는 순간에도, 배우고 있는 것들, 성장하고 있는 순간들이 있어요. 그리고 그 경험들은 어떤 길을 걷게 되더라도 구독자님의 소중한 자산이 될 거예요. 저도 미국에서의 박사과정을 통해 배운 것들이, 지금 제가 여행하고, 글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깊이 영향을 미치고 있거든요. 이런 생각이 대학원 혹은 회사 생활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덜어줬으면 좋겠어요. 여러분이 지금 겪는 모든 경험이, 여러분이 진짜 원하는 삶—그게 어떤 모습이든—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데려갈 테니까요.
구독자님이 오늘 한 대화, 오늘 읽은 논문, 오늘 한 실험 한 시간, 오늘 쓴 코드 한 줄이 구독자님을 어디로 데려갈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그 모든 경험이 여러분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는 거예요.
(TMI: 저는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소중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는 믿음으로 졸업논문 연구도 사람들의 이야기를 써내는 연구를 했어요.)
그 여정을 믿고 한 걸음씩 나아가길 응원할게요!
💡 오늘의 작은 실천
1. 종이를 꺼내 아래 세 가지 질문에 답해보아요. 떠오르는 대로 자유롭게 적어봐요!
• 내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드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경험은 무엇인가요?
• 돈이나 시간의 제약 없이 하루를 보낼 수 있다면,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요?
2. 그 답변들 속에서 반복되는 동사나 행동을 찾아보고,
3. 그 동사들을 활용해 "나는 ______하는 삶을 살고 싶다"라는 문장을 완성해봐요.
가끔은 명사로 된 꿈보다, 동사로 된 꿈이 우리를 더 자유롭게 할 수 있어요.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일 수 있으니까요.
😊 함께 나눠요!
이 뉴스레터가 당신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라요. 지금 느끼고 있는 고민이나 걱정, 또는 당신을 위로했던 경험이 있다면 저와 나눠주세요. 익명으로 공유해주신 이야기는 다음 뉴스레터에서 소개하며,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보려고 해요. 답장을 기다릴게요. 😊
그때까지, 당신의 하루가 조금 더 가벼워지길 바랄게요.
당신을 응원하며,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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