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지난 주에, 레터를 예약한다는 걸 깜빡하고 발송을 눌러버렸어요. 그래서 다들 화요일에 받아보셨을 거예요. 갑자기 제 인박스에 제 레터가 들어와있을 때 어찌나 당황스러웠던지.
그래도 몇몇 구독자님들이 ‘미리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선물 같았다’고 해주셔서 감동이었어요🥹 실수도 이렇게 따뜻하게 받아주시니 감사해요.
벌써 7월이네요!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가는 거 같아요. 구독자님의 올 상반기는 어떤 시간들이었나요?
돌아보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 반년이었더라구요. 오늘은 상반기를 회고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해요. 구독자님도 읽으시며 함께 회고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2025년 상반기 회고
저는 이 편지를 쓰기 위해서 제가 올 해 성취했다고 느끼는 부분들을 쭉 써봤어요.
조금 큰 성취들도 있었던 상반기지만, 보시다시피 작은 것들도 많아요.
예를 들어, ‘Abstract 제출해보기’ 혹은 ‘스마일 라식할 용기를 낸 것’ 같은 것들이요? 그리고 결과가 나오지 않고 제가 시도 한 것만으로도 인정해주려고 노력했어요. Manuscript는 사실 엊그제 냈거든요! 하지만, 결과가 어떠하든 간에 제출한 것 자체에 의의를 두고자해요. 어쨌든 저는 제 품을 들였고, 제가 할 부분은 한거라고 생각해요.
구독자님도 한 번 리스트를 쭉 적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의외로 생각보다 많은 일들을 이루셨을거예요. 우리는 스스로 이룬 일들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저도 이렇게 긴 리스트를 적을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 안했어요.
나에게 묻는 상반기 회고 질문들
리스트를 적고 나서,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고 싶어 스스로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져봤어요. 이 질문들의 일부가 구독자님께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함께 나눠보려고해요.
Q1 아무도 몰라도, 나 자신만은 알고 있는 노력은 무엇인가요?
여행 영상을 정리하는 것!
매번 그대로 여행 사진과 영상이 쌓여서 결국 다시 보기 어려웠는데, 이번에는 인스타그램에 정리를 잘 해두어서 아주 뿌듯해요. 밀릴까봐 그 때 그 때 했던 스스로를 아주 칭찬 중입니다.
블로그에 하나하나 잘 정리하는 친구가 있어서 참 부러웠었어요. 그래서 첫 유럽여행을 다녀와서는 포토북도 만들었었는데, 그건 도저히 못하겠어서 이번에는 인스타에 정리해두었어요. 덕분에 지금도 그때의 순간들을 생생하게 다시 볼 수 있어요. 나중에 시간이 지나 미래에 볼 때도 엄청 뿌듯하겠죠?
Q2 이 중에 내가 가장 용기 냈다고 생각하는 일은 무엇이었나요?
오프라인 모임 주최하기!
낯선 사람을 만나는 것을 어려워하고,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면 실시간으로 기가 빨리는 느낌을 받는 제게 오프라인 모임을 주최한다는 건 꽤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어요.
저는 심지어 대학교 1학년 때 총엠, 고대의 그 사발식, 개강총회를 모두 다 안 간, 그런 사람이에요. (물론 억지로 술 마시기 싫어서 안 가기도 했지만요.)
사람들 사이의 대화를 끊는 것도 어렵고, 장소를 선정하는 것도, 어떻게 오신 분들의 소중한 시간을 보내야하는지 고민을 하는 것도 어려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사 유학을 준비하는 분들에겐 이런 시간과 장소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서 용기를 내서 해 본 도전이었어요.
그래도, 결론적으로는 어렵지만 보람이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특히 오신 분들끼리 서로 연락처나 SNS를 교환할 때! 서로의 서포팅 그룹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들었어요. 3월에 오신 분들 중에서 서로 연락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것도 참 뿌듯하더라구요.
온라인으로 만나는 것과는 다르게 오프라인으로 만나는 힘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오시는 분들끼리야 당연히 온라인으로는 이런 유대감을 느낄 수 없을 뿐 아니라, 저도 오프라인으로 뵙고나면 더 애정이 가는 마음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이런 모임 주최를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Q3 올해 상반기에 내가 배운 것 중, 앞으로도 계속 가지고 가고 싶은 태도나 마음은 무엇인가요?
스스로를 잘 돌 보는 마음이에요.
올 상반기에는 스스로를 잘 돌보고 스스로에게 질문도 많이 하면서 보냈어요. 물론 뉴스레터와 스레드를 써야하니 스스로를 계속 돌아보고 생각하게 되기도 했구요.
특히 제게 중요한 게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지냈어요. 누군가의 부탁이나 제안을 잘 거절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는데 올 상반기에는 그래도 ‘아니다’ 싶은 일에는 용기를 내 거절을 했어요.
예를 들어, 저의 인사권을 쥐고 계신 분의 부탁이 있었는데, 제 전문성과 가치관 등을 놓고 고민해 거절을 하기도 했어요. 쉬운 거절은 아니었지만, 조금씩 스스로의 중심을 잡으려 노력하는 중이에요.
레터에서 쓰는 이야기를 저도 현실에서 스스로에게 말해주려고 노력하는 시간을 보냈어요. 그 부분이 좀 뿌듯한 거 같아요. 앞으로도 그렇게 스스로를 잘 지키면서도, 의미 있는 일에는 또 도전하는 균형감을 유지했으면 좋겠어요.
Q4 ‘이루지 못했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다시 떠올려보면, 그 사이에도 내가 쌓아온 노력은 무엇이었나요?
올 해 정말 하고 싶은 일은 책을 출간해보는 일이었는데, 여행과 논문들을 핑계로 계속 미뤄오고 있는 중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레드에도, 브런치에도, 뉴스레터에도 계속 글을 쌓아오고 있고, 매주 이런 글을 쓰면서 제 생각을 정리하고, 독자분들과 소통하는 경험들이 쌓여가고 있어요.
언젠가 이 생각의 기록들이 책으로 연결될 수 있기를 바라구요. 완성된 결과물만이 성취가 아니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다시 한 번 해주는 중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도전은 언젠가 머지 않은 미래에 해보고 싶어요!
Q5 올해 상반기를 하나의 제목으로 붙인다면?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채운 시간"
여행도, 연구도, 사람들과의 만남도, 새로운 도전들도... 모두 제가 하고 싶어서 한 일들이었어요.
물론 쉽지 않은 순간들도 '내가 왜 이걸 한다고 했을까'하는 순간들도 있었어요. 그래도 대체로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으며 살았어요. 그 과정에서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작은 용기들을 내 도전하며 조금씩 성장했구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 일인지 느꼈던 반 년이었어요.
Q6 앞으로 하반기를 맞이할 나에게, 작게라도 해보고 싶은 새로운 시도가 있다면?
꼭 책 투고를 해보겠어요!
더 이상 미루지 말고, 하반기에는 정말 용기 내서 출판사에 기획서라도 보내보려고 해요. 완벽하지 않아도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상반기에 배웠거든요.
그리고 오프라인 모임도 더 다양한 형태로 시도해보고 싶어요. 이번에는 어떤 주제로 어떤 분들을 만나볼까 벌써부터 기대가 돼요. 뉴스레터를 읽어주시는 분들과도 정말 만나보고 싶어요.
구독자님께
긴 회고를 함께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이번 레터가 구독자님께도 자신만의 회고를 해보는 작은 동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 오늘의 작은 실천
혹시 구독자님도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 상반기에 이룬 성취들은 무엇이었을까? (시도 또한 성취라는 것을 잊지 말기로해요!)
- 나만 알고 있는 작은 노력들은 무엇이었을까?
- 가장 용기가 필요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 이루지 못한 것들 사이에서도 내가 쌓아온 것은 무엇일까?
완벽한 답을 찾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저 나의 시간이 어떤 방향을 향해 흘러왔는지, 잠깐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아요.
올해 남은 시간도 구독자님만의 속도로, 구독자님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로 채워가시길 응원할게요.
당신을 응원하며,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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