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주간모기영 206호

[샤샤의 ‘샤샤샧’] <동궁>(2026)

2026.08.08 | 조회 1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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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샤의 ’샤샤샧‘]

“저, 모태신앙이고요, 오컬트를 좋아합니다.”<동궁>(2026)

모기영 독자들과의 첫 만남에선 불쑥 게이 BDSM 영화를 꺼내 들었고, 두 번째엔 다짜고짜 욕설로 시작하더니, 지난달 <공순이>로 잠시 평온하게 지나가는가 싶었다. 그런데 이번엔 묻지도 않았는데 왠 TMI란 말인가? 라고 자아비판을 하며 시작해 본다.

어쨌든….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모기영'을 알게 된 것도, 독자 여러분을 만나게 된 계기도 사실 어느 ‘호러’독서모임을 통해서였다. (계속되는 TMI)

해가 갈수록 여름은 더 뜨거워만 가는데, '여름엔 공포영화'라는 공식은 이제 옛말이 된 걸까? <살목지>가 깜짝 흥행을 했고 <군체>가 잠시 주목을 끌었지만, <호프>,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그리고 크리스토퍼 놀란의 <오디세이> 같은 대작들 때문인지 요즘 극장가 예매 순위에서는 딱히 공포영화를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이 모든 영화도 결국 인간의 근원적인 공포와 불안을 동력 삼아 이야기를 굴려가지만 말이다. (참고로 모든 원고를 쓰게 만드는 힘 역시 마감에 대한 공포가 87%라는 옥스퍼드 로열 세인트 칼리지 대학의 연구 결과가… 왠지 있을 것만 같지 않은가요?)

어쨌든…

여름의 한복판에서, 극장 대신 안방 1열을 서늘하게 만든? 작품이 하나 있다.

바로 넷플릭스 시리즈 <동궁>이다.

여름엔 뭐니 뭐니해도 공포, 그 중에서도 오컬트가 정석이 아닌가? 그런데 어이하여 변변히 볼만한 신작 공포물하나 없단 말인가, 쯧! (동궁이 사극이라고 갑자기 사극톤으로 변한 말투?) 하던 차에, 그럴 줄 알고! 짠~너를 위해 준비했어~재미있게 보았던 <손:더 게스트> 제작진이 만든 사극 궁중 오컬트 시리즈가 등장했으니 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솔직히 너무 뒷북이다. 만약 당신이 오컬트장르를 좋아한다면 당연히 이미 보았을 것이고 아직<동궁>을 보지 않은 독자라면 이 장르 자체에 흥미가 없을 가능성이 높으니 스포일러를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 사실 이 더위를 서늘하게 만들기엔 좀 버거운 감이 없지 않지만 말이다.

사진출처: 넷플릭스
사진출처: 넷플릭스

넷플릭스 시리즈 <동궁>은 '조선 왕실'이라는 가장 찬란하고도 병리적인 가부장제 혈통의 공간을 배경으로 공포를 펼쳐낸다. 동궁(東宮)은 왕세자가 거처하는 곳이자, 미래의 권력이 태어나는 혈통의 성지다. 하지만 그곳은 '내 핏줄이 반드시 왕위를 승계해야 한다'는 왕과 가문의 병리적 집착으로 오염된 장소이기도 하다.

권력을 세습하기 위해서는 수십 명의 목숨도 하찮고, 어떻게든 치부를 은폐하며, 형제는 물론 자식마저도 죽일 수 있는 궁. 그곳에서 모든 악의 근원은 "내 자식에게 이 왕좌를 물려주겠다"는 인간의 어두운 욕망과 혈통에 대한 광기다.

<동궁>에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존재는 역설적이게도 '조선판 그루트'라 불리는 귀매 '꺼먹살이'다. 본래 인간의 양기를 노리는 서늘한 악귀의 본성을 지녔지만, 작은 몸집으로 뒤뚱거리며 궁중 떡을 받아먹고 자신에게 온기를 내어준 구천의 곁을 끝까지 지키는 모습은 그야말로 귀신의 완벽한 '모에화'다. 귀신도 귀여워야 팔리는 세상이라니!

사진출처: 네이버 블로그
사진출처: 네이버 블로그

어쨌든…

<동궁>이 보여주는 진짜 공포는 귀신의 비주얼이 아니라, 그 뒤에 숨은 인간의 욕망이다. 굳이 내 입으로 "모태신앙"이라는 TMI를 밝힌 데도 바로 이 '핏줄과 세습'이라는 이유가 있다.

한국 교회 안에서 '모태신앙'이라는 단어는 묘한 아우라를 가진다. 마치 태어날 때부터 신앙을 훈장처럼 물려받은 거룩한 '성골'이라도 된 양, 은근한 자부심의 대상이 되곤 한다. 적어도 나는 집-교회-교회유치원이 세상의 전부이던 어린 시절, “너는 모태신앙이기 때문에…”라는 말을 안팎에서 듣고 자랐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신앙의 유산을 물려받았다는 알 수 없는 자부심인 동시에, "그러니까 넌 이러해야만 한다"는 부담스러운 압력이기도 했다.

이 '신앙의 세습'이라는 착각이 극단으로 치달을 때 어떤 비극이 벌어지는지 우리는 이미 너무 잘 알고 있다. 작년에도, 그리고 수년 전에도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대형교회들이 "하나님이 주신 교회를 자식에게 물려준다"며 세습 논란으로 세상을 시끄럽게 했다. 신앙은 개개인의 인격적 고백이어야 함에도, 교회라는 거대한 권력과 자본을 '핏줄'이라는 명목하에 사유물로 변질시키는 현장들을 수없이 목격했다.

이 기괴한 혈통주의는 비단 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 사회를 기형적으로 옥죄는 광기 어린 교육열, "내 자식만은 절대로 손해 보면 안 된다"는 일탈적 과보호, 맘카페와 악성 민원의 그늘 뒤에 숨은 이기주의도 결국 똑같다. 자녀를 하나님(혹은 사회)으로부터 잠시 위탁받은 독립된 인격체로 보지 않고, '나의 소유물이자 계급 승계의 도구'로 바라보는 뿌리 깊은 가부장적 가문주의. "내 자식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이 거대한 합의된 이기심이야말로 한국 사회와 교회가 공통으로 섬기는 가장 기괴하고 공포스러운 '우상숭배'가 아닐까?

기독교인이 오컬트를 좋아해도 되나요?

돌이켜보면 어린 시절 내가 다녔던 교회는 그 당시의 많은 부흥교회가 그러했듯이 복음주의 성향이 강한 곳이었다. 방학이면 매일 부모님을 따라 새벽기도에 갔고 주말은 온전히 교회에서 보냈으며, 여름성경학교와 성가대 연습 등 교회는 일상이었다. 한편으로 나는 무서워서 한여름에도 이불을 뒤집어쓰기 일쑤였지만 <전설의 고향>은 본방 사수하는 어린이였고, 결국 오컬트와 SF 등 장르물 애호가로 자랐다.

그런 나를 가장 두렵게 만든 것은 바로 ‘휴거’였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엑소시스트>나 <오멘> 시리즈는 압도적으로 무서운 공포영화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사실 생각해 보면 성경이야말로 어떤 오컬트 영화보다 서늘하고 기괴한 장면들로 가득하다. 밤마다 무덤 사이를 헤매며 제 몸을 돌로 짓찍던 거라사의 귀신 들린 사람 이야기, 전쟁의 공포에 질려 야밤에 무당을 찾아가 죽은 예언자의 영을 불러올리던 사울 왕의 기이한 영매 현장, 바퀴마다 눈알이 빽빽하게 박힌 기괴한 생물들이 등장하는 에스겔의 환상, 그리고 묵시록 속 붉은 용과 짐승들까지!

1980~90년대 보수 개신교계에서는 "Rock은 사탄의 음악이며 청소년의 영혼을 잠식하는 악한 영의 모략"이라는 록 음악 사탄론이 대두했었다. 그 외에도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 등 서브컬처와 대중매체를 악마화하는 프레임이 공공연했다. 그 와중에 장르물 애호가이자 모태신앙이었던 나의 어린 마음은 번번이 죄책감과 반항심 사이에서 괴로워했다.

그 여린 시절을 통과해 이제는 외다리 귀신이나 크리처, 악마의 씨앗보다 혈당 수치나 월요일 아침 출근길이 더 공포스러운 어른이 되어버렸다. 밤길에서 귀신의 등장보다 낯선 사람이 더 무서운 어른이 되어, 웬만한 공포물을 보아도 전혀 무섭지 않다는 사실이 조금 슬프기도 하다.

결국 공포 장르는 각 시대가 가장 숨기고 싶어 했던 불안을 적나라하게 비춰주는 자화상이다. 19세기 말 산업혁명 시기엔 인간이 만든 기술에 대한 두려움이 <프랑켄슈타인>이라는 괴물을 탄생시켰고, 냉전 시대엔 핵전쟁과 이념 침투의 불안이 외계인의 얼굴을 빌려 등장했다. <엑소시스트>와 <오멘>은 세속화된 사회가 잃어버린 초월에 대한 불안을 악마와 종말의 이야기로 환원했고 80년대에는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들이 등장하며 인간 자신이 가장 무서운 존재라고 인정했다. 팬데믹 이후에는 <백룸(Backrooms)>처럼 괴물조차 등장하지 않는 텅 빈 공간 그 자체가 공포가 되었다.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창세기에서 아담이 하나님께 처음 한 말 역시 "내가 두려워하여 숨었나이다"였다. 인간이 처음 두려움을 느낀 이유는 죽음이 눈앞에 있어서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가 깨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경속에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두려워말라..”고 하신다.

이렇듯 성경이 보여주는 수많은 기괴한 환상과 잘 만들어진 오컬트 영화가 공통으로 건네는 질문은 결국 하나다.

"너는 지금 무엇을 진짜 두려워하고 있으며, 무엇을 맹목적으로 섬기고 있는가?"

인간의 어두운 죄성과 탐욕을 직면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잘 만들어진 오컬트 장르물이야말로 우리 안에 자리 잡은 탐욕이라는 우상을 직시하게 하는 가장 정직한 거울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번 여름에는 마귀나 귀신을 탓하기 전에, 우리 마음 깊은 곳을 서늘하게 조종하고 있는 근원적 공포가 무엇인지 돌아볼 일이다. 극장 대신 안방 1열에서 <동궁>의 섬뜩한 궁중 잔혹사를 지켜보든, 핏빛 권력 투쟁이 난무하는 구약 성경의 한 페이지를 펼쳐보든 상관없다. 진짜 공포는 언제나 악마의 뿔이 아니라, "내 자식, 내 가문, 내 교회"만을 외치는 인간의 정당화된 이기심 따위에서 피어나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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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영화평론상 공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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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 대신 도모, 배제 대신 축제!”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는(집행위원장 강신일 배우) 종교적 틀이나 신앙의 유무와는 상관없이 다양한 삶의 형태를 가진 이들이 모여 가치있는 작품을 통해 생각을 나누고, 풍요로운 영화문화를 누릴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하는 영화인들의 모임으로 시작된 영화제 입니다.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는 2021년 3회 영화평론상에 이어 올해 8회 영화평론상을 공모합니다.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지원 바랍니다. 

1) 영화제 개최일정일시: 2026년 11월 19-22장소: KT&G 상상마당 시네마 홍대 

2) 출품자격: 비종교인 종교인 상관없이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모든 이  

3) 공모주제: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5~7회 상영된 장편영화 중 한 작품 택하여 쓴 평론(상영작은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홈페이지-역대영화제 에서 확인 가능)분량: 200자원고지 25-20매 (A4 용지 3매 분량)의 평론을 작성해 이메일(cff4every1@gmail.com)로 제출

4) 시상: CFFFE 최우수 평론상 1편 상금 50만원 및 상패, CFFFE 우수상 평론상 1편 30만원 및 상패  

5) 접수기간: 2026년 7월 20(월) - 8월 30(일) 자정까지  접수방법영화제 이메일로 제출 cff4every1@gmail.com **제목에 반드시 [이름]_영화평론상 공모_영화명 

6) 수상자 발표당선작은 11월 22일 영화제 폐막식에서 발표 및 시상을 진행하며, 온라인저널 ‘뉴스앤조이‘에 전문을 게재합니다.

기타문의는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cff4every1@gmail.com 로 부탁합니다.  

 

* 2026 주간모기영은 매주 토요일 오전 11:00시에 발송됩니다.

 

 샤샤
편집디자인 모기영 편집부

2026년 8월 9일 토요일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주간모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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