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와 행복”
세상에서 가장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가 ‘부탄’이라는 말이 한때 크게 회자됐죠. 행복이 부유함이나 외적인 조건에 있지 않다는 예시로 자주 등장했어요. 요즘 베스트셀러 선로를 달리고 있는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어크로스, 2021)의 저자 에릭 와이너는 십 수 년 전에 그 나라를 직접 가보았습니다. 부탄뿐만 아니라, “행복이라는 영양가 넘치는 스튜에서 반드시 필요한 양념이라고 생각하는” 돈, 즐거움, 영적, 깊이, 가족, 초콜릿 같은 것을 한 가지 이상 갖고 있는 나라들을 다녀와서 글을 썼어요. 에릭 와이너의 『행복의 지도』에는 이렇게 네덜란드, 스위스, 부탄, 카타르, 아이슬란드, 태국, 영국, 인도, 미국, 그리고 이름도 생소한 몰도바의 풍경이 담겨 있습니다. 그가 2주 이상 머물며 관찰한 나라들이었어요.
그래서, 가장 행복한 곳은 어디였을까요? 국경을 넘어 새로운 나라들이 펼쳐질수록 점점 결말이 궁금해지는데요, 이 여행의 끝 무렵, 미국인인 와이너는 자신의 집이 있는 마이애미와 애슈빌에 이르러 ‘낙원은 움직이는 과녁’과 같다고 썼어요. ‘쾌락 난민’이라는 표현도 재미있습니다.
이 책 『행복의 지도』에는 “어느 불평꾼의 기발한 세계일주”라는 부제가 붙어 있어요. 불평과 불편이 정주하지 않는 모험과 창조적 생산을 가능하게 한다면, 가끔은 투덜거리며 사는 것도 좋겠다 싶었어요. 물론 맞장구치며 들어줄 친구들이 있어야겠죠? 함께 ‘모여’(이 점이 중요해요) 불평대잔치라도 실컷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점점 소박해지는 코로나 시대의 행복입니다. 하지만 가장 원대한 행복일지도 모르겠어요.
1.[영화로운 모기씨] <스파이의 아내>(2020) 2부입니다.
구로자와 기요시 감독의 <스파이의 아내>는 사토코와 유사쿠, 타이지라는 세 남녀의 삼각관계를 다룬 드라마이면서 반전과 서스펜스를 갖춘 스릴러이자 첩보물입니다. 하지만 보통의 첩보물과는 결이 다르죠. 눈에 띄는 액션이나 스펙터클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모기영의 장다나 최은 프로그래머는 남편인 스파이 때문에 아내가 어떻게 고통당하는지 또는 어떻게 그를 돕는지 지켜보게 하지 않은 것, 따라서 조력자 또는 희생자 서사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 이 영화를 특별하게 만들었다고 이야기합니다.
2.장프로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장다나 프로그래머가 읽은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입니다. 아이에게 이런 인사 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아버님들, 어디 또 없으신가요?
“다음에 또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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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와이너는 다른 책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에서 이런 문장을 남겼어요.
가끔은 움켜쥔 주먹에서 힘을 빼고, 느슨하고 자유롭고 평화로운 한 주일을 보내시기를, 그렇게 여러분의 손을 빠져나간 ‘작은 기쁨’이 다른 장소 다른 누군가의 손으로 슬쩍 흘러들어가기를, 모기영이 응원합니다.
고맙습니다.
2021. 8.21.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 최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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