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의 행복”
열 살 무렵 생기발랄한 소년이었던 헤르만 헤세는 평상시와는 다른 우아하고 속 깊은 기쁨과 경쾌한 기분으로 침대에서 눈을 떴답니다. 모든 것이 달리 보였던 그 날 아침에 대해 그는 위와 같이 썼어요. 헤세는 행복을 온전히 느끼는 것은 유년기에만 가능할거라고 말해요, 행복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시간에 지배받지 않으면서, 동시에 공포나 희망에 의해서도 지배받지 않아야 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와 함께 이런 능력을 잃어가기 때문이라고요.
그런데 저에게 흥미로운 것은 그가 온전한 행복을 경험한 이후에 대해 쓴 부분이었어요. 몸을 일으켜 창가로 간 소년은 미묘한 흥분상태로 기쁨에 젖어들고 거의 울 뻔합니다. 그 날은 마침 온 마을이 유쾌하게 하루를 시작한 축제일이었어요. 그런데 그 순간은 행복의 ‘상실’이기도 했다는군요.
파악되고 이해되는 순간 행복은 단지 기쁨 또는 설렘이 되거나 설명 가능한 다른 무엇으로 바뀌게 되는 걸까요.
헤세의 행복론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어린 딸을 둔 친구가 아이에게 정말 잘해주어야겠다고 말했어요. 아이가 평생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행복을 느낄 때가 다시 없을지도 모르니까요. 정말 그렇겠다 싶었어요. 내가 만나는 누군가에게 미처 파악되지 않는 행복을 선사할 기회를 만난다면, 그 순간을 놓치지 말아야겠다고 덩달아 생각해봅니다.
1.[영화로운 모기씨] <스파이의 아내>(2020) 1부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일제 강점기를 다룬 한국영화들이 쏟아져 나왔죠. <암살>(2015)과 <밀정>(2016) <동주>(2016) <박열>(2017) <말모이>(2019) <항거: 유관순 이야기>(2019) 같은 영화들이 생각납니다. 구로자와 기요시 감독의 영화 <스파이의 아내>는 같은 시기, 우리에게는 침략자나 박해자였던 일본인들의 땅으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평범한 일본 국민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그 시대를 건너왔는지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이죠. 만주에서 저지른 그들의 만행을 국제사회에 증언하고 진실을 알리려고 목숨을 걸었던 ‘스파이’ 사업가와 그의 아내가 주인공이예요. 한국인이 사랑하는 배우 아오이 유우가 스파이의 아내를 맡아 폭이 넓은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주 [영화로운 모기씨]에서는 천진하고 순진하면서도 용감하고 단호한 아오이 유우, 그리고 그런 아오이 유우를 소개하는 모기영 장다나, 최은 프로그래머를 함께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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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가을에도 기쁨과 색채가 있기를”
아직 무더위가 기승이지만 지난주에 입추를 넘어섰지요.
모기영이 전하는 기쁨과 색채가 세상 어느 한 곳을 물들일 가을을 기다리면서,
헤세의 시 한편 옮기고 마칠까 합니다.
소원을 품을 수 있도록, 믿어주시고 염려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2021. 8.14.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 최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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