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주간모기영 81호

[원중캉의 생태주의로 영화읽기] <승리호>(2021), "제5회 모기영 출발합니다!", [모기수다 시즌2] 4월의 영화 <매스>(2021)

2023.04.08 | 조회 4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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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모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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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중캉의 생태주의로 영화읽기

<승리호>(2021) ‘신이 되려는 욕망’과 ‘신이 주신 선물’ 사이에서

한창 코로나 사태가 세계의 큰 충격으로 몰려왔던 2021년, 한국 최초의 우주 활극을 표방하며 화려한 등장을 예고했던 영화 <승리호>는 극장 개봉과 OTT 공개 사이에서 깊은 고민에 빠졌을 것입니다. 우주공간을 실감나게 구현하는 데에 큰 공을 들인 영화이기에 꼭 스크린을 통해 관객을 만나기를 바래왔지만, 팬데믹으로 얼어붙은 극장가에서는 최소한의 수익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지요. 결국 넷플릭스 독점 공개를 선택한 승리호는 공개 당일 월드와이드 1위로 흥행을 시작하더니 무려 76개국에 상위로 랭크되며 세계 관객으로부터 큰 호흥을 얻고, 공개 이후 28일간 2,600만 가구가 시청하는 초대박의 결과를 맞이합니다.

이미지 : 포털사이트
이미지 : 포털사이트

실감나는 우주SF를 스크린으로 보지 못한다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팬데믹을 계기로 세계를 만나 날개를 펼친 승리호의 성공이 저는 참 반가웠습니다. 한국이 만든 SF영화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승리호가 담고 있는 생태주의적인 시선 때문에 더욱 이 영화를 응원하게 되었기 때문이지요.

호모 데우스, 신이 되려는 인간

설리반은 UTS시민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때 마치 신이 된 듯한 이미지를 사용한다. (출처:포털사이트) 
설리반은 UTS시민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때 마치 신이 된 듯한 이미지를 사용한다. (출처:포털사이트) 

오늘날 가장 영향력있는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그의 책 <호모 데우스>에서 그동안 기아, 질병, 전쟁을 차례로 극복한 인류가 끝내는 죽음의 문제를 극복하고 스스로 신이 되기를 자처하는 모습을 그립니다. 영화의 빌런 설리반은 유발 하라리가 말하는 호모데우스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그는 온갖 생체공학을 활용해 불멸의 육체를 얻음으로써, 죽음을 극복하고자 하는 인간의 오랜 욕망을 실현해내지요. 그러나 그렇게 신이 되려 하는 절대강자의 욕망은 불가피하게도 수많은 약자들로부터 무언가를 빼앗아 낼 수 밖에 없습니다. 그가 고안한 우주공간의 유토피아 UTS는 상위 5%의 부유한 이들만이 입성할 수 있는 곳이며, 나머지 인류는 더이상 생명이 살아갈 수 없는 황폐화된 땅에서 우주 쓰레기를 모아 연명하는 삶을 살아야 하지요. 영화가 보여주는 기가 막힌 불평등의 숫자가 우리에게 와닿을 수 밖에 없는 것은 오늘날 상위 1%의 부자가 전세계 50%의 자산을 차지하고 있고, 세계 자산의 1%를 하위 50%의 사람들이 나뉘어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 그대로 반영되어있기 때문이겠습니다. 그 뿐일까요? 현재 지구상에 살아가는 육상 동물의 90%는 인간이거나 인간이 기르는 가축이라는 충격적인 통계는 호모 데우스가 되려 하는 인간의 욕망이 지구 생태계에 미친 파괴적인 결과를 보여줍니다.

'우리의 기술은 카누에서 시작해서 우주왕복선으로 발전해왔지만,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과거 어느 때보다 강력한 힘을 떨치고 있지만, 이 힘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관해서는 생각이 거의 없다. 이보다 더욱 나쁜 것은 인류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무책임하다는 점이다. 우리는 친구라고는 물리법칙밖에 없는 상태로 스스로를 신으로 만들면서 아무에게도 책임을 느끼지 않는다. 그 결과 우리의 친구인 동물들과 주위 생태계를 황폐하게 만든다. 오로지 자신의 안락함과 즐거움 이외에는 추구하는 것이 거의 없지만, 그럼에도 결코 만족하지 못한다.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는 채 불만족스러워하며 무책임한 신들, 이보다 더 위험한 존재가 또 있을까?’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588쪽)

 

도로테우스, 신이 주신 선물

 조성희 감독은 전작들에서 그랬던것 처럼 순수무결한 존재로서의 '어린 아이'를 서사의 중심에 놓습니다. 설리반의 음해로 인해 대량살상무기라는 오해를 받던 꽃님이는 점차 승리호 선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사랑스러운 존재로, 영화의 클라이막스에서는 중심 갈등을 해결하는 구원자적인 존재로 그려지지요. 꽃님이의 또다른 이름, '도로시'는 그리스어 도로테우스(Dorotheus)에서 온 말로, ‘신의 선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구원하겠다는 자기확신으로 가득찬 인간문명과 대조되는, 신비로서 주어진 선물을 상징하는 이름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이미지 : 포털 사이트
이미지 : 포털 사이트

영화는 순수한 자연세계의 생명력을 영원히 파멸/소유하려는 인간문명과, 그 생명을 만인의 것으로 돌려주고자 고군분투하는 이들(검은 여우단)의 절박한 노력을 갈등의 중심 축으로 삼고 있습니다. 한편, 착취적인 구조 속에서 빚에 허덕이며 자기 생존에만 몰두하던 승리호의 선원들은, 꽃님이라는 고결한 존재를 마주하며 대의를 위해 헌신하는 영웅적인 모습으로 성장해 가지요. 꽃님이는 승리호의 주인공들로 하여금 ‘좋은 사람’이 되고자 했던 옛 기억을 일깨웁니다. 그리고 영화는 그렇게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보통의 존재들이 세계를 구원하며 ‘승리’할 수 있는 힘을 지녔음을 보여주지요.

이미지 : 메리크리스마스
이미지 : 메리크리스마스

내 곁에 찾아온 꽃님이

홀로 존재할 수 있는 유일신이 된 양 세계를 군림하는 우리 인류는 이제 스스로 파멸의 처지에 맞닥뜨렸습니다.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지구환경의 현실 앞에 냉소와 좌절의 크기만 자라가는 요즘인 듯 합니다. 때로는 차라리 일상에 나열된 과제에 그저 머리를 파묻고 현실을 외면해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UTS의 지겨운 억압과 해결되지 않는 가난의 문제 속에서 그저 꾸역꾸역 살아낸 승리호 멤버들의 마음도 이처럼 복잡했을까요? 그러나 불현듯 들이닥친 꽃님이의 존재가 한때 정의로왔던 이들의 옛 기억을 일깨워 이타적인 삶을 되찾게 해주었던 것 처럼, 우리에게도 때로는 그렇게 생명의 신비를 깨치게 하는 존재들이 찾아오게 마련이겠습니다. 저로서는 요며칠 새롭게 돋아나는 잎사귀들, 들끓는 산불을 잠재운 이슬비, 사방에서 지저귀는 번식기의 박새와 노랑턱멧새의 노래소리가 바로 그러한 존재들이라 말하고 싶네요. 연약하지만 강인한 생명을 품은 우리의 소중한 벗들 말이죠.
볕 좋은 주말, 아직은 우리 곁을 떠나지 않은 수많은 생명들과 좀 더 가까운 시간을 보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신이 되려는 우리의 욕망이 아니라, 신이 주신 은총을 감사하며 기뻐하는 마음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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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모기영, 출발합니다!

어느덧 다섯살이 된 모기영,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후원모금을 시작으로 공식적인 출발을 알립니다!
수고한 분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마지막까지 펀딩 결과에 전정긍긍하지 않고 영화제 준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예년보다 좀 더 일찍 준비를 시작합니다.
모기영이 ‘모두’에게 닿기를 소망하며, 5회 영화제는 더욱 접근성 높은 장소에서 확장된 일정으로 진행됩니다. (2023.11.16~19 / 메가박스 홍대 & 상상마당시네마 / 주제 "거리-감")
좋은 영화의 힘을 믿는 모기영이 울타리를 넘어 뻗어갈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세요!

[ ▲ 이미지 클릭 - 후원 및 리워드 안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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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기수다 시즌2 ]

 

🎬 4월의 모기수다에 초대합니다!

모기영의 영화감상 모임인 ‘모기수다’는 매월 둘째 토요일 오후 3시에 모입니다.
4월의 모기수다는 프랜 크란츠 감독의 <매스>(2016)입니다.

📍 시간 : 2023년 4월 8일(토) 오후 3시 (3시~5시 영화감상 / 5시~6시 감상나눔)
📍 장소 : 바람이불어오는곳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5 5층, 501호)
📍 참여신청 및 문의 : 모기수다 시즌2 오픈 카톡방 / 강원중 사무국장 010-2567-4764

* 모임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오픈 카톡방에 부담없이 입장하셔도 됩니다 :)

[ ▲ 이미지 클릭 - 모기수다 오픈 카톡방 입장 (코드:cfffe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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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영 후원안내 ( ▲ 이미지를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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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모기영의 시작을 알리게 되어 기쁘고 설래는 마음입니다.
소식을 널리 알려주시고, 마음모아 함께해주세요!
모기영을 사랑하시는 분들의 응원을 기다리겠습니다 :)

글 / 편집디자인  강원중

 

2023년 4월 8일 토요일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주간모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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