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초록님들.
3월 첫째 주 잘 보내셨나요? 저는 아이들이 개학을 해서 느긋하게 보냈습니다. 긴 산책도 하고, 남편이랑 시내에 가서 점심도 먹고, 마트도 가고. 3월이 되니 비쌌던 딸기도 가격이 꽤 내렸더라고요. 두 팩을 사와서 한 팩은 딸기청을 만들고, 한 팩은 딸기잼을 만들었어요. 둘째가 지난달부터 딸기에이드를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거든요.
사실 저는 그닥 요리에 취미가 없어요. 처음 요리를 배울 때는 신나고 재밌었는데 매일 삼시세끼를 만드는 ‘엄마’가 된 뒤로는 마지못해 하는 것 같아요. 있는 재료들로 빨리 만들어서 제 때 먹이는 게 제 모토입니다. 그런 제가 여전히 좋아하는 게 딸기잼 만드는 거 에요. 거의 매년 두, 세 병씩 만드는 것 같아요.
딸기잼은 만드는 방법도 간단해서 잘 씻은 딸기를 설탕과 함께 끓이면 됩니다. 번거로운 건 조리는 내내 불 앞에서 서서 거품을 걷어내고 계속 저어줘야 해요. 저는 오직 냄비만 바라보는 시간을 좋아해요. 냄비에 서서히 열이 오르고, 설탕은 녹아 물이 되고, 딸기는 문드러져 형체가 사라지고. 달곰한 냄새를 맡으며 나무주걱을 젓고 있으면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아요. 마치 시간을 조리는 기분이에요.
20분쯤 지나면 탁했던 딸기물이 선명한 검붉은 색으로 변해요. 끈기도 생기고 투명해지죠. 이 순간이 항상 어려워요. ‘언제까지 조려야 하나?’ 잼은 식으며 점성이 더 생기기 때문에 적당한 때에 멈춰야 하거든요. 너무 조리면 딱딱해지고, 덜 조리면 물처럼 흘러내리고. 문제는 식힌 후에야 정확한 점성을 알 수 있다는 거죠. 저는 주저주저하다가 “여기까지야.”라고 외치곤 해요. 소독한 유리병에 잼을 담아서 한 숨 식힌 후에 냉장고에 넣어요. 제발 잘 완성되라는 주문도 잊지 않죠.
며칠 뒤 빵집에서 사 온 식빵 한 쪽에 완성된 딸기잼을 발라먹는 기분이란...... 봄을 한껏 베어 먹는 것 같습니다. 지난 2주 동안 딸기잼을 두 병이나 만들었네요. 봄이 가기 전에 한 병 더 만들까 말까 고민 중입니다.
초록님들은 어떤 일을 할 때 봄이 왔다는 걸 느끼시나요?








다음 초록레터는 2월 27일에 발행됩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