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아카이브 67. 사랑은 비를 타고☔️

2025. 6. 27. (67호)

쉘브르의 우산 (Les Parapluies des Cherbourg)

자크 데미 감독, 1964년 개봉 (국내개봉 1992년)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쉘부르의 우산>은 프랑스와 알제리 사이의 전쟁이 한창이던 1957년,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의 항구 도시 쉘부르를 배경으로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영화는 젊은 남녀의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걸작으로 평가받는데요. 그 이유는 바로 파스텔 톤의 색감으로 채워 담은 아름다운 영상미와 음악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뮤지컬 영화로는 처음 시도한 ‘작품의 모든 대사를 노래로 만들었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는 영화가 개봉된 시기(1960년대)를 감안해도 상당히 파격적인 시도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파격적인 면모 때문에 제작에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개봉과 함께 프랑스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하며 칸 영화제에서는 황금종려상을 수상, 아카데미에서는 외국어영화상, 각본상, 주제가상, 음악상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습니다.

📹 비하인드 스토리 

영화는 뮤지컬 영화답게 음악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지만 미감 역시 돋보이는데요. 파스텔톤의 색감은 실제로 쉘부르 주민들을 설득해서 건물 외벽을 감독이 원하는 색으로 칠한 것이라고 해요. <쉘부르의 우산>의 미감은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라라랜드>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실제 두 영화를 비교해 보면 눈을 사로잡는 색감과 귀를 즐겁게 하는 주인공의 하모니 등 오마주 된 부분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쉘부르의 우산>은 모든 대사가 노래이기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데요.😅 90분이라는 이상적인 러닝 타임과 리즈 시절의 카트린 드뇌브, 영상미와 음악이 관객들의 낯선 경험을 충분히 상쇄하는 만큼 기회가 된다면 꼭 감상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 줄거리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의 항구 도시 쉘부르에서 우산 가게를 운영하는 에머리 부인의 외동딸 ‘쥬느비에브’는 자동차 정비사 ‘기’와 사랑하는 사이입니다. 그러나 에머리 부인은 딸이 어리다는 이유로 두 사람의 만남과 결혼을 반대하는데요. 그러던 중 기가 징집영장을 받게 되고, 두 사람은 입대 전 마지막 밤을 함께 보낸 후 헤어지게 됩니다. 기가 전선으로 떠난 후, 쥬느비에브는 매일 그의 편지를 기다리지만 오래도록 소식이 없어 낙담하는데요. 그 무렵 쥬느비에브의 임신 소식과 함께 경제적 문제에 봉착한 에머리 부인은 우연히 알게 된 젊은 보석상 카사드로부터 딸과 결혼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고 쥬느비에브와 카사드를 이어주려 합니다. 과연 주느비에브와 기는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이대로 헤어져 지나간 첫사랑으로 남게 될까요?

🔍 마리의 리뷰 

📻 마리’s One-pick: “Je ne pourrai pas vivre sans toi”

이번 레터 역시 발행인 픽으로 영화 속 음악을 골라봤는데요. <쉘부르의 우산>은 고민할 것도 없이 ‘Je ne pourrai pas vivre sans toi (당신 없이는 살 수 없어요)’를 선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징집으로 이별을 앞둔 두 주인공의 절절한 감정을 담아낸 곡으로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넘버이기도 한데요. 해당 곡은 이후 ‘I’ll Wait For You’로 영어 번안 버전이 나오기도 했으며 번안곡의 경우 프랭크 시나트라, 토니 베넷, 루이 암스트롱 등의 목소리를 통해 대중들과 만나며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는 <쉘부르의 우산>을 대표하는 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양연화

왕가위 감독, 2000년 개봉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화양연화>는 중년 남녀의 완숙한 사랑을 감각적인 미장센으로 담아낸 왕가위 감독의 대표작입니다. 영화는 개봉 당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후보에 오르며 왕가위 감독을 세계적 거장 반열에 올린 것은 물론 양조위는 홍콩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는데요.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를 비롯해 세계 유수의 영화 매거진, 관객 선정 리스트 등 역대 영화 선정 리스트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랭크되며 지금까지 사랑받는 홍콩 대표 영화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비하인드 스토리 

영화의 제목인 ‘화양연화(花樣年華)’는 ‘인생에서 꽃처럼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을 의미하는데요. 1930년대 유명 가수의 동명의 곡에서 제목을 차용한 것으로 왕가위 감독은 작품의 배경인 1960년대를 홍콩의 가장 아름다웠던 시기*로 묘사하며 아름다운 시절 속에서 서로의 위안이자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나눈 연인의 품위 있는 사랑 이야기를 독보적인 미장센으로 담아냈습니다. 여기에 치파오, 타자기, 성냥갑, 시계 등의 사물과 비 내리는 홍콩의 뒷골목까지, 1960년대 홍콩의 일상적인 풍경을 감각적으로 그려내며 지금까지도 많은 영화팬들에게 사랑받는 걸작을 탄생시켰습니다. 개인적으로 추천작 중 발행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자 비 오는 날 꼭 봐야 할 로맨스 영화 1순위로 꼽고 싶은 작품이기도 한 만큼 구독자님들도 꼭 감상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 줄거리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홍콩의 지역 신문 편집장인 ‘주모운’과 수출회사의 비서로 근무하는 ‘소려진’. 두 사람은 같은 날 같은 건물로 이사를 오며 이웃으로 만나게 됩니다. 두 사람은 이사 날부터 의도치 않게 자주 마주치게 되는데요. 둘 다 가정이 있지만 공교롭게 각자의 배우자들이 자리를 비우는 날이 많아 묘한 동질감을 느끼며 조금씩 가까워집니다. 그리고 은연중에 서로의 배우자들이 두 사람 몰래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두 사람의 감정도 미묘하게 바뀌어 가는데요. 그러나 서로의 감정이 깊어질수록 두 사람의 관계는 더욱 조심스러워지고 예견된 이별 앞에서 마음이 혼란스럽습니다. 과연 주모운과 소려진 두 사람의 만남은 어떤 끝을 맺게 될까요?

🔍 마리의 리뷰 

📻마리’s One-pick: “Yumeji’s Theme”

<화양연화>의 발행인 픽은 ‘Yumeji’s Theme’로 주인공 주모운과 소려진이 닿을 듯 말 듯 스쳐 지나는 장면을 비롯해 만남과 헤어짐에 가장 많이 삽입된 곡인데요. <화양연화>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대표적인 곡이기도 합니다. 영화와 함께 해당 곡이 삽입된 시퀀스가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오리지널 스코어로 알고 계신 분들도 많겠지만, 원래는 스즈키 세이준 감독의 <Yumeji>에 사용된 테마곡으로 왕가위 감독이 평소 스즈키 세이준 감독의 작품을 좋아하고 많은 영향을 받아 <화양연화>에 사용했다고 해요. <화양연화>의 경우 ‘Yumeji’s Theme’뿐만 아니라 재즈,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영상의 분위기와 극의 흐름에 맞춰 절묘하게 차용하며 영화의 미장센을 탄탄하게 뒷받침해 주는데요. 기회가 된다면 영화와 함께 OST 역시 감상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레이니 데이 인 뉴욕 (A Rainy Day in New York)

우디 앨런 감독, 2019년 개봉 (국내개봉 2020년)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은 우디 앨런 감독이 티모시 샬라메, 엘르 패닝, 셀레나 고메즈 등 MZ를 대표하는 배우들을 전면에 세운 작품으로 유복한 집안의 자제이자 아이비리그 학생이었던 주인공 개츠비가 상류사회에 염증을 느끼고 뉴욕 근교의 대학으로 편입해 만난 여자친구 애슐리와 주말 동안 맨해튼으로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 비하인드 스토리 

영화는 일련의 추문과 별개로 우디 앨런 감독과 티모시 샬라메의 만남이라는 점 때문에 기대치가 높은 작품이었는데요. 솔직한 감상평을 밝히자면, 냉소적이면서도 때로는 유쾌한 우디 앨런 감독의 찰진 대사들이 곳곳에 녹아 있지만 전체적으로 ‘티모시 샬라메’라는 치트키 하나로 모든 것을 퉁(?) 치려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어 아쉬웠는데요. 그래도 20대의 미성숙함과 방황, 호기심과 성장 그리고 로맨스를 촉촉한 봄비 내리는 뉴욕으로 배경으로 재즈 선율에 맞춰 낭만적으로 그려냈다는 점만큼은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뉴욕 거리에 우산 쓴 티모시 샬라메 하나면 로맨스 한 편은 거뜬하니까요.🤭

📼 줄거리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다니던 아이비리그를 떠나 뉴욕 근교의 대학으로 편입한 ‘개츠비’는 여전히 대학 생활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데요. 개츠비의 지루한 삶에 한 줄기 빛은 학교에서 만난 여자친구 ‘애슐리’입니다. 교내 편집부 기자인 애슐리는 평소 좋아하던 감독의 인터뷰 기회를 얻게 되고, 그녀는 개츠비와 함께 인터뷰와 데이트를 겸해 주말 동안 맨해튼에 다녀오기로 합니다. 맨해튼이 고향인 개츠비는 애슐리의 인터뷰가 끝나면 함께 할 계획을 세워 두지만, 그 계획은 애슐리의 인터뷰가 예상 밖으로 흘러가면서 완전히 틀어집니다. 그러던 와중 개츠비는 우연히 고등학교 동창의 영화 촬영을 도와주며 전 여친의 여동생 ‘챈’을 만나게 되는데요. 봄비 내리는 맨해튼에서 펼쳐지는 세 남녀의 엇갈린 만남은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요?

🔍 마리의 리뷰 

📻마리’s One-pick: "Everything Happens to me”

<레이디 데이 인 뉴욕>의 발행인 픽은 티모시 샬라메 원툴로 끌고 가는 영화에 걸맞게(?)🥹 티모시 샬라메가 피아노를 치며 불렀던 ‘Everything Happens to me’로 골랐습니다. 오리지널 버전은 챗 베이커의 곡으로 원곡만큼 티모시 샬라메 버전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솔직히 영화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지만, 티모시 샬라메의 피아노 연주와 감미로운 목소리가 어우러진 해당 장면만큼은 영화의 아쉬움을 달래주기 충분했습니다.

Epilogue

🎞️ 함께보면 좋은 추천 콘텐츠: <사랑은 비를 타고 (Singin' In The Rain)>, 진 켈리&스탠리 도넌 감독, 1952년 개봉 

이번 뉴스레터 타이틀의 영감이 된 <사랑은 비를 타고>는 개봉 당시부터 지금까지 뮤지컬 영화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입니다.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넘어가던 시기의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유성영화의 탄생과 성장을 스타 배우와 배우 지망생의 관계를 중심으로 유쾌하게 그려냈는데요. 영화는 주인공들의 관계가 큰 축을 이루지만 주인공의 로맨스보다 중요한 부분은 ‘영화’ 그리고 ‘뮤지컬’이라는 장르이기도 합니다. 특히 뮤지컬 영화는 유성 영화의 탄생과 함께 경제대공황과 전쟁을 겪으며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장르로 자리 잡았는데요. <사랑은 비를 타고>는 뮤지컬 영화의 탄생과 부흥의 중심에 있는 영화로서 영화사를 통틀어 걸작으로 평가받으며 끊임없이 오마주 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영화의 제목이자 진 켈리가 선보이는 장대비 속 탭 댄스로 유명한 넘버 ‘Singin In The Rain’은 비를 질색하는 발행인도🥹 저절로 낭만적이란 감탄사를 내뱉게 만드는 명장면인데요. 비 오는 날과 로맨스의 조합을 이야기하면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인 <사랑은 비를 타고>를 함께 보기 좋은 콘텐츠로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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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ference (씨네아카이브 참고자료 출처 표기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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