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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M 17번째 이야기 : (영공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2026.04.28 | 조회 2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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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문집 오픈!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드디어 2025년 기고된 글과 에디터들의 활동을 모은 2025년 문집이 온라인 노션 페이지에 업로드 되었습니다. 

추후 2024년 문집 및 신규 2026년 문집도 업데이트 될 예정입니다. 뿐만 아니라 영공 활동의 흔적으로 남은 다양한 포맷의 자료들도 노션 사이트에 아카이빙 중이니 공개까지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83기 두 번째 뉴스레터가 도착했습니다. 

어느덧 중간고사 기간이 끝나고 캠퍼스는 자글자글한 열기로 후덥지근해지고 있는데요. 바쁜 일상 속에서 이번 달에 아직 영화를 한 편도 보지 못했다는 사실이 더더욱 끈적이게 달라붙어 불쾌지수를 훌쩍 높여버렸어요. 그럴 때일수록 지난봄 동안 기록한 영공의 이야기들을 돌아보며 더운 마음을 달래야겠죠. 그래서 이번 호는 그 어느 때보다도 풍성하고 다양한 글들을 담아 돌아왔습니다. 몇 주간의 시차를 두고 멀찍이 떨어져서 음미해 볼 소중한 이야기들이에요.

오늘 가져온 링크는 팟캐스트 겸 믹스로 연결되는데요. 바로 제가 사랑하는 프랑스의 앰비언트 뮤지션 "말리부(Malibu)"가 직접 가장 좋아하는 영화 사운드트랙을 골라 추억과 함께 소개하는 내용이에요. 아래는 제미나이와 구글 번역기의 도움을 받아 제가 직접 번역한 말리부의 인터뷰예요. (프랑스어는 전혀 구사하지 못하는 관계로) 영어 텍스트를 한국어로 옮겼어요. 

출처: https://www.critikat.com/panorama/podcast/the-scores-ep-5-malib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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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리 모음과 곡들의 목록을 소개하기 전에 다음 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음악가이기 이전에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 중 하나는 (대부분은 무심코) 영화를 틀어놓고 보는 것을 잊은 채 <<듣는>> 것입니다. 발소리, 침묵, 옷이 스치는 소리, 숨소리, 머리를 빗는 소리, 헐떡임, 아주 부드러운 목소리들, 말이 안 되는 대사들, 바람, 멀리서 들리는 개 짖는 소리, 지나가는 자동차…
저는 어쩌면 또 다른 이야기를 상상하는 걸 좋아합니다. 분명한 목적이 없는 이야기요.
이 믹스에서 저는 트랙의 일부를 사용하고 또 재사용합니다. 시작할 때, 그리고 끝에, 이 믹스를 반복 재생했을 때 하나의 완전한 고리처럼 이어지도록요. 그 위에 여러 영화와 하나의 시리즈에서 신중하게 고른 다양한 조각들을 흩뿌려 서로 연결했어요. 재구성된 또 다른 이야기로요.

HEAT BY MICHAEL MANN

<히트>(1995) - 마이클 만

00′24″ ♪ Elliott Goldenthal — Heat main theme

01′08″ ♪ Malibu — Vanities (vinyl exclusive voice excerpt)

02′00″ ♪ Malibu — Nu

“히트”는 영화와 사운드트랙 모두 걸작입니다. 제가 왜 이 영화를 더 일찍 보지 않았는지 믿기지 않네요. 저는 이 영화를 친구들과 LA의 Vista 극장에서 35mm 필름으로 관람했는데, 그보다 더 나은 관람 환경은 없었을 거예요. 이 영화를 경험하는 유일한 방법은 ; 극장을 나와,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며, 도시를 바라보는 거죠, 모두 당신 주변에 있어요. 반짝이고, 활기 넘치는, 나무 사이로 보이는 도심의 윤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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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S THAN ZERO BY MAREK KANIEVSKA

<회색 도시>(1987) - 마렉 카니에프스카

02′56″ ♪ Thomas Newman — Seeing Blair Again

인테리어는 훌륭하지만 원작 소설의 매력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한 << 그저 그런 >> 영화예요. 그럼에도 특유의 LA를 떠도는 감각은 있어요 ; 십대들은 지루해하고, 서로의 집에서 어울려 놀며, 섹스를 하고, 약을 하고, 다시 반복하죠... 이 도시는 너무나도 끌어당기는 힘이 강하지만 그래서 그 무엇도 결코 제대로 붙잡히지 않아요.
하지만 이 쇼의 진짜 주인공은 분명 토마스 뉴먼의 또 다른 훌륭한 사운드트랙이에요. 그는 단연코 현존하는 최고의 작곡가 중 한 명이며, 이 영화에 제대로 영혼을 불어넣어요.

MAPS TO THE STARS BY DAVID CRONENBERG

<맵 투 더 스타>(2014) -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05′54″ ♪ Sound excerpt Too Old To Die Young

08′25″ ♪ Howard Shore — Greyhound

09′50″ ♪ Sound excerpt Maps to the Stars

10′19″ ♪ Thomas Newman — Seeing Blair Again

아마 반복해서 말하는 것이겠지만, 로스앤젤레스 특유의 어떤 신비로운 분위기를 담기 위해 이 믹스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가 중요하다고 느껴졌어요. 그 반짝임, 그 부조리함, 때로는 공허함, 그리고 아무리 가까이 다가가도 결코 가질 수 없는 그 신비로움까지.
“맵 투 더 스타”는 그 모든 것을 담고 있어요.
저는 이 믹스 전반에 걸쳐 주인공이 도시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누군가의 가벼운 정신병, 차 안에서의 섹스, 메아리와 흐릿한 현실을 만들어내는 반복되는 장면들과 대사들까지 다양한 사운드 조각들을 골랐어요. 그리고 저는 미아 바시코프스카의 목소리를 정말이나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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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FE BY TODD HAYNES

<세이프>(1995) - 토드 헤인즈

12′30″ ♪ Malibu — Lactonic Crush

12′30″ ♪ Sound excerpt Safe

16′20″ ♪ Sound excerpt Birth

16′37″ ♪ Thomas Newman — Day Grave

16′54″ ♪ Sound excerpt Maps To The Stars

18′30″ ♪ Sound excerpt Maps To The Stars

“세이프”는 제 친구 이고르 덕분에 발견한 보물 같은 작품이에요. 그는 제가 분명 이 영화를 좋아할 것임을 알았고, 그가 맞았어요 ; 이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가 되었고, 촬영과 각본 모두 걸작이죠. 마찬가지로 LA의 Vidiots 극장에서 다시 볼 기회도 있었어요(비록 관객들이 계속 웃어대서 짜증 나는 상영이었지만요).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이 영화는 소외에 대한 이야기에요. 이런 문장으로도 읽힐 수 있죠. << 당신은 20세기에 거부감이 있나요? >>
오늘날 이 두 주제 모두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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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O OLD TO DIE YOUNG BY NICHOLAS WINDING REFN

<투 올드 투 다이 영>(2019) - 니콜라스 빈딩 레픈

20′00″ ♪ Sound excerpt Too Old To Die Young

22′44″ ♪ Sound excerpt Too Old To Die Young

25′43″ ♪ Thomas Newman — People Are Afraid To Merge

27′29″ ♪ Malibu — Lactonic Crush (voice excerpt)

30′26″ ♪ Sound excerpt Maps To The Stars

30′57″ ♪ Sound excerpt Maps To The Stars

32′19″ ♪ Jonathan Elias — Two Moon Junction OST

36′11″ ♪ Sound excerpt Maps To The Stars

37′29″ ♪ Sound excerpt Heat

37′59″ ♪ Sound excerpt Maps To The Stars

38′56″ ♪ Elliot Goldenthal — Steel Cello Lament

40′03″ ♪ Thomas Newman — Seeing Blair Again

41′14″ ♪ Sound excerpt Maps To The Stars

42′44″ ♪ Sound excerpt Safe

이 마지막 파트에는 앞서 언급한 영화들의 사운드 조각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지만, 여기서는 미니 시리즈 “투 올드 투 다이 영”에 집중하려고 해요. 저는 니콜라스 빈딩 레픈의 촬영과 적게 보여주면서 긴 쇼트, 강렬한 색감으로 << 단순하고도 >> 영리하게 장면과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을 좋아해요. 이 시리즈에는 << 좋은 사람 >>은 없고, 모두가 결함투성이예요. 매우 남성적이고 모두가 혐오스러워요. 한 여성이 —마찬가지로, 결함을 지닌— 우리의 유일한 영웅으로 등장하죠(굳이 영웅이 필요하다면요, 그리고 어쩌면 바로 여기에 그 질문이 있을지도요).
저는 이 등장인물들이 나누는 대화들 중 “맵 투 더 스타”에서처럼, 혹은 “세이프” 속 어떤 증언들처럼 너무나도… 터무니하고 이상한 것들이 정말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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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믹스를 듣고 있자면 말리부가 언급한 오묘하고 신비로우면서 어딘가 이상한, 영화 속 LA가 생생하게 눈과 귀 앞에 펼쳐지는 것만 같아요. 아직 언급된 작품 중에서 아직까지 관람한 것이 없는데, 하나 하나 도장깨기 하듯 찾아보면서 최애 아티스트의 비전을 형성한 레퍼런스의 원천을 더 알아보고 싶어요. 여러분도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있다면, 그의 영화 취향을 따라가 보면서 인물과 그의 창작에 대해 더 잘 이해해 보는 건 어떠세요?

 

FEELM 편집장 박민제

 


 

➕ 더하다

기존 '영공소식'이 이번 호부터 '더하다'로 새롭게 개편되었습니다.

박상준 에디터가 지난 무비 올나잇의 기록을 들고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갤럭시 XR 동아리 크루 선정 소식도 놓치지 마세요!


⛺️ 무비 올나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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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일시 : 3/27(금) ~ 3/28(토)

행사 장소 : 서울살롱 1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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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가 물러가고 비로소 완연한 봄이 찾아오는 4월. 각자에게는 저마다의 4월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3월 막바지에 이와이 슌지의 <4월 이야기>를 보는 것은 결코 날짜를 착각해 서두른 게 아니라 우리만의 4월 이야기를 만들어가기 위한 예비 단계라고 말해봐도 좋을 것이다.

2026년의 첫 학기, 그리고 서강영화공동체 83기의 ‘무비 올나잇’ 행사는 3월 27일 저녁부터 28일 이른 아침까지 진행되었다. 영화를 본다는 것은 때로 꿈을 꾸는 것과 다름없고, 꿈을 꾼다는 것은 얼마간 현실을 망각하는 일이기도 하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밤을 꼬박 새우며, 그 <망각의 삶>에 기꺼이 골몰했던 때를 다시 떠올려 보자…

캄캄한 지하실에서 달콤한 팝콘과 정신을 깨워줄 ‘몬스터’를 곁들인 채, 숨을 죽이거나 때론 웃으며 두 편의 영화를 연달아 관람했다. 그러고는 영화공동체의 자랑스러운 임원진 분들이 야심 차게 준비한 영화 퀴즈를 조별로 맞히며 웃고 떠드는 시간을 가졌다. 예상보다 훨씬 열성적으로 참여하는 여러분을 보며 필자는 덩달아 즐거우면서도, 동시에 조금의 아쉬움을 느꼈다. 물론 그 아쉬움은 단지 여러분의 열정 덕에 우리 조 점수가 부진했던 탓이니 큰 걱정 마시라…

레크리에이션의 뜨거운 열기가 가라앉고, 남은 이들은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영화 이야기로 시작해 다종다양하고 시시콜콜한 수다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감상단장님의 엄선에 따라, 총알탄 같은 코미디 영화부터 제멋대로 찍은 듯한 프랑스 누벨바그 영화까지 배경의 스크린을 채우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그런 건 상관없었다. 우리 앞에 갖가지 주류와 미처 나누지 못한 말들이 잔뜩 쌓여 있었으니!

하지만 그 진득한 밤 동안 우리 사이를 오간 수많은 이야기는 ‘서울살롱’의 지하 한구석에 고이 묻어 두어야 할지 모른다. 그러니 영공인들의 속 깊은 대화가 궁금한 독자 분들은 다음 학기 ‘무비 올나잇’에 꼭 참석하시길 바란다. 물론 당장 코앞으로 성큼 다가온 전주국제영화제 MT를 먼저 기대하셔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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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박상준

 


 

🥽 갤럭시 XR 동아리 크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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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공에 도착한 또 다른 제안. 서강영화공동체가 삼성전자의 '갤럭시 XR 동아리 크루'로 선정되어 4월과 5월에 다양한 활동과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에요. 문집부도 대여 받은 갤럭시 북6 프로 모델을 활용해서 열심히 작업하고 있답니다. 빠른 프로세서와 넉넉한 램 용량, 그리고 부드러운 키보드와 선명한 디스플레이까지! 뉴스레터 제작을 비롯한 문서 작업을 하는 데 이보다 더 쾌적한 환경은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게다가 내장된 코파일럿 기능을 활용하면서 멀티태스킹 하니까 작업의 효율이 한결 올라간 걸 체감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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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R 헤드셋을 쓰고 드라이브 작업도 할 수 있답니다! 곧 교내에서 갤럭시 XR 기기를 활용한 체험 및 감상 행사도 찾아올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려요. 


 

📚 넋두리 아카이빙

지금까지 동방에 잠들어 있던 '넋두리'를 이제 여러 부원들의 수집과 편집을 거쳐 온라인으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90년대 초부터 2024년까지 재밌거나 의미 있는 부분을 발췌해 모았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텍스트 및 이미지를 발췌하고 정리해 준 임세인 님 외 여러 부원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 (영화와 음악을) 곱하다

도영서 부원이 구독자님에게 영화 <스탑 메이킹 센스>와 동명의 라이브 앨범을 소개해요.

<영화와 음악>

: Stop Making S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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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드미가 연출한 동명의 다큐멘터리 영화 <스탑 메이킹 센스>로도 유명한 토킹 헤즈의 두 번째 라이브 앨범인 <Stop Making Sense>는 그들의 스튜디오 앨범과 이질적인 매력을 보여주는 뛰어난 음반이다. 이들의 이전 라이브 앨범이었던 <The Name of This Band is Talking Heads>는 <Remain in Light> 이후 투어의 아카이빙적인 성격이 짙었다면, 본작은 하나의 셋리스트를 온전히 앨범에 담았다는 점에서 보다 높은 완결성을 보여준다.

흔히 그들이 공연했던 클럽의 이름을 따 CBGB 씬으로 불리는 뉴욕의 펑크 운동은 197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 보다 아방가르드한 접근법을 보여주는 노 웨이브와 팝의 문법을 흡수한 뉴 웨이브로 분화되기 시작했다. 토킹 헤즈는 뉴 웨이브 측의 기수로서 다소 거칠었던 펑크적 움직임과 서서히 작별하기 시작한다. 이들의 1980년 작인 <Remain in Light>에 들어서 펑크적인 요소는 대부분 배제되었고, 펠라 쿠티와 같은 아티스트의 영향을 받아 아프로비트적 요소를 대거 도입했다. <Speaking in Tongues>에서도 이어진 토킹 헤즈의 방향성은 <Stop Making Sense>에 이르러 극적으로 드러난다. 흑인 음악적 요소를 도입하면서도 펑크의 교조적인 반-문화적 속성에 여전히 매여있던 이들은 본작에 이르러 디스코를 본격적으로 끌어들이며 펑크적 요소를 분명히 단절시켰다.

본 앨범을 담은 영화를 보았다면 알겠지만, 토킹 헤즈의 공연이라기보다 데이비드 번과 세션들의 공연처럼 진행된다. 티나 웨이머스, 크리스 프란츠, 제리 해리슨의 비중은 이 시기를 기점으로 라이브 세션으로 합류한 흑인 아티스트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격감된다. 티나 웨이머스의 베이스는 뛰어난 기량과 함께 돋보이지만, 크리스 프란츠의 드럼은 스티브 스케일스의 퍼커션에 사뭇 가려지고, 제리 해리슨은 알렉스 위어와 버니 워럴을 보조하는 역할에 머물렀다는 인식을 지울 수 없다. 이 앨범이 토킹 헤즈의 방향성에서 크게 벗어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Stop Making Sense>는 그들의 최고작임과 동시에 더 이상 토킹 헤즈라고 부를 수 없는 -사실상 데이비드 번의 개인 밴드에 가까운 무언가- 위치에 있는 모순적인 음반이기도 하다.

현재 흔히 스트리밍 사이트와 피지컬 앨범으로 나오는 버전은 본 공연의 셋리스트를 온전히 반영하고 있는 것과 달리, 초판은 9트랙만을 담아 40분이 채 되지 않았다. Heaven, Genius of Love, Crosseyed and Painless와 같은 가장 중요한 트랙이 대거 빠진 초판은 완결성도 부족하며, 한 셋리스트의 온전한 반영이라는 이 앨범의 매력을 크게 떨어트렸다는 점에서 아쉽다. 이후 나온 판본은 대부분 빼먹는 트랙 없이 나왔는데, 이 버전이 훨씬 청각적으로 즐겁다. 특히 공연의 피날레 격인 Crosseyed and Painless가 라이브 버전에서 일부 편집됐음에도 (아마 공연이 양일간 진행됐기에 영화에 나온 것과 다른 날의 버전일 듯 하다) 하나의 앨범을 들었다는 충족감을 만족스러울 만큼 준다는 점에서 그렇다. <Stop Making Sense>의 곡들은 대부분 스튜디오 버전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주는 화려한 사운드로 무장하고 있다. 풍성한 세션과 더욱 팝에 가까워진 편곡, 완벽에 가까운 신스의 사용으로 레코딩에서 결여됐던 부분을 빼곡하게 색칠해 나간다. 가장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Life During Wartime, Burning Down the House와 같은 트랙에서 이를 느낄 수 있다.

이 음반에 대해 이야기하는 만큼 본작의 다큐멘터리 영화에 대한 이야기도 짤막하게 할 필요는 있을 듯 하다. 토킹 헤즈의 음악적 성취는 이 앨범에서 극에 달했지만, 조너선 드미의 연출은 <스탑 메이킹 센스>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앨범 <Stop Making Sense>보다 다소 뒤떨어진다는 생각이 들게끔 한다. 관객을 비추는 컷이나 멤버들의 인터뷰가 일절 없다는 점은 공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하지만, 역동적인 공연을 정적으로 담아내 그 자체의 흥분됨에 의존한다는 부분은 아쉽다. 관객들이 목격한 바만을 전하는 바람에 관객들의 감정을 전달하는 데는 분명히 실패했다.

토킹 헤즈의 음악적 일탈, 혹은 데이비드 번의 독선에 가까운 <Stop Making Sense>는 그들의 커리어에서 분명히 가장 빛나는 순간을 포착한 작품이다. 눈을 감고 LA의 공연장을 떠올리고 춤을 추며 이 앨범의 매력을 만끽하길 소망해 본다.

 

ps. 편의를 위해 음반은 <Stop Making Sense>, 영화는 <스탑 메이킹 센스>로 기술했다.

 


 

➗️ 나누다 

강시형 부원이 구독자님에게 영화 <나이트 크롤러>를 통해 저널리즘에 대한 사유를 여러분과 나누어요.


저널리즘과 징벌적 손해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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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크롤러, 2014>

Nightcrawler

감독 : 댄 길로이

범죄/드라마/스릴러 · 미국 · 1시간 57분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는 종종 그 자체로 침해 불가능한 절대선처럼 여겨진다. ‘자유’라는 이름 아래 행사되어 온 무책임한 권력이 실제로 무엇을 파괴해 왔는지는 잘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자유를 포함한 모든 ‘권리’는 자연적으로 부여되는 초월적 속성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생존을 위해 발달한 규범적 장치이며, 본질적으로 상호성을 전제로 하는 계약적 개념이다. 나의 권리는 타인의 권리를 인정하는 범위 안에서만 유효하며, 행위가 초래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수반하지 않는 권리는 성립할 수 없다. 이 전제가 무너지면 권리는 그저 타인의 생존을 위협하는 도구에 불과하다.

표현의 자유 역시 예외가 아니다. 표현이 타인의 삶을 무너뜨리고, 집단의 존속을 저해하는 방식으로 행사될 경우 그것은 더 이상 정당한 권리 행사가 아니다. 표현은 관념의 영역에만 머물지 않고 현실에 개입하여 구체적인 결과를 생산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보의 파급력이 클수록 그에 상응하여 검증 의무 역시 가중되어야 한다. 영향력이라는 권력을 향유하면서 그 위력에 비례하는 책임을 거부하는 것은 권리의 상호성 원칙에 위배된다. 따라서 악의적이거나 중대한 과실로 유통된 허위 정보에 엄중한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부당한 억압이 아니라, 권리 개념 자체를 성립 가능하게 유지하기 위한 최소 조건이다.

이 지점에서 ‘저널리즘’은 결코 예외적 지위를 가질 수 없다. 언론을 포함한 현대의 정보 유통업자는 정보를 생산·편집·유통함으로써 막대한 사회적 영향력과 경제적 이익을 획득하는 명백한 산업적 행위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언론의 자유’라는 상징적 언어 뒤에 숨어 면책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특정 행위가 개인의 생존에 해를 가했다면, 그 행위자가 언론이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산업 주체보다 낮은 책임을 져야 할 정당한 근거는 없다. 기존에 언론에 부여되었던 특별한 면책권은 공익성을 전제로 한 ‘조건적 면책’였을 뿐이기 때문에, 타인의 권리를 유린하는 도구가 된 이상 더는 유효하지 않다.

그간 대안으로 제시된 자율 규제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이는 언론 구성원이 특별히 더 도덕성이 결여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인간의 감각적 취약성을 수익 모델로 삼는 정보 유통업의 구조적 결함 때문이다. 타인의 고통이 조회수를 높이고, 이것이 곧 영향력과 자본으로 치환되는 생태계에서 도덕적 ‘권고’나 ‘내부’ 규범에 따른 자정 작용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을 외면하는 기만일 뿐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은 그저 언론을 교화하거나 위축시키기 위한 제도가 아니다. 그것은 행위의 파괴력만큼 책임을 지는,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자가 공동체의 보호 질서 안에 머물 자격이 있는지를 묻는 책임 부과 방식이다.

일각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이 권력자에 대한 비판을 위축시킬 것을 우려한다. 하지만 정작 언론이 권력에 대한 비판 기능을 제대로 수행해왔는 지부터 자문해야 한다. 실은 이미 정치적 진영 논리에 매몰되어 비난과 선동을 일삼는 도구로 전락한 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비판의 위축’이라는 명분은 책임 회피를 위한 수사에 불과하다. 더욱이 소송의 압박이 일선 기자를 위축시킨다는 주장 역시 이윤은 법인이 독식하면서 책임은 개인에게 떠넘겨온 언론사의 운영 구조를 은폐할 뿐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은 언론이라는 거대 산업을 포함한 모든 사회적 권력이 동일한 책임의 규칙 아래 놓여 있음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에디터 강시형

 


 

🎥 영(공)사(람)기(록) pt. 2: 문집부 에디터 편

문집부는 서강영화공동체의 부서 중 역사가 짧은 편에 속합니다. 그러나 아카이빙과 비평, 취재와 홍보 등 폭넓은 활동을 통해 동아리를 알리고 기록하는 데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있답니다. 이번 편에서는 문집부 에디터들을 한 명 한 명 소개해 보려고 해요. 각자 '레터박스'의 최애 영화 뽑기 형식을 차용해 가장 좋아하는 영화 네 편을 고르고 짧게 자신을 소개해 봤어요.


문집부장 박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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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랑의 행로>(1984) - 존 카사베츠
  2. <트윈픽스: 더 리턴>(2017) - 데이비드 린치
  3. <녹색 광선>(1986) - 에릭 로메르
  4. <언더 더 스킨>(2013) - 조나단 글레이저

지난 학기부터 문집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동시대의 전자-음악-영화를 발견하는 데서 가장 큰 흥미를 느낍니다. 영화는 귀로 듣는 거라 믿습니다. 뉴스레터 구독자 여러분들의 귓가에서 꿈꾸는 듯 늘 아름다운 음악이 맴돌길,,,

 

 

강시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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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리포터> 시리즈
  2. <아이언맨>(2008)-존 파브로
  3. <킬러의 보디가드>(2017)-패트릭 휴즈
  4. <장화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2022)-조엘 크로포드

안녕하세요, 문집부원 강시형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해리포터> 시리즈입니다. 처음 영화를 좋아하게 만들어준 영화라 그 자체로 저에게 의미를 가집니다. 이 밖에도 마블 영화나 범죄도시 시리즈 같은 오락 영화를 좋아합니다.

 

 

권준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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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포 선라이즈>(1995) - 리처드 링클레이터
  2. <이터널 선샤인>(2004) - 미셸 공드리
  3. <미드나잇 인 파리>(2011) - 우디 앨런
  4. <펀치 드렁크 러브>(2002) - 폴 토머스 앤더슨

안녕하세요, 신입부원 권준형입니다. 영화를 볼 때 장르를 가리지는 않지만, 괜히 사랑 영화면 더욱 기대와 정이 가는 것 같습니다.

 

 

김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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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친절한 금자씨>(2005) - 박찬욱
  2. <해피 투게더>(1997) - 왕가위
  3.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2022) - 다니엘 콴, 다니엘 쉐이너트
  4. <하나 그리고 둘>(2000) - 에드워드 양

안녕하세요! 신입 에디터 김가은입니다. 인생 영화를 질문 받을 때마다 참 대답하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일단 눈이 즐겁고 삶을 긍정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김시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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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2020) - 도이 노부히로
  2. <아무도 모른다>(2004) - 고레에다 히로카즈
  3. <비긴 어게인>(2013) - 존 카니
  4. <날씨의 아이>(2019) - 신카이 마코토

안녕하세요! 신입부원 김시우입니다. 크게 장르를 가리지 않지만, 소외된 개인에게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영화가 특히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예술의 도구성을 따질 수는 없지만, 예술은 약자를 위한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그들에 대해 재고하게 되는 영화에 흥미를 갖는 것 같습니다. 

 


박상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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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지막 국화 이야기>(1939) - 미조구치 겐지
  2. <프란체스코, 신의 어릿광대>(1950) - 로베르토 로셀리니
  3. <가멜리온>(1968) - 그레고리 마르코풀로스
  4. <너무 이른, 너무 늦은>(1981) - 장 마리 스트로브, 다니엘 위예

시기나 국적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영화를 보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물론 그게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요. 최근 관심이 있는 건 아프리카 영화들입니다. 여기에 최애로 꼽지는 않았지만 사피 파예 감독의 영화들을 추천드립니다.

 


박선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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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2025) - 폴 토머스 앤더슨
  2. <괴물>(2023) - 고레에다 히로카즈
  3.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 - 미야자키 하야요
  4. <애프터 양>(2021) - 코고나다

인생 영화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항상 생각하지만, 언제 들어도 답하기 힘든 질문인듯 합니다. 저 같은 경우,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외치는 영화, 그럼으로써 인물들이 성장하는 영화가 참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여정의 끝이 시련, 절망일지언정 기꺼이 앞으로 나아가는 이들의 용기에 경의를 표합니다. 제 왓챠 계정을 보신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외치며 전진하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영화들을 상당히 많이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때가 된다면 계정을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너무 내밀해서 부끄러워요.)

 

 

손예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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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작은 아씨들>(2020) - 그레타 거윅
  2. <스피드>(1994) - 쟝 드봉
  3. <반지의 제왕>(2001) - 피터 잭슨
  4.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 - 데이빗 프랭클

인생 영화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제 삶에 스며든 수많은 영화 제목들이 스쳐 지나가곤 합니다. 닥치는 대로 다 보는 잡식성인 취향 탓에 쉽게 하나를 고르긴 어렵지만,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의 할리우드 영화들은 지금의 제가 영화를 이만큼이나 사랑하게 만든 출발점입니다. 상영관 불이 켜지고 현실로 돌아오는 찰나, 마치 새로운 세계를 여행하고 온 듯한 그 감각이 제가 영화를 사랑하는 이유입니다.

 

 

윤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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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헤어질 결심>(2022) - 박찬욱
  2. <벌집의 정령>(1973) - 빅토르 에리세
  3. <파이트 클럽>(1999) - 데이비드 핀처
  4.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 - 박찬욱

안녕하세요, 저는 <벌집의 정령>처럼 감독님의 의도가 체계적으로 잘 짜여 있고 거기서 자연스럽게 주제와 감동으로 연결되는 작품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파이트 클럽>처럼 몰입이 잘 되는 영화도 좋아합니다. <헤어질 결심>은 제가 영화라면 되고 싶은 자극적이면서 고급스러운 영화입니다.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원래 순위권 밖이었는데 이번에 서평을 쓰면서 힐링되는 느낌이 들어 좋아졌습니다.

 


이상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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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2022)-다니엘 콴, 다니엘 쉐이너트
  2. <늑대아이>(2012)-호소다 마모루
  3. <보이후드>(2014)-리처드 링클레이터
  4. <벌새>(2018)-김보라

안녕하세요! 신입부원 이상현 입니다. 어떤 영화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은 항상 답하기 까다로운 질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뽑은 영화의 공통점을 생각해 보니 저는 가슴을 뜨겁게 하는 영화보다는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영화를 좋아한다는 결론을 지을 수 있었습니다. 추가로 영화만큼 애니메이션도 많이 즐겨봅니다. :)

 

 

허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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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 - Tony Grech Smith
  2. <미성년>(2019) - 김윤석
  3. <존 말코비치 되기>(1999) - 스파이크 존즈
  4. <라따뚜이>(2007) - 브래드 버드

안녕하세요, 신입부원 허윤입니다. 어떤 것을 좋아함의 기준은 반복에 있다고 생각하여 위의 네 가지 영화들을 골라봤습니다. 주로 자기도 자기 인생을 어찌할 줄 모르며 멋대로 사는 여자 주인공들을 좋아합니다. 위에는 담지 못했지만 시트콤도 좋아합니다.

 

 


 

➗ (새로) 나누다

최애 영화와 자기소개를 통해 신입 에디터들의 취향을 간단하게 알아 봤는데요. 영화 네 편과 문장 몇 개만으로는 그들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을 테니, 영화에 관해 시간과 정성을 들여 쓴 글을 통해 그들의 더 깊은 내면과 사고를 들여다봐요.


먼저, 영화란 무엇을 그려내는가에 대한 생각을 더해 줄 세 편의 글이에요.

자비를 베푸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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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리코르디아, 2024>

Miséricordia

감독 : 알랭 기로디

코미디/드라마 ·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 1시간 43분

 알랭 기로디 감독의 《미세리코르디아 (Miséricordia, 2024)》는 욕망, 죄책감, 그리고 자비라는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을 그려낸 블랙 코미디다. 주인공 제레미는 제빵사 장피에르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고향 생-마르치알로 돌아온다. 장피에르의 관을 보며 흐느껴 우는 제레미의 모습. 이 장면만으로도 두 사람이 단순한 사제 관계만은 아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우리에겐 매우 많은 사랑이 필요합니다.” 필리프 신부의 기도문을 시작으로 관객은 기묘하고 축축한 관계 속으로 빠져든다. 

 제레미는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 욕망을 표출하는 인물이다. 그는 미망인 마르틴에게 장피에르와의 연정을 고백하는 동시에, 마르틴을 욕망하며 심지어 그녀의 아들 뱅상과도 과거에 육체적 관계에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영화는 사회적으로 금기시되는 관계를 일상적인 맥락 안에 놓음으로써, 가장 낯선 광경마저  역설적으로 자연스러운 것으로 그려낸다. 오로지 관객만이 그의 무분별한 욕망에 혼란을 느끼며 “욕망이 어디까지 허용되는가?”라는 도덕적 의문을 품는다. 

 그러던 중 제레미는 죄를 저지른다. 그것은 살인이라는 가장 중대한 죄다. 제레미는 뱅상과 다투는 과정에서 그를 우발적으로 죽이게 된다. 뱅상이 죽은 자리에는 버섯이 자라나고 제레미를 향한 의심의 눈빛은 점점 늘어난다. 죄책감 속에서 절벽 앞에 선 제레미를 보여주며 영화는 잠시 현실의 도덕 원리를 따르는 듯 보인다. 절제되지 않은 욕망의 결과는 파멸이라는 공식을 우리에게 다시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제레미의 욕망이 심판받기를 기대한 관객을 비웃듯, 우리를 다시 욕망의 공간 생-마르치알로 돌려보낸다. 관객이 기대하는 윤리적 귀결을 따르는 대신 영화는 살인을 서스펜스가 아닌 자비를 위한 도구로 처리한다. 경찰의 논리적인 심문도 잠시 위협처럼 보일 뿐이다. 사제가 제레미를 위해 내놓은 허술한 알리바이는 마법처럼 그를 결백하게 만든다. 신의 대리인처럼 보이던 사제 역시  제레미에게 품고 있던 욕망을 드러내며, 영화는 다시 한번 혼란을 일상처럼 그려낸다. 

 그렇다면 《미세리코르디아》는 어째서 영화적 문법을 거부하는 것일까. 그것은 욕망의 절대적인 우위를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미세리코르디아》는 욕망을 도덕의 심판대 위에 올리지 않고, 오히려 그것이 윤리를 압도하는 세계를 구축한다. 그 세계는 감독 알랭 기로디가 전작 《호수의 이방인》에서부터 꾸준히 구축해 온 것으로, 그는 사랑과 욕망을 존재를 지속하게 하는 원초적인 힘으로 바라본다. 영화는 관객이 갖는 도덕적인 의문에 의도적으로 침묵한다. 그 무책임할 정도의 태도는 아이러니하게도 관객을 영화의 교훈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에서 해방시킨다. 

 영화는 인물들의 욕망에 대해 이해를 요구하지 않으며, 그저 그것이 지닌 순수한 힘에 맹목적인 찬사를 보낸다. 《미세리코르디아》의 자비는 죄를 용서하는 신의 포용이라기보다는, 누군가를 붙들어 두려는 욕망의 다른 얼굴에 가깝다. 제레미가 받는 용서와 구원은 지나치게 당연한 것처럼 보이며, 살인이 이렇게 쉽게 용서  받아도 되는 것인지 되묻게 만든다. 그러나 살인자가 죄를 뉘우치는 것보다 공동체 속에서 삶을 지속하는 편이 낫다고 말하는 사제의 궤변은, 누군가와 그저 함께 있기를 바란다는 점에서 오히려 사랑의 본질에 가까워 보인다. 

 들뢰즈와 가타리의 표현을 빌리자면, 욕망은 결핍이 아니라 관계를 생산하는 힘이다. 《미세리코르디아》에서 욕망은 인물을 죽음으로 이끌기도 하고, 동시에 서로를 연결하기도 한다. 기존의 많은 영화가 살인을 서사의 중심 사건으로 다뤄왔다면, 《미세리코르디아》는 그 죽음 이후에도 욕망이라는 원초적인 감정의 힘에 의해 끝없이 작동한다. 절벽에 선 제레미에게 사제는 조용히 삶을 권유한다. “날 사랑하게 될 거예요. 아주 쉬워요. 모두 사랑할 수 있어요. 쉽지 않았던 사람까지도. 갑시다, 날 위해 살아줘요.” 어쩌면 우리 역시 제레미처럼, 이해나 심판 없이도 주어지는 자비를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에디터 김가은

 

 

인생이란 무엇인가, 말 그대로 “인생”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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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보그지만 괜찮아, 2006>

감독 : 박찬욱

로맨틱 코미디/드라마 · 한국 · 1시간 45분

우선, 이 영화의 구조는 객관적 실체 VS 주관적 의미로 시작한다. 주인공 영군은 정신 질환자이다. 영군은 본인이 사이보그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밥을 먹지 않고 충전을 시도한다. 그녀의 목표는 충전을 완료해서 요양병원 의료진을 죽이고 그곳에 갇혀 있는 할머니를 구출하는 것이다. 이것이 그녀의 주관적 삶의 의미이자, 살아가는 이유이다. 하지만 이는 현실에서 100% 불가능하고, 사실관계도 맞지 않는 망상이다. 반면, 그녀의 어머니는 100% 현실 속에 살고 있는 정신 질환이 없는 사람이다. 딸이 밥을 먹지 않고 사이보그라 주장하며 손목을 긋고 충전을 시도하자, 어머니는 딸을 정신병원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한편, 영군은 할머니를 항상 그리워한다. 그러다 할머니가 실제로 옆에 있다는 망상에 빠져 함께 놀기도 한다. 영군과 할머니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 때, 어머니가 할머니의 부고 소식을 전하기 위해 화장한 유골을 가지고 순대를 사서 영군을 방문한다. 여기서 정말 충격적인 장면이 나온다. 어머니가 영군에게 할머니의 유골이 담긴 봉지를 보여주고 순대를 함께 나누어 먹으려 한다. 이 때, 어머니가 할머니의 유골 가루 봉지와 순대 소스 가루가 든 봉지를 순간 헷갈려 한다. 영화는 이 장면을 통해 현실의 객관적 실체에는 단독으로 아무런 의미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렬하게 보여준다. 우리가 “이건 사랑하는 할머니 유골이야”라고 생각해야 비로소 현실의 객관적 실체가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영군이 이건 할머니 유골이고, 저게 소스라고 알려준다.

이제 영화의 구조는 주관적 의미 중에서도 현실을 파괴하는 주관적 의미 VS 현실에서 살아가게 해주는 주관적 의미로 넘어간다. 밥을 먹는 대신 충전을 시도하며, 요양병원 의료진을 죽이고 그곳에 갇혀 있는 할머니를 구출하려던 영군의 사이보그로서 삶의 의미는 망상이라 당연히 실현 불가능하고, 본인을 굶어 죽게 만들며, 폭력적이다. 다행이 영군은 다른 환자인 일순과 친해지고, 일순의 노력으로 영군은 자신의 몸 속에 밥을 전기로 바꾸는 장치가 설치되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밥을 먹어서 충전이 가능해지자, 이제 영군은 밥을 먹게 된다. 요양병원에 끌려가던 할머니의 마지막 입 모양(할머니가 치매였기도 하고 제대로 본 것도 아니라 현실적으로는 아무 의미 없지만)을 기억하고, 10만 볼트로 핵폭탄을 터뜨리라는 할머니의 마지막 말을 이해하게 된다. 그래서 일순과 핵실험을 하러 함께 캠핑도 가고 사랑도 나누게 된다. 현실을 파괴하는 망상은 해롭지만, 결국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현실을 파괴하지 않고 건강하게 해주는 망상에서 나오는 삶의 의미이다. 우리가 일론 머스크처럼 실제 현실에서 물질 그 자체로 의미를 만들어내면 물론 좋겠지만, 어처구니없는 망상이면 어떤가. 아무짝에도 의미 없는 헛소리이면 어떤가. 그것이 나를 건강하게 만들고 행복하게 한다면 현실 그 자체밖에 없는 삶보다 훨씬 나을 것이다. 이 영화는 우리의 인생도 영군처럼 존재하지 않는 의미를 있다고 생각하고 찾아나가는 과정이었음을 정말 기발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에디터 윤준영

 

 

예술로 모든 걸 용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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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티멘탈 밸류, 2025>

Affeksjonsverdi

감독 : 요아킴 트리에

드라마/코미디 · 노르웨이, 독일, 덴마크, 프랑스, 스웨덴 · 2시간 13분

<센티멘탈 밸류>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 것은 SNS에서 한 장면의 대사를 읽고 나서였다.

“같은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넌 왜 망가지지 않았어?”

“난 언니가 있었거든.”

언니의 존재로 안도하며 살아갈 수 있었던 아그네스와 성인이 되어서도 어린 시절의 안 좋은 기억을 떨치지 못한 노라는 한 가정 안에서도 다르게 성장하는 형제자매의 모습을 보여준다. 노라를 망가진 어른으로 만든 장본인은 그의 아버지, 구스타브다. 영화감독인 구스타브와 심리치료사인 자매의 어머니는 반복되는 부부싸움으로 이혼을 하였고 구스타브가 아예 다른 나라로 떠나버리며 딸들과의 관계가 매우 소원해진다. 시간이 흐른 후 어머니의 장례식을 계기로 찾아온 구스타브는 노라에게 신작의 주연을 맡기려고 한다. 그러나 몇 년만에 찾아와서 협업 제안을 받은 노라는 황당하기만 하다. 영화에서는 노라가 거절한 주연 역할이 다른 할리우드 배우 레이첼 캠프에게 갔다가 다시 노라에게로 돌아오는 과정을 보여주며 예술로 부녀가 화해하고 예술이 가져다주는 회복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절절한 자매애에 관한 영화겠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고 극장으로 가서 영화를 본 후 내게 남은 건 돈독한 자매 간의 사랑에 대한 감동보다는 하나의 의문이었다. “영화 한 편 찍으면 다 괜찮은 거야?” 청소년 시절부터 성인으로 자랄 때까지 언제나 부재했던 아버지에 대한 상실감이 영화 한 편 같이 작업함으로써 사라질 수 있는 걸까? 각본을 읽으며 자신과 맞닿아 있는 아버지를 발견하고 주연 역할을 수락하기까지의 감정선은 화해를 이루는 결말을 보여주기 위한 당위의 역할을 수행하는 듯하다. 

아버지를 향한 노라의 연민과 그리움, 화해와 용서가 뒤섞여 갑작스레 예술로 상처를 치유했음을 암시하는 결말부는 전반부의 영화가 끌고 가는 힘을 느슨하게 풀어버린다. 직접 말과 행동으로 미안함을 드러내기보다는 예술이라는 장치로 건네는 구스타브의 사과가 약간은 괘씸하기까지 하다. 가족 간의 단절과 그로 인해 생긴 상처를 봉합하는 예술의 힘을 보여주고 싶었다면 구스타브의 대본을 읽고 위로를 받는 노라와 구스타브의 얼렁뚱땅 넘기기식의 화해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러한 사건과 결과 사이의 공백에서 나는 관객으로서 인물들에게 소외당한 기분을 느꼈다. 자매가 병실에서 간호사에게 치근대는 투의 농담을 건네는 아버지를 보며 미소를 씬은 앞서 느낀 소외감을 더 증폭시킨다. 

<센티멘탈 밸류>에서 요아킴 트리에 감독이 짚고자 하는 부녀 관계의 정서가 정확히 무엇인지 모호하며, ‘아버지-딸’의 관계를 특정하지 않고 가족에 대한 재이해를 전달하고자 했더라도 이 영화는 긴 세월의 부재를 극복하는 영화의 힘을 과도하게 낭만화한다. ‘예술은 만사능통’이라는 식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를 통한 화해로의 점프는 ‘아버지의 부재’가 축적되어 쌓인 노라의 정서에 관객들을 남겨둔다. 영화 제목인 ‘센티멘탈 밸류’는 정서적 가치를 지니고 있기에 소중하게 여겨지는 것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과연 노라와 구스타브가 각자 소중히 여겨서 놓지 못하는 것들은 서로였을까? 예술이라는 변명 뒤에 숨어 가족 간의 갈등의 근원에 다가서지 않고 겉을 맴도는 영화인지, 예술로만 전달할 수 있는 ‘센티멘탈 밸류’를 표현하고자 한 건지 판단하는 것은 관객의 몫일 것이다.

 

에디터 허윤

 


이어서 김시우, 박선화 에디터가 작년의 화제작 <해피엔드>를 두고 조금은 다른 두 시선을 보여줘요. 

사회에서 비롯되고 사회를 증명하는 영화

: 해피엔드 (2024, 소라 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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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드, 2024>

HAPPYEND

감독 : 네오 소라

드라마 · 일본, 미국 · 1시간 53분

이 영화는 이방인에 대한 배척, 독재 체제 유지를 위한 감시와 통제 같은 사회 문제를 전반적으로 비판하는 것을 주제로 한다. 동시에 억압된 사회 속 개인의 관계 변화에 주목하며, 그들의 성장과 선택을 함께 다룬다.

  <해피엔드> 속 일본의 총리는 독재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대지진이라는 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안전 보장이라는 목적을 이용한다. 그 과정에서 재외국민 등 순수 혈통 일본인이 아닌 이들은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되어 부당한 차별을 받는다. 이는 관동대지진 당시 일본 정부가 혼란스러운 

상황을 조선인들의 탓으로 돌리고 그들을 대량 학살한 것과 유사하게 보인다. 작중 유타는 더는 새로운 음악이 없어 옛날 음악만 듣는다고 언급하고, 후미는 요즘 세상에는 새로운 것이 없고 학교에서 정부와 같은 방식을 사용한다고 말한다. 어쩌면 우리의 부당한 역사가 같은 방식으로 반복됨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혼란 상황에서의 독재체제 강화는 과거 파시즘을 상기시키기도 하지만 현대와 맞닿아 있는 계엄령 선포와도 연관 지을 수 있지 않은가.

  그 속에서 변화를 꾀하는 이들, 부당한 체제를 긍정하고 기득권자에게 아첨하는 이들, 그리고 대다수의 현 체제에 대해 무관심한 이들이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코우와 친구들이 교장실에서 날을 세우며 협상해서 얻어낸 감시 체제 재검토에 대한 장면이 이를 시사한다. 변화를 꾀하던 이들은 환호했고, 무관심한 이들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현 체제를 유지하고자 하는 이들은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모두가 환호하는 것은 극도로 이상화된 상황에 불과하고 현실은 영화 속 상황에 더 가깝다. 디스토피아라는 비현실적 배경에서 초현실을 구현해 낸 것이다.

  영화는 스크린을 통해 무의식을 의식으로 전환하는 힘이 있다고 본다. 변화를 꾀하는 이들이 대다수일 것이라는 무의식적 편견을 현실에 대입했을 때, 나조차도 그 속에 속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자신의 사회적 생존을 위협받는 막연한 공포감 속에서 우리는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세상을 바꿀 용기를 가질 수 있을까? 유타는 코우에게 이런다고 사회가 변하냐며 묻고 교장은 아이들에게 아무런 이득도 없는 일을 나서서 하는 이유를 묻는다. 그들의 용기의 원천은 변화 가능성과 이득과 손실에 대한 계산이 아니다. 부당한 사회에 맞서 마땅히 옳은 것을 행해야 한다는 신념에서 비롯된 것에 가깝다.

  억압된 사회의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함에도 해피엔드는 우정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아이들은 성장한다. 성장은 필연적으로 변화를 수반하는데, 이는 모두에게 같은 변화가 찾아옴을 의미하지 않는다. 각자가 변화하기에 우정과 사랑에서의 영원을 맹목적으로 말할 수 없다. 우리는 멀어지는 것을 되돌릴 수 없고 각자의 변화를 인정하고 자신을 찾아가야만 한다. 마지막 장면의 유타와 코우는 다시 만나자는 말을 하지만 서로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인지하고 있다. 그들이 서로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은 다른 길을 향하는 것임을 인정하고 각자의 길로 나아갈 수 있게 서로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전부이다.

 

에디터 김시우

 

 

모든 인연에는 때가 있다.

네오 소라 감독의 <해피엔드>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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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 인연’이란 말을 아는가? ‘시절 인연’이란 모든 사물의 현상은 시기가 되어야 일어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불교 용어이다. 현대에 들어서는, “모든 인연에는 때가 있다.”는 말로 자주 쓰인다. 네오 소라 감독의 첫 번째 장편 영화, <해피엔드>는 통제적인 일본 사회와 그 속에서도 피어나는 청춘, 무엇보다 ‘시절 인연’에 대해 깊이 고찰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유타’라는 인물과 ‘코우’라는 두 고등학생의 우정을 다루는 영화로,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근미래의 일본이다. 주로 근미래라 하면 풍족해진 사회를 떠올리겠지만, 감독이 생각하는 근미래의 일본은 희망적이지 않다. 정부는 지진을 핑계로 시민들에 대한 감시를 정당화하고, 사회가 불안정하고 혼란스러운 이유를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에게 돌린다. 강압적으로 변해버린 일본 사회 속에서 재일 한국인인 ‘코우’는 소외감을 느끼고, 일본 사회에 대한 반발심을 느낀다. 그러나 코우의 가장 친한 친구 ‘유타’는, 정치적 이슈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으며 오로지 예술을 즐기는 데에만 몰두하는 이상주의적인 모습을 보인다.

영화 초반, 이들은 그저 천진난만한 고등학생으로 비춰진다. 그러나 영화의 흐름은 어떤 사건에 의해 심각해지고, 긴장감이 고조된다. 유타와 코우는 장난을 하나 치기로 결정하고, 교장 선생님의 샛노란 차량을 학교 주차장 한복판에 세로로 세워두는 어마무시한 일을 꾸민다. 이 일을 계기로, 학교는 학생들의 모든 행동 하나하나를 감시할 수 있는 AI 감시 체계 시스템, 판옵티(Panopty)를 도입한다. (제러미 벤담이 제안한 ‘파놉티콘’이란 교도소 형태에서 따온 이름이다.)

코우는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핍박 받으며 정치적 이슈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반에 있던 여학생, ‘후미’의 손길로 인해, 이 사회의 부조리함을 정면으로 맞닥뜨린다. 음악에 대한 관심보다, ‘코우’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모습이 영화에서 점층적으로 비춰진다. 코우는 일종의 ‘성장’을 거치며 유타와 멀어진다. 그러나 그것은 유타도 마찬가지였다. 유타는 코우의 행동들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며,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어?”라고 코우에게 반문한다. 우정의 균열 속에서, 코우는 대대적인 혁명을 일으키기로 결심한다. 학교의 감시 시스템을 폐지하라고 외치며 교장실을 점거하는 것.

이 영화의 완벽한 아이러니는, 사회를 바꾸는 데에 열중이었던 코우는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교장은 전교생이 보는 앞에서 “내 차를 그렇게 만들었던 범인이 지금 이 자리에서 고백한다면 감시 시스템을 폐지하겠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코우는 나서지 못했다. 김밥집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어머니, 대학을 가야하는 자기 자신… 현실적인 것들을 고려하느라, 당장 자신의 힘으로 무언가를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왔음에도 망설였다. 그러나 유타는 달랐다. 전교생들 앞에서, ‘이 일은 모두 내가 혼자 꾸민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학교의 감시 시스템은 폐지되었다.

친구보다 내가 사는 세상이 중요해서 사회의 부조리함에 맞서고자 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엔 늘 회피했던 코우와, 내가 사는 세상보단 친구가 더 중요했지만 결국 그 마음으로 세상의 부조리를 타파해 버린 유타. 사랑엔 혁명의 힘이 깃들어 있다고들 하는데, 이 영화가 그 지점을 가장 잘 설명해 주지 않았나 싶다.

이 영화는 퇴학당한 유타와 대학을 가게 된 코우가 작별 인사를 하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그때 유타는 코우를 보며 “안녕, 우리 또 보자.”라고 말한다. 그리고 영화가 잠깐 정지됐다가, 이 둘은 서로의 반대편으로 걸어 나간다. 함께하는 이 우정이 영원할 것처럼 굴었지만 결국 엔드를 맞이한 그런 인연. 그런 인연의 끝에서 “잘 가”를 외치는 순간, 다시 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걸 서로는 알았을 것이다.

그들의 우정과, 그들의 견고했던 세계와, 끝나버린 인연에 대한 이야기.

모든 인연에는 때가 있다.

 

에디터 박선화

 


끝나버린 인연, 우정일 수도 혹은 사랑일 수도 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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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터널 선샤인, 2004>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감독 : 미셸 공드리

드라마/로맨스/SF · 미국 · 1시간 47분

간략한 인물 소개 : 주인공인 남자 조엘과 여자 클레멘타인, 기억을 지워주는 회사인 라쿠나사의 박사 하워드, 직원 메리, 스탠, 패트릭

먼저 이 작품, 사랑을 다루는 방식부터 독특해서 좋았다. 일반적인 사랑 영화들은 연애 초기부터 시작해 연애 후기로 향하거나, 가끔 산발적으로 다른 시기를 끼워넣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재회로부터 시작해 연애 후기, 그리고 첫 만남까지 역으로 주인공들의 시간을 되짚고, 그들의 사랑에 우리가 빠져들 때쯤이면, 다시 그들의 재회로 돌아가 우리에게 벅찬 감정을 선사한다. 연애 후기를 맞이하는 초반엔 당황하고 화난 조엘의 모습에 관객도 같은 심정으로 공감하며 화를 내다가도, 점점 기억을 지워가며 아련해지는 그의 마음과도 동화되는 가히 완벽한 접근 방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 영화가 단순히 둘의 사랑에만 국한되지 않는 점이 좋았다. 어쩌면 조엘과 클레멘타인의 선배이자, 장차 화근의 역할을 하기도 하는 메리와 하워드 박사의 사랑,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며 마음을 졸여왔을 스탠의 짝사랑, 예쁜 여자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것 같은 정열적인 청년의 모습인 패트릭의 사랑까지. 정말 쉴 틈 없이 사랑을 외치는 이 영화는 다양한 관계를 통해 다양한 감정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사랑 영화의 정점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 이 영화가 건네는 감정에 조금 더 다가가 보고자 한다.

현실이 힘들어서(상대와 너무 맞지 않아서) 기억을 지웠지만, 막상 지우려고 하니 너무 행복했던 과거의 순간들. 어쩌면 미련과 너무 닮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깨끗이 잊지 못하고 끌리는 데가 남아 있는 마음’이라는 뜻을 가진 미련은 일반적으로 사랑하는 사이의 관계에서 그 관계가 끝난 후에 찾아온다. 일반적으로 관계가 끝났다는 것은 싸웠거나, 혹은 좋게 끝났다고 해도 결국은 상대와 맞지 않는 지점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관계가 끝나고, 일상에서 상대의 비중이 적어질 때쯤, 특정 공간, 물건, 혹은 아무 이유 없이도 그 상대와의 행복했던 순간이 떠오르곤 한다. 이미 당시엔 너무 어렸던 자신과 상대방을 용서한 후이기에, 아팠던 기억은 저물고 행복했던 기억의 햇살만 떠오른다. 그래서 미련이 남는다. 우리가 그렇게 아팠어도, 이만큼 행복했으니까.

이 영화 속 주인공들도 마찬가지다. 클레멘타인이 충동적으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를 기억에서 지웠고, 그에 분노한 조엘도 뒤따라 그녀를 지운다. 지우는 초기에만 해도 최근의 기억부터 거슬러 올라갔기에 싸우고, 빈정 상하는 기억만 가득 보는 조엘은 ‘우린 이제 끝이야! 너가 날 먼저 지웠으니 나도 그럴 거야!’라며 속 시원한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점점 연애 중,초기의 기억으로 향하자 너무 행복하고 찬란했던 기억들 앞에서 조엘은 이 기억만큼은 남겨달라고 빌며 되려 태도가 변하게 된다. 결국 그녀를 지울 순 없다는 자신의 속마음을 이제서야 깨달은 조엘은 클레멘타인과 함께 자신의 상상(기억)속에서 잊히는 것을 피하기 위한 모험을 떠난다. 그러나 현실은 그들의 일탈을 가만히 놔두지 않았고, 박사가 돌아와 그들이 기억을 지우는 과정에서 유발하는 오류를 고치게 된다. 그렇게 해가 뜨고, 클레멘타인은 ‘몬톡에서 만나’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며 조엘은 결정의 대가를 치르게 된다. 우리는 이 복잡하고도 긴 과정을 통해 미련이라는 감정을 선물 받았으나, 그는 이제 그 감정마저 느끼지 못한다. 그녀와 관련된 모든 기억은 이제 그의 머릿속에서 깨끗이 없어졌기에 끌리는 데가 남아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날따라 일탈을 하고 싶던 그는 몬톡으로 향한다. 그리고 운명처럼 그곳에서 클레멘타인을 만나고, 그들은 그들의 과거를 꿈에도 모른 채 다시 서로에게 사랑에 빠진다. 그렇게 영화는 미련의 포장을 독특하고 사랑스럽게 풀어준다.

​“흠 없는 신녀의 운명은 얼마나 행복한가? 세상을 잊고 세상에 잊힌 자, 티 없는 마음에 영원한 햇살이 내리쬐니, 모든 기도가 이루어지고, 모든 소망을 내려놓는다.” - 알렉산더 포프, 극 중 메리의 대사

​조엘은 클레멘타인이라는 세상을 잊었고, 그 세상에게 잊혔다. 더 이상 그의 마음에 그녀에 대한 티끌은 없다. 그 마음에 클레멘타인이라는 영원한 햇살이 내리쬐니, ‘몬톡에서 만나’라는 기도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끝에선 결국 서로의 불행했던 과거를 알고, 그녀와 함께하는 평생이 행복으로만 가득하리라는 소망도 내려놓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사랑하기에.

 

에디터 권준형

 


이어서 감독과 관객의 태도에 대한 두 편의 글이에요.

 

* 아래 글은 영화 <세계의 주인(2025)>에 대한 주관적인 해석과 생각을 담았으며,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감독의 다정한 시선 <세계의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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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주인, 2024>

감독 : 윤가은

드라마 · 한국 · 1시간 59분

 ​<세계의 주인(2025)>은 전작 <우리들(2016)>, <우리집(2019)>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은 윤가은 감독의 신작이다. 작년 10월 개봉하여 올해 3월까지 약 2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2025년의 연말과 연초를 빛낸 화제작이라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성폭력 피해자의 삶을 다루는 기존의 자극적인 문법을 지양하고, 인물들의 오늘과 내일의 행복을 응원하는 다정하고 친절한 시선을 견지한다. 과연 이 영화가 다정함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 이유와 이것의 역할이 무엇일까? 그 답을 탐색해 보고자 한다.

​ 우선 왜 성폭력 피해자의 서사(혹은 아픔을 경험한 인물의 서사)에서 다정함이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는가를 고찰해야 한다. 이 영화는 피해자의 삶에 밀착하여 그들의 내일을 조명하며, 마지막 장면으로 유추할 수 있듯이 우리를 영화 속으로 초대하는, 더 명확하게는 각자의 삶에 공감하며 하나의 공동체로서 현실에 다가서게 하는 명확한 지향점을 가진다. 따라서 영화의 다정함은 영화가 전달하는 바의 쉬운 이해를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관객을 하나의 공동체로서 연대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전략적 선택이 된다.

​ 첫 번째 다정함의 역할은 연출의 절제를 통해 피해자의 존엄을 지킨다는 점이다. 가해자의 얼굴이나 범죄 장면을 직접 노출하지 않는 방식은 범죄 자체의 충격을 롱테이크로 전시했던 영화 <돌이킬 수 없는(2002)>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자극적인 장면을 전시하지 않음으로써 관객이 소모적이고 격앙된 감정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고, 사건의 잔혹함보다 인물들이 살아내야 할 ‘이후의 삶’에 온전히 집중하게 한다. ​이러한 절제는 최고의 명장면인 세차장 장면(주인공 ‘주인’이 세차 과정 속 차 안에서 그동안의 자신의 고통, 가족에 대한 분노나 원망, 슬픔과 같은 솔직한 심정을 엄마에게 몰아치는 장면)에서 정점에 달한다. 클로즈업 대신 인물들을 멀리서 연출은 관객을 단순한 감정 이입의 단계에 가두지 않는다. “나라면 어땠을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하며 관객을 ‘생각의 참여자’로 격상시킨다.

​ 두 번째는 영화의 여러 소재들이 일상적 행위를 통한 치유의 상징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주인(서수빈)과 미도(고민시)의 청소 봉사 모임, 동생 해인(이재희)의 사라지는 마술, 그리고 세차장 장면은 공통적으로 ‘사라지게 함’과 ‘깨끗하게 함’이라는 의미를 공유한다. 이는 과거의 고통을 ‘오염물’로 간주하여 ‘박멸’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상처가 삶 전체를 집어삼키지 않도록 ‘돌보고 관리하는’ 능동적 행위에 가깝다. 따라서 위와 같은 영화 속 장치는 일상적 삶을 살아가기 위한 인물들의 노력과 의지를 표상한다. 감독은 이러한 은유를 통해 과거의 ‘사건’에 박제된 존재가 아닌, 오늘을 딛고 내일로 나아가는 ‘사람’의 생명력을 강조하며 그들을 응원한다.

​ 결국 <세계의 주인>이 보여준 다정함은 관객을 단순한 방관자가 아닌, 현실 속 공동체의 일원으로 초대한다. 영화는 과거의 통증이 아닌 현재의 회복에 집중함으로써, 각자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관객 모두에게 삶을 지속할 용기를 건넨다. 스크린의 불이 꺼진 후, 우리는 비로소 각자를 세계의 ‘주인’으로 바로 서기를 소망하며 서로의 내일을 응원하는 연대의 일원으로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에디터 이상현

 

 

​​곁에서 말하기, 혹은 보고 듣기

: 영화 <재집합>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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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집합, 1983>

Reassemblage: From the Firelight to the Screen

감독 : 트린 민하

단편/다큐멘터리 · 미국 · 40분

전통적인 인류학적 시선과 민족지 다큐멘터리의 관습을 비판적으로 해체한 <재집합>(1983)은 타자를 재현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실험적인 에세이 영화다. 약 40분의 러닝타임 동안 카메라는 아프리카 세네갈 농촌 마을 여성들의 일상과 노동, 그리고 풍경을 파편화된 이미지와 불규칙한 사운드로 포착한다. 이러한 연출은 피사체를 하나의 고정된 지식이나 정보로 가공해 전달하려는 서구 중심의 서사적 인과율을 거부하는 제스처로, 대상을 객관적으로 재현할 수 있다는 다큐멘터리의 오랜 환상에 균열을 낸다.

베트남 출신의 영화감독 트린 T. 민하가 연출한 이 영화는 “나는 무엇에 대해 말할 생각이 없다. 그저 그 곁에서 말할 뿐이다.”라는 보이스오버로 시작한다. 하지만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우리는 그녀의 목소리와 감각적으로 직조된 화면을 마주하게 된다. 대상을 규정하거나 해설하지 않고 그저 ‘곁에서’ 머물겠다는 선언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침묵 속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해서 무언가를 행하는 것만 같다.

어쩌면 대상에 대한 해석의 덧칠을 거부한다는 점에서 이 영화의 태도를 뒤샹의 <샘>과 같은 레디메이드 예술에 빗대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세네갈인이나 세네갈을 잘 아는 사람들만을 관객으로 상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감독은 마냥 침묵할 수만은 없었을 터다. 결국 대상을 감각하게 할 언어와 이미지를 덧붙여 무언가를 ‘말해야만’ 하는 딜레마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트린 민하는 세네갈 여성들의 행위를 전통이나 노동 따위로 명명하고 분류하지는 않는다. 식민주의 담론에서 ‘저개발’이나 ‘원시’와 같은 이름 짓기가 서구가 비서구를 타자화하고 위계화하는 권력 작용이었기에, 대상을 지식의 테두리 안으로 포획하여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소유하는 일만큼은 조용히 유보하려 한 것이다.

이러한 조심스러운 거리두기는 타자를, 특히 억압받는 이들을 재현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권력의 불균형과 맞닿아 있다. 누군가를 지식인의 언어로 대신해서 말하거나 그들을 하나의 프레임 안에 그려내는 행위는 종종 투명하게 대상을 보여준다는 환상을 만들어 낸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정작 당사자들의 목소리는 지배적인 담론 체계에 의해 매개되며 본래의 층위를 잃고 구조적으로 침묵당하기 일쑤다. 가야트리 스피박이 힌두교 사티 풍습을 둘러싼 담론들 속에서 여성 당사자의 실제 목소리가 어떻게 지워졌는지 분석했듯, 트린 민하가 대상을 명료하게 해석하고 대변하는 ‘무엇에 대해 말하기’를 경계하는 것은 타자의 삶을 하나의 지식으로 환원하고 위계화하는 폭력을 피하기 위함일 것이다.

다만 역설적이게도, 대상을 개념적으로 소유하지 않고자 하는 이 태도는 영화의 컷 편집과 사운드 디자인의 리듬을 더욱 도드라지게 한다. 세네갈을 이해 가능한 지식으로 가공하지 않고, 남겨둔 의미의 틈을 채우는 것은 대상을 바라보는 감독의 주관적이고 감각적인 시선이다. 그 결과 영화는 어딘지 모르게 자의식이 과한 듯하고 다분히 ‘예술적’이라는 인상을 남기며, 세네갈을 ‘아는 것’으로 만들지는 않았으되 결국 영화 자체는 트린 민하 소유의 결과물로 완성되는 모순을 낳는다. 더구나 16mm 카메라와 편집 기술 자체가 서구 영화 산업의 산물이며 이 영화가 주로 소비되는 공간 역시 서구의 영화제라는 사실은, 대상을 프레임에 담는 행위가 기실 권력의 자장에서 온전히 벗어날 수 없음을 일러주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 전반에 흐르는 그 낯선 자의식은 창작자 개인의 단순한 과시라기보다 타자를 재현하는 일이 본질적으로 모순적이며 실패할 수밖에 없음을 드러내는 매체 자체의 고백인 것처럼 보인다. 즉, 타자의 목소리를 완전히 대변할 수 없음을 인정하면서도 그들을 타자화해 온 기존의 시선을 흩트려 놓으려 애쓴 흔적인 셈이다. 그러니 우리는 이 불완전한 텍스트 앞에서 그것이 무엇을 온전히 성취했는지에 ‘대해’ 따져 묻기보다, 그저 이 영화의 ‘곁’에 잠시 머무르며 보고 듣는 것으로 충분할지 모른다.

 

에디터 박상준

 


그렇다면 좋은 영화란 무엇일지 묻지 않을 수 없겠죠. 

좋은 영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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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리틀 선샤인, 2006>

Little Miss Sunshine

감독 : 조너선 데이턴, 발레리 패리스

드라마/코미디 · 미국 · 1시간 41분

우리는 흔히 삶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것은 거대한 불행이라 믿는다. 하지만 정작 일상을 갉아먹고 우리를 지치게 만드는 건, 오히려 사소하고 집요하게 반복되는 불운들이다. 고장 난 차, 어긋난 타이밍, 최악의 타이밍에 마주친 옛 연인, 그리고 간절했던 계획이 어그러지는 찰나의 순간들. 영화의 초반부가 다소 버겁게 느껴지는 이유도 이 지극히 현실적인 피로감을 가감 없이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소란스러운 불운의 연속 한가운데에서 예고 없이 닥친 가족의 죽음은, 우리가 불행이라 규정했던 것들의 크기를 다시 묻게 한다. 죽음이라는 절대적인 상실 앞에서, 내가 통제할 수 없다고 믿었던 그 간절한 소망의 좌절과 같은 실패들은 비로소 인생의 '사소한 순간의 것'으로 자리를 찾아간다. 영화는 감정을 과장하거나 톤을 바꾸지 않는다. 그 무심한 흐름이 너무도 사실적이어서, 죽음 앞에 모든 소란이 정적처럼 잦아드는 순간 우리는 깨닫게 된다. 어쩌면 우리가 불평하며 보낸 그 지리멸렬한 시간조차 생의 반짝이는 일부였음을 말이다.

이 가족은 각자의 방식으로 ‘이겨야만 가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사랑은 상대 역시 나를 사랑해야만 하고, 도전은 성공해 인정받아야 의미가 있으며, 꿈은 끝내 이루어져야 하고, 대회에 나갔다면 우승해야 한다고. 그러나 이야기가 끝으로 갈수록 영화는 그 전제를 조용히 무너뜨린다. 질 것을 알면서도 함께 무대에 오르는 선택, 그리고 사회의 암묵적 규칙과 남들의 시선을 잠시 내려놓은 채 실패했음에도 웃으며 돌아가는 결말은  승패의 기준이 얼마나 허약한지 드러낸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도 이러한 변화가 드러나는 지점에서 나온다. 어린이 미인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한 가족이 함께 긴 여정을 떠난다는 이야기 속에서, 그 여정의 중심에 있는 어린 딸 올리브가 무대를 향해 걸어 들어가는 순간이다. 그 장면은 결과를 향한 긴장이 아니라, 그 자리에 서기로 한 소녀의 결심을 담아낸다. 그리고 그 등을 지켜보며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가족들의 모습이 이어진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지 않더라도 소녀의 선택을 존중하며 묵묵히 뒤에서 자리를 지켜주는 이들의 존재는 소녀가 인생의 다음 챕터로 성장해 가는 걸음을 흔들리지 않게 만든다. 혼자 내린 결심이지만, 결코 혼자가 아니게 되는 순간. 그래서 그 장면은 더 단단하게 남는다.

이처럼 영화는 무엇 하나 제대로 풀리지 않는 엉망진창인 하루의 끝에서도, 결국 함께 웃으며 공연장을 빠져나오는 가족의 모습을 비춘다. 인생이란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는 과정임을, 영화는 거창한 설명 대신 단 하나의 장면으로 증명해 낸다. 이들이 엔딩에서 터뜨리는 웃음은 모든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되어서가 아니라, 서로의 곁을 지키며 그 순간을 함께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실제로 영화 속 한 인물은 인생을 '힘들었던 순간들의 합'이라 정의한다. 다소 차갑고 냉정하게 들릴 수 있는 이 말에서, 영화는 한 발 더 나아간다. 고통스러운 순간들이 영원할 것처럼 이어지더라도 결국에는 그 시간을 통과했다는 사실이 기억의 결을 바꾸고, 그 고통마저 삶의 궤적으로 남는다고. 그렇기에 고장 난 차를 밀며 함께 웃으며 달려가 차에 올라타는 마지막 장면은, 어떤 목적지에 도달하는 해피엔딩보다 훨씬 더 뭉클한 울림을 준다. 그들에게는 원래의 목표를 이루었는지보다, 고장 난 차를 밀며 함께 웃었던 그 기억 자체가 이미 충분한 행복이었기 때문이다.

좋은 영화란 무엇일까. 오랫동안 막연하게 품어온 질문인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야 비로소 실마리가 잡힌 듯했다. 메시지가 사회적이거나, 연출이 탁월하다든가, 유명 영화제에서 상을 몇 개를 받았다든지 등 각자마다의 나름의 여러 기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좋은 영화, 나아가 좋은 사람과 좋은 삶을 가르는 기준은 하나로 수렴하지 않을까. 그것과 함께한 시간이 끝난 뒤 돌아섰을 때 좋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 아마 이것이 가장 단순하면서도 분명한 기준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스 리틀 선샤인』은 쉽게 지나칠 수 없고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영화이지 않을까. 시작의 문턱에 선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거창한 성공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결국 남는 것은 완벽한 결과가 아니라, 그 과정 속 순간마다 웃을 수 있었는지, 그리고 그 곁에 누구와 함께였는지일 것이다.

 

에디터 손예진

 

지금까지 총 아홉 편의 글과 신입 에디터를 만나보셨습니다. 방학 기간 중 모든 에디터가 새로운 글로 돌아올 예정인데요. 그 사이에도 꾸준히 취재와 기획을 통해 여러분을 찾아뵐 테니 주의 깊게 지켜봐 주세요!

 


 

📍 [신규 기획] 서(울)영(화)공(간) 

서울에서 학교를 다닐 때 얻는 가장 큰 특권은 문화생활에 대한 접근성일 텐데요. 그중에서도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정말 즐겁게 다닐 만한 곳들이 많습니다. 새로운 기획 '서영공'에서는 서울의 (잘 안 알려진) 영화 관련 공간을 소개해 드릴 텐데요. 가장 최근 즐겨 다니고 있는 두 공간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두 공간 모두 학교에서 30분 이내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방문할 수 있고, 또 무엇보다 영화를 사랑한다면 즐겁고 뜻깊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이니 공강 시간을 활용해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요?

 

1. 키니마

주소: 서울 마포구 삼개로 33,도화3지구우성아파트 A상가동 304호

홈페이지: https://kinima.kr/main

인스타: @kinima_kr

트위터: @kinima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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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니마(Kinima)는 범의의 '영화'에 대한 활동을 이어가는 이들—김나영, 서동민, 윤아랑, 이광호, 정산하, 한상희로 구성된 공간입니다.
'움직임', '사회 운동', '쿠데타', '예술 사조' 그리고 '영화' 등을 의미하는 현대 그리스어 낱말(κίνημα)에서 이름을 따온 키니마는, 초기~고전기 영화와 동시대 무빙이미지 작업 사이의 링크를 탐색·생산·공유하고자 하는 공동의 의지로 설립되었습니다.
키니마의 목표는 그저 좋은 영화를 함께 잔뜩 보는 것도, 영화 관람 및 독해의 특정한 방식을 오늘날에 연명시키는 것도 아닙니다. 최근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영화와 (영상미술과 스마트폰 속 이미지를 포함한 광의의) 무빙이미지를 공통의 지평에서 사유하려는 시도는 분명 많지만, 정작 양자를 어째서/어떻게 공통의 지평에서 사유해야 하는지를 관객에게 충분히 제시한 경우는 많지 않은 듯합니다.
하여 키니마는 정기적인 상영회와 학술적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초기~고전기 영화와 동시대 무빙이미지 작업 각각의 역사성과 유효성, 그리고 관계성을 함께 탐구 및 유포하고자 합니다.
링크에 링크가 이어지는 과정 속에서 '영화'에 대한 우리의 태도에 변화가 일어나기를 확고히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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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니마를 처음 알게 된 것은 평소 주목하고 있던 윤아랑 평론가를 통해서였습니다. 지금 장소로 이전하기 전, 학교에서 걸어갈 만한 거리에 영화 스크리닝 및 관련 행사를 진행하는 공간이 생겨 무척이나 반가웠던 기억이 납니다. 영화 상영회를 포함해 GV, 대담, 강연 등 영화를 사랑하는 이라면 누구나 관심 가질 만한 다채로운 기획이 이어져 오고 있는데요. 저의 경우는 최근 나원영 평론가의 강연과 애니메이션 <블루이> 상영회로 이곳을 찾은 적이 있는데요. 정말 만족스러운 기획이고 귀한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어 점차 소중한 장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지금까지 국내 동시대 감독들의 특별전, 영화 관련 북토크, 비평가들의 세미나와 대담, 고전 영화 스크리닝 등 시네필들의 눈을 번쩍 뜨게 하는 프로그램들이 진행되었는데요. 아파트 상가 내에 위치한지라 처음 방문할 때는 헤맬 수도 있지만 친절한 운영진들과 꽤 아늑한 상영 환경, 무엇보다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공들인 기획에 발걸음이 자꾸만 향합니다. 

 

2. 유물론

주소: 서울 중구 묵정동 28-6 명성빌딩 201호

인스타: @yoomoollon

트위터: @yoomoollon

(매장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 플레이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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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포스터·팸플릿 파는 상점입니다. 물론 영화도 틉니다. 목·토·일 2pm~8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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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론이라니, 이름부터 대체 뭐 하는 곳일까? 하는 궁금증이 가득했습니다. 영화 기자 출신 사장님이 얼마 전 오픈한 이곳은 영화와 관련된 굿즈, 주로 대형 오리지널 포스터나 일본식 팸플릿을 판매하는 곳인데요. 꼭 구매하지 않더라도 운영시간에 맞춰 자유롭게 구경하며 이런저런 영화 얘기를 주고 받을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무료 상영회(예약금은 돌려받거나 포인트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나 음감회를 열고 계시는데, 이곳에서 영화 <블루 문>과 <아름다운 직업>을 본 경험은 정말 뜻깊었습니다. 작은 공간에서 도란도란 스크린 앞에 모여 앉아 쉽게 볼 수 없는 영화를 감상하는 건 정말 흔치 않으니까요.

주변에 음반과 출판물 등을 판매하고 전시 공간이기도 한 ‘c-o-r-d’, 현지 느낌 물씬 나는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져니로띠’ 등 을지로 4가 일대를 구경하는 것도 즐겁답니다. 근처 맛집으로는 ‘존라멘’과 ‘오장동 함흥냉면’ 등을 추천 드리니 영화적 출출함과 물리적 출출함을 모두 채울 수도 있겠네요!

 

에디터 박민제

 


 

🧐 [특별 기획] 전국제에서 뭘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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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MT가 (뉴스레터 발행일 기준) 한 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다들 예매는 성공적으로 마치셨나요? 영화제를 처음 즐기시는 분들을 위해 팁을 드리자면, 당일 상영 직전까지 취소표가 계속 풀리니 꼭 보고 싶은 영화가 있다면 절. 대. 포기하지 마세요! 혹시 아직 뭘 봐야할 지 모르시겠나요? 그래서 특별 기획으로 저희 문집부 에디터들이 추천하는 전국제 기대작 리스트를 준비해 봤습니다. 많고 많은 영화 속에서 한땀 한땀 손수 추린 영화들인 만큼 숨은 보석들도 많은데요, 바로 살펴보시죠!

 


문집부장의 "듣고 싶은" 전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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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나자 Nadja, 1994>(시네필 전주) - 마이클 알머레이다

"데이비드 린치가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음악은 사이먼 피셔 터너가 맡았다는 소식에 예매 1순위로 점찍었다. 시트콤 <뱀파이어에 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로 처음 접한 (21세기 브루클린의) ‘나자’와는 또 어떻게 다른 캐릭터일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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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나머진 다 소음일 뿐 Everything Else Is Noise>(가능한 영화) - 니콜라스 페레다

"현대음악가를 다룬다는 시놉시스와, 그에 걸맞은 컴포저로 이름을 올린 첼리스트 비올레타 가르시아의 스코어가 너무나도 기대된다. 기필코 이번 전국제에서 듣고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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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BIASes>(코리안시네마) - 최아론

"케이팝과 댄스뮤직 씬, 그리고 디아스포라와 젠더 디스포리아를 동시에 조명하려는 시도가 대담해 보인다. 전자음악가 예츠비가 음악을 맡았다. 폭넓은 음악을 들려준 그이니만큼 이번 스코어링의 방향을 도통 예측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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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바바라 포에버 Barbara Forever>(프론트라인) - 브라이디 오코너

"실험영화와 상업광고, 패션쇼와 설치미술 등 폭넓은 분야에서 사운드트랙 왕성한 사운드트랙 작업을 하고 있는 타울 카츠의 신작. 최근 인상적인 정규 앨범을 발매해 다시 한 번 주목받은 Ouri와 세션부터 개인 작업물, 스코어링에 이르기까지 굉장한 퀄리티(와 작업량)을 유지하고 있는 Oliver Coates가 첼리스트로 이름을 올린 점도 눈에 띈다."

 

 

박상준 에디터가 뽑은 기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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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발보나 이야기 Historias del buen velle>(마스터즈) - 호세 루이스 게린

"호세 루이스 게린의 신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봐야 할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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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X텐디드 릴리즈 XTENDED RELEASE>(영화보다 낯선) - 조슈아 겐 솔론즈

"영화제 프리미어 정책과 관련해 이러저러한 문제로 이번에 전주에서 상영되지 못할 뻔했던 작품이라고 하는데요(대신 얼마 전 서울에서의 상영이 취소되었습니다), 서울에서 보고 싶었지만 못 본 작품이라 전주에서는 꼭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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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침묵의 빛>(영화보다 낯선) - 이장욱

"작년 전주에서 이장욱 감독전을 보고 그의 영화들에 반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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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동부인 董夫人>(홍콩귀환: 시네마 + 아방가르드) - 탕슈쉬엔

"홍콩 영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고전입니다. 이외에도 이번 홍콩 영화 섹션에 궁금한 영화들이 많네요."

 

 

이상현 에디터가 뽑은 기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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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기쁜 우리 젊은 날>(특별전: 조금 낯선 안성기를 만나다) - 배창호

"제가 보지 못한 안성기 배우님의 20세기 작품들을 감상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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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남자는 괴로워>(특별전: 조금 낯선 안성기를 만나다) - 이명세

"이유는 1번과 동일하나, 안성기 배우와 함께한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감독으로 유명한 이명세 감독님의 영화이니 기대가 더 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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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잠자는 남자 眠る男>(특별전: 조금 낯선 안성기를 만나다) - 오구리 고헤이

"이유는 1번과 동일하지만, 일본 영화라는 점과 안성기 배우가 대사 하나 없이 잠만 잔다는 점에서 더 흥미가 가는 작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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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내일을 위한 시간 Two Days, One Night>(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 -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다르덴 형제의 영화가 훌륭하다는 건 항상 들었지만, 본 적이 없습니다. 이번 기회에 보아야 겠네요."

 

 

권준형 에디터가 뽑은 기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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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너바나 더 밴드 Nirvanna the Band the Show the Movie>(월드 시네마) - 맷 존슨

"스틸컷만 봐도 웃기다. 도대체 너바나와 타임머신의 조합은 무슨 생각으로 나온 것인지 너무 궁금해서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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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나의 사적인 예술가 Late Fame>(개막작) - 켄트 존스

"개막작 가산점에, 예술을 다루는 영화라는 점에서 기대가 된다. 또한 윌렘 데포와 그레타 리, 두 배우의 연기 합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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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루오무의 황혼 Gloaming in Luomu>(특별 상영) - 장률

"작년 부국제에서 관심이 있던 영화였는데 시간 관계상 보지 못했던 영화. 다시 기회가 생겼다는 건 꼭 보라는 신의 뜻이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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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창백한 언덕 풍경 A Pale View of Hills>(월드 시네마) - 이시카와 케이

"개인적으로 서정적인 일본 영화를 좋아한다. 특히 시놉시스 속 ‘어머니가 들려주는 기억과 나가사키 시절의 흔적을 맞춰가며, 그 속에서 불편한 불일치를 발견한다.’라는 문장에 이 영화에 대한 흥미가 커졌다."

 

 

박선화 에디터가 뽑은 기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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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나의 사적인 예술가 Late Fame>(개막작) - 켄트 존스

"아무래도 영화제를 갔으면.. 그 영화제의 개막전은 무조건 봐줘야하지 않을까요?! 전주의 뜨거운 열기를 온몸에 느낄 수 있는 개막전엔 무조건 참석하고 싶습니다. 해당 영화는 전직 시인인 주인공을 통해 예술가들의 삶 뒤에 숨겨진 허영과 두려움을 드러내는 영화라고 합니다. 예술이란,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찰을 해오던 저로서는 해당 영화가 어떤 이야기를 전할지 상당히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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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메트로폴리탄 라이드>(한국단편경쟁) - 김준영

"AI를 활용한 수많은 예술 작품이 나오는 동안, 묵묵하게 미니어처와 세트를 활용한 100% 아날로그 형식으로 제작된 수작업 SF라고 합니다. AI의 활용 능력에 경탄을 하면서도 약간의 회의를 느끼고 있는 참이었는데, 오랜만에 인간만이 예술에서 도달할 수 있는 경지에 대해 확인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게다가 장르도 SF! 해당 영화의 색감을 보니 웨스 앤더슨 감독이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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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창백한 언덕 풍경 A Pale View of Hills>(월드시네마) - 이시카와 케이

"칸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부문에서 상영되었던 이시카와 케이 감독의 작품입니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라고 해요. 개인적으로 가즈오 이시구로 작가의 소설을 즐겨 읽는 편이라 매우 기대됩니다. 해당 작품이 어떻게 영화화가 되었는지, 같은 작품이 소설에서 영화로 옮겨질 때 어떠한 요소들이 개입될지에 대해 집중하여 감상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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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너바나 더 밴드 Nirvanna the Band the show the Movie>(월드시네마) - 맷 존슨

"제목만 보고는 전설적인 밴드 ‘너바나’에 대한 다큐멘터리인 줄 알았는데.. 너바나와는 관련이 없어 보이는 두 남자가 타임머신을 타고 17년 전으로 돌아가서 공연을 하러 다니는 이야기라고 하네요. 스토리 자체가 너무 기발해 보여 이번 기회에 꼭 감상하고 싶습니다."

 

 

허윤 에디터가 뽑은 기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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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푸른 왜가리 Blue Heron>(월드시네마) - 소피 롬바리

"개인적으로 성장/가족 영화들을 좋아합니다. 헝가리에서 벤쿠버로 이민을 간 영화 속 가족의 장남 제러미의 불안정함이 어디로부터 오는 건지 영화에서 확인하고 싶습니다. 가족 간의 슬픔과 화는 누구에게나 존재하고 아무나 풀 수 없는 숙제이기에 소피 롬바리 감독의 시선은 어떨지 기대됩니다. 그리고 푸른 왜가리는 무엇을 상징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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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우린 무엇이 될까? What Will I Become?>(프론트라인) - 렉시 빈, 로건 로조스

"시놉시스를 읽고 전자음악가 키라라의 한국대중음악상 수상 소감이 떠올랐습니다. “친구들이 자살을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왜 성소수자들은 죽음에 더 가깝게 살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알아보는 감독의 탐험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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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아라벨라의 납치 The Kidnapping of Arabella>(월드시네마) - 카롤리나 카발리

"저는 ‘자기도 자기 삶을 어찌할 줄 모르지만 일단 제멋대로 사는’ 여자 주인공들에 큰 매력을 느낍니다. 제가 그렇게 살고 싶어서일까요? 주인공 홀리가 아라벨라를 납치(?)하면서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끼는 둘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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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이상 가족>(코리안시네마) - 김지현

"이상한 것도 좋아하고 가족 영화도 좋아하는 저로서는 눈이 갈 수밖에 없는 영화 제목입니다. 이혼의 위기를 맞닥뜨린 동성부부의 가족, 아슬아슬한 분위기 속 떠나는 여행. 로드 무비의 매력은 떠날 때와 돌아올 때가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있는 것 같습니다. 과연 이 가족은 어떤 변화를 겪고 집으로 돌아올지 영화관에서 보고 싶습니다."

 

 

야심 차게 골라본 기대작들, 사실 네 편만 추리기도 쉽지 않았는데요. 그보다 더 크고 높은 벽이 있었으니, 대망의 티켓팅이었습니다.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영화를 잡아서 기대에 가득 부푼 분들도, 원하는 영화를 아쉽게 놓치게 되어 실망스러운 분들도 계실 텐데요. 축하와 위로를 모두 전합니다. 영화제란 계획대로 흘러가지만은 않는 곳이니 취소표를 노리거나 영화관 근처의 멋진 장소들을 둘러 보셔도 좋을 거예요. 

어찌 되었건, 곧 다가올 전주국제영화제 엠티에서 만나요~!


 

🍿 감상회 돌아보기

지난 6회차부터 8회차까지의 감상회를 돌아봐요. 영화를 선정한 감상단장님들의 작품 소개와 영공 부원들의 우수 한 줄 감상평을 담았어요. 아쉽게 감상회를 놓치셨다면 '영화 정보' 링크를 클릭해서 정보를 찾아보고, 직접 감상해 보는 것도 좋아요! 

중간고사 기간에 감상회는 잠시 쉬어갑니다. 시험이 다 끝나고 조금 특별한 감상회(들)로 다시 만나요!

 


🎞️ <6회차 감상회 : 만춘> 

 

2026년 4월 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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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춘, 1949>

晩春

감독 : 오즈 야스지로

드라마· 일본 · 108분

세계적 거장 오즈 야스지로의 가장 중요한 작품들 중 하나인 영화 <만춘>은 여타 그의 다른 작품이 그러하듯, 딸을 시집보내려는 아버지를 그리고 있습니다. 아내를 여의고 홀로 딸을 키운 아버지 소미야는 딸 노리코가 자신 때문에 결혼을 할 수 없을까 걱정에 빠집니다. 자신의 결혼으로 홀로 될 아버지를 걱정하여 결혼을 꺼리던 노리코에게 고모가 놀라운 이야기를 꺼냅니다. 아버지가 새로 재혼을 할 것이라는 소식. 그리고 노리코는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오즈는 이 작품에서 그의 특기인 다다미 숏과 필로우 숏을 통해 인간사를 마치 자연의 일부처럼 가만히 관조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차분히 담아내는 빈 공간들을 — 집, 방, 언덕, 거리 — 바라보며 어느 순간 우리는 딸을 시집보내려는 아버지, 아버지를 위해 결혼을 거부하는 딸, 조카를 설득하려는 고모 등 영화 속 모든 인물들 또한 그저 하나의 자연이자 풍경에 지나지 않는다는 놀라운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것은 인간사에서 눈을 돌려 자연과 공간만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어떤 외면이 아니라, 마치 배우가 그러하듯이 자연과 공간이 기꺼이 담아낼 수 있는 정서에 대한 발견이자 집중입니다.
그 모든 정지된 사물에서 길어올린 고조된 정서는 영화의 끝에서 그 마술을 시작합니다. 간편한 대사나 배우의 울음이 아닌, 단지 사과를 깎는 아버지의 손과 하염없이 길게 늘어지는 사과 껍질에서 이제 우리는 그 모든 슬픔, 회한, 그리움, 쓸쓸함의 정서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이윽고, 오즈의 관조하는 카메라가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그 모든 감동과 영화적 마술의 정수가 됩니다.

감상단장 안정빈


우수 한줄 감상

김가일  텅 빈 집안처럼 헛헛한 마음

안정빈  떠나보냄으로써 비로소 흘러가는 그 계절의 뒷모습.

 

 

🎞️ <7회차 감상회 : 소셜 네트워크> 

 

2026년 4월 6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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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네트워크, 2010>

The Social Network

감독 : 데이비드 핀처

전기/드라마 · 미국 · 120

‘저랑 인스타 맞팔 하쉴?’ 
인스타그램을 서비스 하고 있는 메타의 CEO 마커 저커버그는 오늘날 SNS의 조상격인 페이스북을 창립했던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렙틸리언)입니다.
<소셜 네트워크>는 미국의 영화감독 데이비드 핀처의 장편작으로 페이스북의 창립 비화를 다루고 있는 전기영화입니다. 실제 사건을 다루는 전기영화의 특성상 '지루함'이 먼저 떠오르는 저에게 있어 <소셜 네트워크>는 흔한 법정 싸움 이야기를 이렇게까지 흥미진진하게 끌고 가면서도 그 안에 SNS가 오늘날에 가져온 양면성의 씁쓸함이라는 주제의식을 절묘하게 담아낸 트렌디한 걸작입니다.
영화에 대해 한참 모르는 저이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소셜 네트워크>는 지금까지 제가 본 영화들 중 가장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평소에 영화 예고편을 찾아 보지는 않지만 <소셜 네트워크>의 예고편 또한 그 자체로도 매우 훌륭하다는 생각입니다. (흥미가 가신다면 감상하실 수 있도록 아래 링크도 첨부해드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B95KLmpLR4
https://www.youtube.com/watch?v=68EZFjkApPg
주인공이 너무 찌질해서 짜증나셔도 인내심을 가져보시면서 ‘재미없는 내용을 재미있게 만드는’ 아론 소킨의 각본과 핀처의 연출력에 한번 집중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감상회에서 뵙겠습니다.

감상단장 김준범

 

우수 한줄 감상

권민구  성공한 사업가의 씁쓸한 후일담.

정예서  소셜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지 못하는 사람이 소셜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웃기다

이형민  사이코패스

 

 

🎞️ <8회차 감상회 : 킬러들의 도시> 

 

2026년 4월 9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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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들의 도시, 2008>

In Bruges

감독 : 마틴 맥도나

드라마/스릴러/범죄/코미디 · 영국, 벨기에 · 107분

연극계 천재라고 불리던 극작가 마틴 맥도나의 장편 영화 데뷔작, 영화 <킬러들의 도시>는 시종일관 아이러니로 가득 찬 뛰어난 시나리오를 자랑하는 작품입니다. 대주교 암살 후, 킬러 레이와 켄을 벨기에의 조용한 관광도시 브뤼헤로 보낸 조직의 보스. 오묘한 분위기의 이 도시에서 2주 간의 무료한 시간을 보내게 되는 두 킬러. 곧 그들이 깨닫는 것은 이 연옥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다는 것.
이 작품이 소개하는 킬러들의 세계에는 원칙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 자체로 아이러니합니다. 법의 테두리 바깥에서 사적 살인을 청부받는 이들에게 목숨보다 더 소중하게 지켜야하는 규칙들이 있다니. 영화는 이 흥미로운 설정에서부터 시작하여, 플롯 곳곳에 숨겨놓은 복선들과 장치들을 통해 온갖 아이러니와 배신, 셰익스피어풍 오해의 치밀한 향연 속에 관객을 빠뜨립니다.
생과 사의 가운데, 천국과 지옥 사이 바로 이 곳 브뤼헤에서 죗값을 치르고 그들 각자가 구축한 완벽한 규율 속의 이상을 원하는 킬러들. 그러나 오해와 아이러니, 그리고 블랙 코미디로 가득한 이 몽환적인 세상에서 그들에게 구원은 요원해 보이기만 합니다.

감상단장 안정빈

 


우수 한줄 감상

정예승  애기불쌍ㅜㅜ

안정빈  깨어있는데 꿈을 꾸는 기분이야

이동진 평론가  범죄 스릴러에서 아이러니란 이렇게 활용하는 것.

 


 

 

  • 뉴스레터에서 소개된 글은 2026년 서강영화공동체 문집으로 발간됩니다.  
  • 다음 달 자유 기고는 영공 부원 대상 5월 21일 (화) 23:59까지 받고 있습니다.
  • 기고 방법은 영공 카톡 공지방을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 오탈자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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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31일 발행된 <FEELM> 16호에 '디자인콘텐츠' 팀이 '디지털콘텐츠' 팀으로 잘못 표기되어 독자 여러분께 혼란을 끼쳐 드렸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꼼꼼하게 검수하여 같은 실수가 없도록 주의하겠습니다. 

 

FEELM 편집장 박민제

 


 

📅 83기 영공 캘린더 

🔥 3월 13일 (금) : 개강총회

▶️ 3월 16일 (월) : 첫 감상회

🧑‍🏫 4월 28일 (화) : [갤럭시 XR 동아리 크루] 갤럭시 XR과 함께하는 VR 시네마 특강 [핍쇼에서 헤드셋까지: 1인 관람 미디어의 계보와 VR]

🤯 4월 30일 (목) : <특별 감상회> = 문제작 연속 상영 + 갤럭시 XR 체험

🍿 5월 1일 (금) ~ 3일 (일) : 전주국제영화제 MT

🥽 5월 6일 (수) : [갤럭시 XR 동아리 크루] VR 체험 부스 운영

🎥 5월 23일 (토) : 제작단 워크샵

🍿 6월 4일 (목) : <83기 작은영화제: ??>

 


 

FEELM NO.17 만든 사람들

편집장  |  박민제

에디터  |  강시형  권준형  김가은  김시우  박상준  박선화  손예진  윤준영  이상현  허윤

객원 에디터 | 도영서

사진 제공  |  디자인콘텐츠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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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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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상준의 프로필 이미지

    박상준

    1
    14일 전

    고봉밥이네요

    ㄴ 답글 (1)
  • KJB의 프로필 이미지

    KJB

    1
    14일 전

    일본은 개강시즌이 4월이라합니다. (부럽다) <4월 이야기>를 한국판으로 만들면 <3월 이야기> 정도 되겠네요. 개강하고 한달이 다 되어가는 3월 끝자락에서 '처음'이라는 시기가 가지는 공통된 감정들을 무비 올나잇에서 함께 느끼셨길 바랍니다. 그렇게 다가올 4월이기에 <4월 이야기>라는 제목 그대로 받아들이셔도 좋습니다. 빨간 우산 10개 쏘겠습니다. 고맙 습니다.

    ㄴ 답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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