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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의 대화(토 6 AM)

[나와의 대화] 35. 그 관성들에게 있어 어떻게 핸들을 달리 잡아볼까

서로 잠시 삶이 '접점'으로 닿아 만나 있는 것에 대한 경이로움에 방점을 두면

2026.08.08 | 조회 100 |
3
|
from.
Heeso

 

 

잘 지내고 계셨나요. 오랜만이지요. 달력을 보니, '3주'만이더군요. 어떻게 지내고 계셨나요.

 

 

저는 '잘 지냈습니다'라는 자동적인 응답을 타이핑하려다, 잠시 멈추어 스스로에게 '정말 잘 지냈는가?'라는 질문을 되물었습니다. '나는 정말 잘 지냈는가. 정말 그러했는가.' 사실 이 물음을 몇 주전부터 제법 묵직하게 들고 있었습니다. 때로 만나는 지인들에게 넋두리를 털어놓기도 했지요. '나는 누구였더라.',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 사람이었더라', '지금 나는 잘 지내고 있나.' 하는 담백하지만 깊은 질문들 속에 요 몇 주 보냈습니다.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는 중입니다. 바로 앞전 레터에서 '인도네시아'에 다녀와 어떤 삶의 중요한 진리와 마주한 후, 매일 죽고, 매일 살아난다면, 살아난 삶을 어떻게 귀하게 살 것인가 하고 "핑크빛 삶"이 이어질 것 같았다면, '오산'입니다. 진리를 마주함으로, 역설적이게도 모든 익숙했던 삶의 장면들을 곱씹고 뒤돌아보며, 이제는"그 관성들에게 있어 어떻게 핸들을 달리 잡아볼까" 돌아보고 있습니다.

 

 

 

 

 

그 중 몇 가지를 나누자면, 하나는 '일'에 대해 생각 중입니다. 꽤 오랜 세월 동안 일에 있어 '더 나은 성취'를 향해 달려왔던 것 같습니다. 늘 지금보다 더 나은, 지금보다 더 좋은 무언가를 꿈꾸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일까요. 몇 개월 전부터 아무리 '더 나은' 무언가의 일을 맡게 되고, 커리어를 쌓게 되어도 '마음'이 잔잔한 저를 봅니다. 무덤덤함에 가깝겠지요. 코치분들과 수퍼비전 세션을 가질 때마다 우리끼리 그런 말을 해요. '이 (코치)자격증을 딴다해서 인생이 하나도 변하지 않는다'는 거요. 그러나 아시잖아요. 실제 자격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 땐, '그 자격만 취득하면, __________ 될거야'라는 어떤 큰 그림이 매우 환상처럼 확고하게 새겨져 있어요. 그 힘으로 달려가지요. 때로는 거기에 도착해도 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쪽으로 달려가기도 하는 우리가 있습니다.

 

 

 

제게 슬픈 건 '무덤덤함'입니다. 뭔가를 성취하겠다라는 불타는 마음으로 달려갈 때는 '뭔가 신나는', '흥분되는', '활활 이글거리는' 어떤 에너지가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젠 어떤 일, 프로젝트를 해도 덤덤한 그 느낌이라는 상태가 제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일'이 되어버렸는가. '아니, 원래 내게 일이었는데'. 이런 여러 생각을 하다 도달한 결론은, 이제 '일'에 대해 대하는 자세, 태도가 한 번 크게 전환되어야 할 인생의 시기가 왔다는 직감이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관계'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관계를 잘 내려놓지 못하며 살아왔습니다. 좀 아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란 생각으로 붙들거나, 먼저 부정적인 말을 내뱉지 못해, 그냥 그대로 두거나, 심지어 제게 무례하게 구는 분이 있어도, 언젠가 저 분이 살아가다보면 이 날의 자신을 후회하겠지 하고 흘려보내기도 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다 문득 그렇게 관계를 맺는 방식이 제게 '에너지'를 (생각보다 많이) 앗아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난 달 셀프북코칭 인증글로도 고백했던 것 같은데, 10여년 가까이 소통할 때마다 제가 불편함을 느꼈던 분이 있었습니다. 그 분에게 고마웠던 부분이 있기에 그 불편함에 대해서 모른척 해 왔었는데요. 지난 달, 어떤 장면을 겪으면서, 제 안에서 '이제는 그만' 이란 마음이 올라왔습니다. 그 분과 더 나아지겠지, 언젠간 좋아지겠지란 기대로 희망을 붙들고 있던 마음을 말 그대로 '접었'습니다. 아무런 기대감을 갖지 않기로 한 것이지요. 사람을 사귀는 것보다 내려놓는 것이 삶에서 더 중요한 것이겠구나 깨달았습니다.

 

 

 

 

 

 

 

지난 3주 간 가장 큰 관성을 마주하게 했던 것은 '두 아들 여름방학'이었습니다. 특히, 둘째의 7살, 마지막 어린이집 방학이 2주 동안 있었습니다. 정말 하루하루 스펙타클 했어서 매일 저녁마다 기절해서 잤던 것이 떠오르는데요. 나의 지난 3주를 말해주는 신체 반응은 바로 아무리 관리해도 가라앉지 않는 '손가락의 붓기'였습니다. 손가락 마디마디가 저리고 아픈 느낌이 들고, 손 자체가 퉁퉁 부어 있다는 느낌을 제법 오래 느끼고 있습니다. 알아보니, 손을 많이 써서 그렇다고 하는데요. 밥을 지을 뿐 아니라, 둘째 어린이집에 운영상 중요한 리모델링 마무리 하는 일정이 있어서, 관련된 서포트를 하느라 맡아서 몸으로 한 일들이 제게는 확실히 무리가 되었었다는 것을 '부은 손'을 보며 인정했습니다. 심지어 지난 2주 동안은 제가 '인도네시아'라는 곳에 갔다왔다는 것, '사바아사나'를 통해 깨달은 멋진 통찰이 존재했었다는 것 자체 전부를 망각하며 살았습니다. 아, 인생이란 얼마나 쉽게 망각하는 우리로 채워져 있는 걸까요.

 

 

 

저를 더 생각하게 했던 포인트는 '만약 손이 부어서 통증으로 드러나지 않았다면' 나는 내가 그 2주가 벅찼었다는 것을 '인지'나 했을까라는 지점이었습니다. 손이 부었다는 것은 아마 가장 끝에 있는 증상일테지요. 아마 전체 몸이 그런 상태인 것을 보여주는 극히 일부분이었을텐데요. 손마저 붓지 않았다면, 그냥 그런 2주, 내게 주어진 일이 있으면, '무리'해서라도, 내가 다 껴안아서라도 해내어버리는 제 오랜 관성이 드러난 시간들이었습니다.

 

 

 

 

 

아, 정말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정확히는 이런 저라는 사람을 데리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그래도 제가 3주 동안 그런 생각들에 잠기어 살아가는 동안 귀하게 발견한 단어가 있어 오늘 레터를 통해 공유 드리고 싶었어요. 영화 '헤일메리 프로젝트'보셨나요. 플레이 시간(156분)이 짧진 않지만, 꼭 보셨으면 좋겠어요. 영화관에 상영할 때 왜 영화관 가서 보지 못했나 '한'이 될 정도로 좋았습니다. (예고편에도 나오니) 스포일러까진 아니지만, 주인공이 우주에 혼자있는 이야기입니다. : https://youtu.be/CZOp5TLaVY8?si=zSAw4Xoj_1witFPD

 

 

 

 

저는 주인공 '그레이스' 입장에서 몰입해서 보았습니다. 제 안의 깊은 물음은, '주변에 아무도 없고, 오직 혼자 우주 속에 떠 다닐 때, 인간의 인생은 어떤 가치가 있는 것인가.'였지요. 결론은 '존재를 통해 의미가 생긴다'였어요. 나라는 존재, 나의 삶을 비추어주는 것은 '다른 존재', '인연들'을 통해서 의미가 깊어지는 것이구나 깨달았습니다. Grace는 Rocky를 통해 우주 속 시간들의 가치를 찾게 되요. (꼭 한 번 보셔요)

 

 

그러면서 저는 지난 2주 간 제 무리된 일정, 일들의 가치, 의미를 알았어요. 전 제게 귀한 분들에게 은혜를 갚고 싶었던 거에요. 그래서 무리해서라도 일정들을 진행했던 거였습니다. 사람들 속에서 때론 지치고 힘들어도 앞에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일'이 아니라, '인연'이라면 달라지더라고요. 내 유한한 삶에서 이렇게 서로 잠시 삶이 '접점'으로 닿아 만나 있는 것에 대한 경이로움에 방점을 두면 모든 사람과의 만남과, 장면이 달리 보이더라고요. 그렇구나, 성취가 의미를 불러오는 것이 아니라, 그 여정에서 만나는 존재들과의 접점에서 삶의 의미가 일어나는구나란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까지는 삶의 여러 장면에서 무엇인가 성취하고, 실행하는 색깔들(Doing)로 살아왔다면, 더 이상 그러한 성취와 실행들에 큰 의미를 못 느끼게 된 지금, 제 삶의 전환되어야 하는 방향은 바로 존재(Being)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을 이루려고 지금 삶이 흘러가고 있는 게 아니구나, 매 순간 만나는 사람들과의 만남, 장면들을 경험하기 위해 내 삶이 나아가고 있구나라는 것을요. (Rocky와 Grace와의 만남처럼요)

 

 

 

 

 

그러니 나아가 매 하루는, 그 날 만나는 사람들과의 인연에 경이로움을 느끼고, 그 순간에 현존하고, 함께 대화 나누고, 같이 머무는 그것 자체에 큰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게다가 제가 하는 일은 코치니, 더더욱 그런 장면들이 풍성한 직업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 레터 역시 제게 그냥 작성해야 하는 '일'이라기보다, 이걸 쓰면서 내일 아침에 일어나 이 레터를 우연히 보고 반가워하는 1분이 있다면, 제가 깨달은 영감, 통찰이 그 분의 어떤 고민에도 열쇠가 되어주는 '도움'이 된다면, 거기에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와 같달까요.

 

 

 

 

우리는 언제까지 살아갈 수 있을까요.

삶의 마지막날이 언제인지 알면 삶이 더 나아질까요.

 

다시 돌아와, 매일 잘 때마다 '죽음'을 연습하고,

매일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완전 새로운 삶(whole new)을 맞이하듯 산다면,

(사실도 그러하고요. 한 번도 살아본 적 없는 매일 새 삶이지요)

우리의 하루는 어떻게 될까요.

 

코치로서 어떻게 경력을 이어갈까에 대한 시선을 내려두고,

코치로서 매일 만나는 분들에게 '경이로운 시선'으로 귀하게 만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영화 속 또 다른 주인공 에바스트라트가 불렀던 OST 한 곡 들려드리며, 오늘 오랜만의 글은 마무리 지어봅니다. 이 레터를 읽으시는 이 아침, 완전 새로 태어난 듯한 관점으로 매 장면마다 경이로운으로 '경험'하는 하루 살아보시기를!

 

 

[이번 주의 노래] Harry Styles - Sign of the Times (영화 '헤일메리 프로젝트' OST)

https://youtu.be/p-UnK3wC7G4?si=X1t-ZmbFaSzZr3ss


첨부 이미지

 

 

 

 

 

 

 

 

 

 

 

 

[이 달의 엔젤명상] Awakening 깨어남

 

 

 

8월의 엔젤명상 녹화본입니다. 8월의 의도문을 세워보시고,

각 카드에게서 8월을 어떻게 살아가실지 영감을 얻어보세요.

 

 

첨부 이미지

 

 

 

 

 

 

 

 

 

 

오늘 레터를 읽고,

1) 어떤 자기 자신을 만났나요?

2) 그런 자기 자신과 다음 한 주 어떻게 살아가보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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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주는코치의 프로필 이미지

    남주는코치

    0
    1일 전

    3주만에 만나는 레터가 반갑습니다🤗 이 매개체가 없었다면 나는 내 삶에 순간들을 멈춤하는 법을 모른체 계속 살아가고 있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doing 으로 가득찬... 그렇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잠시 잠깐 내가 누구인지 돌아볼 수 있는 이 시간은 나의 존재를 감사하는 시간으로 보낼 수 있습니다. 지금의 내가 나를 좋아하고 있구나, 사랑하고 있구나. 이 지점에 와 닿으니 나의 doing을 보는 시선도 조금은 달라집니다. 나를 버리는 것이 아닌 나를 지키는 삶으로. 중요한 약속을 놓쳐 속상했던 마음이 조금 가라앉습니다.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지금부터 살아낼 오늘을 위해 감사하며 요가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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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혜윤의 프로필 이미지

    김혜윤

    0
    약 15시간 전

    레터 너무너무 기다렸어요. 지난 인도네시아 레터 읽으면서 ’어머나 동시성!‘을 외쳤는데, 이번 코치님의 통찰은 제 피부병을 보는 관점이 달라졌습니다. 바꿔야할 문제거리에서 내게 주는 메시지로. 내가 무엇에 아둥바둥하고 애썼지? 라고 되물어볼 수 있게 되었어요. (아직 답은 모르겠지만) 매시간 잠깐 멈추고 숨을 고르며 내가 내게 주는 메시지를 귀기울여 들어보려고요. 😊

    ㄴ 답글
  • SUN의 프로필 이미지

    SUN

    0
    약 2시간 전

    7월 이후 시간이 길었군요! 오랜만에 정렬하고 앉아서 일요일 아침을 맞아봅니다. 나는 오늘도 어떤 관성을 따라 살고 있나. 그리고 어떤 부분을 바꾸어보고 있는가.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어요. 자주 일부러 떠올리지 않으면 거대한 관성의 힘에 끌려들어가고 마니까. 끊임없이 환기할 수 있는 장치들을 여기저기 마련해둔 저에게 칭찬해주고 싶네요ㅎㅎㅎ 7월 조금은 지치고 주춤하던 마음이 8월을 시작하며 다시 살아나고 있는데 불현듯 떠오른 아이디어가 하나 있었어요. 처음 생각한 건 아니었는데 이렇게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진 건 처음이었달까. 나 혼자 용을 쓰는 시간을 지나 이제 누군가와 나누고 싶은 마음이 드는구나, 이제 밖으로 좀더 나가보고 펼쳐봐야 할 때라는 것을 직감하고 있습니다. 이 느낌, 이 기분을 잘 관찰하며 따라가보려고요. 나를 어디로 데려다줄지.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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