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랑 영화, 너네 무슨 사이야?

안녕하세요, 에디터 고레입니다.🐳

매주 목요일 콘텐츠와 관련된 마케팅 이야기를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여러분들은 혹시 광고를 즐겨 보시나요? TV를 보고 있을 때 광고가 나오면 채널을 돌리고, 유튜브에서 스킵 버튼이 나오기도 전에 손가락을 올려놓고, 심지어 광고를 안 보려고 OTT에서 더 비싼 요금제를 쓰고 있는데, 광고를 즐겨 보냐니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가, 싶으실 텐데요.🤔

애플이 새로운 아이폰 출시와 함께 꾸준히 공개해 오고 있는 ‘Shot on iPhone’ 광고 캠페인의 경우, 스마트폰의 광고라기보단 세련된 뮤직비디오나 영화 그 자체에 가까워 공개될 때마다 뜨거운 반응을 얻곤 해요. 2023년 공개돼 큰 인기를 끈 뉴진스의 ‘ETA’ 뮤직비디오 역시 돌고래 유괴단의 신우석 감독이 아이폰 14 Pro로 촬영한 Shot on iPhone 캠페인의 일부였죠!

사실 광고에는 우리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담겨 있어요. 전통적인 미디어 산업에서부터 광고는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왔고, 온라인 위주로 전환된 지금도 이러한 사실은 변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광고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 그리고 경제학, 통계학, 커뮤니케이션학과의 접목 등을 통해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고, 미디어와 수용자의 세분화에 발맞춰 해당 광고에 맞는 채널을 선택하여 개인화된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등 그 설득 방식이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죠.📈

이처럼 광고는 미디어, 그리고 미디어에서 유통되는 콘텐츠 산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어요. 한발 더 나아가 산업에서 핵심적인 위치에 있는 만큼, 미디어 시장의 최신 트렌드와 각종 새로운 제작 기법 등을 찾아볼 수 있는 곳 또한, 광고죠. 에디터 역시 '미디어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광고를 챙겨 봐야 한다.'라는 말을 여러 번 들어봤을 정도인데요, 오늘은 미디어 경제에서 광고의 역할을 살펴본 뒤, 넓고 넓은 광고의 세계에서도 '영상 광고와 영화'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 영화에서 영감을 받은 시네마틱 광고, 그리고 직접 제품을 홍보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브랜디드 콘텐츠에 대해 알아볼게요!👀

미디어 경제에서의 광고

1️⃣광고는 미디어 경제의 핵심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광고는 미디어 경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요. 미디어 상품은 이용 요금과 광고 수입 두 가지를 수익원으로 하는 이중적, 혹은 간접적 수익 구조를 취하고 있죠. 예를 들어 방송 산업의 경우, 시청료는 시청자와 방송사 사이에 발생하는 직접 수입이에요. 한편 광고 수입은, 방송사가 시청자와 광고주를 연결함에 따라 획득하는 간접 수익에 해당하죠. 방송사, 소비자, 광고주 이렇게 세 주체가 참여하는 순환적 시장이 형성되는 셈이에요.💸

특히 SBS와 같은 민영방송은 광고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죠. 공영방송 역시 KBS1과 같이 수신료가 존재하는 경우도 있지만 광고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편이에요. 한편 방송사가 아닌 잡지나 신문을 떠올린다면, 구독료는 직접 수입, 광고 수입은, 간접 수입으로 볼 수 있겠어요.🤓

또한, 미디어 상품은 공공재적 성격을 지녀요. 공공재, 즉 공공재화는 사적재화의 반대 개념으로 가격이 수요와 공급으로 대표되는 시장 원리를 따르지 않고, 공공재 시장은 경쟁보단 규제와 보호 아래 운용되죠. 사적재화의 특성이 공존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미디어 상품은 공공재화의 특성이 강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미디어 상품의 가격은 생산비용과는 큰 관련이 없는 경우가 많아요. 영화 제작비는 작품마다 천차만별인 데 비해 관람료는 동일한 것을 사례로 들 수 있겠네요. 이때 미디어 상품의 가격을 매길 때 핵심적으로 고려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수용자 1인당 광고 단가'일 만큼, 광고는 미디어 경제의 핵심을 차지해요.📺

2️⃣광고도 하나의 콘텐츠

방송사, 소비자, 광고주 세 주체로 이루어진 방송 시장에서 방송사는 프로그램 생산자에 해당하지만, 실제로는 양질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광고주에게 시청자를 전달하는 '수용자 생산자'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어요. 광고주와 시청자를 연결하는 일종의 중간 매개자 역할로 바라보는 것이죠. 광고주는 미디어 수용자의 특성을 고려한 광고 효과를 산정해 최적의 미디어를 선택해야 해요. 하지만 전달하는 통로인 미디어보다도, 전달하는 내용인 광고, 그 자체가 무엇보다 중요하겠죠!🌟

사실 우리는 광고를 드라마나 영화와 같은 콘텐츠와는 전혀 동떨어진 이질적인 것으로 생각하곤 하지만, 광고 역시 미디어를 통해 유통되는 하나의 콘텐츠라고 볼 수 있어요. 광고는 소비 심리를 자극하고 수용자를 설득하는 데 보다 중점을 두고 있지만, 광고 외의 콘텐츠 역시 더 많은 수용자가 해당 콘텐츠를 소비하도록 이끌고, 콘텐츠에 담긴 메시지에 공감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맥락을 같이하죠. 실제로 광고와 드라마, 영화의 기획과 제작 과정 역시 유사한 부분이 많고요. 또한, 미디어 간 경계가 갈수록 희미해지며, 광고, 드라마, 영화, 다큐멘터리, 예능까지 콘텐츠 간의 장벽도 허물어지고 각 콘텐츠의 성격이 다른 콘텐츠로 옮겨 가고, 혼합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죠. 각 영역 간 인력의 이동도 보다 자유로워지고 있어요!😆

3️⃣영상 콘텐츠 간의 벽이 허물어지다

올드 미디어 시대에는 영화, 드라마, 광고 등 같은 영상 콘텐츠 산업이어도 그 사이의 벽이 높았어요. 영화 업계 종사자는 영화만, 광고 업계 종사자는 광고만 다루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시간이 흐르며 점차 이러한 벽이 허물어지고, 형식 면에서 유사성을 띠기 시작했는데요, 대표적인 사례로 우리나라 드라마 업계를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과거, 지상파 드라마는 요즘에 비해 제작 규모도 작고, 작품의 퀄리티도 떨어졌어요. 영화에 비해서 제작 여건이나 인력이 받쳐주지 않아 프로그램 제작에 제약이 많이 존재했죠. 이러한 현실은 프로그램 장르의 제한으로 반영되어 나타났어요. 공포나 액션 등 제작비가 많이 드는 장르의 드라마는 잘 시도되지 않았고, 멜로나 치정, 가족사 등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들이 대부분을 이루었죠.🧱

그러다 종합 편성과 케이블 채널이 등장하며 드라마 장르의 변화가 시작되었어요. 해당 채널들의 초창기에는 지상파 채널 인력들의 일부가 건너와 같은 방식으로 드라마 제작을 시도했어요. 그러나 줄곧 드라마를 제작해 오던 규모 있는 지상파 채널에 비해 후발 주자인 종편과 케이블은 경험과 역량 면에서 부족했고, 초창기 종편과 케이블 채널의 드라마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죠. '더 이상 이렇게 가선 안되겠다.'라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시도가 바로, '영화와 드라마의 만남'이었답니다! CJ ENM은 영화 편성 채널인 OCN을 통해 공포,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물을 제작하기 시작했어요. 영화 업계 인력들을 영입해 노하우를 흡수했고, 계열사인 tvN도 자체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며 점점 규모를 키워갔죠. 그 결과, '도깨비', '미스터 선샤인' 등 지상파 채널에선 볼 수 없던 소재 그리고 표현 방식을 가진 작품들이 탄생할 수 있었고, 드라마의 팬층이 두껍게 형성될 수 있었답니다.😍

광고, 그리고 영화

이처럼 영상 콘텐츠 간 경계가 희미해지고 인력의 교환이 이루어진 것은 비단 우리나라 드라마 업계에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오늘 주목할 '광고와 영화' 역시 이러한 흐름을 여실히 보여주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할리우드의 거장들 중에서도 CF 감독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경우가 더러 있어요. 리들리 스콧, 데이빗 핀처, 미셸 공드리, 웨스 앤더슨, 마이클 베이, 안톤 후쿠아, 스파이크 존스 등의 감독들이 대표적인 예시죠.🎥

특히 리들리 스콧이 제작한 애플의 '1984' 매킨토시 광고는 당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어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배경과 같은 1984년, 슈퍼볼 경기에서 공개되었는데요. 광고의 내용 역시 소설을 모티브로 해 거대한 경쟁사였던 IBM을 '빅 브라더'로 묘사하고 애플의 매킨토시를 구원자로 표현했어요. 당시 PC 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IBM에 대항해 애플이 새로운 변화를 일으킨다는 메시지를 담았답니다. 빅 브라더의 감시 장치에 구원자가 망치를 던져 박살 내는 해당 광고는 슈퍼볼 하프타임에 한두 번 방영되었음에도 사람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며 20세기 최고의 광고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어요.👏

국내에서도 광고에서 영화로 커리어를 전환한 사례가 종종 있어요.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을 패러디해 '쓱'이라는 브랜드를 대중에게 강렬하게 각인시킨 SSG닷컴의 광고 기억하시나요? 이 광고를 연출했던 백종열 감독이 바로 영화 '뷰티 인사이드'의 감독과 동일 인물이라는 사실! 해당 사례에서처럼 광고 업계 출신 감독들은 대체로 연출과 영상의 기술적인 측면에서 강점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짚어볼 만하겠어요.

이처럼 광고와 영화는 제작자를 공유하기도 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있어요.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광고와 영화가 어떤 양상으로 결합하고 있는지 살펴볼까요?🔍

시네마틱 마케팅

먼저 영화의 장면을 패러디한 광고 혹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연출한 듯한 시네마틱 광고를 이야기할 수 있겠어요. 시네마틱 광고는 영화에 사용되는 기법과 스토리 등의 요소를 광고에 접목한 사례를 말해요. 영상의 길이를 다소 늘이고, 그 안에 온전한 스토리를 담아 화려한 음악이나 박진감 넘치는 전개를 통해 마치 단편 영화와 같은 인상을 주죠. 그렇다면 광고가 영화의 형식을 차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먼저, 광고는 예술을 표방하곤 해요. 물론 '광고 그 자체가 예술인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해요. 일부 학자들은 광고를 '자본주의 사회의 공식 예술'이라 표현하기도 하지만 과거부터 미를 추구하는 예술과 달리 제품 구매를 유도하는 광고는 저급하다는 인식을 마주해 왔죠. 본질적으로 광고와 예술이 다른 것은 맞지만, 예술과 광고는 서로 표현 기법을 공유하며 영향을 주고 있죠.

예술을 마케팅에 접목하는 사례는 많이 존재해 왔어요. 예술 작품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을 아트 마케팅, 혹은 아트 인퓨전(예술 주입)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제품이나 브랜드에 예술적인 요소를 더했을 때 소비자가 해당 예술 작품에 갖는 고급스러운 이미지, 감정, 평가 등이 제품 혹은 브랜드에 전이되는 일종의 후광 효과, '예술 전이 효과'를 노리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렇다면, 대표적인 종합 예술인 영화를 광고에 접목하는 것 역시, 예술 전이 효과를 불러올 수 있는 방법이 되겠어요.🎨

이에 더해, 소비자들은 영화의 명장면을 인상 깊게 기억해요. 해당 장면을 패러디함으로써 영화 작품의 인기에 편승해 광고 역시 효과적으로 기억에 각인시킬 수 있겠죠. 원작의 친숙함을 활용해 광고 메시지 역시 쉽게 이해시킬 수 있어요. 또한, 창의적인 패러디에 성공한다면, 원작의 의도와는 또 다른 스토리를 통해 재미를 유발하고 더 큰 관심을 받을 수도 있겠어요.😎

영화 패러디 광고

1️⃣삼성카드의 '그녀' 패러디 광고, 2015

앞서 광고 업계에서 메가폰을 잡아 할리우드에서 활약 중인 감독으로 스파이크 존스를 소개해 드렸었죠. 그의 대표작 '그녀'를 패러디한 삼성카드의 광고예요. '그녀'는 인공지능 사만다와 사랑에 빠진 남자, 테오도르의 이야기를 담았는데요, 사만다가 테오도르의 공허함을 채워주는 설정을 가져와 삼성카드 사라가 고객 유해진의 니즈를 꼼꼼히 챙겨주는 내용으로 패러디했어요. '그녀'에서 사만다가 결국 떠나는 내용까지도 카드의 마그네틱 부분이 손상되는 것으로 표현해 영화의 스토리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삼성카드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를 딱 맞게 비유한 사례랍니다.💳

2️⃣현대 자동차의 '파묘' 패러디 광고, 2024

2024년 올해 가장 뜨거웠던 영화는 단연코, '파묘'였죠! 현대 자동차에선 지난 6월 한 달간 온라인 영상 광고 시리즈 '현대차 SUV 오리지널'을 공개하며 다채로운 SUV 라인업과 서비스 혜택을 공개해 왔어요. 그중 '건축학개론', '파묘' 등 유명한 영화들을 패러디한 사례가 눈에 띄었는데요, 특히 '파묘'의 굿 장면을 패러디한 '안전 각성' 편에선 위험하고 불길한 원작의 분위기를 '안전한 것이 각성했다'라는 카피로 재치 있게 반전시켰어요. 박정민이 콩과 팥을 뿌리며 외우는 주문은 사실 현대 SUV의 주요 안전 사양으로 보는 이에게 유쾌한 웃음을 짓게 하였죠.🚗

영화감독이 연출한, 영화 같은 광고

한편 기존의 영화를 패러디한 광고가 아닌, 영화감독이 광고를 연출한 사례도 존재해요.

1️⃣박찬욱의 헤이딜러 광고, 2023

중고차 거래 플랫폼 헤이딜러는 미적인 광고로 성공 계보를 이어오고 있어요. 중고차 거래 업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무색하리만큼 성공적인 브랜딩 캠페인을 유지해 오고 있죠. 지난 6월 공개한 수지, 이정은 조합의 '우리에겐 많은 선택권이 있어요'도 현재 유튜브 조회수 약 310만 회를 기록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어요. 지난해 6월에는 무려 한국 영화계 대표자 박찬욱 감독이 자문 감독으로 참여한 광고가 공개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어요. 한소희와 박찬욱의 만남으로도 화제가 되었던 해당 광고에는 '친절한 금자씨', '박쥐', '헤어질 결심', '올드보이' 등 그의 대표작을 오마주한 부분을 다수 찾아볼 수 있었어요. 박찬욱 감독 특유의 미장센과 특출난 연출로 마치 한 편의 영화 같은 느낌을 주었고, 브랜드의 이미지를 고급화시킨 대표적인 시네마틱 광고의 사례로 볼 수 있겠어요.🫢

2️⃣웨스 앤더슨의 몽블랑 광고, 2024

웨스 앤더슨 감독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문라이즈 킹덤', '애스터로이드시티' 등을 통해 대칭적 구도, 몽환적인 색감, 독창적인 미장센으로 대표되는 특유의 환상적이고 미적인 영화 세계를 구축했어요. 이러한 그의 명확한 색깔은 사업 분야를 불문하고 각종 기업들로부터 광고 제작 러브콜을 받기 충분했죠. 2016년 공개한 글로벌 SPA 브랜드 H&M의 홀리데이 캠페인 ‘Come Together’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어요. 그러한 웨스 앤더슨이 감독, 주연, 직접 제품 디자인까지 제안한 광고가 지난 5월 공개되었어요. 몽블랑의 대표 제품이자 만년필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마이스터튁의 출시 100주년을 기념하는 캠페인 광고였죠. 루퍼트 프렌드, 제이슨 슈워츠먼과 웨스 앤더슨이 출연한 해당 광고에서는 도서관과 집필실이 있는 관측소를 배경으로 손 글씨의 즐거움과 가치, 그리고 몽블랑과 글씨의 관계를 웨스 앤더슨의 영상미 속에 풀어냈죠. 해당 광고는 웨스 앤더슨의 광고 중에서도 걸작으로 꼽히며 찬사를 받았답니다.🏆

광고? 영화? 브랜디드 콘텐츠!

광고와 영화가 결합하는 또 다른 방법, 바로 브랜디드 콘텐츠입니다. 브랜디드 콘텐츠란 브랜드에서 자체적으로 브랜드의 메시지를 녹여 제작하는 콘텐츠를 의미해요. 직접적으로 제품이나 브랜드를 홍보하기보다,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하되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메시지를 녹여, 소비자와 브랜드 간의 관계를 정립하고 긍정적인 인식을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하죠. 소비자에게 광고라기보단 하나의 콘텐츠로 인식되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이를 시청하고, 공유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요. 또, 단순 제품 홍보보다 브랜드가 표방하는 메시지나 가치관을 담은 양질의 콘텐츠가 제작되기 때문에, 사회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죠.☺️

브랜디드 콘텐츠는 국내에선 2005년 삼성전자 애니콜의 '애니모션'이 대성공하며 다양한 장르로 변주되기 시작했어요. 웹드라마, 예능, 시트콤, 뮤직비디오 등 무수히 다양한 장르가 가능하죠. 물론, 영화도요!

영화로 제작된 브랜디드 콘텐츠

1️⃣애플 - 눈싸움&스턴트맨 2019,2020

스마트폰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는 바로 카메라일 거예요. 스마트폰 광고 영상에서 카메라를 활용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는 광고는 찾기 어려울 정도고, 기업들은 이 핸드폰으로 찍을 수 있는 사진과 영상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려고 애쓰죠. 이러한 카메라 중심 마케팅은 과거부터 과열되어 왔고, 과장을 넘어 허위로까지 치닫는 경우도 종종 있었어요. 이러한 상황에서 애플은 아이폰 하나로 찍었다고 주장하는 단편 영화를 공개했어요. 그런데, 해당 영상은 도저히 스마트폰 하나로 찍었다고 보기 어려웠어요. 화려한 카메라워크와 전문적인 기법이 수 놓인 영상이었거든요. 결국, 누가 어떻게 찍은 영상인지 공개하라는 요청이 쇄도하게 됩니다.😠

애플은 기다렸다는 듯 메이킹 무비까지 공개했어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이폰11Pro 하나로 찍은 영상이 맞았어요. 대신 '데드풀2', '존윅' 시리즈의 데이빗 리치 감독이 촬영한 것이었지만요. 메이킹 무비에서 데이빗 리치는 아이폰의 휴대성 덕에 창의적인 영상을 찍을 수 있었다고 이야기해요.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뿐만 아니라 해당 단편 영화에는 애플의 '언더독' 브랜드 가치관이 담겨 있어요. 소녀와 그의 친구들이 오빠를 상대로 눈싸움하는 장면을 담았는데요, 어린 언더독들이 결국 오빠를 이기고 승리하는 결말로 이어지죠.☃️

아이폰 11 Pro로만 촬영한 또 다른 단편 영화가 있어요. 이번에는 '위플래쉬', '라라랜드'의 데미안 샤젤 감독이 참여했죠. 주목할 만한 점은 해당 영화는 세로로 촬영되었다는 점이에요. 지금은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 세로형 콘텐츠들이 활발하게 생산되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세로형 콘텐츠의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었어요. 사실 장편 영상 콘텐츠를 제외한 대부분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및 콘텐츠는 세로로 구현되기 때문에 IT 업계는 핸드폰을 든 손 그대로 시청할 수 있는 세로형 콘텐츠를 포기할 수 없었죠. 애플은 아카데미 최연소 감독상을 받은 데미안 샤젤과 손을 잡고 세로형 콘텐츠를 제작하며 그들이 함께하는 아티스트의 수준을 과시했어요. 이번에도 콘텐츠의 내용은 '언더독'에 대한 가치관을 담았답니다. 영화의 제목은 '스턴트맨'인데요, 영화 역사의 초창기부터 함께 존재해 왔지만 항상 주목받지 못하는 스턴트맨이 결국 자신의 인생에선 주인공이 되는 내용을 담았어요.🪂

2️⃣현대 자동차 - 밤낚시 2024

영화 '밤낚시' 다들 보셨나요? 손석구가 주연, 공동제작으로 참여한 것으로 화제가 되었던 이 영화는 러닝타임이 10여분에 관람 비용이 1000원인 스낵무비로 극장가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어요. CGV에서 단독으로 배급했는데요, 10분 남짓의 단편 영화가 심의를 받고 정식 개봉한 것은 최초라고 알려져 있죠. 그런데 이 영화가 사실 현대자동차에서 제작한 영화였다는 사실! 영화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바로 촬영 방법인데요, 기본적인 카메라 움직임이 거의 없고 화면 좌측 상단에는 자동차의 어느 지점에서 촬영한 영상인지가 표시되어 있죠. '밤낚시'는 아이오닉5를 활용해 제작한 작품으로, 전방, 후방, 측방까지 자동차의 시선에서 촬영된 영화예요. 일반적인 광고와 달리 제대로 된 자동차의 모습은 노출시키지 않고 자동차의 시선에서 영화를 만들었다는 점이 무척 인상적이네요!👀  

3️⃣펩시 - 엉클 드류 2018

제품을 대놓고 보여주거나 설명하지 않는 사례가 또 있어요. 바로 펩시의 '엉클 드류' 시리즈입니다. 펩시는 2012년 바이럴을 목적으로 당시 유행이었던 사회 실험 형식의 영상을 공개했어요. 영상에서 펩시 제품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죠. NBA에서 화려한 드리블의 명실상부 최강자 카이리 어빙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요. 노인으로 분장한 어빙이 길거리 농구 현장에 방문해 처음엔 실수를 연발하다가, 점차 본실력을 드러내자 사람들이 깜짝 놀라는 반응을 담았어요. 반응이 뜨겁자 펩시는 조금씩 포맷을 바꿔가며 시리즈를 추가로 공개했고, 결국 2018년에 영화 '엉클 드류'를 공개하기까지 이르러요. 제품의 홍보보단 눈이 침침한 할아버지가 젊은 피들에 맞서 통쾌한 승리를 거두는 장면을 보여주어 소비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동시에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고자 한 펩시의 사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