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 없이 방문한 여행지
이번 스페인 여행, 말라가에서 머물며 당일치기 여행 한 두번 근교로 다녀오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이렇게 계획 없이 부지런할줄도 모르고요. 론다, 세타닐과 같은 근교 2곳을 다녀온 뒤로 비교적 먼 거리의 세비야, 그라나다, 마드리드를 몇박씩 다녀오게 됐어요. 이럴 줄 알았으면 인, 아웃 도시를 다르게 예약했을텐데요. 얼마나 계획 없었는지를 설명하려다보니 말이 길어졌어요. 아무튼 그라나다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 채 당장 며칠 전에 이동 계획을 잡았고, 마드리드 기차표는 전날 예매했다고 추가 설명을 덧붙입니다.
그러니 제가 얼마나 아는바가 없었을지 상상이 되시죠? 학창시절 유럽 베낭여행을 다녀온 적도 없으니 지식이 전무한 수준이었습니다. 검색해보니 그라나다는 '알함브라 궁전'을 안가면 가느니만 못하다던지, 마드리드에서는 3대 미술관을 꼭 봐야한다던지의 must have to do가 넘쳐나더라고요. 읽을수록 불안해지는 코멘트가 많았어요.
무계획 돈으로 해결하기
알함브라 궁전은 3개월 전에 예약을 한다더라구요. 그 안에 있는 '나스리 궁'을 꼭 가야하는데 포함한 티켓은 3개월 전에 금방 매진이 된다고 하고요. 안보면 그만이지 쿨한척 하다가도 계속해서 방법을 찾았고, 기존 입장료에 10배 정도를 내면 취소표를 구해주는 업체를 발견하게 됩니다. 후기에는 직접 취소표를 잡기엔 사이트가 너무 느리니 그냥 믿고 맡기라고 하구요. 결제를 하고도 반신반의했던것이 하필 알함브라에 가기로 한 날이 스페인의 공휴일 '안달루시아의 날'이었던 것인데요. 스페인 사람들도 즐겨 찾는 관광지이니 취소표가 잘 나지 않을 것 같았어요. 어쩐지 숙소가 비싸더라니! 여러모로 너무 모르고 대책없죠? 당일 새벽 3시 표가 확보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잘 다녀왔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불안한 마음이 들 때면 "여권과 신용카드만 있으면 다 된다"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는데, 이번에는 그 말처럼 어찌저찌 돈으로 다 해결이 된 여행이었어요. 혹시 계획은 없지만 일단 대책없이 떠나고 싶으시다면 미루지말고 떠나세요! 정말 다 되더라구요. 거꾸로 말하면, 미리 계획한 자에게는 알뜰한 여행 있으리-입니다.
무지식 AI 활용하기
갈지 말지 몰랐던 곳들이니 미리 세워둔 계획도, 정보도 없는 셈. 세계사에 해박하지도 않고요. 그치만 궁금증이 생길 때마다 AI에게 이런 저런 것을 물어보고, 부탁하며 편리하게 여행했어요. 이건 뭐야? 라는 질문을 끝없이 받아주는 클로드에게 감사 인사를! 휙 변하는 최신 정보에 대해 묻는건 부정확한 답변을 얻을 수 있지만, 오래된 관광지 역사와 명화에 대한 이야기를 묻는 것은 아주 적절한 방법이었던 것 같아요. 일반 여행객이 이렇게 AI를 활용할 수 있구나, 참고하실 정도로 가볍게만 공유해요. 제가 유료로 이용하고 있는 AI 에이전트가 '클로드'라 예시로 적었을 뿐, 챗GPT 같은 다른 에이전트도 좋은 답변을 해줄 것 같아요!
1. mindtrip을 이용해서 간단하게 여행짜기 https://mindtrip.ai/
세비야에 처음가는 2명의 여자를 위해 2박 3일 여행짜줘. 숙소는 AA호텔이고, 걸어서 이동할 수 있으면 최대한 걷고 싶어. 하루에 한끼는 유명한 레스토랑에서, 나머지는 로컬 음식을 먹을거야. 동선이 가능하면 유명한 관광지를 위주로 가고 싶어.
2. 둘 중 한 장소를 선택해야할 때 장단점 묻기 https://claude.ai/
반나절의 시간이 주어졌어. 피카소 생가 혹은 피카소 뮤지엄 중 한 곳만 방문 한다면 어디가 좋을까? 장단점과 사람들의 방문 평은 어떤지도 알려줘.
3. Claude를 이용해서 명화별 역사 묻기 https://claude.ai/
나는 지금 프라도 미술관에 줄을 서있어. 사람들이 이 곳을 많이 찾는 이유와 대표 작품들에 대해서 설명해줘.
앞으로 내가 작품명과 화가명을 보낼테니, 각각의 역사적 맥락과 관전 포인트를 정리해줘. 함께 알면 좋은 정보를 다 알려줘.
4. Claude를 이용해서 내가 즐겁게 본 작품 정리하기 https://claude.ai/
지금까지 내가 좋다고 말한 작품들 연대별, 화가별로 정리해줘. 그리고 내가 좋다고 한 이유가 있으면 그것도 덧붙여줘. 마지막으로 내가 좋아한 그림들에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알려줘.
(얼마나 예술적 감각에 대해 칭찬을 해주는지요.. 그냥 하는말인거 알면서도 너무나 기분 좋아지는 미술관 동행입니다. 든든해요)
5. 식료품점에서 기념품 고르기 https://claude.ai/
'el guiso' 발사믹 글레이즈에 대해 스페인 미식가처럼 평해줘. 다른 브랜드의 글레이즈랑도 비교해서 알려줘. 특히 Dona Pepa랑은 어떤 맛의 차이가 있을까?
미식가가 보기엔 마트에 파는 스페인산 파프리카 가루 중 어떤 브랜드가 가장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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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다양한 활용기가 있었는데, 너무나 늦어버린 관계로 금요일의 옥님에게 양해를 구하며 편지를 마무리합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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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와… AI 에이전트는 이렇게 활용하는 거군요.. 똑똑이 동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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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우왓 알함브라의 궁전의 추억의 그 알함브라 궁전인가요! 동님은 플랫폼에 능숙하고 유연하게 잘 활용하시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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챈
무계획 치앙마이 여행중이라 공감이 더 가네요ㅎㅎ 전 저예산 여행 테마라 돈으로 해결하는 것도 없지만요. 내일 마지막날은 AI에게 좀 물어볼까봐요! (제 때 읽고 한꺼번에 댓글 순회하며 다시 읽고 있어요, 오해 없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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