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에는 제가 직접 찾아가 들은 이야기를 전하려고 합니다.
조회수보다 팬덤이 중요하다는 말, 요즘 흔합니다. 문제는 그 말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돈이 오가는 현장에 없다는 겁니다. 광고비를 집행해본 적 없는 사람이 "진짜 팬이 중요하다"고 말하면 그건 주장이 아니라 정서입니다.
그래서 마케팅 회사 대표님을 찾아갔습니다. 연 매출 100억, 인플루언서에게 돈을 주고 결과를 숫자로 확인하고 다음 분기에 그 사람을 다시 쓸지 결정하는 위치에 있는 분입니다.
제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냉정한 답이 돌아왔습니다.
1. "팔로워가 많은데도 안 되는 친구들은 되게 많아요"
조회수 100만을 계속 뽑는데 구매도 없고 추천도 없는 인플루언서는 사업적 가치가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이미지를 소비하고 싶은 브랜드가 있다면 가치가 있다"고 전제를 깔면서도, 곧바로 그 전제가 사라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브랜딩 메시지만으로는 기업들이 잘 안 하려고 해요. 저희도 더 이상 브랜딩 광고는 드문 것 같아요. 실제 기여가 숫자로 보이기를 바라죠."
과거에는 노출 자체에 값을 지불하는 시장이 있었습니다. 그 시장이 지금 줄고 있다는 뜻입니다. 조회수를 만드는 능력의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2. "무조건 구매 전환"
조회수만 높은 사람과 전환만 높은 사람 중 누가 더 가치 있느냐. 망설임이 없었습니다.
"구매 전환율이 높다는 건 콘텐츠 소비 그 이상의 뭔가가 있는 것 같아요. 시청자로서의 관계라기보다는, 뭔가가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업계 최전선에 있는 분이 "설명은 못 하겠는데 분명히 뭔가 있다"고 말한 겁니다. 저는 이 자리가 바로 팬덤이 존재하는 지점이라고 봅니다.
이어진 말이 더 무서웠습니다. 조회수만 나오는 계정은 "광고주가 한두 번 하고 나면 재구매가 없다"고요. 반면 전환이 찍히는 사람은 파트너가 누적됩니다.
같은 일처럼 보이지만 구조가 다릅니다. 한쪽은 계속 뛰어야 제자리고, 한쪽은 가만히 있어도 쌓입니다.
3. 기업 유튜브가 다 사라지는 이유
기업 SNS의 생애 주기를 이렇게 설명하셨습니다. 처음엔 해야 되니까 시작합니다. 몇 번 올려보면 한계가 보입니다. 그러면 조회수에 집착합니다. 그런데 그 조회수가 판매에 기여하지 않는다는 걸 금방 알게 됩니다. 그리고 투자를 멈춥니다.
"기업이 직접 유튜브 운영하는 게 오랫동안 살아남는 곳이 잘 없어요. 우리 거에 기여해주는 구독자로 키워나가지 않으니까."
예외는 하나였습니다. 출연자가 대표인 경우. 릴스 잘 찍는 것과는 다른 문제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게 우연이 아니라고 봅니다. 사람에게는 팬이 붙고, 콘텐츠 포맷에는 붙지 않으니까요.
4. "조회수는 무의미할 것 같아요"
앞으로 5년, 가장 가치가 떨어질 지표를 물었습니다. 답은 조회수였고 이유가 날카로웠습니다.
"지금은 조회수로 보는 게 아니라, 강제로 저한테 띄우는 느낌이 많이 나는데."
알고리즘이 추천을 지배하면 조회수는 인기의 증거가 아니라 배급의 결과입니다. 시청자가 선택한 숫자가 아니라 플랫폼이 밀어넣은 숫자라면, 그걸로는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습니다.
대신 남는 건 연결이라고 했습니다. 댓글을 달았는지, 공유를 했는지, 리액션을 했는지. 아주 작은 단위의 행동부터요.
5. 가장 아팠던 대답
마지막 질문이었습니다. 지금 기업과 인플루언서들이 팬덤을 충분히 고민하고 있느냐.
"냉정하게 보면 팬덤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것 같다. 조회수와 구독자가 팬덤인 줄 아는 것 같다. 저조차도 그걸 잘 이해를 못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연 매출 100억 회사 대표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겸손이 아니라 정직한 진단이라고 봅니다. 인터뷰 중간에 이런 말씀도 하셨습니다. "기준을 뭐라고 할 거냐. 정의가 클리어하면 더 맞지 않을까."
저는 이게 오늘 얻은 가장 값진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주의 한 문장
팬덤이 중요하다는 데는 모두가 동의합니다. 그런데 팬덤이 무엇인지, 어디서부터 팬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구독자와 팬을 가르는 선이 어디인지 아무도 정의하지 못합니다.
정의되지 않은 것은 측정할 수 없고, 측정할 수 없는 것은 전략이 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시장에는 팬덤에 대한 열망만 있고 팬덤 전략은 없습니다.
다음 편 예고
인터뷰 끝에 제가 2년간 정리한 이론을 설명드리기 시작했습니다. 대표님은 "너무 궁금해요"라고 하셨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그 이론과, 업계에서 실제로 돈을 집행하는 사람이 어디를 문제 삼았는지까지 그대로 공개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