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의 시대에서 팬덤의 시대로

100만 조회수 안에 나를 지지하는 사람은 몇 명입니까

2026.09.28 | 조회 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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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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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조회수 안에, 나를 지지하는 사람은 몇 명입니까

SNS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같은 숫자를 봅니다. 조회수, 구독자, 팔로워. 숫자가 올라가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오래 그랬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질문을 하나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숫자 안에 나를 지지하는 사람은 몇 명인가.

조회수와 나를 지지하는 사람의 숫자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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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는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어떤 콘텐츠가 1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해보겠습니다. 보통 이렇게 읽습니다. 100만 명이 이 콘텐츠에 관심을 가졌구나.

그런데 조회수만으로는 그 관심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온 100만일 수도 있고, 화제가 되어 알고리즘을 탄 100만일 수도 있고, 광고비를 넣어서 노출을 산 100만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건 100만이라는 숫자 하나뿐입니다.

이게 지금 조회수라는 지표가 처한 상황입니다. 돈으로 살 수 있게 된 순간, 그 숫자는 실력의 증거가 아니라 예산의 결과일 수도 있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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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됐을까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은 이제 잠재 사용자를 거의 다 확보했습니다. 사람은 더 늘지 않는데 콘텐츠 공급은 계속 늘어납니다. 한 사람이 하루에 소비할 수 있는 양에는 한계가 있고요.

그러면 관심을 두고 벌이는 경쟁이 치열해집니다. 그래서 기업과 마케팅 회사들은 돈을 써서 광고하고, 콘텐츠를 확산시키고, 의도적으로 조회수를 만들어냅니다.

조회수가 싸졌다는 말은 이런 뜻입니다. 만들 수 있는 것은 결국 값이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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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는 조회수 많은 사람을 기억하지 않습니다

여기가 더 중요한 부분입니다.

어제 본 영상 중에 조회수가 제일 높았던 게 뭔지 기억하십니까. 대부분 기억 못 합니다. 재밌게 봤고, 끝났고, 다음 영상으로 넘어갔습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건 다른 쪽입니다. 내가 믿는 사람, 나한테 실제로 도움을 준 사람, 저 사람 이야기는 계속 듣고 싶다고 느낀 사람.

조회수는 도달을 만들지만 기억을 만들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콘텐츠가 넘칠수록 이 차이는 더 벌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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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모두 같은 팬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조회수 다음에 뭐가 남는지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흔히 사람을 팬이다 아니다 둘로 나눕니다. 그런데 실제 상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재밌어서 한 번 봅니다. 누군가는 계속 봅니다. 누군가는 댓글을 달고 응원하기 시작합니다. 누군가는 내가 뭘 하든 계속 지지합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자기 이야기와 연결하고 따라오기 시작합니다.

이들을 전부 같은 사람이라고 부를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팬을 하나의 점이 아니라 하나의 구간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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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에도 강도가 있습니다

가장 먼저 생기는 건 지지자입니다.

콘텐츠가 마음에 들어서 좋아요를 누르고, 가끔 댓글을 남기고, 생각나면 보는 사람. 분명 호의적인 사람이지만 아직 강한 지지라고 하긴 어렵습니다. 이런 사람을 약한 지지자라고 부르겠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계속 나를 선택하고, 다음 콘텐츠를 기다리고, 내가 만든 걸 사고, 남에게 추천하기 시작하면 강도가 달라집니다. 이 사람이 강한 지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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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너머에 추종자가 있습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갈 수 있습니다.

강하게 지지하지만 자기 행동까지 바꾸지는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반면 내가 말한 걸 참고하고, 내 방식을 따라 하고, 내가 제시한 방향을 자기 삶에 적용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더 나아가 내가 하는 일을 자기 이야기 안에 넣기도 합니다.

지지와는 다른 상태입니다. 나를 지지하는 걸 넘어서 나를 따라가기 시작한 겁니다. 이걸 추종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추종자도 한 종류가 아닙니다. 가볍게 따라오는 사람과 강하게 따라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런 흐름이 됩니다. 조회에서 약한 지지자로, 약한 지지자에서 강한 지지자로, 강한 지지자에서 약한 추종자로, 그리고 강한 추종자로.

모든 사람이 이 순서대로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건 순서가 아니라, 사람마다 강도가 다르다는 사실 자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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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조회수만으로는 아무것도 알 수 없습니다

100만이 나왔다고 해보겠습니다. 그 안에 약한 지지자가 몇 명인지, 강한 지지자가 몇 명인지, 추종자가 몇 명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반대로 조회수가 1만밖에 안 나와도 그 안에 강한 지지자가 많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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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이건 인플루언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 기업 계정이 성공하는 사례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어렵게 성공했다 해도 그게 실제 사업에 도움이 되는 경우는 더 드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구독자와 팔로워가 그 기업의 팬이 되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품을 한 번 본 것과 계속 구매하는 건 다릅니다. 브랜드를 팔로우하는 것과 남에게 추천하는 것도 다릅니다. 기업 콘텐츠를 보는 것과 그 기업의 성장을 자기 일처럼 받아들이는 건 더 다릅니다.

기업들은 이걸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SNS에 넣던 비용을 줄이고 다른 방식으로 고객을 확보하려는 곳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한 건 개인입니다. 개인들은 아직도 조회수와 팔로워에 매달려 있습니다. 팔로워가 많으면 성공한 것 같고 조회수가 높으면 영향력이 있는 것 같으니까요.

앞으로 벌어질 일

SNS가 커질수록 팔로워의 양과 관계의 깊이가 점점 분리될 겁니다.

한쪽에는 숫자는 크지만 관계가 얕은 사람이 있고, 다른 쪽에는 숫자는 적어도 강하게 연결된 팬덤을 가진 사람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차이는 확산, 구매, 추천, 영향력에서 훨씬 큰 격차로 나타날 겁니다.

인플루언서에게는 팬덤이 있느냐 없느냐가 생존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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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는 시작입니다

오해는 없으셨으면 합니다. 저는 조회수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조회수는 필요합니다. 사람이 나를 발견해야 지지가 시작될 수 있으니까요.

문제는 조회수를 목표로 삼는 겁니다.

조회수는 사람을 데려오는 역할을 합니다. 그다음이 중요해요. 데려온 사람 중 일부를 지지자로 만들고, 그 지지를 강하게 만들고, 그중 일부가 따라오게 만드는 것. 이게 팬덤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조회수를 어떻게 늘릴까에서, 이 사람들 중 누가 나의 지지자가 될 수 있을까로. 그리고 약한 지지를 어떻게 강한 지지로 만들까로.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건 숫자가 아닙니다. 사람이 나를 향해 갖는 강도입니다.

조회수는 사람을 데려옵니다. 하지만 조회수 이후에 어떤 사람이 남았는가가 진짜 문제입니다.

앞으로 저는 이걸 연구하려고 합니다. 조회수를 만드는 방법이 아니라, 사람을 지지자로 만들고 그 지지를 추종으로 발전시키는 방법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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