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1일부터 발행한 독.휴.멘터리의 첫 돌을 기념하고자 구독자 여러분들을 모시고 지난 2월 26일 디캠프 선릉센터에서 조촐한 오프라인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스타트업 관련 모임이나 행사들에서 우리는 대부분 "Doing"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어떻게 하면 일을 더 잘 하고, 회사를 성공시킬 수 있는지 액션에 집중하죠. 그게 나쁜 건 절대 아닙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이고, 때로는 너무나 절실한 이야기이죠.
하지만 그 Doing을 잘 하기 위해 밑받침 되어야 할 것은 어쩌면 "Being"에 관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독.휴.멘터리 역시 그 Being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시작한 것 같습니다.
우리의 존재를 더욱 가치있게 해주는 책 읽는 습관과 방법에 대해 너무나 좋은 말씀들을 나누어 주신 토스랩 서준호 CTO님, 카펜스트리트 이민홍 대표님, 그리고 딜라이트룸 신재명 대표님 모두 정말 감사드립니다. 또한 현장에서 독서와 휴식에 관해 진지한 호기심과 질문과 함께 진심으로 참여해 주신 30여분의 구독자 여러분들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스타트업 환경 속에서 수없이 되풀이되는 힘든 순간들을 겪어내기 위해, 매 순간 여러분들의 존재를 지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영양제 같은 역할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행사에 함께 했던 한 구독자님께서 전달 주신 소회를 공유드립니다.
볼을 잡았을 때보다는 볼을 가지지 않았을 때가 더 중요하고, 경기만큼 연습에 더 집중해야 하듯...일 하지 않는 시간을 어떻게 잘 보내느냐에 따라 삶의 차이가 드러난다는 것을 깨달았다.
김진우 구독자님
독 | 독서는 시가(市價)다
책을 읽는 행위를 뜻하는 단어는 “독서” 하나지만 독서가 주는 가치는 독자의 상황에 따라 다양하고 유동적이다. 고민이 깊을 수록, 풀고 싶은 문제가 크고 머리 속을 떠나지 않을 때일 수록 독서의 가치는 높아진다. 대학시절 한창 연애를 할 때 모든 노래 가사가 나의 이야기처럼 들렸던 것처럼 독서는 직접 연관된 책이 아닌 경우에도 나에게 계속 힌트를 던져준다. 그만큼 스타트업 대표님들의 독서가 시가(市價)가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다.
#1. 일본 라인기프트를 통한 한국 브랜드 글로벌 진출 서비스 ‘포포키’ 김주형 대표 추천 : 삼체 (원제: The Three-Body Problem, 류츠신 저)
창업 초기에 나는 막연한 두려움과 설렘 속에 있었다. 평소 애정해왔던 『삼체』를 다시 펼쳤던 그때, 단순한 SF 소설 이상의 무언가가 내 눈앞에 펼쳐졌다. 내가 창업한 후의 현실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야 하는 전례 없는 도전의 연속이었다. 불확실한 미래와 치열한 경쟁 속에서 나 자신과 우리 회사의 존재 이유를 끊임없이 되묻는 날들이 이어졌다.
그런 와중에 『삼체』는 우주의 광활한 시야와 미래에 대한 담대한 결단력을 담고 있어, 나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책 속의 한 구절이 머릿속을 스쳤다. "우주의 심연을 바라보면, 인간의 작음이 동시에 위대함을 드러낸다." 이 문장은 지금의 한정된 상황 속에서도,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의 무한한 가능성을 일깨워 주었다.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할 수 없더라도, 우리가 내리는 한 걸음 한 걸음의 선택이 그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었다.
이러한 통찰은 단순히 마음을 위로하는 차원을 넘어, 현실적인 전략과 결단으로 이어졌다. 매 순간 내리는 결정이 미래의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음을 깨달으며, 나는 창업자로서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했다. '내가 하는 일이 정말 의미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정면으로 맞서며, 사업을 단순한 생존을 넘어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 진정한 가치 창출의 장으로 탈바꿈시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결과, 우리의 한국 브랜드는 일본의 온라인 선물하기 시장에서 독보적으로 안착하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이 성공 스토리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삼체』에서 얻은 거시적 시야와 미래를 향한 담대한 결단, 그리고 도전의 과정에서 끊임없이 자기 성찰을 이어간 결과였다. 결국 우리의 창업 스토리는 무역수기 대상이라는 큰 영예로 이어졌고, 그 과정은 지금도 나와 우리 팀에게 큰 자산이 되고 있다.
대표님들, 혹시 여러분도 지금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고민하고 계시진 않으신가요? 『삼체』를 통해 우주를 바라보는 넓은 시야와, 작은 선택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변화를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이 책이 여러분에게도 새로운 도전의 용기와, 진정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선사하리라 믿습니다. 바로 지금, 이 책을 펼쳐 보세요. 여러분의 미래가 한층 더 빛나게 될 것입니다.
추가 글 [삼체와 창업: 인용을 통해 읽는 미래 전략]
#2. 스탠퍼드 9가지 위대한 법칙 : 인간을 탐구하는 수업 (사토 지에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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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이 어려운 이유는 창업을 결심하게 된 첫 아이디어 뿐만 아니라 창업가 스스로도 계속 성장해야 하는 “Two-body problem”이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조직의 여러 인재들이 매달리지만 창업가의 성장은 본인의 몫이다. 이 책에 정리된 스탠포드 MBA에서 가장 인기 있는 리더십, 협상술, 소통, 마음 챙김 등 인간에 대한 명강의들은 창업가들에게 언제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줄 것이다.
3 Quotes
- 인생을 바꾸고 조직을 바꿔서 세상을 바꾼다. (스탠포드 MBA 슬로건)
- 우리는 많은 경우 감정으로 결정한 후 논리로 정당화 한다.
- 협상을 하지 말고 오해를 풀어라.
3 Actions
- 책에서 소개 된 세계적인 석학들의 강연를 유튜브에서 찾아 보기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J.D Shramm, 협상 Margaret Neale 등)
- 협상술에 대한 책 추가적으로 읽어 보기 (우리는 어떻게 마음을 움직이는가? 등)
- 발표시 청중이 갖고 있을 오해에 대해 미리 생각하고 우선적으로 풀어 준 뒤 나의 이야기를 하기
#3. 승리하는 습관 : 승률을 높이는 15가지 도구들 (앨렌 스테인 주니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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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을 한 단계 더 향상시키고자 하는 미국 프로농구 (NBA)에서 유명한 선수들의 성과 코치를 15년 간 한 작가는 세계적인 선수일 수록 기본기에 집중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조직 관점에서 승리하는 스포츠팀은 자신들의 정체성과 각종 기준을, 그리고 문화를 구축해 놓고 거기에 맞는 인재들을 영입했다. 이들이 꾸준히 자기계발을 하면서 팀웍을 고민한다는 것을 보면 창업과 스포츠는 많은 점에서 유사하다.
3 Quotes
- 최고경영자에게 뛰어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올바른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 훌륭한 코치들은 자신들의 시스템, 자신들이 만든 문화, 자신들이 뽑은 선수들을 신뢰하기 때문에 자신감이 넘친다. 리더는 자신이 만들어 내는 환경 만큼 강하다.
- 인격은 언젠가 보상 받는다. 인격 > 열정/카리스마
3 Actions
- “방향을 바꾸지 않는다면 정확히 현재 향하고 있는 곳으로 가게 된다.” - 자주하는 나의 행동들과 내가 가고 싶은 방향이 일치하는지 주기적으로 자체 점검
- 내가 하는 일의 “기본기”는 무엇인지 고민하고 매일 향상시키겠다는 목표로 실행하기 (읽기, 쓰기, 말하기가 좋은 시작점)
- “고등학교와 대학교 농구팀의 실력 차이는 기술 수준, 체격보다 선수들 간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있다.” 명확한 소통이 곧 이기는 전략임을 잊지 말고 소통 방법에 대해 공부하고 실천하기
휴 | 휴식의 다양한 이름
"그냥 핸드폰 보고 논다고 쉬는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이번 독.휴.멘터리의 첫 번째 돌에 참석해 주신 구독자 중 한 분께서 모임 중 해주신 말씀입니다. 전 모임 후 이 말씀이 계속 기억에 남았는데, 생각을 해보니 휴식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끔 해준 코멘트이어서 였던 것 같습니다.
본질을 가장 잘 드러내는 방법 중 하나는 언어가 아닐까요? 우리가 언어로 휴식을 칭하는 말들에 휴식의 본질이 함축되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여러 언어가 휴식을 표현하는 방법을 좀 살펴보았습니다.
언어 | 휴식을 뜻하는 단어 | 어원 |
한글 | 쉼, 쉬다, 휴식 | 한글의 "쉬다"는 "머무르다"는 뜻에 어원을 두고 있으며, 이는 어떤 일의 진행 중, 또는 행동 중 잠시 멈추다는 의미이다. "쉬다"는 단어는 "휴식하다" 외에도 "숨을 쉬다"는 의미로 중의적이기도 하다. |
중국어 | 休息 (xiū xí) | 사람이 나무에 기대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 한 단어 休와 코를 뜻하는 自자와 심장을 뜻하는 心가 결합되어 "숨쉬다"는 뜻인 단어 息로 이루어져 있다. 나무에 기대어 숨을 내어 쉬는 사람을 떠올리게끔 한다. |
힌두어 | आराम (ārām) | "평화", "안정", 또는 "이완"을 뜻하난 페르시아어 آرام (ârâm)에 어원을 두고 있으며, 편안함과 고요함의 의미를 강조한다. |
영어 | Rest | 고대 독일어 rasta와 관련된 ræst에서 유래한 단어로, "쉬는 장소" 또는 "일지 중지"를 의미한다. |
스페인어 | Descanso | 스페인어 dis-cansare에 근거한 말로, "짐을 덜어낸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으며, 육체적 이완으로서의 휴식을 의미한다. |
아랍어 | راحة (rāḥa) | "이완하다, 숨을 내뱉다"는 뜻의 ر-و-ح (r-w-ḥ)에 근거한 말로, 이 어원은 동시에 영혼 (رُوح, rūḥ)과도 관계가 있다. 정신적 이완으로서의 휴식을 의미한다. |
러시아어 | отдых (otdykh) | от-(off/away)와 дых(breath)의 결합어로, 하던 일을 멈추고 숨을 쉰다는 뜻. |
스와힐리어 | Mapumziko | pumzika라는 동사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pumz-는 "호흡하다"는 뜻. |
이토록 휴식 (休息)의 이름은 언어별로 다양합니다. 이 여덟개의 언어를 통해 휴식의 본질에 대해 각 문화권에서 어떻게 다르게 또는 비슷하게 생각하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영어권에서는 현실적으로 행동의 "일시 중지"를 강조하는 반면, 로마어 계열인 스페인어 및 프랑스어는 육체적 이완을 강조하고, 중국어 계통에서는 단순히 행동의 정지 뿐만 아니라 호흡과 관련시켜 에너지 ("기")와도 관련되어 보입니다. 힌두어에서는 정신적인 편안함과 마음의 고요에 집중하고, 비슷하게 아랍어에서도 정식적 위안으로서의 휴식의 본질을 생각합니다.
여기서 주목한 정말 재미난 공통점은 한국어, 중국어, 러시아어, 스와힐리어, 아랍어가 보여주는 쉼과 호흡의 관계입니다. 휴식 상태일때와 그렇지 않을 때 호흡의 결이 달라진다는 점은 현대 과학으로도 증명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휴식을 취할 때는 부교감 신경 (parasympathetic nervous system)이 활성화 되므로 좀더 느리고 더 깊게 숨을 쉬는 반면, 그렇지 않을 때 우리는 보통 빠르고 얕게 호흡합니다. 현대 과학이 증명하기 훨씬 전부터, 인류는 쉼과 호흡의 관계를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던 거죠.
어쩌면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휴식은 이 호흡이 아닐까 합니다. 크고 깊게 숨을 들이쉬고 내어 쉼으로써 잠깐이나마 몸과 마음이 쉴 수 있기도 하고, 또한 어떤 호흡 상태인지에 따라 우리가 긴장상태인지 아닌지 알 수 있게 되기도 하니까요.
💡인사이트: 지금 바로, 숨을 크게 들이쉬고 길게 내쉬어 보세요. 그렇게 세 번 정도 해보고 원래 하던 일로 돌아가 보세요. 10초 간 취할 수 있는 휴식 중 가장 좋은 쉼 방법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가장 쉽게 그리고 짧게 취할 수 있는 휴식 방법은 또 어떤게 있나요?
매달 보내주신 질문 중 하나를 선별, 정성껏 답변 해 여러분이 진정으로 쉴 수 있도록 도와 드리겠습니다. 지금, 휴식에 대한 질문과 생각을 trytimeoff@gmail.com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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