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휴.멘터리 Read & Rest 스타트업 여름 캠프
지난 8월 6일 수요일, 더운 여름 한 가운데 d.camp 선릉 센터에서 첫 번째 독.휴.멘터리 스타트업 여름 캠프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독.휴.멘터리의 구독자 분들, 그리고 스파르타 이범규 대표님(코딩 교육),카이헬스 이혜준 대표님(난임 솔루션)과비주얼 허세일 대표님 (주얼리 커머스), 세 분의 멋진 패널과 함께 각자 어떤 책을 읽고 있으며 스타트업 팀의 스트레스 관리는 마음가짐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함께 생각해 본 시간이었습니다. 패널 대표님들이 공유해 주신 독서 습관과 스트레스 관리법에 대해 간단히 요약해 드립니다.
대표님들의 독서 습관
- 좋을 책을 만나면 일단 바로 산다. 집에 많은 읽지 않은 책들이 있다.
- 독서 타이밍은 일어나자마자, 자기 직전 등 내게 편한 시간으로 정한다.
- 만나는 대표님들/멘토마다 좋은 책 추천을 물어 본다.
스트레스 관리법
- 여러 굴곡이 많은 상황에서도 심한 감정 기복 없게 평정심 유지할 수 있도록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려 한다.
- 스타트업 대표로 산다는 것은 디폴트가 힘든 것이고 내년에도 큰 차이 없이 힘들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 들이기 시작한 순간부터 스트레스 레벨이 내려 갔다. 의미와 희망은 스타트업 생존에 필수지만, 이를 날짜나 어떤 특정한 외부 조건 또는 목적에 의존하면 그게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치명적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언젠가 목적에 도달하리라”는 유연한 희망을 가지고 그 날이 올 때까지의 작은 일상의 마일스톤에 의미를 두다 보니 회복탄력성이 더 강해지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독.휴.멘터리의 멋진 구독자 분 중 한 분인 김유리 님이 던진 신박한 질문 🤗, "지금까지 읽은 책들 중 직원으로 채용하고 싶은 책 속 주인공 또는 저자가 있다면?"에 다음과 같이 답해 주셨습니다.
- 이범규 대표: 유니클로 창업가 야나이 다다시 - 창업에 별 뜻이 없었는데 단순히 부모의 요청으로 창업가가 되어 최고가 된 과정과 그의 순간순간의 결정들이 궁금하기 때문. (책: 유니클로)
- 이혜준 대표: 파타고니아 창업가 이본 쉬나드 - 내게 부족한 "똘기"를 갖고 있는 사람인 것 같아서. (책: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 허세일 대표: 드래곤 라자드의 엘프 - 극단적으로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서. (책: 드래곤 라자)
독.휴.멘터리 스타트업 여름 캠프에 참여해 주신 모든 구독자 분들께 너무나 감사드리며, 모쪼록 몸과 마음모두 깊이 숨을 들이쉬고 낸 것처럼 잠깐 쉬어가는 자리가 되었길 바랍니다.
저희는 다음 구독자 모임을 더욱 풍성하고 의미있는 시간으로 만들어 다시 오프라인에서 뵙겠습니다!
독 | 독서는 가장 쉬운 혁신의 방법이다.
The reading of all good books is like conversation with the finest minds of past centuries.
좋은 책을 읽는다는건 마치 인류 역사상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와 같다.데카르트
원초적 지능* (원제 : Primal Intelligence, Angus Fletcher 앵거스 플레쳐) - 스타트업 리더십 & 팀워크 코칭/컨설팅 People+Culture 김미루 대표
요즘 친구나 지인과의 대화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주제 중 하나는 “인간으로서 AI 시대에 어떻게 살아남느냐”입니다. 2022년 부터 우리 삶 곳곳에 깊이 스며들게 된 생성형 AI의 사용으로 우리는 끊임없이 인간의 능력을 AI의 능력에 비교해 가며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으려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이건 아무래도 지는 게임 같고, 그래서 일각에선 “이제 인류는 끝났다”는 식의 일종의 예정된 종말론적 관점을 주장하기도 합니다.
제가 Meta를 떠나 저만의 스타트업 People+Culture를 시작한 것도 2022년 이었습니다. 2002년부터 Apple, Microsoft, 다시 Apple, 그리고 Meta를 거쳐 모바일 테크놀로지의 폭발적인 성장, App Economy의 시작, 그리고 새로운 플랫폼으로서의 Social Network의 시작과 흥망성쇠, 예전에는 공상 과학 소설에서만 상상했던 가상 현실과 인공 지능을 직접 체험하고 목격해 왔고, 이 다양한 테크놀로지가 우리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도입하는것에 집중하며 일했습니다. 하지만 20년 간 이러한 다양한 테크놀로지를 경험하고, 적용하며 역설적이게도 사실 제가 가장 흥미롭다고 생각하게 된 테크놀로지는 인간이 생각하고 느끼는 능력이었고, 전 이 능력을 더 잘 사용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사람들을 돕고 싶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현재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모든 테크놀로지는 다 인간이 직관적으로 떠오른 한 가지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다양한 상상을 통해 발전시켜 적절한 분별력과 느낌을 통해 만들어낸 것들입니다.
이 능력들은 단순히 “논리” 이상의 영역입니다. 제가 소개하고 싶은 책, Primal Intelligence (원초적 지능)의 저자, 앵거스 플레쳐 (Angus Fletcher) 교수는 바로 이 직관력, 상상력, 감정, 분별력을 인간의 원초적 지능이라 정의합니다. 이 능력들은 인간으로 하여금 “이야기 사고 (Storythink)”를 하게 하는데, 이는 인간에게만 고유한 사고 능력입니다.
플레쳐 교수는 뇌과학자로서 뇌에서 시냅스가 어떻게 인간이 생각하는 것을 도와주는지 연구하다가 어느날 “인간은 늘 이야기 형식으로 생각한다”는 아이디어에 근거해 갑자기 진로를 변경, 예일대학교에서 셰익스피어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습니다. 그는 고흐, 베토벤, 벤자민 프랭클린, 아인스타인, 스티브 잡스, 조지 워싱턴, 링컨, 닐 암스트롱, 니콜라 테슬라 등 인류 역사에서 문화,정치, 기술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실행한 많은 위인들이 공통적으로 셰익스피어의 작품들 그들의 생각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 것에 착안해 그의 작품들인 리처드 3세, 리어왕, 오셀로, 햄릿 등을 연구해 보면 인간의 사고에 대한 비밀도 알 수 있을거라 생각했고, 그의 가설은 적중했습니다. 그 후 그의 연구는 미국 육군 특전사 부대 교육의 중요한 바탕이 되어 어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유연하고 정확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특전사 요원 들을 길러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으며, Pixar, 할리우드 스튜디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업 및 학교 등에서 제품 및 서비스 혁신 및 리더십의 중요한 요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는 20여년 간의 연구와 실제 생활의 적용을 통해 이 직관력, 상상력, 감정, 분별력을 통한 이야기 사고는 AI는 구조적으로 할 수 없는 것이라 단언합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AI는 “알려지지 않은 요소”를 데이터로서 고려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AI는 정해진 논리에 어긋나는 사고를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정해진 논리에 어긋나는 경우에도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습니다.
AI에 대한 논의가 중구난방으로 많고 혼란스러운 요즘,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그리고 “어떻게 더 혁신적인 제품 또는 서비스를 만들어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막막한 두려움 섞인 걱정을 하고 있다면, 전 이 책을 먼저 읽어보길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이미 탑재하고 있는 고유한 원초적 능력을 어떻게 발달시킬 수 있는지 깊게 생각하게 만드는 정말 좋은 책입니다.
*이 책은 미국에서 2025년 8월 19일에 출간된 따끈따끈한 신간으로,아직 한국에서 번역이 안된 책이라 추천을 좀 망설였지만, 번역이 되면 꼭 바로 읽으시라고 추천드립니다. 참고로, 한국에 번역본이 있는 플레쳐 교수의 "스토리씽킹 (Storythinking)"과는 다른 책임을 알려드립니다.
휴 | 내게 맞는 일의 리듬을 찾아서
제가 최근 가졌던 고민을 하나 토로하고 싶습니다.
한 7월 말부터 저는 모든 일에 있어서 의욕 저하 때문에 고생했습니다. 이런 주기는 주기적으로 찾아오기 때문에, 억지로 이 게으른 국면을 이겨내려 하기보다 그저 최소한 꼭 해야할 일만 하며 저를 좀 내버려 두기로 했습니다. 8월 초에 예정된 바쁜 한국 출장이 다가오고 있었으므로, 고객들을 만나 여러 프로젝트에 몰입하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면 다시 동기부여 되리라 기대했거든요.
하지만, 제 예상과 달리, 출장에서 돌아와도 의욕은 여전히 같은 상태였습니다.
이제는 큰일났다 싶었습니다. 스타트업 속성 상, 제가 직접 주도하지 않으면 안될 일들이 태반인데, 마치 진흙탕 속에 털썩 주저앉은 코끼리처럼 정작 전 한 발짝도 움직이기 싫었습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그 코끼리는 밖으로 나올 마음이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진흙 속에서 느긋하게 웅크린 채, 그 상태를 즐기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동시에 제 안의 비판자의 목소리도 커졌습니다. 마치 시끄럽게 떠드는 앵무새가 진흙 속 코끼리를 향해 야단치는 것처럼 “이 게으른 코끼리야! 도대체 뭐 하는 거야?! 정신차려!"라고 외쳐댔습니다.
왜 이렇게 의욕이 떨어진 걸까? 저는 제가 지난 2025년 상반기에 “해낸 일(Done)” 목록을 살펴보았습니다. (올리버 버크먼의 조언에 따라, 저는 할 일 보다 끝낸 일들을 기록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되짚어보니, 올해 상반기는 정말 꽉 차 있었습니다. 첫 책 『플레이스홀더(The Placeholder)』를 미국에서 출간했고, 책 출간을 기념해 네 번의 책 간담회를 열었고, 새로운 코칭 클라이언트도 열 명 이상을 온보딩 했으며, 두 건의 기업 프로젝트와 한 건의 정부 기관 프로젝트도 진행했습니다. 유명한 명상 지도자 인증 과정도 마쳤고, 가족들과 함께 한국과 워싱턴 DC로 여행을 두 번이나 다녀왔습니다.
돌이켜보니 수많은 사람들과 일들로 빽빽하게 채워진 시간들이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제 선택이었고, 즐겁게 임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큰 에너지를 소모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이렇게 긴 거리를 걸어온 코끼리가 스스로 진흙탕으로 들어가 가만히 있고 싶은 것은 당연했습니다. 우연히 진흙탕에 빠진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게으르고자 하는 선택이었다.
불교에는 탄하(Tanhā)와 찬다(Chanda)라는 두 가지 욕망의 개념이 있다고 합니다. 탄하는 갈망과 집착, 두려움에서 비롯되는 불건전한 욕망으로, 이에 따라 행동하면 고통에 이르게 되는 반면, 찬다는 "의도적으로 행동하려는 열망”으로, 이를 따라 행동하면 고통받지 않습니다. "이렇게 가만 있으면 도태되고 큰 일 날거야"라는 두려움에 비롯한 행동과 "아 지금은 나를 위해 쉬어야 할 때구나. 충분히 쉬고 그 다음에 시작하자"라는 동기를 통한 행동은 겉으로 보이는 결과는 비슷할 수 있어도, 그 결과의 장기적인 의미는 질적으로 다를 것입니다.
억지로 코끼리를 진흙탕에서 끌어내려는 행위는 곧 저 스스로에게 쉼을 허락하지 않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창업가로서, 스타트업에서 목표로 한 모든 것을 성취하기 전에는 쉬면 안 된다고 알게 모르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쉼은 결과에 의존하는 것이 아닙니다. 쉼은 치열한 과정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입니다. 비록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과정에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만으로도 쉼을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제 안의 코끼리가 기다리고 있던 것도 바로 이 찬다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내가 망할까봐 두려워 억지로 생산성을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행동하고 싶다는 건전한 열망에 의해 움직이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건전한 열망을 느끼기 위해서는, 지난 6개월의 쉼 없는 몰입을 위한 휴식이 필요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코끼리는 어떤 상태일까요? 여전히 진흙탕에 앉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젠 비난을 퍼붓는 앵무새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코끼리는 잠시 진흙탕에 머무른다고 해서 세상이 끝나는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동시에, 몸에 달라붙은 진흙이 말라서 너무 딱딱히 굳기 전에 나가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저 멀리 사바나의 지평선을 바라보며, 저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고 상상하며 다음에 무엇을 할지, 하고 싶은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몸은 편안하고, 마음은 차분하며, 희망적이기도 합니다.
💡인사이트: 제게 맞는 일의 리듬은 중간중간 쉬어주는 것 외에 일년에 한 번씩 길게 (3주) 한 번씩 쉬어주는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특히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스타트업일을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해선 이런 리듬이 사치가 아니라 필수조건 이라는 걸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일의 리듬은 어떤가요? 너무 오랫동안 의욕 저하를 겪고 있다면, 여러분의 일의 리듬을 한 번 재점검해 볼 타이밍일 수 있습니다.
매달 보내주신 질문 중 하나를 선별, 정성껏 답변 해 여러분이 진정으로 쉴 수 있도록 도와 드리겠습니다. 지금, 휴식에 대한 질문과 생각을 trytimeoff@gmail.com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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