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마케터는 뭘로 평가해야 할까요?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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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가 열심히 하고 잘하고는 있는데, 무엇으로 평가해야 할까요?"

어느 원장님과 병원 마케팅 직원의 성과평가에 관해 이야기 나눈 내용을 기반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직원들은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블로그를 쓰고, 논문을 찾아 내용을 정리하고, 이미지를 만들고, 병원의 설명 방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원장님도 누가 내용을 잘 이해하고 감각 있게 만드는지 어느 정도 알고 계셨습니다.

막히는 지점은 그다음이었습니다.

“잘하는 건 알겠는데, 그걸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매출로 보자니 원장님도 직접 마케팅을 하고 있었습니다. 블로그와 SNS 계정도 여러 개라 어느 직원의 콘텐츠가 내원으로 이어졌는지 구분하기 어려웠습니다. 환자가 내원 경로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도 아니었고요.

그렇다고 문의 수만 볼 수도 없었습니다. 저렴한 시술 문의 열 건과 고가 시술 문의 한 건을 똑같이 셀 수는 없으니까요.

이 상황에서 “조회수를 보세요”, “문의 수로 평가하세요”라고 답하면 원장님의 고민은 해결되지 않습니다. 먼저 정해야 할 것은 평가 숫자가 아니라, 이 직원에게 어떤 결과를 맡겼는지입니다.

 

원장님이 주제와 내용을 정하고 직원이 글과 이미지로 만드는 구조라면, 직원에게 주로 맡긴 것은 콘텐츠 제작입니다. 반면 어떤 환자를 유치할지부터 소재 기획, 게시, 반응 분석과 개선까지 맡겼다면 기대할 결과가 달라집니다.

앞의 직원에게는 기획할 권한을 주지 않은 채 “왜 문의가 늘지 않느냐”고 묻기 쉽고, 뒤의 직원에게는 “이번 달에 몇 개 올렸느냐”만 확인하기 쉽습니다. 둘 다 맡긴 일과 평가가 어긋난 상태입니다.

평가는 다음 세 가지를 나눠서 시작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확인할 것병원에서 볼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
맡긴 일을 제대로 완성했는가합의한 일정에 게시했는지, 사실관계와 병원의 설명 방식을 정확히 반영했는지, 같은 수정 요청이 반복되는지
목표한 반응에 가까워졌는가홍보하려던 시술의 문의가 들어오는지, 가격만 묻는 문의와 예약을 구체적으로 검토하는 문의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결과를 보고 다음 작업을 바꿨는가반응이 좋거나 나빴던 이유를 살피고, 제목·내용·이미지·문의 안내 중 무엇을 바꿔봤는지

첫 번째는 업무 수행의 기본입니다. 두 번째는 마케팅의 효과이고, 세 번째는 그 효과를 개선하는 능력입니다. 게시물을 많이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 성과가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매출로 바로 연결되지 않았다고 제작과 개선의 기여까지 지워서도 안 됩니다.

예를 들어 원장님이 “앞으로는 가격 할인보다 충분한 설명을 보고 찾아오는 환자가 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그런데 직원에게는 매일 게시물 하나를 올리라는 지시만 했다면, 직원은 일단 게시물을 채우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원장님이 기대하는 환자와 직원이 만드는 콘텐츠 사이에 연결이 없는 겁니다.

 

이때는 이렇게 맡기는 편이 구체적입니다.

“이번 달에는 이 시술을 고민하는 환자들이 자주 묻는 질문 세 가지를 콘텐츠로 만들어봅시다. 게시 후에는 관련 문의에서 어떤 질문이 나오는지 데스크와 함께 확인해 주세요. 다음 달에는 그걸 보고 보완할 내용을 정해봅시다.”

이렇게 해야 제작 건수뿐 아니라 내용의 적절성, 환자 반응, 후속 개선까지 함께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문의의 변화가 해당 콘텐츠 때문이라고 곧바로 단정하지는 않아야 합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만든 결과라면, 개인별 매출을 억지로 나누지 않아도 됩니다.

한 환자가 블로그를 읽고, SNS를 본 뒤, 원장님을 검색하고 예약했다면 누구 한 사람의 실적으로 떼어내기 어렵습니다. 이때는 확인 가능한 전체 반응은 팀 단위로 보고, 개인별로는 맡은 작업의 완성도와 개선 기여를 평가하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글을 기획한 사람, 이미지를 만든 사람, 게시와 문의 연결을 관리한 사람의 기여는 다를 수 있습니다. 그 차이를 확인해야지, 마지막에 예약으로 연결된 채널 담당자에게 성과를 전부 주면 협업 과정이 평가에서 사라집니다.

원장님이 자료를 늦게 전달했거나 검수가 밀려 게시하지 못한 일도 직원의 일정 미준수와 구분해야 합니다. 직원의 성과를 보려면, 직원이 결정할 수 있었던 범위도 함께 봐야 합니다.

처음부터 복잡한 평가표를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이번 달 업무를 정할 때 기대하는 결과를 함께 적고, 월말에 세 가지만 확인해 보세요.

  • 무엇을 맡겼고, 어디까지 완성했는가?
  • 어떤 반응이 확인됐고, 아직 무엇은 알 수 없는가?
  • 다음 달에는 무엇을 유지하고 바꿀 것인가?

이 기록이 쌓이면 연봉을 논의할 때도 “열심히 해줘서”, “감각이 좋은 것 같아서”보다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원장님이 모든 마케팅의 효과를 정확한 숫자로 증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직원이 무엇을 잘해야 인정받는지 알고 일할 수 있게 하는 것, 그리고 그 약속을 실제 결과와 함께 확인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성과평가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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