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레터에서 "직함만 넘기지 마세요"라는 이야기를 드렸습니다. 오늘은 그다음 이야기입니다. 상담만 해 본 실장이 작은 병원에서 이것저것 다 챙겨야 하는 총괄실장이 되어야 할 상황에서 원무, 행정, 운영을 어떤 순서로 익히면 되는지 날짜별로 정리해 보았어요. 병원 실정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참고가 되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쓰시면 됩니다
- 원장님: PART 1을 첫 출근 전에 끝내고, PART 3으로 매주 금요일 15분씩 체크합니다.
- 실장님: PART 2를 주차별로 그대로 따라 합니다.
- 4주 뒤, 마지막 박스의 질문 네 개로 최종 점검합니다.
PART 1. 원장님 준비 (첫 출근 전, 30분)
◆ 1. 거래처 연락처 넘기기
아래 목록을 채워서 실장에게 전달하세요. 병원에 해당하는 것만 채우시면 됩니다.
| 구분 | 업체명 | 연락처 | 우리 병원 담당 직원 |
|---|---|---|---|
| 의약품 도매 | |||
| 의료 소모품 | |||
| 사무·생활용품 | |||
| 장비 AS (장비별로) | |||
| EMR(전자차트) 업체 | |||
| 카드 단말기 업체 | |||
| 예약 시스템·홈페이지 | |||
| 마케팅 대행사 | |||
| 세무사 | |||
| 노무사 | |||
| 의료폐기물 | |||
| 세탁·청소 | |||
| 렌탈(정수기·복합기 등) | |||
| 건물 관리 |
◆ 2. 계정과 권한 열어 주기
- EMR 관리자 권한
- 카드 정산 조회 화면
- 발주하는 사이트 로그인 정보
- 예약 시스템
- 병원 공식 메신저·카톡 채널
◆ 3. 실장 결정권을 문장으로 적어 주기
예시는 이렇습니다. 그대로 쓰셔도 됩니다.
"다음은 실장님이 결정하고 나중에 저에게 공유만 해 주세요. ① 직원 휴무 조정 ② 소모품 발주 (1회 ○○만 원까지) ③ 데스크 컴플레인 1차 대응 급여, 채용, 징계, 환불 ○○만 원 이상은 저와 상의합니다."
◆ 4. 직원들에게 직접 공지하기
원장님이 직접 말씀해 주셔야 합니다. 그대로 쓰셔도 되는 문구입니다.
"오늘부터 ○○ 실장님이 병원 운영 전체를 맡습니다. 근무표와 휴무, 비품, 데스크에서 해결 안 되는 환자 응대는 실장님께 먼저 말해 주세요. 실장님도 처음 맡는 일이라 한 달은 배우는 기간입니다. 물어보면 잘 알려 주세요."
◆ 5. 첫 달 상담 일정 조정하기
상담 예약을 하루 1타임 정도 비워 주거나, 첫 달 상담 목표를 낮춰 주세요. 아무것도 조정하지 않으면 관리 업무는 계속 뒤로 밀립니다.
◆ 6. 주간 면담 시간 고정하기
예: 매주 금요일 진료 후 15분. 달력에 반복 일정으로 넣으세요.
◆ 7. 관리 수당 결정하기
첫 달 안에 관리 수당을 줄지, 얼마를 줄지 정해서 실장에게 알려 주세요. 급여가 상담 실적에만 묶여 있으면 관리는 손해 보는 일이 됩니다.
실장님께 이렇게 지시하시면 됩니다.
"이 가이드대로 4주 해 주세요. 매주 금요일에 15분만 저랑 이야기해요.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해도 괜찮아요. 숨기는 게 문제예요."
PART 2. 실장님 4주 실행표
매일 루틴 (첫날부터)
| 시점 | 할 일 | 시간 |
|---|---|---|
| 출근 직후 | 오늘 근무자와 빈자리 확인, 예약 현황 훑기 | 5분 |
| 점심 직후 | 데스크에 오전 이슈 있었는지 묻기 | 5분 |
| 마감 후 | 휴대폰 메모에 세 줄 적기 | 5분 |
마감 후 세 줄은 이렇게 적습니다.
- 오늘 모르는 것
- 누가 하는지 모르는 일
- 원장님이 정해 주셔야 할 것
이 메모가 금요일 면담 자료가 됩니다.
1주차: 돈과 사람 파악
◆ 마감을 5일 연속 담당자와 함께 하기
- 1~2일차: 옆에서 보며 아래 질문의 답을 받아 적기
- 3~5일차: 직접 하고 담당자가 확인
받아 적을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 현금 시재 기준 금액은 얼마인가요?
- 카드 합계와 EMR 수납 합계는 어떻게 맞춰 보나요?
- 금액이 안 맞으면 어떻게 처리하나요?
- 환불은 누가 승인하고, 어디에 기록하나요?
- 미수금 목록은 어디서 보나요?
- 마감 결과는 누구에게 보고하나요?
✔ 완료 기준: 담당자 없이 혼자 마감 1회 성공
◆ 직원 전원과 10분씩 대화하기
질문은 세 가지입니다.
- "지금 맡고 있는 일이 뭐예요?"
- "○○ 님 쉬는 날엔 그 일을 누가 해요?"
- "일하면서 제일 불편한 게 뭐예요?"
대화를 마칠 때는 이렇게 말합니다.
"바로 바꾸겠다고 약속은 못 해도, 다 적어 두고 원장님과 이야기한 뒤 결과 알려 줄게요."
들은 내용은 아래 표로 정리합니다.
| 직원 | 맡은 일 | 쉬는 날 대신하는 사람 |
|---|
'대신하는 사람' 칸이 비거나 "원장님"이라고 적힌 곳이 병원의 구멍입니다.
✔ 완료 기준: 직원 전원과 대화를 마치고 표 완성
◆ 거래처 연락처를 휴대폰에 저장하기
원장님께 받은 목록을 저장하고, 각 거래처의 담당 직원이 맞는지 확인합니다.
2주차: 물건과 장비 파악
◆ 창고, 수납장, 처치실을 전부 열어 보기
자주 쓰는 품목 20개 정도만 정리합니다.
| 품목 | 어디서 사나 | 한 번에 얼마나 | 떨어지면 누가 주문 |
|---|
◆ 실제 발주를 1회 직접 하기 (담당자와 함께)
◆ 장비 목록 만들기
| 장비 | AS 연락처 | 고장 나면 어떻게 버티나 |
|---|
◆ 유효기간 점검을 1회 하기
약품, 주사제, 소모품을 처치실 담당자와 함께 봅니다.
◆ 누가 챙기는지만 확인하기
깊이 알 필요는 없습니다. 담당자 이름만 알아 두세요.
| 항목 | 담당자 |
|---|---|
| 청구 | |
| 직원 근로계약서 보관 | |
| 마약류 관리 (사용하는 병원만) | |
| 의료폐기물 수거 요일 |
모르면 금요일 면담 때 원장님께 묻습니다.
✔ 완료 기준: 소모품 표와 장비 표 완성, 발주 1회
3주차: 근무표와 급여 자료
◆ 지금 근무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확인하기
- 누가 짜나요?
- 언제까지 공지하나요?
- 휴무 신청은 어떻게 받나요?
◆ 휴무가 겹칠 때의 기준을 원장님과 정하기
선택지는 이렇습니다.
- 먼저 신청한 사람 우선
- 돌아가면서
- 남은 연차가 많은 사람 우선
정한 기준은 직원들에게 공지합니다. 근무표 불공정 시비는 실장이 신뢰를 잃는 가장 흔한 계기입니다.
◆ 다음 달 근무표를 직접 짜기
직접 작성하고 원장님 확인을 받은 뒤 공지합니다. 공지일을 고정하세요(예: 매월 20일).
◆ 월말 급여 자료를 원장님 옆에서 함께 만들기(원장님이 직접 하시는 경우는 pass)
정리할 항목은 지각·결근·연장근무, 인센티브, 입사자와 퇴사자입니다. 정리한 자료를 세무사에게 전달합니다. 월말이 3주차가 아니라면 해당 주에 합니다.
✔ 완료 기준: 근무표 공지 1회, 급여 자료 전달 1회
4주차: 환자와 외부, 그리고 정리
◆ 컴플레인 대응 기준을 원장님과 세 줄로 정하기
- 데스크가 실장에게 넘기는 경우: 예) 같은 불만이 두 번 이상, 고성
- 실장이 할 수 있는 것: 예) 사과, 대기 순서 조정, ○만 원 이하 환불
- 원장님께 넘기는 경우: 진료 내용 관련, 고액 환불, 법적 대응을 언급할 때
◆ 컴플레인 1건을 끝까지 처리하고 결과를 원장님께 공유하기
◆ 마케팅 대행사 담당자와 통화하기
인사하고, 보고를 언제 받는지 확인합니다.
◆ '신입 첫날 할 일' 1장 만들기
- 출근 시간, 복장, 사물함
- 첫날 옆에 붙을 사람
- 첫 주에 맡을 업무 한 가지
- 모르면 물어볼 사람
◆ 4주간의 메모를 정리하기
'병원의 구멍' 상위 3개를 고르고, 각각 본인이 생각하는 해결책을 한 줄씩 적어 4주차 면담에 가져갑니다.
✔ 완료 기준: 컴플레인 기준 세 줄, 신입 첫날 1장, 구멍 상위 3개
상황별로 이렇게 말하세요
| 상황 | 문안 |
|---|---|
| 모르는 걸 물어볼 때 | "제가 아직 그 부분은 확인을 못 했어요. 오늘 안에 알아보고 알려 드릴게요." |
| 직원이 불만을 말할 때 | "말해 줘서 고마워요. 바로 바꾼다고는 못 하지만 원장님께 전달하고 결과 알려 줄게요." |
| 휴무 요청을 거절할 때 | "이번엔 ○○ 님이 먼저 신청해서요. 정한 기준대로 했어요. 다음엔 먼저 말해 줘요." |
| 직원끼리 갈등이 생겼을 때 | 그 자리에서 판단하지 않습니다. "둘 다 따로 얘기 들어 볼게요." |
첫 달에 하지 말 것
- 규칙이나 업무 방식 바꾸기. 첫 한 달은 지켜보기만 합니다.
- 상담을 핑계로 데스크 일 떠넘기기
- 원장님 앞에서만 잘하기
- 직원 단톡방에 지시만 올리기. 첫 달은 얼굴 보고 말합니다.
- 원장님께 직원 험담으로 보고하기. 사람이 아니라 사안으로 보고합니다.
PART 3. 원장님 주간 체크 (매주 금요일 15분)
매주 공통으로 물어볼 것: "이번 주에 막힌 거, 제가 정해 줘야 할 거 있어요?"
| 주차 | 확인할 것 | 보여 달라고 할 것 |
|---|---|---|
| 1주 | "마감 혼자 해 봤어요?" "직원들 불만 중에 제일 많이 나온 게 뭐예요?" | 직원별 '대신하는 사람' 표 |
| 2주 | "청구, 계약서, 마약류는 누가 챙겨요?" | 소모품 표, 장비 표 |
| 3주 | "휴무 겹칠 때 기준 정했죠?" | 다음 달 근무표, 급여 자료 |
| 4주 | 아래 박스의 네 가지 질문 | 구멍 상위 3개와 해결책 |
이런 신호가 보이면 주의하세요
- 보고가 매번 "다 괜찮아요"뿐이다
- 직원들이 실장을 건너뛰고 원장님께 직접 온다
- 주차별 표가 비어 있다
- 실장이 상담만 하고 있다
이럴 때는 질책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물어보세요. "이번 주 마감에서 안 맞은 적 있었어요?"처럼요.
원장님이 하지 말 것
- 직원들 앞에서 실장의 결정을 뒤집기. 이견이 있으면 따로 말씀하세요.
- 직원이 실장을 건너뛰고 오는 걸 받아 주기. 이렇게 돌려보내세요. "그건 실장님이랑 먼저 이야기해 보세요."
4주 뒤, 실장님께 이 네 가지만 물어보세요
- "○○ 님이 갑자기 빠지면 누가 그 일을 해요?"
- "마감이 안 맞으면 어떻게 해요?"
- "△△ 떨어지면 어디에 주문해요?"
- "지금 우리 병원에서 제일 급한 문제가 뭐예요?"
네 가지에 막힘 없이 답한다면 소프트랜딩은 된 겁니다. 특히 마지막 질문에 실장이 자기 답을 가지고 있다면, 두 번째 달은 그 문제를 푸는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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