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장이 떠나고 새 사람이 오기까지, 짧게는 몇 주에서 길게는 몇 달이 걸립니다. 그동안 상담은 원장님이 맡고, 그 앞뒤의 일은 데스크가 떠안게 됩니다. 이번 편은 9편(상담실장이 그만둔다고 할 때)에서 이어집니다. 실장이 떠난 다음 날부터 새 실장이 오는 날까지를 다룹니다.
이 기간에 원장님들이 흔히 하는 실수는 세 가지입니다.
- 급하게 아무나 뽑는다 — 5편과 7편에서 세운 기준을 내려놓고 "일단 자리부터 채우자"고 합니다. 맞지 않는 사람을 뽑으면 공백기보다 긴 문제가 시작됩니다.
- "당분간"이 끝나지 않는다 — 원장님이 상담을 맡다 보니 할 만해 보여서 채용을 계속 미룹니다. 공백기가 어느새 원장 직접 상담 체제로 굳어집니다. 이건 의도해서 고른 길(11편)과 다릅니다. 준비 없이 미끄러진 겁니다.
- 데스크에 기준 없이 맡긴다 — 가격 문의와 결제 질문이 데스크로 몰리는데, 기준이 없으니 데스크는 할인과 약속으로 버팁니다.
공백기의 목표를 분명히 하세요. 매출을 그대로 지키는 게 아니라, 환자의 신뢰와 병원의 기준을 지키면서 좋은 사람을 뽑을 시간을 버는 것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 기간에 매출이 어느 정도 줄어드는 건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걸 막으려고 기준을 내려놓으면, 새 실장이 와서 무너진 기준부터 다시 세워야 합니다.
실장이 떠난 다음 주에 할 일
공백기의 첫 주가 나머지 기간을 정합니다. 아래 여섯 가지를 첫 주 안에 끝내세요.
- 인수인계 목록을 데스크에 넘기기 — 9편에서 받은 진행 중 패키지 환자, 결정을 미룬 환자, 진행 중인 불만·환불 건 목록입니다. 원장님 책상 서랍에 두지 마세요.
- 예약표에 신규 상담 시간 만들기 — 진료 사이에 상담을 끼워 넣으면 대기가 길어집니다. 하루 두 번, 오전과 오후 진료가 끝나기 전 30분을 신규 상담 시간으로 비워 두세요.
- 데스크에 할 일과 하지 않을 일 알려 주기 — 바로 다음 섹션의 표입니다.
- 채용 시작하기 — 공고를 올리고, 언제까지 뽑을지 기한을 정하세요. 기한은 아래에서 다룹니다.
- 다시 판단할 날짜 적기 — 기한 안에 못 뽑았을 때 어떻게 할지 결정할 날짜를 달력에 적어 두세요.
- 직원들에게 짧게 공유하기 — 공백기 동안 누가 무엇을 하는지 전 직원에게 알리세요. 떠난 실장에 대해서는 나쁘게 말하지 않습니다(9편).
원장과 데스크가 나눠 맡을 일, 멈출 일
실장이 하던 일을 원장님이 통째로 가져오면 진료가 무너지고, 데스크에 통째로 넘기면 기준이 무너집니다. 나누세요.
| 일 | 누가 | 기준 |
|---|---|---|
| 신규 환자의 시술 판단과 가격 범위 | 원장님 | 진료실에서 판단, 안 해도 되는 것, 기대치에 이번 기간만 가격 범위를 더함 |
| 가격표 안내, 수납 | 데스크 | 가격표대로. 정책 할인만 적용 |
| 고액·다회차 패키지 결제 | 원장님 확인 후 데스크 수납 | 첫 방문 환자에게는 당일 결정을 요구하지 않음 |
| 진행 중 패키지 환자의 다음 회차 | 데스크 | 인수인계 목록대로 일정 확인 |
| 결정을 미룬 환자 연락 | 데스크 | 원장님이 정한 문장으로 한 번만 |
| 불만·환불 응대 | 원장님 | 할인 권한표(3편)와 패키지 환불 기준(1편)대로 |
| 실장 재량 할인 | 멈춤 | 필요하면 원장님 승인만 |
| 새 할인 이벤트 | 멈춤 | 공백기 매출을 이벤트로 메우지 않음 |
원장님이 상담할 때 지킬 세 가지
- 가격은 종이를 보며 말하기 — 입으로 바로 말하면 숫자가 그날그날 달라집니다. 가격표를 같이 보면서 설명하세요.
- 흥정은 데스크로 넘기기 — 원장님이 마주 앉아 "이번만"이라고 하면 그 가격이 새 실장의 기준선이 됩니다. "해당되는 할인 조건은 데스크에서 확인해 드릴게요"로 넘기세요.
- 결정할 시간 주기 — 원장님 앞에서는 환자가 거절하기 더 어렵습니다. "오늘 정하지 않으셔도 돼요"를 꼭 붙이세요.
원장님 직접 상담의 원칙은 다음 편(11편, 언제까지 원장이 상담을 다 할까)에서 더 자세히 다룹니다.
데스크에 허락할 문장 하나
"그 부분은 원장님께 확인하고 연락드릴게요."
이 문장이 허락돼 있으면, 데스크는 모르는 질문에 할인이나 약속으로 답하지 않아도 됩니다. 원장님은 진료가 끝난 뒤 하루 한 번 데스크에 쌓인 확인 요청을 처리하세요. 그리고 데스크 일이 늘어났다는 걸 원장님이 먼저 말로 인정해 주세요. 공백기가 길어진다면 수당이나 다른 업무를 덜어 주는 것도 고려하세요.
환자 지키기
공백기에 가장 먼저 흔들리는 건 새 환자가 아니라 이미 다니고 있는 환자입니다.
진행 중인 환자에게는 원장님이 한마디
다회차 패키지 환자가 다음 회차에 오면, 원장님이 시술 때 직접 말하세요.
"담당 실장은 바뀌었지만, 계획은 제가 세운 그대로예요. 궁금한 건 언제든 저한테 물어보세요."
데스크가 하는 일정 안내보다 이 한마디가 훨씬 큰 안심을 줍니다.
"실장님은요?"라고 물으면
9편에서 정한 대로, 떠난 실장이 어디로 갔는지는 말하지 않습니다. 데스크와 원장님이 같은 문장을 쓰세요.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만두셨어요. 남은 일정은 원장님이 직접 챙기고 계세요."
결정을 미룬 환자에게는 한 번만
인수인계 목록에 있는 보류 환자에게는 담당이 바뀌었다는 안내를 겸해 한 번만 연락하세요.
"OO의원입니다. 지난번 상담 관련해서 궁금하신 점이 있으면, 이제 원장님이 직접 안내해 드리고 있어요. 편하실 때 연락 주세요."
공백기 매출을 메우려고 여러 번 연락하면 "끈질긴 병원"이 됩니다. 한 번이면 충분합니다.
상담 시간은 미리 안내하기
신규 상담을 하루 두 번 정해진 시간에만 받는다면, 예약할 때 미리 알려 주세요.
"요즘 상담은 원장님이 직접 하셔서 시간이 정해져 있어요. 오전 11시 반이나 오후 5시 반 중 언제가 편하세요?"
"원장님이 직접"이라는 말이 오히려 장점으로 들리는 환자도 있습니다.
채용은 서두르되, 기준은 지키기
기한을 정하세요
공백기에는 두 가지 위험이 동시에 있습니다. 서두르면 기준이 무너지고, 기한이 없으면 "당분간"이 끝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기한을 정하세요. 예를 들어 8주입니다. 우리 병원 지역의 채용 사정에 맞게 정하면 됩니다.
급할 때 줄여도 되는 것, 줄이면 안 되는 것
| 줄여도 되는 것 | 줄이면 안 되는 것 |
|---|---|
| 면접 질문 수 (핵심 2~3개만) | 과제 하나: 가격 흥정 롤플레이(5편) 또는 가르친 뒤 다시 해 보기(7편) |
| 면접 횟수 (한 번으로) | 레퍼런스 한 번(5편) |
| 서류 검토 시간 | 인센티브 기준 설명과 동의(4편) |
오른쪽 세 가지는 30분이면 됩니다. 이걸 건너뛰고 뽑은 사람과 맞지 않으면, 몇 달 뒤 다시 공백기를 맞습니다.
기한 안에 못 뽑았다면: 플랜 B
기한이 지났다고 기준을 낮추지 마세요. 대신 뽑는 대상이나 방식을 바꾸세요.
- 경력이 짧은 사람으로 대상을 넓히기 — 7편의 방식입니다. 기준을 낮추는 게 아니라 다른 기준으로 보는 겁니다.
- 데스크 직원 중 상담 담당을 키우기 — 공백기 동안 데스크를 보면 누가 상담에 맞는지 보입니다. 가격 문의에 차분하게 답하고, 확인 요청을 깔끔하게 정리해 오는 직원이 있다면 내부 후보입니다(7편).
- 원장 직접 상담을 의도적으로 선택하기 — 당분간 원장님이 상담을 맡기로 정식으로 결정하는 겁니다. 이건 미끄러지는 게 아니라 고르는 것이어야 합니다. 판단 기준은 다음 편에서 다룹니다.
공백기에 해 둘 것
공백기는 원장님이 상담실을 직접 들여다보는 드문 기간입니다. 그냥 버티지 말고 다음 실장을 위한 재료를 모으세요.
- 퇴사 면담에서 들은 것 고치기 — 9편에서 떠난 실장에게 들은 이야기 중 고칠 수 있는 것을 이 기간에 고쳐 두세요. 새 실장이 같은 이유로 떠나지 않게요.
- 상담 자료 문서화 — 원장님이 상담하면서 쓰는 설명 문장, 환자가 자주 묻는 질문과 답을 적어 두세요. 새 실장의 첫 30일(6편) 교육 자료가 됩니다.
- 숫자 기록 — 주 1회 5분, 신규 상담 몇 건, 결제와 보류 몇 건, 환불 몇 건. 새 실장의 인센티브 기준(4편)을 현실적으로 정할 근거가 됩니다.
공백기를 끝내는 법
새 실장이 정해지면 순서대로 하세요. 입사 2주 전부터 8편으로 기존 직원과 자리를 준비하고, 입사하면 6편의 첫 30일을 시작합니다. 데스크가 공백기에 맡았던 일은 8편의 업무 경계표에 넣어 넘기는 날짜를 정하세요. 데스크에 수당을 줬다면, 끝나는 날짜를 미리 알려 주는 것도 잊지 마세요.
그리고 공백기를 버텨 준 데스크 직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구체적으로 하세요. 이 기간을 어떻게 함께 넘겼는지가 다음 공백기의 분위기를 정합니다.
다음 편 예고
플랜 B의 세 번째, 원장님이 상담을 직접 맡는 길을 다음 편에서 다룹니다. 공백기 때문이 아니라 처음부터 실장 없이 시작하는 원장님도 많습니다. 언제까지 원장님이 상담을 다 할 것인지, 첫 실장을 뽑을 때를 어떻게 알 수 있는지 정리하겠습니다.
▶ 레터의 내용은 일반적이고 가장 기초적인 안내를 기준으로 합니다. 병원운영 시 직원관리에 관한 고민은 원장님 혼자 하지 마시고, 닥터오너스클럽에 문의하세요.
카카오톡 아이디 dr_ownersclub 혹은 아래의 QR을 스캔하시면 됩니다. ^^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