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1 더 무비]는 애플에게 어떤 의미일까?

[F1 더 무비]는 예상 가능하고 무난한 이야기에 스펙터클을 끼얹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좋아할 만큼 재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주변에는 기술, 산업, 전략과 마케팅에 있어서 매우 흥미진진한 요소가 흩어져 있어요. 그것들을 한 곳에 담아봤습니다.
1부에서는 [F1 더 무비]에 대한 여러 요소와 사례를 정리했고, 2부에서는 2017년에 F1을 인수한 리버티 미디어의 IP 전략에 대해 정리합니다.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 [F1 더 무비] 스페셜 ②

[F1 더 무비]의 예고편에 흐르는 곡은 플릿우드 맥(Fleetwood Mac)의 "The Chain"이다. 이 노래는 1978년부터 BBC에서 중계한 F1의 방송 오프닝에 사용되어 팬들에게는 상징적인 곡이다. 2018년에는 브라이언 타일러가 작곡한 새로운 테마곡으로 바뀌어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브라이언 타일러는 [토르: 다크 월드], [아이언맨 3], [트랜스포머: 원] [아비게일] 등의 영화와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3], [로스트 아크] 등의 게임 OST를 작곡한 인물이다.

브래드 피트가 출연하고 조셉 코신스키가 연출한 [F1 더 무비]가 한국의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27~29일까지 34만 7421명이 관람했고, 6월 30일 기준 누적 관객수는 48만 2489명이다.

미국에서도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개봉 첫 주말에 8,840만 달러, 전 세계적으로는 1억 4,400만 달러(1,949억 7,60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미국과 캐나다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지역은 영국(920만 달러), 중국(900만 달러), 멕시코(670만 달러)였다.

1️⃣ [F1 더 무비] 제작 비하인드

브래드 피트, 조 코신스키, 루이스 해밀턴

✅ 브래드 피트와 조셉 코신스키는 오랫동안 레이싱 영화를 만들고 싶어했다.

2013년에 두 사람은 톰 크루즈와 함께 [Go Like Hell]이란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졌지만 무산되었다.
[Go Like Hell] 프로젝트는 이후 완전히 다른 팀이 제작했는데, 바로 크리스찬 베일과 맷 데이먼이 주연을 맡은 [포드 v 페라리]다.

✅ [F1 더 무비]는 2021년에 기획되었다.

당시에는 제목도 없이, 그저 ‘레이싱 무비’로만 알려졌다.
브래드 피트, 조셉 코신스키, 루이스 해밀턴(F1의 챔피언을 7회나 기록한 레전드)이 주도해 제리 브룩하이머와 에런 크루거([탑건: 매버릭]의 각본가)가 참여한 프로젝트였다.
초대형 스타 플레이어들이 기획한 프로젝트 피칭에는 파라마운트, MGM, 소니,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넷플릭스, 애플, 아마존을 비롯해 이례적으로 디즈니까지 참여했다.
최종적으로 애플 오리지널 필름스가 제작을 맡게 되었다.

✅ 2022년, 애플은 이 영화에 1억 3천만 달러(1,760억 700만 원)로 배급권을 확보했다.

애플이 투자한 영화 중 최대 규모였다.
제작비는 비공개지만, 미디어는 2~3억 달러(약 2,700억~4,000억원)로 추정한다.
3억 달러 제작비에 대해 관계자들은 모두 부인했다.

✅ 브래드 피트는 맥라렌 센터에서 드라이빙 훈련을 받았다.

맥라렌 센터는 영화에서 APXGP 팀의 본사로 등장한다.
실버스톤에서 브래드 피트는 최고 속도 316km/h를 기록하기도 했다.

5️⃣ 그런데 정작 F1은 이 영화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2017년 리버티 미디어가 F1을 인수하면서 F1은 모터 스포츠 브랜드에서 슈퍼 IP로 비즈니스 구조를 전환했다.

✅ 그 시작은 2019년에 시작된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F1: 본능의 질주]였다.

[F1: 본능의 질주]는 넷플릭스를 다큐멘터리 명가로 만들며 큰 화제가 되었다. 이 다큐멘터리는 경주 결과나 기술 혁신보다는 드라이버, 크루, 감독의 인간적인 면을 강조했다. 경기 과정의 드라마, 숨 막히는 경쟁 관계, 각 팀이 처한 위치, 미디어의 관심, 첨단 과학 기술을 통한 스포츠 의학, 기계 공학 뒤에 숨은 정치적 암투가 등장했다.
그래서 이 다큐멘터리는 단순히 스포츠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스타트업의 조직 문화,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 급변하는 상황에서의 팀워크와 리더십 등에 대한 메타포로 소비되기도 했다.
이 모든 과정에서 드라이버들은 헬멧 속 표정을 알 수 없는 대상이 아닌, 각자의 서사와 욕망을 가진 매력적인 캐릭터로 재탄생할 수 있었다.
넷플릭스의 [F1: 본능의 질주]는 F1의 가치가 이야기 자체에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증명한 사례였다. 덕분에 F1에는 무관심했던 젊은 세대와 여성, 그리고 특히 미국 시청자들이 대거 팬으로 유입될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F1은 본격적으로 IP 비즈니스를 전개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7년이나 지났다. 그때와는 많이 달라졌다. 미국 시청자들은 더 이상 F1에 열광하지 않는다. F1의 입장에서 [F1 더 무비]는 침체된 미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의 일환인 것이다.

그런데 상황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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