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 거래의 핵심 정리

🔎 넷플릭스의 사활을 건 승부수

넷플릭스는 이번 딜이 성사되면 워너 브라더스 영화사(Warner Bros. Pictures), 워너 브라더스 텔레비전(Warner Bros. Television), HBO, HBO Max, DC 스튜디오, 그리고 워터타워 뮤직(WaterTower Music) 등 핵심 자산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반면, CNN, TNT 스포츠, 디스커버리 채널 등 케이블 채널은 별도의 상장 법인인 '디스커버리 글로벌(Discovery Global)'로 분사되어 인수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이번 인수 협상의 본질은 넷플릭스가 WBD 전체가 아니라 미래 성장 동력이 될 IP(지식재산권)와 제작 역량 만을 선별적으로 흡수한 '파티션 합병(Partition Merger)'이다. 현금 창출은 높지만 장기적으로 쇠퇴할 것으로 보이는 자산은 거부하고,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자산만 살리기로 한 것이다.

이번 거래의 본질을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세부 내용을 표로 정리했다. 

※ 넷플릭스-워너 브라더스 딜의 세부 내용

일각에서는 넷플릭스가 WBD를 인수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스트리밍 사업이 결국 전통적인 할리우드 스튜디오 구조'로 편입된 것으로 보기도 하지만, 세부 내용을 보면 오히려 넷플릭스가 '디지털 IP 플랫폼'이라는 정체성을 더욱 철저히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내 생각에는 이번 딜을 좀 더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선 두 가지 관점이 필요하다. 하나는 1948년의 '파라마운트 판결'이다. 이 판결은 지난 80년 간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의 독점 구조를 막은 역사적인 판결이었지만, 2020년에 폐지되면서 넷플릭스-WBD의 거래를 가능케 한 근거가 되었다. 또 하나는 넷플릭스를 스트리밍 제작-배급사가 아니라, '디지털 극장'이라고 보는 관점이다.

이 두 개의 프레임으로 이번 거래를 살펴 보면, 태풍 속의 핵이 좀 더 명확히 보인다. 특히 영화, 시리즈를 비롯해 게임과 음악까지 포함한 수직구조는 넷플릭스가 확실히 IP 비즈니스 체제로 전환하려는 방향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번 거래가 한국 엔터 산업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조금은 손에 잡힐 수 있을 것이다. 

1️⃣ 70년 간 유지된 반독점 법, 파라마운트 판결의 폐지

'파라마운트 법(Paramount Case)'은 1948년에 미 법무부와 파라마운트 스튜디오의 역사적인 판결인 [United States v. Paramount Pictures, Inc., 334 U.S. 131] (1948)을 일컫는다.자세한 내용은 위키피디아의 항목를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1948년 당시 5대 메이저 스튜디오(Paramount, MGM, WB, 20th Century Fox, RKO)는 제작-배급-상영을 모두 수직 계열화해 독점적 지위를 누렸는데, 미 법무부는 이런 구조를 불법으로 보고 파라마운트 스튜디오를 고소했다. 이 소송은 스튜디오의 극장 소유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것으로 판결이 났고, 그 결과 스튜디오들은 강제로 극장 사업부를 매각하며 제작-배급-상영의 수직 구조가 와해되었다. 이 판결은 이후 2020년까지 독립 영화관과 중소 제작사를 보호하는 방파제 역할을 했다.

2020년 8월, 트럼프 행정부 하의 미 법무부는 파라마운트 법의 종료를 선언했다. 이때 법무부는 "오늘날의 영화 시장은 1940년대와 다르며, 스트리밍 서비스 등 다양한 배급 채널이 존재하므로 과거의 규제는 시대착오적"이라고 말했다. 이 결정에 따라 스튜디오는 다시 극장(스트리밍 플랫폼 포함)을 소유할 수 있게 되었는데, 문제는 이후 5년 간 실제로 스튜디오가 오프라인 극장을 인수한 경우가 없었다는 점이다. 팬데믹으로 인해 영화 산업에서 극장이 퇴물 취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딜은 '파라마운트 판결'의 폐지가 스튜디오가 아닌 플랫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 사례로 봐야 한다. 스튜디오의 생존력을 위해 폐지한 법률이 오히려 플랫폼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이다. 그게 그거 같지만, 순서가 중요하다. 이 관점에서 넷플릭스는 단순한 배급사나 제작사가 아니라 전 세계 3억 가구 이상이 구독하는 거대한 '디지털 극장'이다. 극장(넷플릭스)이 제작사(워너 브라더스)를 인수해 수직 계열 구조를 완성한 사례인 셈이다. 

물론 파라마운트 판결이 폐지되었다고 해도 이 거래는 1890년에 제정된 셔먼법(Sherman Act)과 1914년의 클레이튼 반독점법(Clayton Act)에 따른 반독점 심사는 피할 수 없다. 미국 기준, 스트리밍 시장은 넷플릭스가 1위, 아마존 프라임이 2위, HBO 맥스(WBD 소유)가 3위다. 1위와 3위를 합하면 시장 점유율은 30%를 넘어서게 된다. WBD의 인수전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파라마운트는 이 거래가 불공정하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고, 트럼프 행정부도 독점 구조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2️⃣ '디지털 극장'으로서의 넷플릭스

전통적인 영화 산업에서 '첫 번째 윈도우'는 오프라인 극장(멀티플렉스 포함)이었다. 스튜디오가 제작한 영화는 45~90일 간 극장에서 상영된 후에야 VOD, 케이블 TV로 이동했고, 마지막에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볼 수 있었다(=홀드백). 하지만 이제 넷플릭스가 워너 브라더스를 인수하면 이 공식이 완전히 재구성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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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읽기)

목차 🌊 넷플릭스-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 거래의 핵심 정리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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