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아나(Ana) | 라틴 아메리카에서 케이팝 잘 될까? (1)

🔗DJ 아나 LinkedIn | 브라질의 IP 전문 변호사 아나 클라라 리베이로(Ana Clara Ribeiro)는 브라질에서 케이팝에 대한 칼럼을 기고한 최초의 전문가 중 하나였습니다. WIPO(세계 지적 재산권 기구), 롤링 스톤 코리아(Rolling Stone Korea), 팝 매터즈(PopMatters) 등에 음악 산업의 IP 확장과 팬덤에 대한 칼럼을 기고합니다.

※ 이 글에서 '라틴 아메리카'는 북미, 중미, 남미의 모든 스페인어권 국가와 브라질을 의미합니다.

라틴아메리카는 언제나 케이팝을 사랑해 왔습니다. BTS의 글로벌 히트 전에도 멕시코, 칠레, 브라질 등 중남미 국가들은 이미 케이팝에 가장 열광적인 지역이었습니다. 실제로 2011년과 2012년에는 상파울루와 멕시코시티를 각각 방문한 엠블랙과 김진수의 공연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니까요. 케이팝에 대한 중남미의 사랑은 "강남스타일"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제 케이팝은 더 이상 틈새 시장이 아닙니다. 라틴 아메리카에서의 인기도 식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중남미에서 케이팝이 확장될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HYBE와 JYP 같은 케이팝 기업이 중남미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저는 음악 작곡, 지적재산권, 마케팅을 전공했고 7년 이상 케이팝과 라틴아메리카의 접점에서 커리어를 쌓았습니다. 이 두 세계의 결합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습니다.

지금 읽으시는 글은 꽤 길 것 같습니다. 관심 있는 부분으로 건너뛰거나 링크드인에서 저를 찾아 메시지를 보내거나 이메일(ana@3trescc.com)로 연락하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전체 기사를 읽어주시면 매우 기쁠 것입니다. 저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케이팝의 도전 과제와 즐거움, 그리고 급성장하는 잠재력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의미 있는 정보와 솔직한 의견을 전달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0. 저는 아나(Ana)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저는 브라질의 변호사, 작가, 연구자인 아나(Ana)입니다. 브라질에서 지적 재산권(IP) 법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로서, 고객의 비즈니스 운영을 지원하고 다른 라틴 아메리카 국가의 IP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저는 2014~2015년 쯤 케이팝을 알게 되었는데요. 맨 처음 케이팝을 접하게 된 것은 사실 K-힙합 덕분이었어요. 드렁큰 타이거와 타샤(윤미래)의 열렬한 팬이었죠. 이들을 통해 방탄소년단의 RM을 알게 되었고("상남자"에서 랩을 하는 모습에 매료되었어요), 그 후로 쭉 그들의 팬으로 살고 있습니다.

케이팝은 제 커리어의 여러 측면에도 영향을 미쳤어요. 케이팝 작곡가가 되려고 몇 번 시도하기도 했죠. 계획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결국 더 나은 작가가 되었고, IP와 표절 같은 소송에서도 전문성을 보유할 수 있었으며, 케이팝 프로듀서들이 설립한 뮤직 테크 기업인 SPARWK와 일하게 되면서 더 나은 IP 및 콘텐츠 관리자의 커리어를 쌓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2017년에 저는 서구에서 케이팝을 다루는 선구적인 블로그 중 하나였던 컬트씬(KultScene)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컬트씬을 통해 영어로 글을 쓰는 기술을 완벽하게 익힐 수 있었고 음악 비평, 케이팝 산업의 비하인드 스토리, 음악 저널리즘에서의 케이팝 취재에 대해서도 더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또한 K.A.R.D.의 브라질 첫 콘서트를 취재하는 등 놀라운 기회도 얻었습니다.

2020년 무렵에는 BTS와 아미에 대한 학술적 연구에 초점을 맞춘 리조메틱 레볼루션 리뷰[20130613]의 공동 창간을 도왔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제가 최근 점들을 연결하기 시작한 것들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도록 자극을 주었습니다: '방탄소년단과 IP'에 대한 연구가 케이팝과 IP, 팬덤과 IP로 확장되었거든요.

그래서 세계지식재산권협회(WIPO)의 공식 매거진에 방탄소년단의 IP 전략에 대한 기사, 케이팝의 IP 전략에 대해 몇 편의 기사를 기고한 일을 특히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또한 하퍼스 바자 브라질, HIT! 매거진(브라질 최초의 케이팝 전문지) 등의 잡지와 웹사이트에 기사와 인터뷰를 쓰고 있어요.

요즘 저는 지식재산권법 실무, 여러 음악 및 법률 웹사이트에 기고, 케이팝/팬덤과 지식재산권의 교차점에 대한 연구 발표, 그리고 이 주제에 관심이 있는 스타트업과 마케팅 회사를 위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 소개가 너무 길어졌네요. 하지만 다음 주제로 넘어가기 전에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케이팝 외에 저의 또 다른 전문 분야는 영어권 청중을 위한 브라질 팝/라틴 아메리카 음악(주로 Remezcla와 PopMatters)을 다루는 것입니다. 덕분에 다음 질문에 답할 자격이 생겼습니다.

1. 라틴 아메리카가 케이팝을 사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2011년, 숨피(Soompi)에 역사적인 게시물이 올라왔습니다. 헤드라인은 남미에서 케이팝은 왜 그렇게 유명할까요? 그리고 이 게시물이 올라온 지 10년 후, 트위터 코리아는 케이팝에 대해 가장 많이 트윗한 국가 통계를 공개했습니다. 상위 20개국 중 거의 절반이 라틴 아메리카 국가였어요: 에콰도르, 콜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페루, 브라질, 멕시코. 그 중 브라질과 멕시코는 상위 10위 권에도 포함되었죠. 

케이팝에 대한 라틴 아메리카의 사랑은 소셜 미디어 뿐 아니라 음악 소비(특히 유튜브와 스포티파이)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루미네이트의 2023년 5월 데이터에 따르면 BTS, 트와이스, 블랙핑크의 총 음악 스트리밍 중에서 중남미 국가의 점유율은 미국과 캐나다를 넘어섰습니다.

콘서트는 케이팝의 상업적 성공을 가늠하는 온도계이기도 합니다. 2013년 슈퍼주니어의 '슈퍼쇼 5' 투어가 남미 전역을 돌았다는 사실이 낯설었다면, 요즘에는 트와이스, 아이브, 에이티즈 같은 케이팝 그룹이 중남미 국가를 포함한 월드 투어를 진행하는 게 놀랍지는 않습니다. 물론 그들을 중남미로 초대하는 일도 어렵고 티켓 가격도 비싸지만, 중남미의 케이팝 팬들은 여전히 목 마릅니다.

라틴 아메리카에서 케이팝은 거의 15년 동안 존재했지만, 여전히 미지의 영역은 많이 남아 있습니다(문자 그대로, 또한 비유적으로도!). 한국인의 관점에서 중남미 문화는 대부분 생소한 언어의 노래가 유행하고, 문화도 매우 다르게 보일 수 있어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케이팝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뜻밖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그렇게 복잡하진 않습니다. 라틴 아메리카의 청년 문화는 다양성에 매우 개방적이고 열정적이며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서도 거침이 없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언어로 된 가사? 특이한 노래 구조? 멤버가 13명인 그룹? 유색인종의 헤어 스타일을 가진 가수? 전혀 문제될 게 없습니다. 재미있으면 재미있게 즐깁니다. 라틴의 익숙함과 달라도 상관없습니다. 물론 라틴의 케이팝과 케이팝 팬들이 편견에 시달리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들의 열정은 그 어떤 비판이나 장벽에도 불구하고 번성하고 있습니다.

접근하기 어렵고 색다른 것을 좋아하는 일은 매우 매력적입니다. 마치 새로운 세계에 들어가는 것과 같으니까요. 놀랍고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와 배울 점들이 무궁무진하죠! 케이팝의 세계는 너무 방대해서 겁이 날 정도입니다. 하지만 유튜브, 소셜 미디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덕분에 예전보다 훨씬 쉽게 관련 지식을 습득하고, 번역된 정보를 찾고, 아티스트와 노래에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디지털 도구는 라틴 아메리카의 케이팝 팬들이 무척 신뢰하기 때문에 꼭 언급해야 합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재단이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공유한 통계에 따르면, 2019년을 기준으로 브라질은 매달 케이팝에 가장 많은 지출을 기록한 국가 중 2위를 차지했습니다. 브라질에서 케이팝의 오피셜 굿즈를 구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는 제게 이 통계는 매우 놀랍습니다.

저는 2023년 리우올림픽에서 진행한 [케이팝 마스터클래스]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2019년 당시, 브라질 팬들은 현지 매장에서 BTS의 앨범이나 굿즈를 구매할 수 있는 기회조차 없었고, 매스미디어에서도 BTS를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팬들은 BTS의 브라질 스타디움 공연을 매진시켰습니다. 만약 그때 팬들이 BTS의 음악과 상품을 쉽게 접하고 소비할 수 있었다면 그 결과는 얼마나 더 강력했을까요? 상상만 해도 놀랍습니다. 현재 라틴 아메리카에서의 케이팝의 잠재성이 그렇습니다.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이제 라틴 아메리카가 케이팝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니, 이 지역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 음악 시장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물론 중남미에서 케이팝 상품을 판매하거나 공연을 마케팅할 때 어려운 점, 특히 물류에 대해서도 논의할 겁니다. 일단 다른 것들부터 살펴볼게요. 

※ 2부로 이어집니다.

  2. 라틴 아메리카의 음악 시장에 대해 알아야 할 몇 가지 것들

    1) '라틴'은 하나가 아닙니다: 브라질과 스페인어권 국가들의 차이

    2) 라틴 아메리카 팬들은 열정적입니다

    3) 장기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4) 현지 문화와 협업할 기회가 많습니다

    5) 언론에 대해 얘기해볼까요?

    6) 물류 및 부대 비용을 고려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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