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토크 후기 | 뉴진스: 엔터테인먼트에서 커머스로

매주 월요일 밤 10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된 오픈 토크 요약본입니다. 첫번째 오픈 토크의 주제는 '뉴진스'였고요, 30명이 모였습니다. 자기 소개없이 바로 본론부터 시작했습니다. 

여의도 더 현대에서 열린 뉴진스 팝업스토어에 다녀온 이야기로 시작했습니다. 토요일 아침 6시 30분 쯤 도착해서 9시 30분까지 3시간을 기다린 뒤 입장 등록을 했고요, 10시 30분에 입장할 때까지 맥도날드에서 맥모닝을 먹으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입장할 때까지 300명 정도 모인 상태였는데, 현장에서 몇 명과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대체로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여성들이 많았어요. 저는 3~4개 정도의 질문을 했는데, 나이는 몇 살인지? 이런 곳에 자주 와봤는지? 아이돌 음악은 즐겨 듣는지? 집은 어딘지? 등이었습니다. 

대부분 19~22세 정도의 나이에, 이런 곳에는 처음 와봤고, 평소에는 아이돌 음악도 잘 안 듣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문득 2015년의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그때 저는 메이크어스에서 딩고 매거진, 딩고 무비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을 맡고 있었는데, 당시 페이스북은 10대들이 장악하고 있었죠. 그래서 편의점이나 버스정류장 같은 곳에서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을 만나면 다짜고짜 캐주얼한 인터뷰(?)를 진행하곤 했습니다.

휴대폰에는 어떤 앱이 있는지? 좋아하는 연예인은 누구인지? 아이돌 음악 좋아하는지? 등등을 물었는데, 당시 여학생들은 의외로 아이돌 음악을 잘 안듣는 대신 볼빨간사춘기 같은 '인디' 가요를 좋아했던 게 인상적이었어요. 반면 남학생들은 연예인? 아이돌? 됐고 오직 '게임'만 좋아하더군요. 생각해보니, 그때 그 친구들이 지금 19~22살 쯤 되었겠네요.

팝업 스토어에서 구입한 굿즈들. 레트로 컨셉인데 촌스럽지 않으면서도 재미있는 디자인이라고 볼 수 있고, 특히 티셔츠는 일상복으로 무리없이 입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봅니다. (물론 제가 입는 건 아닙니다만...)

저는 크게 2개의 포인트를 꼽았는데요. 하나는 뉴진스의 팬덤은 이제까지 케이팝을 잘 듣지 않던 사람들이란 점. 유치하거나 어려워서 아이돌을 가까이하지 않던 젊은이(?!)들이 뉴진스에는 반응한다고 본다면, 이게 두번째 포인트인데, 세련되고 차별화된 지점(=브랜딩)이 끌어당긴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픈 토크에 참여한 분들과 계속 대화를 이어나갔습니다. 그 중 인상적인 내용들을 정리해볼게요.   

※ 관습적이지 않은 데뷔

- 기존 케이팝 그룹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데뷔했다. 멤버들을 하나씩 소개하는 티저나 뮤직비디오 없이, 한 번에 모두 공개하는 방식. 

- 외모가 독보적으로 예쁘다. 잘 꾸미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데도 예쁘다.  

- 포닝이 초기 팬을 확보하는데 기여하는 것 같다. 위버스와는 사용자 경험이 다르다. 

- 틱톡을 메인 플랫폼으로 활용하면서, 포닝과 유튜브로 연결되는 인상.

- 포닝은 성공적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고 오히려 주변적 느낌이지만, 팝업은 성공적이라는 게 뉴진스의 특징인 것 같다. 

샤이니, f(x), 레드벨벳으로 이어지는 민희진의 프로듀싱, 그리고 뉴진스가 끌어들이는 '새로운' 팬덤과 케이팝 비즈니스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얘기할 것 같습니다. 참석하시는 분들의 다양한 의견과 경험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

※ 2000년 전후 Y2K 감성의 재현

- 뉴진스는 소위 '텀블러' 감성이라는 것을 재현하는 것 같다. 그때 유행했던 아이템들이 지금 세대에게는 좋은 감성의 아이템 

- 요즘 10대들은 90년대부터 2010년대 사이의 아이템을 디깅하는 경향이 있다.

- 힙스터 아이들과 힙스터 어른들이 뉴진스로 연결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 아이돌? 세계관? 음악?

- 아이돌 세계관에 사람들이 지친 경향이 있다. 또한 새로 어떤 팀을 좋아하기엔 진입장벽에 너무 높기도 한데, 뉴진스에는 그런 게 없어서 매우 좋다. 

- 음악과 멤버들의 매력이 세계관이나 스토리보다 먼저 부각된다.

- 컨셉이나 세계관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매력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 최근 가장 많이 들은 음악이 "Attention"인데, 가요로서는 거의 유일하다. 뮤직비디오나 화보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 음악적으로 매우 좋게 들린다는 게 중요한 포인트 같다.

※ 레트로가 아니라 브랜딩

- 언론에서는 '레트로 감성'이라고 부르는데, 그보다는 요즘 힙한 브랜드가 강조하는 비주얼이라는 맥락으로도 볼 수 있다. 젠틀몬스터, nu_dake의 인스타그램과 뉴진스의 인스타그램 스타일이 비슷하다고 느낄 때가 많다. 

- 뉴진스는 엔터테인먼트가 커머스로 넘어가는 분기점이라고 생각한다.  

- 지금의 엔터테인먼트는 힐링이 중요한 기능이자 역할이라고 생각하는데, 좋아하는 것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다는 점에서 대중적인 콘텐츠와 팬덤 커뮤니티가 상호작용하는 사례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 여성이 주도하는 시장

- 예전부터 남녀 구분없이 아이돌 시장의 주요 고객은 '여덕'이었지만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뉴진스(와 민희진 대표)는 이러한 여성 고객들의 지갑을 확실히 열 수 있다고 확신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게 잘 먹힌다.

- 여성 팬이 좋아할 만한 걸그룹이면서 동시에 일반인들도 쉽게 호감을 가질 수 있는, 보기 드문 포지션이다. 이런 점이 대중성과 팬덤을 동시에 확보하는 요소가 되는 것 같다.   

- 뉴진스 이후에 데뷔하는 걸그룹은 어떤 식으로든 고민하지 않을까? 지금 정확히 말하긴 어렵겠지만, 확실히 어떤 전환점을 만들고 있는 것 같다.  

※ 오픈 토크 안내

'오픈 토크'는 유료 멤버십 대상의 이벤트로, 매주 월요일 밤에 열립니다. 이번에는 9월 5일(월)부터 11월 7일(월)까지 10주간 진행됩니다. 

'오픈 토크'의 가이드는 아래와 같습니다. 참석하시는 분들의 의견을 모아서 차차 업데이트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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