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레터#41 | '크리에이터를 위한 도구'가 되고 싶은 마음

봄이 오나봐요. 코트를 입고 나와 조금 걸었는데 덥더라고요. 무엇보다 아무 것도 안하고 싶네요. 격렬하게.

밤레터 시즌4입니다. 시즌1부터 시즌4까지, 거의 1년을 함께 해주신 여러분께 새삼 고마워요. 몇 가지 변화가 있습니다.

1) 지난 레터에서 얘기한 대로, 오늘부터 [밤레터]는 TMI.FM이라는 뉴스레터 스테이션의 수요일 코너로 자리잡게 됩니다. 코너가 총 3개인데요, 토요일에는 음악계 뉴스, 일요일에는 심층 리포트 시간입니다. 일요일 코너는 유료에요. 

2) 개편으로 [밤레터]의 성격도 조금 변하게 되는데요, '크리에이터를 위한 툴'이라는 방향으로 바뀌게 됩니다. 

3) '크리에이터를 위한 툴'이라면 여러 생각이 들텐데, 일단 음악가나 칼럼니스트, 작가들을 포함해서 '뭔가 만드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을 더 담아볼 생각입니다. 

4) 이와 연계해서 클럽하우스에서는 '밤에도일하는사람들의라디오'를 진행해보려고 해요. 깨끗한 음질로 신청곡을 듣고, 일과 마음에 대한 사연도 나누게 됩니다. 당분간은 랜덤하게 운영할 거라 인스타그램(@woojin.re)으로 공지할 예정이니 체크해주세요. (벗 아이폰 온리... ㅠㅠ)

그나저나 역시, 여러분의 이름을 부르지 못하는 게 제일 아쉽네요. 😥

엘라 보스의 "Dreaming, backwards"는 지난 삶을 돌아보는 내용입니다. 뭔가를 만드는 사람들은 종종 '작가'라는 정체성에 사로잡혀서 자신을 속이게 될 때도 있습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에요. 이 곡에 대해 그는 이렇게 소개합니다. "내 삶이 가길 바랐던 방식과 내가 살아온 방식의 콘트라스트에 대한 노래". 그리고 산후우울증과 자살충동이 어떻게 '앨범의 성공'과 '꿈을 좇는 것'과 결합되어 자신을 망쳤는지에 대해 씁니다.

The album’s opening track is called “Dreaming, backwards”. It’s a song about how I’ve been living life in contrast to how I wanted my life to go. I got married young, to my best friend who I loved, but I was never “in love”. I actually wanted to be single for at least another decade, live alone, and travel the world alone.
But I got scared of that dream and thought “that’s immature” so I tried to grow up fast and settle down. I had a baby long before I was ready to become a mother. A month before I found out I was pregnant I told people that I wasn’t sure I ever wanted to have kids. Both of these happened before I had established a career while having dreams of becoming a solo artist.
Even when I began to ‘follow my dreams’, I held back. I was tormented with imposter syndrome, I didn’t take care of my postpartum depression, and I stayed in my unhappy relationship. My suicidal ideations wrecked me daily. This went on for years because I would dissociate, escape, and numb. It’s my survival method and it works - too good at times.
https://www.fortherecord.live/records/2020/8/13/waking-up-from-dreaming-backwards

그는 2017년에 겪은 산후우울증을 바탕으로 만든 데뷔 음반으로 호평을 받았는데요, 2018년에는 암 진단을 받고 2019년에는 이혼까지 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스스로를 오해한 것, 합리화하고 심지어 '비극을 바탕으로 성공했다'고 여기게 된 이야기를 에세이로 쓴 글을 공유합니다. (번역은 파파고)

Waking Up From Dreaming Backwards — For the Record

“You’ve suffered so much, you must have TONS to write about.” The year is 2015, I’m drowning in new motherhood, I resent my husband, I’...

www.fortherecord.live

Talk | Music | Inspired

뉴스레터가 '크리에이터를 위한 툴'이 될 수 있을까?

저는 꽤 오랫동안 콘텐츠 생산자들의 지속가능성, 생존력 등을 고민했어요. 일단 음악업계의 환경도, 시장도 바뀌는 중에 음악가가 애매한 처지에 놓이는 걸 봤고요, 그로부터 저처럼 글을 쓰는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질문은 오직 하나였어요.

"우리는 어떻게 본질을 지키면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러다가 최근 하나의 방향을 찾았어요. '아티스트를 크리에이터의 관점으로 봐야겠다'. 우리 모두 알다시피 소셜미디어(저는 이걸 관계밀착형 미디어라고 풀어서 정의하기로 했어요) 시대에 '아티스트' '작가' '음악가' '미술가' '디자이너' '포토그래퍼' '모델' '배우' 등등은 사실상 '크리에이터'라는 맥락에 포함될 수밖에 없는데요, 그렇다면 이 흐름을 거스르지 말고 잘 타되 직업 윤리를 포함해 본질적 가치를 지키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이게 바로 제가 오랫동안 고민한 것이기도 하고요.

그런 관점에서 [밤레터]가 일종의 '툴'이 되기를 바랍니다. 여기서 툴이란 말 그대로 '도구'나 '연장'이란 뜻인데요. 크리에이터로서의 우리는 주로 혼자 일하거나 고립되는 바람에 정보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생각해요. 지금처럼 뭐가 많이 변하는 시절에는 정보가 곧 힘이고, 그런 정보를 통해 생각도 관점도 바꿀 수 있다고 보거든요.

그런 점에서 이 레터에서 다루고 소개하는 내용들이 '도구'로 활용되면 바랄 게 없겠습니다. 우리에겐 먼저 실행하고 실패와 성공을 경험한 사람들의 조언도 필요하고, 그런 사례도 필요하고, 또한 따뜻한 격려와 응원도 필요하잖아요. 수요일 밤 9시가 그런 때가 되면 좋겠습니다.

동시에 요즘 나온 음악들, 놓칠 뻔한 좋은 음악들도 소개할게요.

감성감성한 부분들을 포함해서 실제로 도움이 될 만한 얘기들을 나눠볼테니, 응원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