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음악 논문에 어드바이저로 참여했습니다 (w/이수만 프로듀서)

AI 음악 테크 기업 뉴튠의 논문 [From Generation to Attribution: Music AI Agent Architectures for the Post-Streaming Era(스트리밍 이후 시대의 음악 AI 에이전트 구조)]에 '어드바이저'로 참여했다. 이수만 A2O 프로듀서가 '리드 어드바이저'로 참여했고, 글로벌 AI 학회 NeurIPS에 제출된 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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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튠의 이종필 대표와 박승순 이사를 만난 건 4년 전이었다. 미디어 아티스트이기도 한 박승순 이사와는 15년 전 그의 데뷔 앨범 리뷰를 쓴 인연이 있었다. 4년 전, 뉴튠의 서비스 '믹스오디오'는 블록체인과 AI 기반의 음악 생성 서비스였고 나는 이 서비스의 사업 모델 개발에 대한 자문을 맡았다.

그때 나는 이런 방향성을 얘기했다. AI로 음악 생산성이 압도적으로 높아질 몇 년 뒤에는 음악 유통과 수익 배분이 이슈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그때 필요한 기술과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수노(Suno)나 유디오(Udio)처럼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AI 생성 음악 서비스와 경쟁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실제로 음악 업계에 도움이 될 만큼 신뢰도가 높은 기술을 개발하고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니까 이번 논문은 지난 수년에 걸친 노력의 결실이기도 하다. 

논문의 주요 내용은 '생성형 AI를 저작권 추적 및 수익 분배를 위한 인프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제안이다. 쉽게 말해 AI와 음악 산업의 결합을 대결 구도가 아닌 상생 구조로 보자는 관점의 전환이자 그를 위한 기술적 기반에 대한 증명이다. 이를 토대로 국내 저작권 협회 뿐 아니라 CISAC(Confédération Internationale des Sociétés d'Auteurs et Compositeurs: 국제저작자작곡자단체연맹) 같은 조직들과도 충분히 협의할 수 있는 이론적 기반이 마련되었다고 본다.

📄 AI 음악의 저작권 문제, '블록' 단위로 푼다

논문은 현재 수노, 유디오가 주도하는 AI 음악 생성 기술이 '누구의 음악을 기반으로 만들었는지' 알 수 없어 저작권료를 공정하게 지불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에서 시작한다. 현재의 스트리밍 시스템은 완성된 '곡'을 재생한 횟수만 셀 수 있을 뿐, AI가 음악을 '만드는 과정'에서 누구의 데이터가 사용되었는지 추적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문제의 핵심은 제품(Product) vs 프로세스(Process)의 충돌에 있다.

기존 스트리밍 인프라는 음악을 '곡(Song)'이라는 정적인 파일(static catalog), 즉 완성된 '제품'으로 취급하므로 모든 수익 정산 시스템은 이 '제품'이 몇 번 재생되었는지 집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반면, 생성형 AI는 음악을 '제품'이 아닌,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반복적으로 수정되고 레이어가 쌓이는 역동적인 '프로세스'로 다룬다. 

이 역동적인 '프로세스'를 기존의 정적인 '제품' 회계 시스템에 억지로 끼워 맞추려 할 때, 창작에 기여한 수많은 원작자의 권리를 정확히 추적하고 보상하는 것이 불가능해지는 '귀속 위기(Attribution Crisis)'가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 핵심 해결책: 'Music AI Agent' 아키텍처

따라서 우리에게는 더 똑똑한 AI 모델이 아닌, AI가 공정하게 작동할 수 있는 새로운 구조가 필요하다. 문제는 AI 기술 자체가 아니라 AI가 기존의 낡은 스트리밍 인프라 위에서 실행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해결책은 AI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생성하는 모든 가치가 원본 창작자에게 투명하게 환원될 수 있는 새로운 기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논문은 이를 위해 창의적 워크플로우(creative workflow) 자체에 저작권 귀속을 직접 내장(embed attribution directly)하는 'Music AI Agent' 아키텍처를 제안한다. 'Music AI Agent'는 세 가지 핵심 기술로 작동한다.

✅ 논문의 의미

이 논문은 AI의 창작 과정에 실시간 저작권 추적 기능을 내장해 '공정한 AI 시스템'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AI 음악 기술이 음악 생성 뿐 아니라 권리자 추적과 수익 배분을 동시에 구현하는 기술이 될 수 있다는 뜻으로, 유튜브의 '콘텐츠 ID 시스템'처럼 자동으로 저작권을 보호하고 합법적인 범위에서 AI 활용을 보장하는 기술로 발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AI와 음악 산업의 관계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있다.

📈 AI 음악 산업 트렌드: 포스트 스트리밍 시대의 징후

지난 8월, AI 음악 스타트업인 일레븐랩스가 코발트 뮤직(Kobalt Music), 멀린 네트워크(Merlin Network)과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소식이 있었다. 이를 시작으로 최근까지 중요한 변화들이 속속 벌어지고 있다. 

9월에는 스웨덴의 저작권 협회라고 할 수 있는 STIM(Svenska Tonsättares Internationella Musikbyrå)이 세계 최초로 AI 음악 서비스 업체와 저작권 협약을 맺었다. 앞으로 이 라이선스를 취득한 기업은 라이선스에 포함된 저작물을 사용해 모델을 학습시킬 수 있고, 해당 저작권자는 모델 학습, AI 서비스 사용, 그리고 AI가 생성한 음악이 사용될 때 로열티를 받게 된다. 

10월에는 가사 및 음악 데이터 회사인 뮤직스매치(Musixmatch)가 소니뮤직퍼블리싱, 유니버설뮤직퍼블리싱그룹, 워너차펠뮤직과 AI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뮤직스매치는 1,500만 개 이상의 음악 카탈로그에 접근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분석 도구와 '비생성적 AI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스포티파이는 소니 뮤직 그룹, 유니버설 뮤직 그룹, 워너 뮤직 그룹, 멀린, 빌리브와 파트너십을 맺고 '아티스트 중심 AI 음악 제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 협업은 저작권과 권리를 존중하는 원칙 아래 팬과 아티스트를 연결하고, 참여 선택권과 공정한 보상, 아티스트-팬 연결 강화라는 네 가지 기본 원칙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초기에는 파트너십 강화와 사전 라이선스 기반의 혁신적 솔루션 도입에 초점을 둔다. 

그리고 며칠 전, 10월 30일에는 유니버설뮤직그룹이 유디오(Udio))와 저작권 침해 소송에 대해 합의하고 2026년에 새로운 AI 음악 플랫폼을 출시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현재 시점에서 가장 큰, 중요한 뉴스라고 할 수 있다. 이 합의는 음악 업계 최초로 AI 음악 라이선스 모델에 대한 전략적 협약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앞으로 라이센스가 없는 AI 생성 음악은 밈(meme)으로 존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시 말해 AI 생성 음악은 저작권 침해 가능성, 수익화의 어려움으로 인해 인터넷 서브컬쳐에 머물 여지가 높아졌다고 본다. 

한편, 같은 날 10월 30일에는 사운드클라우드가 스트리밍 수익에만 의존하던 한계를 넘어서는 '올인원(All-in-One)' 구독 서비스를 도입한다는 소식도 나왔다. 아티스트는 수수료 없이 50개 이상 스트리밍 플랫폼의 수익을 100% 수령할 수 있고, 팬 서포트 기능(청취자가 직접 팁을 보냄)을 적용할 수 있으며, 초기 비용 없이 머천다이징/바이닐 등 실물 상품 판매도 가능하다. 또한 사운드클라우드는 AI 시대의 인간 창작자 보호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면서 디스트로키드, 튠코어 같은 '배급 중심 모델'과의 경쟁에서 차별화된 수익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비전을 선언한 것이다.

이런 산업적 흐름이 보여주는 것은 뜻밖에도 스트리밍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의 스트리밍 구조의 문제는 특히 중간계층 음악 생산자의 수익 창출 가능성이 극단적으로 줄어든다는 데 있다. AI 라이센스와 팬의 직접 지원은 모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

나는 이런 흐름이 바야흐로 '포스트 스트리밍' 시대를 위한 준비 단계라고 보는데, 이에 대해선 조만간 더 자세히 얘기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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