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 종료와 외국인 매도
2026년 10월 10일 중국 메모리 업체 CXMT는 상하이에서 4F² 구조를 적용한 서버용 DDR5 RDIMM을 연말까지 출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RDIMM은 대용량과 높은 신뢰성이 필요한 서버용 메모리 모듈로, CXMT는 구체적인 제품 사양이나 수율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아직 양산 가능성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번 발표는 중국의 메모리 공급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왔습니다. 특히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고 한국 업체들의 이익 전망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공급 확대를 앞당길 수 있는 기술이 등장했다는 점이 부담이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자사주 매입 종료로 수급도 약해지고 있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집행한 약 55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이 종료 단계에 들어갔고, 삼성전자의 매입은 10월 6일 사실상 끝났습니다. 그동안 기업들이 받아주던 매도 물량을 다른 투자자들이 소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매도까지 집중됐습니다. 하루 동안 SK하이닉스에서 7억 8,200만 달러, 삼성전자에서 4억 1,500만 달러가 순매도됐습니다.

10월 13일 삼성전자는 7% 넘게, SK하이닉스는 10% 넘게 하락했습니다. 같은 날 미국에서도 마이크론이 4.5% 내려 4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5거래일째 약세를 이어갔습니다. 다만 한국 메모리주의 하락세는 CXMT 발표 이전부터 미국보다 가팔랐습니다. 2026년 6월 22일 주가를 100으로 놓고 비교하면 10월 12일 SK하이닉스는 55, 삼성전자는 71까지 하락한 반면, 마이크론은 83,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86에 머물렀습니다. 한국 메모리주의 낙폭이 유독 컸다는 점에서 이번 하락에는 공통적인 공급 우려뿐 아니라 국내 수급 악화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두 종목의 급락은 KOSPI 전체에도 영향을 미쳤지만, 매도세는 다른 업종으로도 번졌습니다. KOSPI는 5거래일 동안 약 14%, 최근 2주 동안 12.16% 하락했고, 200일 이동평균선 위에 남은 구성 종목 비중은 23.42%까지 낮아졌습니다. 대형 메모리주의 높은 지수 비중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약세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개별 기업의 실적보다 주식 비중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강해졌습니다.
이 기간에도 메모리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는 계속 높아졌습니다. 자사주 매입 종료와 외국인 매도가 급락의 폭을 키웠지만, 주가가 먼저 하락한 데에는 앞으로 공급이 늘어나면서 현재의 높은 이익이 오래 유지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습니다.